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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AI 신약개발, 제약사 참여 동력 필요하다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올해 노벨화학상은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존 점퍼 딥마인드 디렉터가 공동 수상했다. 베이커 교수는 단백질 설계 모델을 만든 공로로, 딥마인드 팀은 AI로 수년이 걸리던 단백질 구조 예측을 몇 시간으로 단축시킨 ‘알파폴드’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번 노벨화학상 수상으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은 다시 한 번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동시에 AI 신약개발이 신기루와 같다는 일각의 비판도 잠재웠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AI 신약개발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K-멜로디(MELLODDY, Machine Learning Ledger Orchestration for Drug Discovery)’ 사업이다. 지난 2020년 암젠을 비롯한 글로벌 10개 제약사와 유럽 주요 대학, 바이오 스타트업이 참가한 멜로디 사업의 한국 버전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연합 학습’이다. 연합학습은 개별 제약사·연구기관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AI를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단,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모이는 데이터는 암호화한다. 이를 통해 길고 긴 신약개발 기간을 단축시키는 게 목적이다.

국내에선 대웅제약·동화약품·삼진제약·유한양행·제일약품·한미약품·휴온스·JW중외제약 등 제약사 8곳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등 대학·병원 5곳,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연구소 4곳이 참여한다. AI 신약개발 기업으로 심플렉스와 에이페이스도 참여한다.

AI 신약개발 분야 전문가들은 AI를 학습시키기 위해 ‘고품질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데이터의 양만으로는 AI를 학습시키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 제약사 혹은 연구기관에서 생산되는 세세한 임상·비임상 데이터가 입력돼야 AI 신약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설명이다.

문제는 개별 제약사의 임상·비임상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해당 데이터는 각 기업의 자산인 동시에 지적재산권이며, 수많은 연구개발 인력의 노고가 누적된 결과물이다. 연합학습을 위해 강력한 암호화 과정을 거친다고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핵심 기밀의 외부 유출에 거부감과 불안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임상 실패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임상 성공 데이터만큼이나 실패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실패 데이터가 AI를 학습시키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설명도 있다. 그러나 일선 제약사 입장에선 임상 실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기록·관리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K-멜로디 사업에 참여하는 제약사들은 이러한 불안감과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AI 신약개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뜻을 모은 셈이다. 박수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전 세계에서 훨씬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를 학습시키는 글로벌제약사들과의 경쟁이 가능하다.

더 많은 국내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8년까지 K-멜로디 사업에 348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적지 않은 예산인 것은 분명하지만, 더 많은 제약사의 참여를 이끌어내기엔 아쉽다는 평가다. 연합학습 플랫폼 구축뿐 아니라 참여 제약사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신약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비전만으로는 유인 동기가 부족하다.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마중물을 부어야 신약개발 AI 모델 개발이라는 결과 달성에 한 발 더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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