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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등재약 목록정비, 충격파 이제부터 시작"

  • 최은택
  • 2008-04-10 07:19:58
  • 경제성평가 여파, 고지혈증약 성장세 한풀 꺾일듯

[뉴스분석]고지혈증약 시범평가 검토결과 공개

기등재약 재평가의 충격파가 드디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8일 고지혈증 시범평가 검토결과가 공개되자, 심평원 설명회장 전체가 술렁였다.

예견됐던 사항이었지만 직격탄을 맞은 업체들은 말문을 열지 못했다.

일부 제약사들은 평가기준과 평가모형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결국 기등재약 재평가는 약값을 인하하기 위한 의도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재평가 심바스타틴 "값싸고 질 좋은 약" 재확인

이번 평가결과로 3300억원대 시장을 형성하면서 연평균 30% 이상 고성장세를 이어가던 고지혈증 시장에 적신호가 켜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대신 ‘조코’나 ‘심바스트’, ‘심바스타’ 등이 속한 심바스타틴의 경우 값싸고 질 좋은 약이라는 게 재확인 됐다.

심평원 검토결과를 보면, 화이자 ‘리피토’, ‘카듀엣’, 노바티스 ‘자이렙’, 씨제이 ‘메바로친’, MSD ‘ 바이토린’, 애보트 ‘니아스파노’ 등 유명 품목들의 약가인하가 불가피하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 크레스토’와 중외 ‘ 리바로’, MSD ‘이지트롤’은 급여가 제한되거나 상당폭의 약가인하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메가-3 제제인 건일의 ‘오마코연질캅셀’ 또한 이들 품목과 상황이 다르지 않다.

국내 고지혈증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1~5위 품목이 모두 약가인하나 급여제한 대상으로 분류된 셈이다.

"크레스토-리바로, 개선효과 입증없이 값만 높아"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와 중외는 이번 재평가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크레스토’는 ‘아타칸’과 함께 아스트라제네카의 대표품목으로 지난해 373억원(IMS기준) 어치가 판매됐다.

전년대비 성장률도 33.5%로 높아 앞으로도 고속성장이 예견됐던 제품이다.

‘리바로’ 역시 지난해 111.4%나 급성장해 2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고지혈증약 매출순위 3위에 올랐던 약물이다.

이들 제품은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서는 다른 스타틴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지만, 사망률 감소 등 심혈관질환 예방과 관련한 장기 임상데이터를 제출하지 못해 급여제한 대상으로 분류됐다.

‘조코’와 비교해 효과가 더 낫다는 증거도 없이 약값만 비싸다는 결론이 난 셈이다.

이와 함께 ‘이지트롤’이 약가인하 또는 급여제한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지트롤’과 ‘조코’ 복합제인 엠에스디의 ‘바이토린’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지트롤' 평가결과, '바이토린'에도 악영향

‘이지트롤’은 약값이 상대적으로 높을 뿐 아니라 임상적 유용성에서도 일부 의문(평가결과 O~Δ)이 제기돼 급여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심평원이 복합제의 경우 각각의 단일성분의 약가인하나 급여제한 조치를 연동시킬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바이토린’에도 그대로 반영될 공산이 크다.

‘바이토린’은 지난달 30일 고지혈증치료제의 1차 목표인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임상결과가 미국심장병학회(ACC)에서 발표돼 유명세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존심’이 상한 것은 화이자도 마찬가지다.

화이자는 ‘리피토’로 할 수 있는 모든 임상을 다 했다는 말이 돌 정도로 데이터가 풍부하다.

하지만 심평원은 심혈관질환 예방이나 LDL-C 강하면에서(임상적 유용성면에서) 다른 스타틴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스타틴 중에서도 고가에 속하는 ‘리피토’는 다른 약제보다 약가인하 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리피토’와 ‘노바스크’ 복합제인 ‘카듀엣’도 동반하락이 불가피하다.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평가결과 불만 토로

화이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로지 약가를 인하시키기 위한 재평가"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털어놨다.

여기다 “해외 석학에게 경제성 평가를 의뢰해 다른 결과가 나오면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우회적으로 재평가 결과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흠집내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도 “출시된 지 얼마 안되는 신약의 경우 장기간의 아웃컴을 내놓기가 어렵다”면서, 평가방식이 처음부터 신약에 불리하게 설계돼 있음을 간접 성토했다.

중외 관계자는 “LDL-C 뿐 아니라 HDL-C 수치도 평가에 반영시켜야 한다”고 재차 건의했다.

그러나 HDL-C는 아직 평가기준으로 확립되지 않아 그의 주장이 수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결정판이 기등재약 목록정비이라는 것은 예견됐던 상황”이라면서 “충격파가 이제부터 시작됐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주 편두통-고지혈증 평가결과 위원회 상정

한편 심평원은 이미 평가가 마무리된 편두통약 재평가 결과와 이번 검토안을 내주 열리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상정한다.

이에 따라 시범평가 대상인 일부 편두통약의 약가가 내달 1일자로 인하될 전망이다.

반면 고지혈증 평가결과는 고시에 반영되기까지 수 개월 이상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기등재약 본평가의 시행시기가 예정보다 지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향후 절차와 관련해 “우선 약제전문평가위원회 심의결과를 각 업체에 통보하고 30일 동안 이의신청을 받을 예정”이라면서 “검토과정을 거쳐 최종 평가가 확정될 때까지 최장 120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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