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이 과자류까지 팔아야 하나
- 데일리팜
- 2007-10-04 06: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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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이 슈퍼나 편의점, 마트 등에서 취급하는 껌, 캔디, 과자류 등을 취급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아니다. 요양기관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 취급제품이 ‘기능성’이라고 해도 의약품이 아닌 이상 약사가 식품에 대해 효능을 내세워 판매한다는 것은 무리다. 약사는 약에 관한한 배타적 취급자라는 것이 우선이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국에 단순 진열·판매한다고 해도 통상의 약국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 경영차원에서 크게 기대하기도 힘들다. 고기능성의 건강식품조차 약국매출은 여전히 저조하다. 경영다각화 품목으로 숱하게 거론된 것이 건기식이지만 대표적인 다각화 실패사례가 또한 건기식이다. 식품이나 과자류는 그 반추가 되기에 충분하다.
대한약사회의 인증레벨이 붙고 국내 제과업체의 대표주자인 롯데제과의 상품이라면 소비자들이 찾을 것이라고 보는 판단은 사실 무리가 아니다. 당분간 약국매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전례를 보면 기능성 식품은 대부분 반짝 특수가 많다. 이른바 ‘패션’이다. 껌, 과자류 등은 유행에 더더욱 민감하다. 약국이 이런 식으로 유행을 타는 품목들의 상설매장으로 앞에 나선다면 그 역풍은 약국의 정체성 혼돈이다. 여론이 들끓고 있는 슈퍼판매 역풍까지 물론 감내해야 한다.
가격이 제대로 지켜질지 또한 의문이다. 일반의약품이나 드링크조차 가격이 지켜지지 않는 난매가 약국가의 고질적 문제다. 식품류나 과자류는 이 같은 약국의 난매를 부추길 소지가 있다. 아울러 유통마진을 고민했는지 묻고 싶다. 건기식을 보면 통상 40~50% 마진은 보통이고 절반 이상 마진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롯데가 약사회에 수수료를 주는 부분이 있어 유통마진을 기존의 건기식 보다 작게 간다면 약국매출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약국의 긴 수금회전 역시 감안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른 일반 유통채널의 회전을 기대한다면 오판이다.
또 하나 유통부문을 보자. 롯데제과는 직거래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약국의 특성상 도매거래에 직간접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거기다 현금결제를 고집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롯데제과는 이중삼중의 부담요소가 많다. 수수료, 회전, 도매마진, 금융비용 등이 그것이다. ‘약국전용’만을 고집하겠다고 한데 대해서도 장담하면 안 된다. 약국에서만 판매돼야 할 의약품 드링크나 심지어 일반약들이 슈퍼에서 흔하게 판매되는 상황이다. 약국에 공급됐다고 해서 약국전용인가.
보다 근본적으로는 일반 식품에 기능성을 얹히는 것의 문제다. 정식 허가를 받은 건기식 조차 효능·효과를 표시하는데 엄격한 제한을 받는다. 하물며 과자류에 특정 효과가 있다고 인증해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추천일 뿐이기에 일선 개국약사들은 입장이 더 곤란해지게 된다. 당뇨나 비만 등의 효능·효과 있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는 여하한 판매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 식품이나 과자류이기에 일반인들 보다 약사가 효능·효과를 강조하면서 판매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우리는 우후죽순처럼 뛰어드는 대기업들의 건강식품 사업 진출을 눈여겨보고 있다. 롯데제과의 헬스원은 그 대표적 사례다. 또 CJ의 CJ뉴트라, 동원그룹의 GNC, 매일유업의 뉴플랜, 풀무원의 내추럴하우스오가닉, 삼양사의 굿썸, 대상의 대상웰라이프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올 들어 오뚜기가 건강&, 웅진식품이 H프로그램으로 가세해 대기업들의 건식 시장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롯데제과의 약국시장 진출은 그래서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거리다. 과연 롯데가 기존 헬스원이라는 상표와 상품으로 진출을 확대할 것인지의 여부와 또 하나는 다른 대기업들의 진입에 롯데가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인지의 여부다. 두 가지가 다 이루어진다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약국에 일반 유통매장에서 흔하게 보이는 식품류나 과자류 등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다는 상상을 해보면 왠지 불안하다. 약국은 의약품을 취급하는 곳이라는 것 보다 약국 이외의 곳에서는 의약품을 취급할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 배타적 권리를 자칫 추락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배타적 권리를 갖는 약사 또한 직능에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약국의 과자류 취급은 소탐대실이다. 조만간 공식 협약을 갖는다고 기자회견까지 한 마당이지만 지금이라도 개국가의 여론을 깊이 경청하고 설문조사나 공청회 등을 열어야 한다. 잘못된 선택이라고 판단되면 되돌리는 것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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