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엄살이냐'에 갇혀버린 약가 정책
- 데일리팜
- 2011-08-11 12: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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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12일)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추후 제약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자신도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대폭적인 약가인하 방안을 직접 발표한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건보재정이 절감되고, 제네릭 중심의 국내 제약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복지부의 믿음은 종교적 신념 못지 않게 확고하다.
그러나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새 약가 인하 방안은 문제가 많다. 고시에 의지한 재량권 일탈이나, 새 기준의 소급 적용 등 법적 문제가 내포돼 있을 뿐 아니라 약가인하 근거 역시 박약하다. 특허 만료 오리지널을 현행 80% 수준에서 50%대로 왜 낮춰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근거라면 '국내 약가가 선진국에 비해 높다'는 일부 연구자들의 주장과 '여러차례 약가를 내렸으나 누구도 죽지 않더라'는 경험칙이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국에 비해 약가가 높다는 주장 역시 논란거리일 뿐이다.
무엇보다도 산업의 미래에 대한 고심의 흔적이 전혀 엿보이지 않는 것도 치명적이다. 제네릭 중심의 영세 제약사가 많다는 것을 악의 축으로 내세워 이를 약가인하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기업이 도산하고, 대량 해고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제약회사들의 그 우려점을 정부는 제약산업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는 듯하다. 약가인하 정책으로 신약 연구개발에 충실한 기업이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라면 모르겠지만, 약가 인하정책이 정부 뜻대로 작동된다는 보장은 없다. 투자가 활발한 기업이 먼저 고꾸라질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 제약업계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건강보험재정 안정화 만을 생각해 약가정책을 기획한 것이라면 차라리 제네릭 전문회사를 차리는 것이 훨씬 싸게 먹힐 것이라고 권고하고 싶다. 그렇지 않고 국부를 창출하는 다국적 제약회사와 고 실업 사회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화수분으로서의 제약사를 원한다면 이번 약가 인하 정책은 지금이라도 재고되어야 마땅하다. 전제 조건은 정부와 제약산업계가 공동으로 신뢰할 만한 곳에 연구를 맡긴 후 그 결과에 따라 향후 '100년의 플랜'을 짜야 한다. 이런 연구가 거의 전무한 가운데 산업의 속성도 잘 알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머리를 쥐어짜 개발한 정책은 필연 뒤탈을 부르게 돼 있다. 산업은 한번 붕괴되고 나면 재건이 어렵지 않은가. 다시말해 '이 산이 아닌가벼'라는 시행착오가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제약산업의 영세성을 지적하기에 앞서 그동안 정책은 어땠는지 되돌아 보아야 한다. 국산 의약품의 품질제고 보다는 대량생산 시스템만 이끈 초기 GMP 정책, 의약분업 정착을 위해 인센티브까지 줘 가며 시행한 생물학적동등성 시험, 제네릭 천국을 만든 위탁생동 등을 복기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정책을 자양분으로 오늘 날 정부가 말하는 영세기업이 난립한 것인데 책임을 산업계로만 돌리는 것은 과연 온당한 일인가. 과거 선배들이 만든 정책이라고 발뺌을 해서도 안된다.
한편 진 장관 브리핑에 앞서 제약회사 CEO 150여명도 12일 한국제약협회 앞 마당에 모여 제약업계 110여년 역사상 처음으로 집단적 의사 표명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방안은 산업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현재 시행중인 여러 약가인하 정책이 종료될 2014년 이후 약가 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산업계도 정부처럼 치열하게 반성해야 한다. 새 정책에 늘 시행유예를 외치거나 '다 죽는다'고 흡소만해오다 오늘의 어려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산업계는 지금부터라도 건보재정과 산업의 미래를 놓고 공동으로 연구해야 한다. '결국엔 살아남더라'라는 정부와 '다 죽는다'는 산업계의 추상적 주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나온 새로운 정책은 무책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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