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제네릭, 약가인하에 휘청…후속신약에 피멍
- 어윤호
- 2012-09-18 0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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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제네릭들, 약가인하에 맥 못춰…출시 포기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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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막강한 영업력과 저렴한 약값을 무기로 오리지널을 압박하면서 시장 사이즈를 파죽지세로 넓혀 매출을 올렸다. 이같은 경쟁 방식은 국내사들에게 있어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약가인하, 블록버스터, 제네릭=2012년 현재 상황은 변했다. 변해도 너무 변했다.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리베이트 쌍벌제가 정착돼 가는 상황에서 4월 일괄 #약가인하가 시행됐다. 제네릭은 더 이상 일정 수익을 담보하는 보증수표가 아니다.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가격차가 사라지면서(동일가제도) 국내사들은 가장 예리했던 창을 잃었다. 가격이 같은 상황에서 제네릭 처방의 명분이 약화됐다.
실제 블록버스터 품목의 제네릭 처방액을 비롯, 해당 오리지널의 처방알약 기준 처방량, 신규환자 처방량 등을 살펴보면 약가인하의 여파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의 경우 올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8.0% 매출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해당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약가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분도 존재하지만 되레 떨어진 가격이 경쟁력으로 작용, 개원가의 처방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실제 처방알약을 기준으로한 1분기 대비 2분기 개원가 처방량(IMS)은 지난 3월 6.8%에서 약가인하 된 4월 7.8%로 뛰었다.

올 상반기 비아그라와 함께 최대 제네릭 시장으로 꼽히던 화이자의 '리리카'의 제네릭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CJ제일제당이 9억7300만원(유비스트)으로 선두를 지켰을 뿐 나머지 제네릭들의 실적은 미미했다. 제네릭 종합 매출은 고작 20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연 300억원이 넘는 리리카 시장을 감안할 때 상반기 제네릭 실적은 실망스러운 결과다. 반면 오리지널 리리카는 상반기 작년 같은 동기보다 11%(유비스트)나 매출이 늘었다.
30% 약가인하가 된 5월 전후 시점도 썩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2분기 실적은 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떨어졌지만 가격 하락을 감안하면 큰 폭이 아니다.
이는 신규로 출시되는 제네릭 품목의 자리매김이 약가인하 이후 어려워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약가인하로 오리지널 파워는 떨어져도 제네릭으로 처방 변경은 확실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항혈전제 대표품목인 사노피의 '플라빅스' 제네릭 품목들도 급격한 매출 하락을 보이고 있으며 릴리의 정신분열증치료제 '자이프렉사' 제네릭들도 다수 제품이 출시됐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 내과 개원의는 "약가인하 이후 오리지널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고 리피토도 영향을 받고 있다"며 "제네릭을 복용하던 환자가 처방 변경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대박' 품목으로 꼽히는 제네릭 의약품은 대부분 만성질환, 환자의 복용기간이 길거나 약값이 많이 드는 암등 질환에 몰려 있다.
하지만 다국적사들은 이제 해당 질환군에서 제네릭사들에게 좀처럼 틈을 내주지 않고 있다. 기존 리딩품목을 상회하는 후속약물을 계속해 시장에 진입시키고 있는 것이다.
당뇨병치료제의 경우 DPP4억제제가 자리를 잡기 전까지 '아반디아', '액토스' 등 치료제들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제품의 제네릭은 날개를 펴보지도 못했다. 안전성 이슈와 함께 DPP4억제제라는 혁신 신약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장에서 자리매김한 MSD의 '자누비아'와 노바티스의 '가브스'의 뒤를 이어 베링거인겔하임의 '트라젠타', BMS의 '온글라이자',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 등 각각 다른 장점을 갖춘 DPP4억제제가 등장하고 있다.
'자누비아'의 특허가 만료돼도 제네릭 품목이 비집고 들어가기는 어려운 시장 환경이 이미 조성된 셈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발매를 주저하고 있다. 국내제약사들이 2008년부터 제픽스 제네릭의 허가와 약가를 받고 발매 시기를 기다려왔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식약청 허가권을 획득한 제네릭 제품은 16개. 특허만료 대형 블록버스터 품목보다는 제네릭 숫자도 적은 편이다.
해당 시장에는 처방약 1위 품목으로 떠오른 BMS의 '바라크루드'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이면 길리어드의 '비리어드'까지 급여출시가 이뤄진다. 제픽스는 이미 유수 학회에서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지 않다.
백혈병치료제의 혁신 신약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글리벡'도 제네릭에 대한 시장성은 미지수다.
글리벡은 10년간 이 시장을 이끈 약이지만 현재 1차치료제로 '타시그나'와 BMS의 '스프라이셀'이 진입을 마친 상태다. 일양약품이 개발한 '슈펙트' 역시 1차치료제 진입을 위한 3상을 진행중이다.
국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약 60%를 진료하고 있는 김동욱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글리벡을 쓰는 환자는 상태가 좋은 환자도 부종, 근육경련, 두통의 부작용이 항상 있다"며 "부작용 면을 보면 한국에서 글리벡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7~8개 회사가 글리벡 제네릭을 개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신약이 싼 가격으로 나오기 때문에 글리벡 시장은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글로벌 제네릭 시장 전망'을 살펴보면 오는 2015년 해당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점점 의약품 개발의 R&D 생산성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2012년내 상당수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특허 만료시대'가 지난 후 제네릭 산업 양상은 변화할 것이며 제약산업 전체가 더욱 범용 상품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같은 추세에 따라 다국적제약사들은 주요 선진국보다 신흥국가에서 성장하기 위해 제네릭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화이자, 노바티스 등의 제네릭 사업 확장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황은 다르다는 얘기다. 약가인하 시대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제네릭의 위용은 세계 시장의 추세를 거스르고 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7월 원외처방 약품비 분석 데이터를 통해 약가인하 시행후 두 달간(4월, 5월)오리지널과 제네릭 처방패턴에 변화가 없었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심평원은 해당 자료를 근거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제약업계나 언론의 우려와 달리 약가인하 이후 제네릭 의약품의 타격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심평원의 자료는 맹점을 갖고 있다. 단지 자료가 제도시행 직후 두 달만의 결과를 집계한 것이라는 점 뿐만이 아니다.
심평원은 만성질환치료제 중 대형품목과 그 제네릭의 처방변화, 신규 환자에서의 처방비중 등 가장 민감한 변화가 예상되는 요소들을 체크하지 않았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약가인하로 인한 제네릭 사업의 타격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세계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심평원은 변화가 없다고 하지만 업계는 분명 진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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