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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명분도, 실익도 없는 한미약품 압박 끝내야

  • 데일리팜
  • 2015-06-05 06:14:53

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의약품 도매업허가를 반납하고, 온라인팜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폐쇄하라"며 집단 및 1인 시위 등으로 한미약품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남궁광 온라인팜 사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신문 광고(4월27일)를 선전포고 삼아 유통협회가 한달 이상 한미약품을 대내외적으로 압박했지만, 애초부터 이는 명분이나 법적 측면에서 볼 때 범 약업계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힘든 사안이었다. 당장 약국들만해도 낱알반품 등 서비스가 좋다는 이유로 온라인팜을 옹호하는 실정이다.

결론부터 말해, 유통협회는 이 정도했으면 회원사들의 이름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개별 기업에 대한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압박을 마무리 짓는 게 바람직 할 것이다. 전부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를 앞세우기 보다 대화를 통해 좀더 확실히 해두고 싶은 사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훨씬 실리적이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중동호흡기 증후군 메르스로 인해 황폐화되고 있는 보건의약계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일이자, 도매업계 앞에 놓인 환경을 왜곡없이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통협회가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제약회사의 도매업 허가를 문제 삼은 배경에는 온라인팜의 영업형태가 현실적으로나, 잠재적으로나 물류에 기반한 전통적 도매업계에게 위협요소가 된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개별 제약회사를 상대로 한 협회의 집단적 대응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학습효과 도 한몫했다. 그러나 도매업계가 직면한 더 직접적이고 중대한 현실적 위협요소는 다른데 있다. 내년 1월 실거래가 조사에 근거한 대대적인 약가인하가 예상되고 있는데 따라 한국제약협회는 벌써부터 회원사별로 도매업체들에게 제공하는 유통마진을 조사했다.

이 조사를 끝내고 제약협회가 주목한 점은 국내 제약사들이 다국적사들에 비해 훨씬 많은 유통마진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제약과 도매간 마진 갈등이 불거졌을 때를 대비한 포석이다. 도매업계는 약가인하로 제약회사들의 수익성이 약화돼 '제약업계의 이름'으로 유통마진 조정을 내비칠 때 대비책은 있는지 살펴보고 준비해야 한다. 다른 측면에선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이 대세인데, 언제까지 대한민국 유통업계만은 예외라는 시각으로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당시 위협요소였던 쥴릭의 진출을 집단의 힘으로 막아내지 못한 것과 같은 이치다.

지금 제약업계에선 전통적인 것들이 와해돼 새롭게 편성되고 조직되는 현상이 곳곳서 나타나고 있다. '다른 곳은 몰라도 오너중심으로 짜여진 제약업계에선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장담했던 기업간 M&A가 일상화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전형적인 우물안 개구리 신세였던 제약회사들이 내수엔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로 뛰쳐 나가가고 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선택과 시도가 목전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회사 수익성이 약화돼 다른 기업과 합병을 타진하는 제약회사가 언제까지 관행의 이름으로 유통마진을 제공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의약품산업과 시장이 이렇게 급격하게 변하는데도 도매업계만 모든 개별회원사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양 집단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구태의연하다. 지금껏 집단적 대응으로 몇몇 성과를 거뒀다고 하지만, 도매업계 내부의 양극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을 뿐 완화되지 않았다. 자진정리가 속출하는 한편에서 매출 1조를 돌파하거나 근접하는 회사들이 빠르게 영토를 넓혀나가고 있다. 어떤 면에서 유통협회가 나서서 투쟁을 선도하는 게 오히려 회원사들이 냉혹해진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온라인팜 문제는 의약품유통협회의 역할을 돌아보고 새롭게 정립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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