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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접대, 성희롱 못이겨 영업 그만뒀다"

  • 영상뉴스팀
  • 2009-03-18 12:21:20
  • 전직 여성영업사원 충격고백…"몸매 좋다" "모텔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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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고 장자연씨의 성상납 문서 파문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일선 제약영업현장에서도 여성영업사원들이 병원관계자들로부터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하고 있다는 루머가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3일 데일리팜 편집국을 통해 익명을 요구한 전직 국내 모 제약사 여성영업사원 최가은(30·가명)씨의 제보에 의해 밝혀졌다.

최씨는 데일리팜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영업사원들에 대한 성희롱·성추행 백태는 노래방에서의 브루스 강요, 강압적 스킨십, 성관계 요구 등 그 수위가 이미 도를 넘어섰다”며 “고 장자연씨의 성상납 파문과 때를 같이해 앞으로는 나와 같은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보를 결심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최씨가 제약영업에 발을 내딛은 계기는 지난 2005년, ‘발로 뛴 만큼의 성과를 받는다’는 어느 제약사 영업왕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동경과 희망’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은 최씨의 ‘이상과 꿈’과는 ‘하늘과 땅’차이였다. 매일 거듭되는 ‘술자리 접대문화’ 속칭 ‘의사와의 딜(?)’ 등은 최씨를 점점 지치게 만들었다.

로컬병원관계자들과의 술자리 등은 ‘회식도 영업의 연장’이라는 생각으로 그럭저럭 견뎌 냈지만 회식자리에서 의약품 렌딩 보장 등을 빌미로 한 ‘성희롱’과 ‘성추행’은 최씨에게 ‘굴욕과 수치’ 그 자체였다.

“한잔 하면서 ‘세미나’ 하자는데, 거절할 수 없잖아요. 어느 정도 취기가 올라오면 자연스럽게 손을 잡는 것은 기본이고, 노래방에서 ‘부르스’ 추자면서 은근슬쩍 더듬기도 하고, 어떤 분은 아예 대놓고 ‘약 렌딩해 줄테니, 같이 자자’고 요구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어요.”

‘귀머거리 삼년, 벙어리 삼년’ 시집살이(?) 견디며 영업한 지 3년째 되던 2008년, 최씨는 “이 일은 아니다”라고 모진 결심 후 퇴사했다.

“혼자 울기도 많이 울었죠. 특히 국내 제약사에는 남자영업사원이 많다 보니 마땅히 하소연 할 곳도 없더라구요. 또 여자 선배나 동기가 있다 손 치더라도 워낙 힘든 직종이다 보니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서 터놓고 얘기할 상대도 없었어요.”

사실 일선 영업현장에서 모든 병원관계자들이 여성영업사원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일삼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 술자리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이 곧 영업실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극히 드문 일로 제약업계에서는 치부하고 있고, 최씨 또한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제약영업 현장에서 아직도 많은 여성영업사원들이 최씨와 같은 일을 겪고도 ‘속앓이’만 하고 있을 뿐 이렇다 할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모든 병원관계자들이 그렇진 않죠. 그렇다고 대부분의 여성영업사원들이 저 같은 일을 겪었다고 생각지하지도 않구요. 그렇지만 저처럼 제2, 제3의 피해자가 앞으로 계속 발생하면 안 되잖아요. 그저 여성영업사원이라는 직종이 우리 사회에서 당당한 ‘커리어 우먼’으로 대우받길 원하는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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