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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북콘서트서 펼쳐진 선배 약사들의 '달콤쌉쌀'한 조언

  • 김지은
  • 2016-08-22 06:14:55
  • '내 약 사용설명서' 출판회…선·후배 약사들 토크콘서트로 꾸려져

선후배 약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약사의 사회적 역할과 직능의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21일 '내 약 사용 설명서'의 저자 이지현 약사는 서울파트너스하우스 한강홀에서 약업계 현안 간담회를 겸한 북콘서트를 진행했다.

이 자리는 단순히 출간한 책 소개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약업계 인사들과 약대생, 새내기 약사들이 참여해 약업계 현안과 약사의 역할 등을 소통하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약대생과 신입 약사들은 진지하게 선배 약사들의 강연을 경청하고 직접 질문했다. 이 약사와 인연으로 행사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은 각계 각층 선배 약사들의 따뜻하고도 따끔한 조언들을 정리해 봤다.

"약국, 주민 건강관리센터로 자리잡아야" (권영희 서초구약사회 회장)

권영희 서초구약사회장은 시민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동네 약국, 그리고 약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권 회장은 "35년 약국 약사로 일하며 느끼는 것은 어떤 치료도 약이 제대로 투약되지 않으면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그만큼 약이 중요하고, 동네 주민들의 약을 상담하고 관리해주는 약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네에서 약국을 하다보면 주민의 가족력까지 파악하게 된다"며 "그래서 약국은 지역의 건강관리 센터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약에 대한 공부에 더해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역할을 해 달라고도 주문했다.

권 회장은 "의약분업은 경질환을 넘어 중질환까지 취급하는 약이 다양한 만큼 더 공부를 해야 할 때"라며 "약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세이프약국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사사회, '위기' 아닌 '과도기'다" (정선희 서울대병원 소아조제과장)

정선희 서울대병원 소아조제과장은 자신이 병원약사로서 지금까지 일하게 된 계기를 소개하며 '조제권'으로 본 약사의 역할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정 과장은 "약대를 졸업할 당시 환자와 어우러져 최전선에서 일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일까 고민했고, 병원에 오게 됐다"며 "다양한 임상 업무를 경험하며 병원에서 약사가 할, 앞으로 해야 할 업무가 너무 많아 떠날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현재까지 약사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이자 고유한 부분이 조제권인 것 같다"며 "로봇이 조제를 대신하는 시대에 앞으로 약사의 조제권을 어떻게 해석할 지 고민하고 이것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정 과장은 "약대생들이 현재 약대에서 치료학을 배우는 것으로 아는데 조제권의 범위가 확대되면 앞으로 그런 부분들이 요소요소에 다 스며들 것이라 생각한다"며 "모두 약사사회가 위기라고 하지만 지금은 과도기라고 본다. 선배 약사들이 과도기를 잘 넘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약사, 직능인으로서 역할 되돌아봐야" (손은선 세브란스병원 약무국장)

병원약사회 보험이사로도 활동 중인 손은선 세브란스병원 약무국장은 후배들이 한명의 전문가로서 자신의 직능에 더 진지하게 임해 줄 것을 요구했다. 손 국장은 "임상약학에 대한 공부만 몰두하다 병원약사회에서 보험이사를 맡고 정책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며 "그래서 더 준비가 필요하단 생각에서 대학원에서 사회약학을 공부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관리직에 있다보니 실습생들과 많은 신입약사들을 보게 되는데 아쉬운 면이 적지 않다"며 "가장 큰 문제는 대다수 학생들이 환자 위주의 공부가 아니라 내 위주의 공부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자가 듣고 싶고 필요로 하는 공부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기 싫은 일도 소명과 소신으로 하는 게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하면 직업인, 직능인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했으면 한다"고 했다.

"약사, 깊게 그리고 넓게 보길" (강성심 중랑구보건소 의약팀장)

강성심 중랑구보건소 의약팀장은 보건소 약사들의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소개하며 약사들의 소통 능력 향상을 강조했다.

강 팀장은 "세이프약국, 가정 내 불용약 수거사업, 의약품안전사용 교육 등 보건소 약사들의 역할이 없었다면 진행되지 않았을 일들"이라며 "의약분업 후 보건소 약사들의 역할이 단순 규제 업무를 넘어 사회적 역할로 확대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항상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을 보면 약사들이 깊게는 공부하고 파고들지만 넓게는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전문가로서 주변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주변을 둘러보는 눈을 가졌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경험, 내게는 약이 되더라" (김선혜 다케다제약 CHC과장)

김선혜 과장은 약사가 된 후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졸업 후 바로 병원에 들어가 임상을 익힌 후 다양한 형태 약국에서 근무약사로 일하며 약국가의 현실을 배웠다고 했다.

이후 더 많은 약사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곳을 찾다 약국체인 업체에서 근무를, 지금의 다케다제약으로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김 과장은 "무엇보다 가장 기본은 약이란 생각에 현재는 제약사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약사가 그것을 소비자와 어떻게 소통하면 좋을 지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약사는 왜 소비자와 소통이 어려운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사 위주의 대화가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시대"라며 "지식을 채워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시선에서 소통하는 방법을 많이 배우고 연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언어로 소통하는 방법 터득해야" (원희목 대한약사회 총회의장)

원희목 대한약사회 총회의장(전 국회의원)은 6년제 교육의 아쉬운 점과 미래 약사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을 강조했다.

원 총회의장은 "현재 약대 6년제 교육의 커리큘럼을 보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의료소비자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헬스커뮤니케이션 등의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 의장은 "앞으로 20년 안에 없어질 직업에 약사 등 전문가는 항상 상위권인 반면 감성적 커뮤니케이션 관련 직업은 앞으로 더 확대될 직업에 꼽히고 있다"며 "약사들이 소비자 입장에서 복약상담을 진행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그러면서 약사로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찾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국민, 약사에 약 부작용 물을 수 있는 시대로" (황은경 오거리약국 대표약사)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황은경 약사는 약국 약사로 일하는 지금이 행복한 이유를 설명했다.

황 약사는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하듯 7~8년 약국을 하며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지내고 나니 그 이후 1만 시간 이상은 행복하더라”며 “내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약사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는 동네약국에서도 약화사고는 절대 없어야 한다"며 "대형 문전약국이 아닌데도 5명의 약사가 동시에 일하고 이중검수를 하는 데는 그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황 약사는 "이지현 약사의 이번 책 문구 중 '전국민 모두가 약사에게 먼저 약의 부작용을 물어볼 수 있는 시대가 돼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며 "약사들이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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