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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토끼몰이 멈추고 소몰이를

  • 데일리팜
  • 2012-05-10 06:44:51

국내 제약회사들이 정부의 토끼몰이식 압박에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리베이트 쌍벌제, 타이트한 공정경쟁규약 등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4월부터 6500여 품목의 보험약가가 평균 14% 일괄인하된데다 범정부의 대대적인 리베이트 조사마저 또다시 이어지면서 제약회사들은 코마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회생 가망성도 희박해 보이는 것은 약가소송 승리후 자신에 찬 정부가 일괄인하 이상 충격파가 큰 참조가격제까지 운운하면서 제약업계 안에서 소위 '의샤, 의샤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는 기운이 모두 휘발돼 버렸다는 점이다. 참으로 우려스런 현상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대부분 제약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현격하게 줄었으며, 2분기 역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형편으로 극적 반전의 계기가 없는 한 일괄약가인하제도에 앞서 우려했던 인적구조 조정 등이 하반기에는 필연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상황이 나쁜 것은 그간 연구개발에 앞장섰던 매출 상위제약사들의 충격이 더 크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을 혁신시킬 엔진으로 꼽고 있는 기대주들이다.

국내 제약사들에게 한층 나쁜 조짐은 의료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괄 약가인하 정책에 따라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과 후발의약품(제네릭)이 같은 가격이 되면서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인식이 꿈틀대고 후발의약품을 판매하는 국내 제약사들은 자발적 약가인하까지 검토하는 처절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원급 진료를 받는 환자들도 오리지널을 입에 담기 시작했다는 점은 후발의약품 의존형 국내 제약사에게 매우 위협적인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길을 잃었다는 증좌는 혁신형 제약 인증 신청에서도 감지된다. 국내 제약(54), 다국적제약(10곳), 벤처(24) 등 인증신청내용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주관기관인 진흥원 조차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곳도 적지 않다"고 설명하는 기 현상은 국내 제약과 다국적 제약사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간 연구기반을 닦지 못한 국내 제약과 더이상 혁신이 필요없는 상황인 다국적 제약마저 정부가 제시한 인위적 안전존(safety Zone)에 머리를 들이밀고 있는 것은 사막화된 제약환경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겠다.

혁신형 제약으로 인정을 받아도 희망적이지 못한 것은 세제지원 등 미흡한 인센티브 때문이 아니라 기업이 혁신활동의 결과를 얻었다해도 보상체계가 없다는 점, 즉 기업의 이윤동기가 일괄약가인하로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일 것이다. 신약에 대한 프리미엄이 없는데다 글로벌에서 돈을 번다해서 별다른 혜택도 없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사람들이 극단적인 표현으로 "혁신형 인증기업이 제대로된 혜택을 받으려면 인증받지 못한 기업들이 쓰러져 혁신인증 기업 중심의 과점 시장이 되는 것 뿐"이라고 말하는 현실은 과장스럽지만 매우 암담한 상황만큼은 잘 보여준다.

정부는 이제라도 국내 산업을 어떻게 육성하고 관리해 나갈 것인지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건강보험 정책의 일환으로 부대적 의미의 정책을 내기전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 육성과 내수보다 수출에서 강점을 갖는 기업을 키워내기 위한 장기 플랜과 세세한 정책 스케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시장 안으로 들어와 '여기가 혁신의 존'이라고 선언하며 '매우 작고 협소한 우산'을 펼쳐들기 전에 '정책의 고속도로'를 닦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다루는 학자들에게만 연구를 시키지 말고, 기업전문 학자들에게도 연구를 맡겨 미래 국내 제약산업의 갈길을 닦아야 할 것이다.

다시말해 리베이트 쌍벌제 1탄과 추진중인 2탄을 비롯해 공정경쟁규약, 일괄인하정책과 구상중인 참조가격제,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 및 탈 내수화, 건보재정 건전성과 산업의 수용성 등 여러 요소들을 치우침없이 조합해 일관된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의 제약산업에 대한 정책은 극단의 구석으로 몰아 포획을 목표로 삼는 '토끼몰이'가 돼서는 안되며, 몰이꾼과 대상이 더 불어 넓은 푸른초장으로 함께 나아가는 '소몰이'가 되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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