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방 약사의 하소연
- 홍대업
- 2007-10-31 06: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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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님! 옆 약국은 세금 덜 내는데, 우리 약국은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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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사는 잦은 처방변경이 제약사가 의료기관에 건네는 리베이트와 연계돼 있고, 이로 인해 자신의 약국을 찾는 단골환자에게 조제를 해주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단골환자를 의료기관과 같은 건물 1층에 위치한 문전약국으로 되돌려 보내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한 가지 성분에 10여개 품목을 갖춰 놓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는 전체 재고약의 20∼30%를 차지하게 돼 나중에는 아예 쓰지 못하는 불용약으로 남게 되고, 직거래 제약사가 아니면 쉽게 반품도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 약사는 “잦은 처방변경 때문에 바로 성분명처방이 필요한 것”이라며 “특히 애써 확보한 단골환자를 다른 약국으로 보낼 때는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성분명처방이 이뤄진다면, 제약사와 의료기관간 리베이트 관행도 일정부분 차단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약값 거품도 제거해 환자나 건강보험 재정절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약력이나 병력을 꿰고 있는 단골환자를 다른 약국으로 보내지 않아도 되고, 환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조제를 받을 수 있는 편의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약사는 전했다.
즉, 경기침체로 허덕이고 있는 동네약국으로 처방이 분산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말이다.
약사는 기자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제약사 직원과 의료기관간 구체적인 리베이트 행태도 털어놨다. 인근의 한 내과는 ‘골밀도측정기’를 받고 집중적으로 골다공증 약을 처방했고, 한 치과는 텔레비전을 선물받은 뒤 기존에 쓰던 항생제를 모두 바꾸었다는 것이다.
최근 공정위는 제약사의 리베이트가 전체 매출액의 30%에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것이 현재 처방권을 가지고 있는 병·의원에 상당부분 흘러들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이같은 불투명한 거래관행이 약국가에는 재고부담으로, 환자에게는 불편함으로, 정부에는 건강보험재정 손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약사는 "의약분업 7년 동안 의사들이 리베이트에 연연하지 않고 처방을 냈다면, 성분명처방이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좀 더 당당했을 것"이라고 아프게 꼬집었다.
더구나 환자의 약력과 체질을 운운하며 성분명처방을 반대하는 의사들이 하루 아침에 혈압약과 당뇨약도 서슴지 않고 다른 회사 약으로 바꾸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잦은 처방변경은 의약계의 고질적 병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잦은 처방변경이 이뤄지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현지조사를 실시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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