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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단체, 적이기 이전에 같은 희생양"

  • 류장훈
  • 2007-10-15 07:05:03
  • 의약갈등 타파 공조 피력…당연지정제 철폐돼야

[특별인터뷰=취임 100일째 맞은 의협 주수호 회장]

대한의사협회 주수호 회장이 지난 6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았다.

취임 직후부터 의료급여제도, 정률제, 성분명 처방, 의료사고피해구제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대안마련으로 숨가쁘게 회무를 진행해 왔다. 이 중 일반약 슈퍼판매, 성분명 처방 저지 등은 약사회와 맞물려 있는 쟁점으로, 의약간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 회장은 각 보건의약단체들이 서로 반목하고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모두 현 의료정책의 희생양이기 때문"이라고 정의했다.

건강보험이 한정된 규모 안에서 나눠먹기식 제도로 굳혀진 만큼, 현 제도상 큰 틀에서 전체 파이를 키우지 않고는 각 단체간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주 회장은 모든 보건의약단체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고, 이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 회장은 대한약사회 원희목 회장의 역량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면서, 상호 신뢰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 회장은 "원희목 회장이 우리 의협 회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러면 같이 손잡고 잘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각자 단체장이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이 있다보니 얼굴 붉히는 일들이 있을 수 있지만, 어느정도 서로를 신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회장 취임 이후 회무진행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식적으로 회무를 시작한지 100일이 지났다. 느낌은 어떤가.

=지난 6일 임총날이 취임 후 만 100일 된 날이더라. 집행부 구성이 완료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총을 계기로 전폭적인 성원과 격려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취임 기간동안 가장 잘한 점과 미흡한 점을 하나씩 꼽는다면.

=가장 잘했다고 말하기는 그렇고, 그동안 어려운 여건 하에서 국회 계류돼 있는 법안들의 부당성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법안들이 완전히 정리된 상황은 아니지만 처음보다 상황이 호전된 것이 성과라면 성과다. 의료급여제도 등 회원들에게 혼란을 준 점은 송구스럽다.

-현안에 대한 문제가 전임 집행부의 과오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의료급여제도, 정률제 등 전 집행부에서 결정된 사항인데 왜 현임집행부가 떠안고 가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다. 현 집행부가 갑자기 생긴 집행부가 아니라 역대 집행부와 연속선상에 있고, 어느정도 그 부분은 알고 들어왔기 때문에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취임 당시 '투쟁' '강성' 이미지 때문에 내외적으로 관심을 모아왔다. 이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데, 현재도 그 기조는 변함이 없나.

=원칙을 견지하는 기조는 변한 바 없다. 투쟁도 충분한 준비와 명분이 갖춰진 다음에야 가능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싸움 없이 이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집행부 인선은 의료계 정서로 볼 때 신선하다는 지적이다. 인선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이번 집행부는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을 갖는다. 역대 집행부는 지역안배, 학연, 과목간 안배를 고려했던 것과 달리 일 위주로 인선했다. 지금이 내 성격에는 맞는 집행부다. 경력에 대한 지적도 있지만 앞으로 경력은 쌓아갈 수 있는 부분이다.

-박 대변인의 사퇴로 집행부의 불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내부 불화가 있었으면 벌써 그만뒀어야 했지 않나. 대변인직만 그만 두는 것이지 공보이사는 유지된다. 당초 임기는 6개월 정도로 얘기가 됐었다. 내부불화는 잘못된 말이다.

-휴진, 파업 등과 관련 의사사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에는 여전히 기득권에 대한 반감이 남아있고, 타 직역으로부터 비판도 받고 있는데.

=회원들을 힘들게 하고 국민들에게 집단이기주의로 보이는 행동은 가급적 지양하는 것이 옳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주장이 정치권, 정부에 제대로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 불구하고 정반대 방향으로 결정이 나면, 일시적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더라도 극단행동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그런 상황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정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에서 의료계를 매도함으로써 만드는 것이다.

-한 정당, 한 후보에 올인하지 않고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하겠다는 대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진행상황은 어떤가.

=각 캠프측에 여러 인맥을 통해 올바른 의료제도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누가 정권을 잡든 간에 '전문가적 자율성이 확보된 의료제도가 국민건강권을 향상시킨다'는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정권이 들어오길 바란다. 여권측도 후보 단일화가 되면 본격적으로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현안이 타 직역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다. 각 직역이 사는 길은 서로 상생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타 단체의 전문성도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그 전에 모든 단체가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의 희생양이다. 각 단체들이 반목하고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구성원들의 문제가 아니라 한정된 파이 내에서 나눠먹기식의 정책 때문이다. 전체 파이를 크게 키우는 방법을 같이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래서 요양기관 당연지정제가 깨져야 한다. 그래야 상생도 가능하다고 본다. 큰 틀에서 각 단체장들과 논의도 하고, 당연지정제 철폐를 위한 위헌소송도 같이 하자고 제안할 생각이다.

-현재 약사회와는 대립적인 사안도 있는데

=원희목 회장이 우리 회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실제 원희목 회장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다. 우리 회원이면 같이 손잡고 잘 해볼 수 있겠다는 의미다. 각자 단체장이기 때문에 단체의 입장이 있다보니 어쩔 수없이 얼굴 붉히는 일들이 있을 수 있지만, 어느정도 서로 신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큰 틀에서 같이 가야하는 부분에서는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지정제 폐지 위헌소송은 임기 내에 추진할 것인가

=금년 수가계약은 금년 틀 내에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 일 년 후 수가계약은 동등계약의 입장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하지만 당연지정제가 깨지고 동등계약이 됐을 경우 그 이후에 대한 대안들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실제 그런 정책연구소에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는 의사협회 창립 100주년을 맞게 되는데

=100주년을 맞는 해 회장으로 된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책임감도 막중하다. 보여주기 위한 행사보다 내실을 기해, 100주년을 기점으로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전문가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연임에 대한 의향도 밝힌 바 있는데. 변함은 없나.

=열심히 하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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