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0 08:25:35 기준
  • #데일리팜
  • 제약
  • #제품
  • 공장
  • 의약품
  • 신약
  • GC
  • #침
  • #치료제
  • 플랫폼
네이처위드

약가제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데일리팜
  • 2016-07-18 06:14:49
  • 기고 | 김성호 다국적의약산업협회 전무

얼마 전 국제법정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을 내린 이후 중국의 다음 행동에 주변국의 관심이 지대하다. 당사국이 아닌데도 나비효과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의 으름장에 사드 배치를 결정한 우리나라도 과거 마늘파동을 떠올리게 된다.

국내 제약시장도 중국의 움직임에 민감하다. 올 2월에 우리나라의 식약처에 해당하는 중국 식품약품관리감독청이 허가조건으로 중국 내 약가에 대한 서약을 강요하려 한 바 있다.

발매 이후에 이웃 나라인 일본, 한국, 인도, 홍콩, 마카오 그리고 대만의 약가보다 높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주변국의 피해를 우려한 글로벌 기업들이 발칵 뒤집혔다.

이로 인한 중국의 자국 내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다행히 시행은 미뤄 놓은 모양새이지만 언제 다시 거론될 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불똥이 한국에도 튄다.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중동의 맏형격인 사우디가 약가를 참조하는 30개국에 한국이 포함되면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신약의 도입시기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시장의 약 2%정도 차지하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을 염려한 글로벌 기업은 한국의 신약출시를 아예 사우디 다음으로 미룬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국약가 참조에 중국이 가세하면 신약의 국내 조기 출시는 더욱 요원해진다.

중국은 임상기간을 포함해 허가 자체가 선진국에 비해 5년 이상 늦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다국적사는 벌써부터 중국을 염두에 두고 우리나라의 신약발매를 보류하기도 한다. 가끔 중국에서는 하루 아침에 제도가 시행되기도 한다니까 신중한 예방책으로만 들리진 않는다.

과거에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약가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2007년 선별 등재제도 도입 이후에 신약의 낮은 약가를 수용하는데 글로벌 제약사는 어느 정도 관대했다.

국내 제약사도 신약을 개발해도 국내 수준의 약가를 받는데 크게 반발이 없었고, 1000조에 이르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도 높지 않았을 시기였다. 약가가 낮으면 환자 부담도 줄고 보험재정에도 도움이 되니 국민 모두가 공감했다. 그땐 맞았다.

선별등재제도로 바뀐 지 10년이 흘렀다.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제약사와 함께 신약도 공동 개발하고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정보가 국경을 넘는데 10초도 안 걸린다. 세계 제약시장이 커 보이기 시작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두둑한 배짱도 생긴다. 전세계 제약강국의 경우도 비슷한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제도도 많이 바뀌어왔다.

고령화에 늘어나는 건보재정을 감안하고 환자의 보장성도 강화하면서 산업도 키우는 유연한 제도가 무엇인지 주변국을 둘러보고 고민할 때이다. 건보재정 안정화 방안으로 만든 약가 제도,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