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의료봉사 경험이 삶 바꿔"
- 최은택
- 2008-09-25 06: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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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진 약사(건약 조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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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둔 약대 4학년생이면 누구나 한번쯤 홍역처럼 안고 살던 화두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사들이 제약사와 연구실, 약국에서 일하면서 이런 ‘사회적 사명’을 포기한 채 일상에 편입된다.
김수진(32·서울약대96) 약사도 이런 과정을 거친 수많은 약대생과 약대졸업생들 중 하나였다.
다른 게 있다면 그는 입을 바싹바싹 태우는 갈증을 해갈하기 위해 과감히 일터를 뛰쳐나왔다는 데 있다.
어느새 서른을 넘긴 그는 올해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 전공자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관심사는 건강형평성 문제다.
김 약사는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 조직국원이라는 타이틀을 하나 더 갖고 있다.
의약품 전문가로서 약사가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던 그에게 대학원 수업과 건약은 한묶음으로 다가왔다.
사실 그도 여는 약대 졸업생처럼 졸업직후에는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했다.
몇몇 지인들과 ‘늘픔’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보건의료분야 쟁점을 다룬 세미나를 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외부활동에 끈을 놓지 않았다는 점이 차이가 있을까.
한번은 ‘늘픔’에서 ‘쪽방촌’에 의료봉사를 가게 됐는데, 그 때의 경험이 김 약사의 삶을 바꿔놨다.
가난한 환자들에게 의약품 몇알을 나눠주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일종의 무력감이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 것이다.
김 약사는 과감히 약국을 뛰쳐나왔고 고민 끝에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전공은 보건정책을 선택했는데, 주관심사를 건강형평성으로 잡았다. '쪽방촌'에서의 경험이 뇌리에 깊이 박혀있었던 탓이다.
그리고 얼마 안돼 자연스레 건약의 문을 노크했다.
“인권이자 평등권이 돼야 할 건강. 하지만 이 기본권 영역에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못견디게 가슴 아팠어요. 이 문제를 논의하고 함께 고민할 공간이 필요했는데, 건약 밖에는 없었죠.”
김 약사는 이렇게 건약의 일원이 됐고, 현재는 조직국 팀원으로 활약 중이다.
최근 건약 회원인 윤영철 약사가 강의를 맡아 약대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참약사 되기 예비약사 강좌’가 그가 조직사업을 하면서 진행한 첫 사업 중 하나였다.
김 약사는 이번 예비약사 강좌를 시작으로 일반약사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물론 김 약사 혼자가 아니라 조직국원 전체의 고민이다.
“저처럼 환자에게 약을 조제해 주고 복약지도 하는 것 이외에 다른 무언가, 전문직 종사자로서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약사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약국이나 연구실에서, 제약사에서 일하는 것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에요. 하지만 현업에 종사하면서도 의약품 접근권이라거나 의약품 안전성 등 약사들이 전문가로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사회에 기여할 게 있고, 이런 데 관심이 있는 약사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믿는 거죠.”
그는 특히 촛불정국에서 새로 건약에 가입한 약사들을 보고 자신감을 한층 키우고 있다.
“조선일보에 광고하는 제약사 제품 불매운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건약에 새로 가입한 약사들도 있었어요. 한미 FTA, 다이안느를 통해서 본 의약품 안전성 문제. 특이한 단체나 특이한 사람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평범한 약사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이 거든요.”
김 약사는 건약 활동을 하면서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당분간은 학업을 계속 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사학위를 받은 뒤에 무엇을 할 것인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참 약사’ 되기의 대장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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