왠지 불안한 건보 미래전략
- 데일리팜
- 2007-07-11 19: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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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료비가 오는 2015년에는 164조원으로 폭증한다. 2005년의 48조원 대비 3.4배 규모다. 이 기간 중 건강보험 지출액은 보장률을 현행 53% 수준에서 70%까지 끌어올릴 경우 21조원에서 80조원으로 역시 3.8배 증가한다. 이 정도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행 4.77%인 보험료율을 2015년까지 매년 6.9%씩 인상해 8.13%로 증가시켜야 하고 국고지원액은 현행 3조원 규모에서 13조원으로 크게 늘리지 않으면 안 된다. 참 적지 않은 재정수입 대책이다. 복지부 '건강보장 미래전략위원회'가 11일 공청회에 내놓은 방안이다.
올해 7월은 건강보험 30주년을 맞는 해다. 1977년 7월 500인 이상 사업자 근로자를 대상으로 의료보험을 도입한 이래 30 돌을 맞는 만큼 뜻이 깊다. 그래서 복지부는 지난 2월 ‘차세대 건강보장혁신위원회’를 발족하고 산하기구로 ‘건강보험 미래전략위원회’와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가동했다. 그 미래전략위가 이번에 미래의 건강보험 밑그림을 그래서 확실히 내놨다. 설계의 대전제는 ‘돈 걱정 없이 질병 치료를 할 수 있는 건강보장제도 구축’이라고 적시했다. 그런데 호주머니 걱정을 안해도 된다는 것이 왠지 찜찜하다. 차세대 건보제도를 구축하는 방안도 걸린다.
‘건강보장 미래전략’ 보고서를 보면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그림들이 비교적 탄탄하게 그려졌다. 특히 보장부분의 계획이 아주 좋다. 고액 의료비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가는 한편 건강증진, 질병예방, 질병관리, 재활 등의 보장영역을 확대한다는 게 보장부문의 골자다. 이런 예상대로만 간다면 모든 국민은 건강에 관한한 큰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다. 재정지출 영역은 이처럼 건강복지의 이상을 지향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이에 상응하는 재정수입 대책과 지출억제를 위한 각종 정책의 연착륙이다.
우선 재정수입에 대해 고민해 보자. 2007년 대비 2015년의 수입재원 구성을 보면 직장의 경우 15.4조원에서 58.02조원으로 무려 42.62조원 늘어난다. 향후 8년간 봉급생활자의 호주머니에서 매년 평균 5.4조원을 계속 더 거두어 들여야 하는 액수다. 사용자 부담분을 감안하면 봉급생활자 부담이 그 보다 작다고는 하지만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그만큼 임금상승률을 줄일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 더구나 1인 이상 종사자까지 직장가입자가 된다면 대부분의 경제활동 인구는 그야말로 ‘보험료 폭탄’에 빠지는 상황이다. 결국 투명한 세금납부자인 샐러리맨들의 호응이 건강보험 미래전략을 짜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체고 전제다. 미래전략에 그 대책이 빠졌다.
국고지원도 3.72조원에서 13.38조원으로 늘려 잡았는데, 국조지원이란 결국 국민의 혈세라는 점에서 국민 부담인 것은 같다. 국고지원의 성격 자체가 분업이후 천문학적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이런 식으로 혈세를 마구 장기 편성해도 되는 것인지 우선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재원의 다양화 방안으로 나온 금융소득, 양도소득, 연금소득 등에 대해서 부과하는 것 역시 보험료를 세금으로 간주하는 발상이다. 이자에서 보험료까지 떼는 것은 아무래도 아니다. 담배와 주류에 대한 ‘건강세’ 명목도 보험료로 부합되지 않는다. 담배 부담금 자체가 한시법인 마당에 주류까지 거두려는 발상은 억지춘양격이다. 미래전략은 이처럼 그리면 된다는 식의 안일함이 녹아 있다.
미래전략의 또 한편 핵심인 지출억제 내지는 효율성 부분도 치밀하지 않으면 연착륙하기 힘들다. 상대가치수가의 개선, 포괄수가제 도입, 총액계약제 추진, 진료비 목표관리제 등은 개혁적 성향이 강하다. 이들 미래전략의 골자는 현행 ‘사전보상제’라는 오픈식 지출을 ‘사전목표제’를 통한 예견 가능한 지출억제책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보험재정의 쓰임새를 형평성 유지도 하면서 지출은 최대한 억제하고 진료의 질은 높이려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인데, 그런 목표 때문에 성과를 내기가 더 쉽지 않다. 그에 상응하는 의료계의 반발과 진료의 질 하락이라는 복병이 늘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이라는 보완장치까지 넣으려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오히려 역작용을 일으킬 소지가 높다. 재정지출이 빡빡해 기대할 것이 없다고 판단되면 의료기관들은 민간보험으로 향할 것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은 어차피 일대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미래전략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쥐어짜고’ 또 한쪽에서는 ‘틀어막고’ 하는 일이 쉽다고 할 것인가. 사업자(정부)는 가입자(국민)와 공급자(요양기관)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그와 동시에 ‘강제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가야하니 실로 어려운 숙제다. 잘못하면 가입자와 공급자 모두 이탈하는 건보제도의 와해위험을 감안해야 한다. 이번 미래전략은 그런 위험 가능성에 대한 대안이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은 채 장밋빛 청사진만이 담겼다. 시행착오 가능성에 대한 치밀한 사전계획을 그래서 반드시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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