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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여약사가 제주도에서 배운 개업 노하우는

  • 김지은
  • 2014-04-22 16:00:37
  • 요약
  • 제주메디컬약국, 개국 멘토링 프로그램…약국장-근무약사 '윈윈'

[현장]근무약사 개국 멘토링 진행 중인 제주 메디칼약국

오원식 약사(약국장)와 이해리 약사(근무약사)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약국장과 근무약사가 시도 때도 없이 밝은 얼굴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약국. 여느 약국들에서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 풍경이 이 약국에선 일상다반사란다. 지난 2월부터 3차 '개국 멘토링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제주 메디칼약국. 언뜻 들어 생소한 이번 프로그램은 약국장인 오원식 약사가 직접 기획한 작품이다.

오 약사는 근무약사가 약국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고 실질적인 교육과 실용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준비된 약국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두명의 참여 약사를 거쳐 지난 2월부터 오 약사의 멘티가 된 스물여섯의 이해리 약사는 거주 중이었던 경기도를 떠나 오로지 오 약사만을 믿고 제주행을 선택했다.

약대 졸업 후 2년여 간 서울과 경기 곳곳에서 근무약사로 일하며 약사로서의 꿈과 희망보다는 오히려 회의감이 더 컸다는 이 약사.

그런 그에게 최근 '행복한' 약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새록새록 피어나시 시작했단다. 왜.

약국장 근무약사, 멘토 멘티로…6개월 과정으로 교육 실무 병행

개국 멘토링 프로그램은 철저히 약국장과 근무약사 모두 윈-윈하자는 취지로 기획 된 것이다.

언뜻 보면 교육과 업무를 병행하는 프로그램상 약국장의 시간적, 금전적 희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약국 안에서 틈나는 시간마다 약국장은 짜여진 커리큘럼에 맞춰 근무약사에게 교육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6개월 과정으로 진행된다. 멘티로 참여하는 약사는 교육생이자 근무약사로 약국에서 활동하게 된다.

5일 중 2일은 교육, 3일은 근무약사로 일하다. 2일간은 철저히 교육생 신분으로 약국장이 진행하는 별도 교육을 받고 직접 환자를 응대하고 조제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교육 커리큘럼은 조제부터 상담, 환자응대, 약국 관리까지 다양하다. 오 약사는 6개월 과정에 실제 약국 개설과 관련한 전 과정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교육은 일방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멘토인 약국장과 멘티인 근무약사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근무 날에는 매일 근무일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매월 근무약사는 스스로 약국 안에서의 역할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다.
약국장이 약국을 비우고 근무약사가 홀로 일하는 날에도 근무일지를 통해 약국장과 근무약사는 서로 업무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약국장이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오원식 약사는 "약사들이 약국을 즐겁고 재밌게 할 수 경영할 수 있겠단 자신감을 북돋워 주고 싶었다"며 "오히려 이 약사님을 통해 배우고 힘을 을 얻는 부분이 더 많다"고 말했다.

실제 이 약사가 약국에서 근무한 이후 열정적인 모습에 약국 분위기 환기와 더불어 매출 상승에도 서서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오 약사의 설명이다.

오 약사는 "후배 약사가 열정적으로 배우고 일하려는 모습을 보면 선배로서 오히려 자극을 받는 부분도 적지 않다"며 "전반적인 약국 분위기도 활기를 띄고 이 약사만의 장점이 부각되고 아이디어가 결합되면서 약국 매출 상승에도 일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약국 안에서 행복한 약사로 다시 태어나다"

"매출면으로는 장담할 수 없지만, 약국 안에서 제일 행복한 약사가 될 수 있다는 것만은 자신할 수 있어요."

이번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이해리 약사 역시 제주행을 선택한 이후 약사로서 적지 않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어가 서툰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글로 적어가며 복약지도를 하고 있는 이해리 약사 모습.
제주행을 선택하기 전 약국 이곳저곳에서 근무약사로 일하며 맞닥뜨린 현실은 스물여섯 젊은 약사에게 적지 않은 회의감을 안겨줬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약국, 약사라는 이름을 벗어던지고 다른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에도 빠졌었다.

이해리 약사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제작한 제품 POP.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무엇보다 값진 보람은 약국 안에서 약사가 행복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얻었다는 점이다.

이해리 약사는 "오 약사님의 강의를 2번 들은 것이 지금의 인연으로까지 연결됐다"며 "불투명해 보이기만 했던 약사로서의 미래가 열정적이고 약국 안에서 행복한 선배 약사의 모습을 지켜보며 오히려 희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약국장과 근무약사가 끊임없이 소통하다보니 근무약사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약국에 적극 반영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평소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던 이 약사의 소질을 발견한 오 약사는 제품 POP 제작을 권유했고 이 약사의 아이디어가 가미된 POP는 이제 제약사까지 탐낼만한 작품이 됐다.

이해리 약사.
이 약사는 "이전 약국에선 근무약사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약국장님들이 별로 반가워하지 않아 힘이 빠지곤 했다"며 "이곳에선 약국장님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들어주고 지원을 해주다보니 나만의 장점을 스스로 찾게 된다"고 전했다.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임하는 후배 약사의 모습을 보며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는 오 약사는 지속적으로 개국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약사는 "열정을 갖고 있는 후배 약사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약국 안에서 행복한 약사가 되고 싶은 분이라면 누구에게나 우리 약국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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