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시총 있기에...주주에 자금 조달하는 바이오기업
- 천승현
- 2025-09-10 12: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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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기업들 최대 수천억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봇물
- 수조원 규모 시총 기만 조달 원활...발행 주식 50% 신주 발행 속출
- 전통제약사, 주주배정 유증 주저...올해 부광 1곳만 유증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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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바이오기업 젬백스는 지난달 29일 2486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젬백스 주주를 대상으로 신주 670만주를 발행해 운영자금 2044억원과 채무상환자금 442억원을 조달하는 내용이다.
발행되는 신주는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 4228만4386주의 15.8%에 해당한다. 젬백스 주주들은 1주당 신주 0.16주를 배정받는다. 예정 발행가는 3만7100원으로 유상증자 발표 전 거래일 5만1100원보다 27.4% 낮은 가격이다.
젬백스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1676억원을 연구개발비와 임상시험 비용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주요 파이프라인 중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GV1001 연구개발에 702억원, 진행성 핵상마비 치료제 GV1001 연구개발에 934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젬백스는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특성상 만성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손실이 370억원에 달했다. 2022년과 2023년 적자 규모는 각각 31억원, 68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2조원 이상을 형성하고 있어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의 15.8%의 신주만 발행하는데도 2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조달이 가능한 구조다. 젬백스는 유상증자 발표 전 거래일 시가총액이 2조1607억원을 나타냈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에도 주가는 상승흐름을 나타내면서 지난 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313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달 6일 텔콘RF제약은 41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1082만2520주로 증자 전 주식 총수 1202만5023주의 90.0%에 해당하는 규모다. 텔콘RF제약의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0.90주를 배정받는 방식이다. 이때 텔콘RF제약은 보통주 1주당 2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도 함께 단행했다.
텔콘RF제약의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은 당초 2560원으로 책정됐는데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발행가액은 3835원으로 조정됐고 최종 조달 자금은 415억원으로 늘었다. 텔콘RF제약은 지난해 매출 362억원을 기록했지만 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큐라클, 네오이뮨텍, 강스템바이오텍, 샤페론 등도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1주당 0.5주 이상을 배정하는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큐라클은 지난 5월 주주들로부터 286억원을 조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의 50%에 해당하는 규모다. 큐라클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신주 0.50주를 배정받는 방식이다. 큐라클은 지난해 1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유상증자 발표 전 거래일 시가총액은 867억원을 형성했다.
큐라클의 신주 예정 발행가는 4085원에서 3125원으로 낮아졌고 유상증자 조달금액은 219억원으로 조정됐다. 큐라클의 유상증자 결과 구주주의 청약률은 91.61%를 기록했고 실권주에 대한 일반공보 청약 결과 청약률은 2441.36%를 나타냈다. 지난 9일 납입이 모두 완료됐다.
네오이뮨텍은 지난 5월 주식 1주당 0.66주를 발행하는 6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네오이뮨텍은 지난해 289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유상증자 발표 전 거래일에는 1524억원의 시가총액을 나타냈다. 지난 10일 구주주의 유상증자 청약률은 87.28%로 집계됐다.
강스템바이오는 지난 6월 492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가 보유한 주식 1주당 배정되는 신주는 0.65주다. 강스템바이오는 지난해 14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유상증자 발표 전 거래일 기준 1135억원의 시가총액을 형성했다.
샤페론은 지난달 구주주를 대상으로 주식 1주당 0.53주를 발행하는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샤페론의 발행주식 총수 3014만3031주의 절반이 넘는 1610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작년 영업손실은 141억원이다. 유상증자 발표 전 거래일 기준 샤페론의 시가총액은 850억원이다.
이에 반해 전통제약사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통상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 중인 전통제약사들은 자체 보유 자산과 현금을 활용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거나 사채 발행 방식을 선호한다.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도 시가총액이 크지 않아 주주대상 유상증자 결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도 많다.
올해 상장 전통제약사 중 부광약품 1곳만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3월 1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3021만주로 증자 전 발행 주식총수 6845만4671주의 44.1%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광약품 주주들은 1주당 신주 0.35주를 배정받는 방식이다.
부광약품의 작년 매출 1576억원과 영업이익 170억원을 기록했다. 부광약품은 이번에 2486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기록한 젬벡스보다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지만 시가총액 격차가 커서 신주 배정 비율은 높은데도 조달 금액은 더 적었다. 부광약품의 유상증자 발표 전 거래일 시가총액은 3080억원으로 젬백스의 20%에도 못 미친다.
부광약품이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광약품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기존 제조설비 확장과 설비 도입, 제조설비 신규 취득 등에 845억원을 사용하고 제제개발 등 R&D 운영자금 목적으로 15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부광약품은 당초 신주 예정 발행가액은 3310원으로 산정됐는데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 하락으로 최종 발행가액은 2955원으로 결정됐다. 유상증자 규모는 893억원으로 축소됐다.
부광약품은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보유 현금이 부족한 수준이 아닌데도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는 이유를 상세히 소개했다.
부광약품은 "현재 약 1200억원의 자체 현금을 보유 중이지만 보유 현금을 시설투자 등에 활용하면 보유 현금은 약 200억원으로 축소된다"라고 진단했다. 부광약품은 작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01억원으로 1년 전 1512억원보다 611억원 줄었다.
여기에 부광약품은 오는 2026년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8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의 차입금 만기 상환 요청에 대비해 현금을 축적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의 약가 규제 강화로 인한 현금흐름 축소, 예상치 못한 R&D 비용 증가 등의 변수로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유상증자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부광약품은 지난 2023년 약 800억 규모 신규 차입을 실행할 당시 보유 유형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금융권 차입을 위한 추가 담보 제공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점도 알렸다. 부광약품은 “의약산업과 연구개발은 미래 불확실성이 존재하기에 운영자금 목적으로 일정 수준의 현금 보유량을 유지하는 것은 제약사의 필수적인 경영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2년 진행한 3조원대 규모 유상증자가 주주배정 최대 규모 유상증자로 기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1월 3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발표했고 최종적으로 3조2008억원을 조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취득 비용 마련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상증자를 결정할 때 50조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을 형성했기 때문에 발행 주식총수 7.6%의 신주만 발행하고도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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