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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스트레스 여행으로 훌훌"

  • 홍대업
  • 2007-10-04 06:20:00
  • 세계 50개국 여행한 김경자 약사

세계 50개국 이상을 여행한 김경자 약사.
“여행을 떠나자는 친구가 있다면, 뒤로 미루지 말고 당장 떠나라.”

어느 덧 고희를 바라보고 있는 노 약사(?)가 젊은 약사들에게 던지는 조언이다. 그 주인공은 전세계 50개국 이상을 여행한 김경자 약사(67·이대약대 60학번).

김 약사는 이대약대동문회와 영등포구약사회, 대한약사회, 동호회 등에서 여행을 갈 기회만 있다면, 언제고 따라나선다고 했다. 여행을 떠나면 몸도 마음도 젊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9월초에도 남미로 15박16일 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혼자 떠난 여행은 아니었다. 대한약사회가 주관했던 재미한인약사들과의 여행이었다. 브라질 이과수폭포에서 신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거대예수상’까지 관람했다.

지금보다는 좀 더 젊었던 시절, 학부형모임에서 연을 맺게 된 지인들과는 스페인, 모로코, 터기, 이집트 등 지중해의 여러 국가를 둘러보았고, 동문회에서는 발리부터 동경까지, 지역약사회에서는 인도와 태국, 중국 등을 여행하기도 했다.

“여행의 기쁨은 새롭고 넓은 세계와 조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개국약사들도 재충전을 위해 기회만 온다면 언제든 여행을 떠날 필요가 있다. 그것은 곧 스스로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

김 약사는 나이 마흔이 넘어서야 약국을 개설했다. 자제들이 어느 정도 성장해 손이 많이 필요치 않는 시기에 약국을 연 것이다. 1983년, 대학동기와 여의도에 10평짜리 ‘실로암약국’이 그것이다. 3일씩 번갈아가며 약국을 운영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기회만 온다면 여행을 다녔다.

지난 9월 브라질의 이과수폭포를 여행한 김경자 약사. 이과수폭포는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약국문을 닫았다. 25년만이었다. 김 약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일종의 ‘졸업’을 한 셈이다. 약국을 폐업한 뒤로도 가끔씩 근무약사 일을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임금은 하루 10만원이다.

“약국을 직접 경영하는 것보다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것이 부담이 적다. 이렇게 해서 생긴 수입은 여행경비로 사용한다.”

김 약사는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도 활발하게 다닌다. 인터넷 동호회인 ‘모놀(모여서 놀자)’에서 월 1회 정도 국내여행을 하고 있다. 최근 여행지 가운데 기억에 남는 장소는 설악산. 나이 탓에 대청봉까지는 가보지 못했지만, 백담사나 흔들바위 등은 둘러보았다.

“설악은 언제나 가도 좋다. 사시사철 볼 것이 있다. 아쉬운 건 아직까지 대청봉에는 가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젠 나이가 들고 다리가 조금 불편해 그 곳에 가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김 약사는 선배로서 후배 약사들에게 조언할 것이 있다고 했다. 약국의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조제와 매약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여행으로 털어버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행을 통해 추억을 만들고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환자에게 보다 나은 약제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마냥 일에만 매달리다 보면, 나중에 ‘졸업’을 하고 난 뒤에는 약사란 천직에 대해 어쩌면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노후에는 추억을 까먹고 산다는 말이 있다. 약사로서의 ‘삶의 의미’를 충만케 하기 위해서는 여행의 기회가 왔을 때 머뭇거리지 말고 떠나라고 충고하고 싶다.”

김 약사는 끝으로 구라파 사람들의 경구를 소개했다. ‘돈을 버는 이유는 바로 여행을 가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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