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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야 비용 줄지만 영업사원은 사내하청 전락

  • 최은택·어윤호
  • 2013-04-24 06:35:00
  • 관심 갖는 이유도 가지가지...특허만료·리베이트 규제 회피

한국BMS 노사는 지난해 위장도급 논란으로 전쟁을 치렀다. 그 중심에는 국내 처방약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로 자리매김한 만성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가 있었다.

이 품목은 국내 출시 5년만에 1800억원 규모의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성장했다. 그러나 위기가 닥쳤다. 강력한 경쟁자인 신상 '비리어드'가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데다가, '바라크루드'의 특허만료도 2년앞으로 다가왔다.

BMS제약 입장에서는 시장을 공고히 할 전략이 절실해졌다. #CSO 전문기업인 #인베티브헬스가 이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바라크루드' 영업력이 미치지 못한 클리닉 시장 개척을 위해 비용부담이 큰 영업사원 채용 대신 '용병'을 쓰기로 한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가 CSO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엇갈린다. 다국적 제약사는 약가 일괄인하와 '반값약가제' 도입 등 제약환경이 급변하면서 CSO가 필요해졌다.

특허가 만료되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은 사실상 반값으로 떨어진다. 그만큼 이익률도 현격히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비용구조다.

수익이 감소하면 비용도 줄여야 하는 데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들은 노조의 눈치를 보면서 일부 직원을 ERP(조기퇴직프로그램)를 통해 정리하고 인력을 재배치한다.

인벤티브헬스에 영업을 아웃소싱한 것은 위장도급에 해당한다며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국BMS제약 노조원들.
특허만료약 세일즈에는 최소인력만 남겨두거나 아예 외부에 맡기는 편이 낫다.

국내 제약사와 제휴는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대부분 해당 품목의 제네릭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쉽지 않다. 과거엔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제약사를 물색했지만 이제는 CSO로 눈을 돌렸다.

저비용으로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고, 영업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절감이 절실한 다국적 제약사들에게는 맞춤형 선택버전이 될 수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CSO에 눈을 돌린 이유는 강화된 리베이트 규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뒷돈을 주고 영업했던 방식은 이제 미래가 없다. 이런 환경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중소제약사들의 어려움이 더 커진다.

그렇다고 인력을 대거 채용에 상위제약사들과 진검 승부에 나서는 것은 자살행위에 다름 아니다. 이런 제약사들에게 CSO가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실제 H사는 극단적인 사례지만 자사 보유품목 전체를 국내 한 CSO에 넘겨주고 영업조직 자체를 아예 없애버렸다.

그러나 영업사원에게 CSO는 달갑지 않은 존재다. CSO '용병'들은 정규직 직원으로 채워져야 할 공간을 비집고 들어온다. 회사에서는 이 '용병'들과 실적을 비교해 무한경쟁을 추동하기도 한다. 가령 해외에서는 CSO 소속 '용병'들을 자사 영업사원과 같은 의료기관에 투입시켜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채택하는 경우도 있다.

CSO는 구조조정의 조력자가 되기도 한다. 실제 한 외자계 제약사는 직원들에게 ERP를 시행하면서 협력 CSO업체에 고용돼 같은 제품을 계속 판매할 수 있도록 옵션을 걸기도 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해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활용됐지만, 영업사원은 CSO에 소속된 사실상의 하청(도급) 직원으로 전락하게 된 셈이다.

다국적 제약사 한 노조위원장은 "결국 CSO의 성장은 제약산업 영업사원들의 비정규직화와 사내하청화를 추동시키는 데다가, 무한 경쟁으로 내몰 수 있다는 점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CSO는 회사 측에는 '빛'을, 영업사원에게 '그림자'를 선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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