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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파는 약, 일주일이면 에콰도르서도 판매

  • 최봉영
  • 2014-03-15 06:14:52
  • 식약처, FDA·EMA 등과 규제수준 동급 인정

|마흔 아홉번째 마당| 자동승인이 뭔가요?

2014년 3월 15일. 오늘은 무슨 날일까요? 휴일이기도 하고, 화이트데이 다음날이기도 하죠. 근데 오늘은 제약산업으로 봤을 때 의미있는 날입니다. 에콰도르에서 한국 의약품이 자동승인 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자동승인. 쉽고도 생소한 단어죠. 그동안 한 번도 이 단어를 쓸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근데 지난해 9월 에콰도르와 한국이 자동승인에 대한 협약을 맺으면서 처음 이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어 뜻만 놓고 생각해보면 참 쉽습니다. 자동으로 승인이 된다는 말이죠. 여기서 승인은 의약품 허가입니다.

원래 의약품 허가승인 과정은 다들 아다시피 엄청 복잡합니다. 자국에서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의약품 임상을 진행해 안전성·유효성 등을 입증해야 하고, 의약품 안정성 시험과 관련 서류도 제출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GMP 실사도 받아야 하는 등등 긴 과정을 거칩니다.

수출을 위해서도 통상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런데 자동승인대상이 되면 이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죠. 쉽게 말하면 한국에서 허가받은 의약품을 에콰도르에서도 판매가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물론 허가를 받는 과정이 필요하기는 하죠. 근데 서류만 제출해도 허가를 해 준다는 게 특별한 거죠. 아까도 말했듯이 임상이나 공장 실사 같은 많은 과정이 생략되는 겁니다. 그래서 서류 제출부터 허가까지 걸리는 시간이 일주일이면 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수입약이 허가받기 위해서는 길게는 1년이 넘게 걸릴 때도 있죠. 특히 해외에 공장이 있는 경우 GMP 실사도 외국으로 나가게 되고, 비용도 업체가 부담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들이 다 없어지면 업체 입장에서 비용과 시간 모두를 절약하게 되는 셈이죠.

자동승인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또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국내 식약처의 수준이 그 나라가 인정할 만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겁니다. 에콰도르와 자동승인 협약을 맺은 기관은 FDA, EMA, 호주, 캐나다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나라들입니다. 우리도 이제 그 반열에 올라왔다는 뜻이기도 하죠.

또 에콰도르와 자동협약을 맺은 나라는 다른 남미권에 진출을 하기도 쉽다고 합니다. 수출길이 쉽게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정부에서는 에콰도르를 시작으로 자동승인 국가를 점차 확대시킬 생각입니다. 연초에 밝힌 바로는 스위스, 영국, 프랑스, 덴마크, 이탈리아 등이 그 대상입니다.

이런 국가들과 자동승인을 체결하게 되면 제약사들이 해외로 나가기가 훨씬 수월하게 되겠죠. 제약사들도 나름 자부심을 가져도 것 같지 않나요? 자동승인을 체결한 얼마 안 되는 나라에 속한 업체니까요. 정부가 항상 맘에 드는 일만 하는 건 아니지만, 이번 일은 칭찬 좀 해 주자구요.

이번 쾌거를 보면서 드는 생각도 있습니다. 규제가 강력한 의약품산업의 글로벌 진출이나 수출은 규제 당국간 할일이 많다는 겁니다. 제약사들이 개별적으로 해당 국가의 규제를 풀어내는 건 여러차례 말하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거든요. 그러니 글로벌 진출의 실력은 제약사의 실력이자, 그들이 속한 규제 당국의 공통된 실력이라는 겁니다. 글로벌 공략에 정부가 뒷짐만 질 수 없는 이유겠죠. 저는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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