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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한 약국 판매가 조사

  • 데일리팜
  • 2007-07-30 11:43:04

서울시약사회가 일반의약품 판매가격을 표본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의도야 이해하지만 왠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물론 보도자료에서 밝힌 대로 제약사들의 기습적인 가격인상을 견제하고자 하는 취지를 모르지 않는다. 가격인상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면 약국별로 구입가와 판매가의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본의 아니게 구입가 이하로 판매하는 약국이 나올 수 있다. 시약이 이 같은 문제인식을 갖고 조사에 임한 것은 일견 당연하고, 그 의도를 이해한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두 가지 면에서 부족했다.

하나는 조사대상 표본약국의 추출방법과 대상 약국 수이다. 16개구의 약국을 표본조사 했다고 했는데, 정확히 몇 개 약국을 어떤 방식으로 표본 추출했는지를 밝히지 않았다. 조사대상 약국 수가 많을수록 조사의 신뢰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더불어 표본 추출방식도 지역별, 상권별, 규모별 등의 안배를 매우 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조사를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서면조사나 방문조사를 하는 것 보다는 환자나 고객을 통한 직접구매 방식이 가장 좋다. 그런데 이 같은 조사 배경이나 설명들이 모두 빠졌다.

또 하나는 조사대상 품목 수다. 이번 조사에서는 유명 일반약 5개 품목이 그 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렇다면 이들 품목을 선정하게 된 경위와 배경을 밝혔어야 했다. 약국가에는 구입가 이하로 판매되는 이른바 미끼품목 내지는 난매품목들이 적지 않다. 약사회 입장에서는 대표품목 5개 정도만 골라 조사하면 그만이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제약사들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 5개 품목 자체가 지극히 적기도 하지만 해당 제약사들의 상대적 불만이 적지 않다. 결국 조사 자체의 신뢰성 담보가 약한 것도 문제지만 난매의 원인제공에 대한 책임성 논란만 분분해지게 됐다.

우리는 약국가의 건전한 유통질서가 바로잡히기 위해서는 원론적으로 약국간 가격편차가 가급적 작아야 한다는데 당연히 공감한다. 구입가 이하 판매행위는 약사법 시행규칙 제57조(의약품등의 유통체계확립 및 판매질서유지를 위한 준수사항)를 위반한 위법행이기도 하지만 약국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는 문제가 더 크다. 아울러 내부적으로는 약국과 약사 상호간의 이질감과 적대감을 심화시킨다. 그런데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을까를 곱씹어 보면 해답을 찾기 어렵다.

이번 조사에서 보듯이 유명품목의 구입가 이하 판매는 너무 심했다. 그것이 의도든 아니든 간에 결과적으로 보면 불법행위고 약국가의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다. A품목은 16개 약국중 단 한 곳에서만, B와 C품목은 두 곳에서만 구입가 이상으로 판매됐을 정도다. 다른 두 품목의 사정 역시 비슷하다. 유명품목은 대부분 적자를 보고 판다는 얘기다. 실태가 이렇다면 약국가의 불법 난매행위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이로 인한 일반약 시장의 침체가 가중되고 있다. 결국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하는데, 이번 시약의 조사는 그런 차원에서 나무는 보았지만 숲을 보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시약은 물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조사를 했다. 부족한 조사이기는 했지만 내세워서 별로 이로울 것이 없는 약국가의 유통문제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그래서 타깃은 제약회사의 가격정책에 둔 것으로 안다. 약국별 가격편차와 구입가 이하 판매의 원인을 제약사의 가격인상 쪽에 포커스를 뒀다. 그렇다면 더욱더 표본추출이나 조사방식에 신뢰성을 높였어야 했다. 나중에서야 파악됐지만 조사대상 약국 수는 16곳에 불과했다. 그것도 25개구 중 16개구에서 각 구별로 1곳의 약국에 국한됐다. 조사대상 약국이 어떤 약국이고 어떻게 표본추출이 됐는지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약국별로 일반약 가격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 당연한 현상이다. 약사법 시규 제74조(의약품 가격의 기재)에 의한 판매자가격표시제가 지난 1999년 3월 시행된 이후 일반약 판매가격 결정은 시장에 맡겨졌다. 그것을 온전히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아니 정부든 약사회든 강압적인 통제를 해서도 안 된다. 실제 표준소매가 제도가 폐지된 이후 약국가의 가격편차는 훨씬 심해졌다. 결국 가격편차에서 나아가 구입가 이하 판매행위는 제도 자체의 변화에 기인한 바가 컸고, 약국이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제약사들이 난매의 원인을 달리 보는 측면은 바로 이 같은 이유다.

제약사들은 이번 조사에 되레 완강히 버틸 입장이다. 몇 년에 한 번씩 물가인상률에 따라 적절히 인상하는 것도 문제냐는 강한 반론이다. 가격조사를 통한 압박은 결론적으로 적절치 못한 방식이 될 상황이다. 그래서 압박 보다는 대화를 통한 합리적 가격인상 방식이 이뤄지도록 약사회가 리드할 필요가 있다. 약사회와 제약사간에 공급가격 인상과 관련한 상시채널을 두거나 협의기구를 마련하는 것이 조속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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