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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없이 조제 안되나"…약국에 전화문의 빗발

  • 의약경제팀
  • 2015-06-09 06:15:00
  • 평택 약국경기 바닥...NMC 외래처방 중단...삼성 처방급감

[현장] 메르스 직격탄 맞은 약국가 돌아보니

메르스 확산으로 약국도 대혼란에 빠졌다. 첫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 주변 약국들은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평택 성모병원에 이어 제2의 메르스 발원지로 꼽히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주변약국도 뚝 떨어진 환자 발걸음에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려는 약국도 나타났다.

또 10일부터 외래진료가 중단되고 메르스 중앙거점기관으로 변경되는 국립중앙의료원(NMC) 주변에서도 당분간 휴업을 하겠다는 약국도 있다.

◆평택지역 약국가 = 37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과 메르스 환자가 경유한 병의원이 6곳이나 되는 평택은 보건의료시장 기능이 크게 위축됐다.

메르스 관련 병의원 6곳은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고 주변 약국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평택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J약사는 "처방이 많이 줄었다. 30% 이상은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약사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병의원은 정부가 명단을 발표하기 전부터 자체적으로 휴업을 하고 있었다"며 "약국도 그 여파에 손님이 많지 않고 마스크만 판매된다. OTC 찾는 손님도 거의 없고 오로지 마스크만 팔린다"고 설명했다.

이명구 평택시약사회장은 "약국 경기가 최악의 수준으로 평택시 거리가 마치 유령도시처럼 사람 없이 한산하다"며 "사람들이 병원에 가지 않아 처방환자는 40~50%까지 줄어들었고, 일반약 매출도 완전 바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회장은 "지난주가 고비였는데 정부가 정확한 위험 병원을 발표하지 않고 계속 소문만 돌아 약국도 모두 불안에 떨었다"며 "마스크는 물량이 달려 수급이 안돼고 찾는 환자는 계속 밀려오고 아주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매업체에 계속 요청한 결과 다행히 이번주 들어 평택에 물류공장이 있는 도매업체에서 의료용 마스크를 공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약사회도 비상 근무체계에 돌입했다.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약사들의 메르스 노출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평택에서 확진 환자가 20명이 넘을 때까지 정부는 정확한 상황을 발표하지 않아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며 "약국에 알아야 할 정보 제공도 상황 진전에 비해 너무 늦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평택지역 약사들은 시약사회 SNS 대화방에서 정보를 공유하며 대처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국립의료원 주변 표정은 = 10일부터 외래진료를 중단하는 NMC는 8일 약을 처방 받기 위한 외래환자가 몰려드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병원측이 환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수요일부터 외래진료를 중단한다고 하자 환자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한 것.

NMC 주변의 문전약국 약사는 "이렇게 오래 약국에서 일해보기는 처음이다. 방법이 없다. 환자가 밀려 들어오니 정말 바쁜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쁜 상황도 잠시 뿐이다. 10일부터 NMC가 외래진료를 중단하고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전환되면 언제 다시 외래진료가 시작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약사는 "우리도 당황스럽지만 환자들은 오죽하겠냐"며 "내일이면 외래진료가 중단되고 3주가 될지 4주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된다"고 밝혔다.

일부 문전약국은 외래진료 중단과 동시에 휴업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한편 NMC는 지난달 20일부터 메르스 첫 확진 환자를 비롯, 일부 메르스 확진 환자들을 음압격리병상에서 치료해 왔으며, 최근에는 메르스 환자 가운데 처음으로 퇴원환자를 배출했다.

◆삼성서울병원 주변 약국 = 평택 성모병원에 이어 제2의 메르스 발원지로 꼽히고 있는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은 환자 발길이 끊긴 것이나 다름없다.

확진환자가 속출하는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 등을 폐쇄 조치했다.

인근 약국들 역시 여파가 상당하다. 외래 환자는 물론 병원과 인근 약국 앞을 지나는 행인도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약사들의 설명이다.

특히 메르스 사태가 지속되면 탄력근무제를 적용하려는 약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제 매출은 30~40% 이상 급감했고 특히 고령 환자들의 약국 방문이 줄었다.

삼성병원 전화가 폭주하면서 연락이 잘 닿지 않아 인근 약국으로 걸려오는 문의전화가 많아졌다. 지난 주를 기점으로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지 않고 약을 받을 수 없냐는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 서울병원 인근 E약국 약사는 "외래 처방이 30% 이상 줄었고, 인근 로컬 병원에서 오는 처방전을 받고 있다"며 "장기처방 환자 중 병원 처방전이 꼭 필요한 환자는 고령 환자를 대신해 자녀가 병원에서 대신 처방 받아와 약을 지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해당 약사는 "약국은 물론 일반 환자들도 현재 병원과 통화 자체가 힘든 상태"라며 "병원에 오지 않고 약을 받을 수 없냐는 환자들의 문의가 적지 않다. 동네 병의원에서 복용하던 약을 처방받아 오라는 등의 설명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들 약국가에서도 손세정제와 마스크 제품을 찾는 환자는 눈에 띄게 늘면서 OTC 매출은 예년의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손세정제는 일찌감치 품절돼 현재 판매 자체가 어려운 상태고, 마스크는 재고가 남은 제품 위주로 판매 중이다.

지난주까지는 환자들이 N95, 80 등 호흡기 마스크 제품만 찾던 것이, 언론에서 다른 마스크도 안전하단 보도가 나오면서 1회용 마스크를 찾는 환자도 늘었다.

Y약국 약사는 "마스크 손소독제만 팔려나가고 있다"며 "소독제는 지난주 품절됐는데 제품을 못들여 놓고 있고, 마스크는 재고 있는 1회용 마스크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약사와 직원들이 갖는 불안감이 최대 고충이라는 게 약국장들의 말이다. 환자와 대면하는 과정에서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 약국 약사는 물론 직원들도 불편함이 적지 않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업무를 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처방전이나 매출보다도 직원이나 약사들이 감염될까봐 약국장 입장에서 불안하다.

C약국 약사는 "처방전 매출보단 약국장 입장에선 약국 직원들이 감염될까 하는 걱정이 크다"며 "약국 직원과 약사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데, 복약지도하고 말할 일이 많다보니 약사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기 불편하고 곤혹스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취재종합]=강신국·김지은·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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