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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집단휴진, 정부 결정에 달렸다"

  • 류장훈
  • 2007-09-18 07:21:05
  • 주수호 회장, 성분명 처방 문제점 수용 촉구

[단박인터뷰] 대한의사협회 주수호 회장

17일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실시 첫날 의료계 대표자들은 국립의료원 앞에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집단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단시위의 선봉에 선 대한의사협회 주수호 회장은 시위를 마친 후 데일리팜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성분명 처방 저지를 위해 가급적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의료계의 전국적인 집단행동 여부가 전적으로 정부의 행동에 달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회장은 "우선적으로 성분명 처방의 문제점에 대한 대국민 홍보에 나서는 등 합리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단, 정부가 의료계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밀어부친다면 국민 비판에도 불구하고 집단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의료계의 성분명 처방에 대한 입장과 향후 저지 계획에 대한 주 회장과의 일문일답.

◆결국 시범사업이 시작되고, 첫날 의료계 대표자들이 집단시위에 나섰다. 어떤 의미로 봐야하나?

처음부터 우리의 목표가 시범사업 저지는 아니었다. 지난 8월 31일 오후 휴진과 비상총회 통해 성분명 처방 등 의료현안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의기를 보였다. 이는 필요하면 언제든 액션을 취하겠다는 경고를 보냈던 것이다.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또 하나의 분기점이 됐다고 본다. 오늘을 기점으로 대국민 홍보도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집단시위는 상징적 의미일텐데. 성분명 처방 저지를 위한 세부계획은 무엇인가?

회원들이 성분명 처방의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대국민 홍보를 해야하는 시점이다. 첫번째로 시작하는 것은 전국 의료기관에서 포스터를 부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스터와 안내문구를 배포한 후 환자들을 대상으로 성분명 처방의 문제점에 대한 설명작업에 들어간다. 오늘(17일)부터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추석이 겹쳐서 택배물량이 몰려 아직 전국으로 전달되지 못했다.

◆홍보에 우선 주력하겠다는 말인가?

앞으로 이번 시범사업처럼 이런식으로 정부의 악법들에 대한 스케줄이 진행되면 될수록 이를 저지하기 위한 수위가 조금씩 높아지게 될 것이다. 단, 그 수위가 집단행동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말할 수 있다.

◆이번 시범사업 중 잘못됐다고 판단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의료계는 선정품목들이 이미 제네릭 처방 활성화로 약제비 절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하던데.

의약품 선정은 지엽적인 문제다. 성분명 처방 자체에 문제가 있다. 그리고 졸속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것 자체도 인정할 수 없다. 성분명 처방은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국민에게 약효 또한 기대할 수 없다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는데, 의료정책의 중심이 환자건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분명 처방을 통해 약제비를 절감하겠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건강보험 재정 절감은 불가피한 부분이다. 안전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선정한 만큼 약제비 절감 효과를 보면 되는 것 아닌가?

약제비가 절감되지도 않을 뿐더러 어디에도 그러한 연구결과는 없다.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는 하지만 실제 절감정도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환자에게 안정성이나 약효의 동일성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무리한 정책을 그것도 정권말기에 졸속으로 밀어부치는 것은 정권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 약제비 절감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선택분업이나 약국외 판매를 실시해야 한다.

◆오히려 시범사업을 충실히 시행한 후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진다면 성분명 처방에 대한 논란의 종지부 찍을 수 있다고도 보이는데.

여태까지 정부의 시범사업은 본사업으로 가는 요식행위였지 시범사업으로 끝난 적이 없다. 그 뿐 아니라 의약분업을 포함한 여러 시범사업이 '실패'로 결과가 나왔지만 본사업이 진행됐다. 그래서 정부가 악의적인 의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앞으로 정부 관계자와 만나 설득할 계획은 없나.

현재도 언제든지 만나서 얘기해 보자는 입장이다. 지금도 실무자들은 계속 만나고 있고 성분명 처방의 문제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내달 6일 임총이 있다. 집단휴진에 대한 논의는 더이상 나오기 힘든가?

대의원들이 판단할 문제지만, 전반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부분은 시범사업부터 저지하는 과정에서 그나마 큰 집단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도 시범사업에 돌입하는 날이지만 전국집회 갖지 않고 상징적으로 대표자들만 모였다. 이는 가급적 합리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제 집단휴진 카드는 논의선상에서 제외되는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성분명 처방을 강제하기 위한 절차의 속도를 높여 집단행동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집단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우리를 집단행동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합리적을 문제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정부가 의료계의 정당한 주장에 전혀 반론하지 않고 있다. 일단 대국민 홍보 등의 방법을 쓰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계속 절차를 밟아 간다면 그때는 일시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잘못된 여론의 오도에 의해 비난받더라도 집단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집단행동에 대한 판단 시점은 시범사업 평가 후가 되는 것인가

그 시점은 언제인지 알 수 없다. 그 시점이 빨리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 그것은 오직 정부에 달려있다. 의료계의 정당한 주장을 합리적으로 수용한다고 하면 집단행동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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