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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식약처의 성장통?

  • 최은택
  • 2016-04-21 06:14:47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매어 쓰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급한 일을 하더라도 꼭 갖춰야 할 건 갖춰야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속담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근 의약품 안전성 속보를 보면 새삼 이 속담의 의미가 곱씹어진다. 올메사르탄과 염화리소짐에 대한 이야기다.

식약처는 프랑스 당국의 올메사르탄 급여제한 발표를 인용해 허가취소로 오인할 수 있는 안전성 속보를 발표했다. 프랑스 당국은 자체 평가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 이슈를 토대로 올메사르탄의 급여를 중지한다고 했다.

프랑스만의 독특한 급여 평가 체제에 기반한 결정이었다. 그런데 식약처는 그런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일단 퇴출신호를 보냈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신호였다.

하지만 국가별로 각기 다른 제도의 의미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혼란을 야기했다. 프랑스는 신약 급여등재를 비교적 쉽게 해주고 사후 재평가를 통해 급여리스트를 관리하는 나라여서 등재 장벽이 높고 적어도 유효성 평가에 대한 사후관리는 느슨한 한국과 시스템이 다르다. 식약처는 이런 점을 간과했다.

진해거담에 유효성이 없다는 일본 후생성 발표를 인용한 염화리소짐 속보에서는 적응증을 특정하지 않아 혼란을 야기했다. 일선 약사들은 염화리소짐을 소염제로 인식하고 있어서 이번 리콜조치는 '염화리소짐이 소염효과가 없다'는 식으로 약사들에게 받아들여졌다. 식약처는 특히 소염작용을 토대로 한 약을 이번 제한조치에 포함시키지 않고도 염화리소짐 성분 자체 퇴출만 언급했다. 이 때문에 약사들은 어리둥절했다.

해외 안전성 이슈에 대해 식약처, 아니 식약청 당시 식약처는 항상 뒷꽁무니만 쫓아다녔다. 국정감사 등에서 비판받았던 이유였다. 의약품안전관리원은 이런 부분을 보강하고 한국적 의약품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이후 식약처의 역량과 대응은 발전했다.

그러나 이번 올메사르탄과 염화리소짐 사례를 보면 '속보에 치중해 실기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의약품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감시체계를 제대로 가동한 건 잘 한 일이지만, 속보에 밀려 진실이 외면될 수 있었던 점은 큰 착오였다. 한마디로 올메사르탄은 프랑스에서 허가 취소되지 않았고, 염화리소짐은 적어도 현 상황에서 소염제로서 효과가 유효하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쓰지는 못한다. 식약처의 '성장통'이라고 곱게 볼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사건들은 국민들과 의약 현장에 미칠 파장까지 예비하면서 신속한 감시체계가 발동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는 점을 새삼 실감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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