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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대기하는 '병원의 맥가이버'

  • 이혜경
  • 2014-12-08 12:24:49
  • [의사야? 간호사야? 그럼 뭐야-7] 대학병원 의용공학팀

|병원 속 사람들 일곱 번째| 의용공학팀은 무슨일을 할까요?

지난해 강원도로 여름휴가를 떠났던 조원형 성바오로병원 의용공학팀장은 짐을 풀어보지도 못하고 서울로 올라와야 했다. 병원에 1대 밖에 없는 CT장비가 고장났다는 호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여름휴가 3일은 CT를 고치는데 써야했다. 하지만 죽어가던 CT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다시 작동하는 모습을 본 순간, 모든 수고는 한 순간에 날아갔다.

의용공학팀을 갖추고 있는 의료기관은 많지않다. 대부분 대학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의료공학팀을 두고 있는데, 가톨릭의료원은 산하 8개 병원 모두 의용공학팀을 갖추고 있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조 팀장은 1992년 가톨릭의료원에 입사해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모성모병원을 거쳐 2010년 성바오로병원에 왔다.

병원 규모가 클 수록 여유분의 의료장비를 두고 있지만, 성바오로병원은 여유장비가 많지 않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의료장비가 고장났을 때 신속히 수리할 수 있는 의용공학팀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

조원형 의료공학팀장은 20년이 넘도록 가톨릭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맥가이버로 활동하고 있다.
"24시간 대기모드에요. 자고 있다가 콜을 받고 병원에 나오는 일은 부지기수죠. 지방으로 워크숍을 간 적이 있었는데, 응급상황이라 병원에서 앰뷸란스까지 보내서 타고 온적도 있죠."

성바오로병원 의용공학팀은 조 팀장과 1명의 사원으로 총 2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둘은 주말에 서로 서울에 있는지 확인하기 바쁘다.

둘 중 한명은 무조건 서울에 있어야 의료장비로 인한 응급상황 발생 시 바로 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둘 다 서울을 벗어나야 할 경우에는 산하 병원 의용공학팀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의료장비 사후관리보다 고장예방이 더 중요

의용공학팀은 병원 장비 현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장비를 배치한다. 새로운 의료장비가 도입되기 전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것도 의용공학팀이다.

"의료장비는 생체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아웃라인이 비슷해요. 그렇다고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죠. 새로운 의료장비가 도입되기 전 생산국에 가서 직접 매뉴얼을 익히거나, 컨퍼런스를 통해 의료장비를 맞을 준비를 하죠."

과거에는 의료장비 A/S(사후관리)가 의용공학팀의 주역할이었다면, 요즘에는 사전 고장예방을 중요시 하고 있다. 갑자기 닥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예방 및 점검을 항상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조 팀장은 출근과 동시에 병원을 한 바퀴 순회한다. 각 파트별로 의사나 간호사를 만나서 장비 상태를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애를 먹을 때는 진료예약을 한 환자의 진료준비가 완료됐을 때 장비가 고장나는 경우에요."

의용공학팀은 고장난 기기를 수거해 3~4일 이내 정비를 마쳐 다시 원위치로 돌려놓는다.
검사장비나 치료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응급상황에 속한다. 진료 중 장비가 이상을 일으키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 팀장은 응급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의료장비를 다루는 직원들에게 관리방법을 교육시키기도 한다.

병원의 맥가이버, 가끔 고장난 가전제품 들고오는 직원도

병원 근무 20년을 훌쩍 넘긴 만큼, 조 팀장은 병원의 '맥가이버'로 불린다. 그래서 의용공학팀에 고장난 가전제품을 들고 오는 직원도 종종 보인다.

"기계를 만지는 일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떤 기계든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바쁘지 않을 때 고쳐주기도 하는데, 의용공학팀이니깐 당연히 고쳐줘야 하지 않느냐고 대할 때는 자괴감이 빠지기도 하죠."

그래도 조 팀장의 기계 사랑은 남다르다.

맥가이버 보다 순돌이아빠로 불리고 싶다는 조 팀장은 아직은 남들이 고장난 기계로 애를 먹을 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병원에서 의료장비만 쓰지 않아요. 다양한 기계를 사용하죠. 대부분 급히 필요하기 때문에 의뢰를 한다고 생각해요. 손톱 밑 가시는 작아도 아프?아요. 그 가시를 빼줄 수 있는 부서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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