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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사의 '싸움의 기술'

  • 최은택
  • 2007-09-10 06:07:15

맞고 사는 게 일과인 부실고딩 송병태(재희분). 안 맞고 사는 평안한 삶을 꿈꾸며 온갖 무술책을 독파하지만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독서실에서 전설의 은둔고수 오판수(백윤식분)를 만나 ‘응용싸움’을 전수받으면서 ‘고수’(?)로 거듭난다.

영화 ‘싸움의 기술’은 황당한 이야기를 현실의 세계로 끌어낸 코미디 액션물로 100분 동안 관객의 배꼽을 뒤흔들어 놓았다.

최근 있었던 GSK와 MSD간의 자궁경부암 백신 효과논란은 다국적 제약사들간의 이런 ‘싸움의 기술’의 일면을 보여줬다.

논란의 불을 당긴 GSK 측은 미국의 다이안 하퍼 교수를 초청해 ‘써바릭스’가 ‘가다실’보다 효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임상에 참여한 유명 학자 개인의 (확고한) 주장인 것처럼 하퍼 교수를 전면에 앞세워 싸움을 촉발시킨 것이다.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응수할 듯 부산했던 MSD도 며칠 뒤 호주의 제라드 웨인 박사를 저격수로 대신 내세워 맞대응했다.

유명인사를 용병으로 써서 대리전을 치루도록 한 ‘싸움의 기술’을 채택했던 셈이다.

이번 논란은 이달 중 본격 출시될 MSD 백신의 시장선점을 견제하기 위한 GSK의 고육책의 산물이었지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애초부터 힘들었다.

시장출시 시점이 6개월 이상 늦다는 물리적인 한계뿐 아니라 자사 제품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란셋’ 게제 논문을 환기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줬기 때문이다.

당장은 비축해 놓은 '총알'(연구자료)이 많지 않아 양측의 공방도 한 차례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번 논란이 향후 전개될 전면전의 예고편인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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