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항생제 파동…'밀가루 마이신'
- 정웅종
- 2011-11-26 06: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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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옛날신문을 읽다]에서 합성마약 메사돈 파동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당시 혼탁한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약업계의 대표적 사건이었죠.
이번 주 내용은 '가짜'입니다. 일확천금을 노린 가짜 소동은 60년대 대한민국의 자화상이었습니다. 술, 담배, 과자, 주스…. 물론 의약품도 가짜가 판을 쳤던 시절입니다.

'끊임없는 단속에도 아랑곳 없이 날로 늘어가기만 하는 가짜를 뿌리뽑기 위해 당국은 특별법(최고사형) 제정까지를 서두르고 있지만 과연 가짜의 악순환을 뿌리 뽑을수 있을지는 의문이다.-(중략)-그뿐인가. 가짜형사가 있는가 하면 가짜군인이 있고 가짜사장 가짜여대생 가짜교수가 있고….' [1969년 6월17일자 동아일보]
국민을 마약중독으로 몰고간 메사돈 파동의 여파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또 다시 '밀가루 마이신' 사건이 터집니다.
60년대 중반만 해도 항생제를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인식하던 시절입니다. 당시 대표적인 항생제는 테트라사이클린과 클로람페니콜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들 약을 구분없이 '마이신'이라고 불렀죠.
그런데 당시 이상한 소문이 장안에 떠돌아 다닙니다. 밀가루 항생제를 만들어 큰 돈을 벌려는 업체가 있다는 게 루머의 요지였습니다.
항생제가 불티나게 팔리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조심스럽게 소문의 진상을 파악하고 나섰습니다.
보건당국은 의약품 시장에서 턱없이 낮은 가격의 항생제가 유통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가짜 항생제는 원료인 분말테트라이사이클린 대신에 유당, 클로로키니네 프리마큐 분말과 유해색소를 집어넣어 제조했으므로-(중략)-가짜 항생제를 점조직으로 구성된 전국 각지의 브로커를 통하여 1백캡슐들이 1갑을 평균5백50원에 팔아왔다.' [1968년 2월23일자 경향신문]
당시 허가제품의 경우 1백캡슐 가격이 2천원이었습니다. 이 같은 가짜 항생제는 몇년 전 보건당국에 크게 적발됐습니다.
1966년 보사부 약정국은 비밀리에 각 지방에서 항생제 30여좀을 수거한 뒤 약포장의 상표를 제거하고 국립보건원에 검정을 의뢰합니다.
그 결과 놀랄만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함량이 50~60%에 불과하거나 심지어 항생물질이 10% 밖에 들어있지 않은 밀가루 항생제가 다수 발견 됐습니다.

'보사부 약정국은 OO약품 주식회사의 항생제를 수거, 국립보건원에 검정 의뢰한 결과 순전한 밀가루를 염색해 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보사부 약정국은 전국에 중앙약사감시반을 급파, 모든 항생제품을 수거토록 했다.' [1966년 12월17일자 동아일보]
밀가루 항생제 사건의 여파는 다른 제품으로까지 확산 되었습니다. 아미노산제제, 아스피린, 플레드니솔론제제 등에 까지 함량이 부족한 제품을 생산하다 적발된 회사가 나타났습니다.
의약품의 함량 부족 문제는 의약품 품질관리와 약사감시 체계에 큰 영향을 준 사건으로 기억 됐습니다.
*뉴스검색은 네이버의 [뉴스라이브러리]를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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