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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연구개발 붐업시킬 'R&D의 날'을 제안한다

  • 조광연
  • 2015-05-13 06:14:54

제약산업은 전형적인 지식산업이다. 연구개발(R&D)에 기반한 신약은 예외없이 특허로 보호받고, 특허기간 중엔 고부가가치를 향유한다. 성벽처럼 단단한 특허를 풀어내기 위해서라도 다시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 의학과 생물학, 화학, 약학 등등 다양한 전문지식 위에서 피어나는 꽃이 바로 신약이다. 제약산업은 그래서 수많은 지식들의 축적과 결합, 촘촘한 특허가 결합된 높은 진입장벽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 한가지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영세 업종에 대기업 진출이 웬말이냐'며 기존 제약회사들이 크게 반발한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이 진입했다. 그런데 당장이라도 판도를 뒤집을 기세였던 대기업들은 풍부한 자금력과 조직력에도 30년 가량 지난 지금까지 매우 평범한 모습이다. 지식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누군가 제약산업에 조언을 할 때 최종 진술은 'R&D를 하라'는 것이 전부일 정도다. 간혹 의욕적인 기업이 M&A로 R&D 역량을 가진 기업을 품에 안기도 하지만 이 또한 R&D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1987년 물질특허가 도입된다고 예고될 무렵 '이젠 진짜 문을 닫을 때가 됐나 보다'란 자조와 걱정이 제약업계를 휩쓸었다. 대기업의 제약산업 진출 조짐은 염려를 한껏 부추겼다. 기업은 역시 생물이었다. 연구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투자를 늘리고 연구원들을 모으더니 급기야 국산신약 24개까지 만들어내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젠 국내를 넘어 문턱이 그리 높다던 FDA를 노크하는 후보물질들이 두 자릿수를 넘고 있다. 최근엔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회사에게 기술을 수출하며 500억원 이상되는 계약금을 받고, 10만원 언저리던 주가가 35만원을 순식간 돌파하며 연구개발의 가치를 잔뜩 부풀렸다, '두 알앤디(Do R&D) 바람'이 제대로 불기 시작한 것이다. 주가가 오른다는 건 투자자들이 제약산업을 현재 가치보다 미래가치를 더 크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50여 상장 제약회사들의 매출액 R&D비율도 7%에 이르고 전체 투자금액이 1조원을 육박한다. 산업계 안에 R&D 씨앗이 적잖이 파종되고 있는 것이다.

파종된 R&D 씨앗이 우후죽순처럼 자라도록 하려면 모처럼 잡힌 R&D 분위기를 극대화시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도록 할 필요가 있다. 문화가 되려면 지식산업의 한복판에서 투쟁심으로 승부를 보고 있는 R&D 연구자들의 에너지 레벨을 더 올려야 한다. 영웅처럼 대접받고 자긍심을 느껴야 하는 것이다. 1987년 이후 R&D에 비약적 성장과 발전이 있었다지만, 성공을 만들어 낸 R&D 영웅들은 부각되지 못했다. 신약이라는 게 연구자 한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할 수 없는 것도 한 이유다. 성과는 흐지부지 공유되거나, 책임자급에게 흡수되는 경향을 보였다. 어떻게 하면 R&D 연구자들을 격려하면서도 사회속에 R&D의 중요성과 그 달콤한 과실이 맺힐 수 있음을 전파할 수 있을까. 제약산업이 처절한 R&D를 먹고 자라며, 성공하면 풍성한 과육과 달콤한 쥬스를 사회가 나눌 수 있다는 가치를 심어줄 수 있을까. 산업계 내적 열기와 사회적 지지가 수반되어야만 제약산업의 미래는 열릴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방법으로 제약산업 R&D의 날을 제안하고 싶다. R&D가 필요하지 않은 산업군은 없겠지만, 제약산업 만큼 R&D가 절박한 곳은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제약산업계 스스로 R&D의 날을 만들어 안으로는 R&D 연구자들을 격려하면서 제약산업계 안에 R&D 중요성을 뿌리내리는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껏 이같은 노력은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끊임없이 해온 것들이다. 조합은 우수연구자들에게 시상하면서 매년 신약의 중요성과 필요성과 희망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포스터를 제작해 사회 곳곳에 배포해 왔다. 이같은 노력에도 메아리는 크게 돌아오지 못했다. 마침 한국제약협회가 창립 70주년이라하여 연구소와 공장시설을 일반에게 오픈하는 등 모처럼 현안을 넘어선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제약협회는 70주년을 기념하는 일과성 행사에 만족하지 말고 제약산업 100년 대계를 지향점으로 신약조합은 물론 신약조합과 파트너로 일해온 정부기관 등과 손잡고 제약산업 R&D의 날을 만들어 봄직하다. R&D없는 제약산업 발전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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