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FDA '프란시스 켈시'와 식약처 '정지원'
- 조광연
- 2016-07-14 06: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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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1세 나이로 타계한 '프란시스 올덤 켈시' 는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의약품 심사관들에게는 본보기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그는 1960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 신청서 평가 업무를 담당하며 제약회사가 낸 각종 자료가 규정을 준수했는지, 임상시험은 프로토콜대로 이행됐는지, 해서 새로운 의약품으로 허가해도 되는지를 전문가적인 식견과 양심으로 검토하는 공무원이었다.
그가 직면한 환경은 도전적이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혁신신약이 세상에 나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 유명한 '탈리도마이드' 성분의 입덧 치료제였다. 시도 때도 없이 헛구역을 하는 임신부에게 복음의 약처럼 사용됐다. 당시 기준을 따른 동물실험이나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서 문제는 없어 보였다. 당연히 개발사는 미국 진출을 위해 이 서류를 앞세워 FDA를 당당히 노크했다. 그러나 켈시는 서류 검토 끝에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 자료를 요구했다.
그렇게하자 다양한 압박이 밀려왔다. 고집스러운 신참내기라는 비아냥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버텼다. 기업은 신약으로 승인받기위해 필사적으로 로비했다. 그런데도 그는 평가자로서 합리적, 과학적 의심과 원칙으로만 말할 뿐 꿈쩍도 않았다. 어찌되었나. 유럽에서 1만명이 넘는 팔다리가 없는 기형아 탄생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때 미국은 그 참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탈리도마이도 사건은 임상시험 및 관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고, 켈시는 케네디 대통령에게 칭찬받은 공무원이 되었다.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일까. 2016년 7월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흡사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바로 줄기세포치료 물질인 바스코스템을 둘러싼 개발사와 허가당국 식약처 사이의 시판허가를 둘러싼 팽팽한 다툼이다. 바스코스템의 개발사인 알바이오는 이미 제출한 2상 임상시험이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한 만큼 판매 허가를 해 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벌써 4개의 줄기세포치료제를 허가했던 식약처는 이번에는 완강히 버티고 있다. 제출한 임상자료는 불충분하다며 추가 2상 임상시험으로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시키라고 주문하고 있다.
1960년대 FDA의 전면에 켈시가 있었다면, 2016년 식약처의 전면에는 정지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세포유전자치료제 과장이 서서 '게이트 키퍼(Gate keeper)' 역할을 하고 있다. 정 과장도 지금 '켈시의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다. 바스코스템 개발사와 대결은 데이터, 다시말해 과학적으로 다툼하는 것이니 평가자로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쉬울 것이다. 정작 어려운 것은 줄기세포치료제는 '국가 신성장 산업의 총아'라는 식의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일지 모른다. 물색 모르는 공무원 때문에 우리가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따위의 무지막지한 공격 말이다.
우리 사회가 먼나라 공무원이었던 켈시를 더 이상 부러워하지 않으려면, 전문가를 제외한 대중이나 정치인들은 침묵해야 한다. 전문 공무원의 판단력에 대한 존중과 그가 속한 기관인 식약처에 대한 권위를 인정하면 된다. 허가와 관련한 문제는 오로지 과학의 영역에서, 전문가들이 숙고 끝에 만들어 낸 규제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 이 프로세스로 이미 4개의 줄기세포치료제가 허가된 합리성을 신뢰해야 한다. 켈시는 그 스스로도 훌륭한 인물이지만, 또한 철저히 그 사회의 소산물이었음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20년 넘게 이 분야에서 일해온 '정지원'은 과학 영역의 고민을 빼고는 자유로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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