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약 광고 획일적 행정처분 '논란 속으로'
- 천승현
- 2008-11-12 06: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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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아그라도 도마 위…약사법 처분기준 세분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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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전문의약품 불법 광고의 행정처분과 관련 연이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근 대웅제약 비만치료제 엔비유에 대해 건강캠페인 홈페이지에 제품명 등을 노출시켰다는 이유로 판매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려 과잉처벌 논란을 빚은데 이어 한 무가지 신문에 게재된 ‘가짜 비아그라 찾기’ 캠페인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 찾기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
식약청, ‘가짜 비아그라 찾기 캠페인’ 행정처분 고심

대중 매체에 전문의약품인 비아그라의 제품명을 비롯해 낱알모양까지 그대로 노출시킨 것은 일반인 대상으로 비아그라를 홍보하려 했다는 의도가 명백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한 법률 전문가 역시 “해당 캠페인은 일반인 대상으로 전문의약품 광고가 금지돼 있는 약사법 위반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식약청은 이 캠페인이 약사법에 명백하게 위반된다는 사실을 포착하고도 비아그라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만약 화이자가 캠페인 형식을 빌려 비아그라를 홍보했다는 혐의가 밝혀진다면 비아그라는 엔비유처럼 판매금지 6개월 처분이 불가피하지만 화이자 측이 해당 광고는 전혀 회사 측과는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자 관계자는 “해당 매체에서 가짜 의약품 근절을 위해 자발적으로 진행한 캠페인으로 알고 있다”면서 “요청에 따라 자료는 협조해줬지만 결코 비아그라를 광고할 계획은 없었으며 이에 대한 지원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식약청은 정황상 화이자가 비아그라 광고를 위해 해당 매체에 직간접적인 지원이 진행됐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 현재로서는 비아그라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릴 근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우선 경찰에 해당 매체를 고발함으로써 징계를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수사 결과 해당 매체에는 벌금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또한 해당 매체에 화이자가 지원했다는 정황이 밝혀질 경우 비아그라에 대해서도 판매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획일적 행정처분 기준, 논란 촉발
이처럼 엔비유를 시발점으로 전문의약품 광고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 불법 광고와 관련 행정처분에 대해 지나치게 획일적인 잣대를 적용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약사법 84조 2항에 따르면 일반인 대상으로 전문의약품을 광고하다 적발될 경우 획일적으로 판매금지 6개월의 처분을 내리도록 명시돼 있다.
판매금지 6개월은 허가취소 바로 전 단계이며 이후 유사 행위로 적발될 경우 곧바로 허가취소로 이어지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하지만 문제는 국민 건강에 직접적으로 위해 요소를 제공하는 품질부적합의 경우도 판매금지보다 다소 가벼운 제조업무 정지 1개월~6개월 처분을 내리는 데 단지 일반인에 광고가 노출됐다는 이유로 무조건 판매금지 6개월 처분을 내리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지적이다.
처방의약품의 특성상 6개월 동안 판매가 금지된다면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엔비유 역시 당초 경인청이 간접광고로 판단, 광고업무 정지 1개월 처분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논란이 확대되자 정부 법무공단의 유권해석을 거쳐 판매정지 6개월로 징계 수위가 큰 폭으로 강화된 경우다.
비아그라의 경우 역시 위반 여부에 따라 판매정지 6개월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일간지 등 대중매체에 노골적으로 광고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우는 과연 일반인을 대상으로 광고를 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쉽기 않기 때문에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앞서 식약청은 인태반의약품의 허위·과대 광고에 대한 행정처분에 대해서도 재검토에 돌입한 바 있다.
최근 진행한 인태반제제 단속 결과 허위·과대 광고 혐의로 적발된 품목에 대해 광고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내릴 방침이었지만 엔비유와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에 해당 광고가 일반인 대상으로 하려는 의도가 있는지 여부를 밝힌 후 징계를 내리기로 방침을 선회한 것.
만약 인태반제제의 홍보물이 의사에게 대량으로 전달됐거나 환자들의 눈에 띄는 곳에 비치됐을 경우 판매금지 6개월 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약사법 행정처분 기준 세분화 절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약사법을 개정하면서 전문의약품 일반인 대상 광고와 관련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이 같은 논란이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약사법 개정 당시 전문의약품 광고를 허용하는 매체 기준을 신설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을 세분화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약사법에 따르면 허위·과대 광고 등 의약품 광고 위반의 경우 위반 정도에 따라 행정처분이 세분화돼 있다.
그렇지만 전문의약품을 일반인을 대상으로 광고할 경우 판매금지 6개월 처분이라고 못박아 위반 경중에 따른 처분은 다른 기준이 전혀 참고되지 않는다는 것.
예를 들어 효능이나 성능을 광고할 때 사용 전후의 비교 등으로 그 사용결과를 표시 또는 암시하거나 적응증상을 위협적인 표현으로 표시 또는 암시하는 광고를 할 경우 광고업무 정지 1개월에 처해진다.
주 성분이 아닌 성분의 효능·효과를 표시하는 광고를 하면 광고업무 정지 3개월 처분이 내려진다.
하지만 이 경우 일반에 노출된다면 사안의 경중과 상관없이 무조건 판매금지 6개월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
즉 현행 약사법상 불법 광고 혐의로 적발될 경우 조금이라도 일반인에게 광고 의도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무조건 판매금지 6개월의 중징계가 내려진다는 것.
만약 엔비유의 행정처분을 받은 대웅제약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을 통해 관련 법률이 수정된다면 향후 더 이상 이와 유사한 논란을 방지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대웅제약이 행정소송 대신 과징금 5000만원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광고와 관련된 약사법 행정처분 기준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약품 광고와 관련된 논란은 향후에도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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