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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 조제 1080포 해봤나? 끙끙앓는 문전약국

  • 김지은
  • 2016-12-03 06:14:50
  • 산제 장기조제 거부로 언론 뭇매...대부분 약사 '죽기살기'로 조제

"꼬박 서서 1080포나 되는 약을 가루 낸다고 생각해봐라. 이거 약사 아니면 도저히 못할 짓 아닌가. 약사이니 하는 것이다. 더 말할 것이 있겠나."

"다른 약국으로 슬쩍 미루는 약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약국이 다 그렇겠나. 그런 데는 극히 일부고 묵묵히 손해 감수하고 하는 약국이 대다수다. 당연한 것 아닌가."

최근 전남 광주 지역 한 대학병원 문전약국들이 희귀난치성 질환 소아 환자의 장기 산제조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광주시약사회는 즉각 해당 병원 인근 약국 약사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청문했다.

이 자리 약사들은 한결같이 "환자가 조제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약사들은 돈을 위해 환자를 일부러 내치는 몰양심적인 사람은 결코 아니라는 것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희귀난치성 질환 장기 처방 산제조제의 조제 시간과 원료의약품 수급, 조제수가 문제 등을 지적하며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전남대병원 문전약국 약사들의 의견에 대해 다른 대형병원 문전약국 약사들도 크게 공감했다. 약사의 소명 하나로 이같은 조제를 떠안을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문전약국 약사는 "사실 희귀난치성 질환 소아약은 물론 고령 환자 장기처방의 경우도 대부분 산제조제로 돼 있다"며 "병원에서 처방은 정제로 하고 그 밑에 산제조제를 해달라던가, 환자가 가루약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100일 이상 장기 처방, 특히 산제조제의 경우 약사로서 의무감과 봉사 정신이 없다면 못할 일"이라며 "일부는 환경 탓에, 또는 다른 환자들 때문에 그런 조제를 꺼릴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국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고 묵묵히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대형병원 인근 약국 약사도 "그런 조제의 경우 약사 한명이 한두시간을 꼬박 할애해 조제에 매달려야 한다"며 "바쁜 시간, 환자가 몰리는 시간 어려움이 많은데 환자에게 최대한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또 "희귀난치성 질환 약이나 장기처방 산제조제의 경우 처방낸 병원 인근 약국이 아니면 동네약국에서는 현실적으로 조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당연히 약국에서 해야 할 일이지만, 상황이 되는데도 이런 조제는 꺼리는 약국이 있다는데 상대적 박탈감도 든다. 일본의 소아약 조제 특별 가산 수가 등 현실적 보상이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약국은 이런 장기 처방 산제조제를 대처하는 원칙이나 대화 방법을 정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한 대학병원 문전약국 약사는 "약국 내부적으로 장기처방 산제조제 환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나름의 대화법을 마련해 놨다"며 "최대한 당일 조제해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그 환자에게 한두시간 대기 시간이 필요하든 것을 이해시킨다. 예상보다 환자들의 거부감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약사는 또 "이런 환자들은 이 조제가 약국에서 쉽지 않거나 오래걸린다는 것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오히려 어떤 환자는 당일 조제해주겠다는 말에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전약국 약사는 "100여일이 넘어가는 산제조제에 대해선 약국 형편상 다른 환자들 때문에 바로 조제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환자에게 먼저 내일 다시 찾으러 올 수 있는지 여부를 묻고, 약국이 조금 한가한 시간에 그 조제를 한다. 지방 환자에게는 대기 시간을 알려주고 당일 조제하며, 인근 지역 환자는 다음 날 환자가 직접 찾아가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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