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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깊이 새겨야 할 말 "사람이 미래다"

  • 안경진
  • 2016-12-13 06:14:50

"사람이 미래다." 2010년 두산그룹이 새롭게 선보였던 이 슬로건을 대부분 기억할 것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카피를 작성했다는 이 캠페인은 "성공적인 기업PR 광고"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제가 됐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 행복한 사람, 창의적인 사람, 아름다운 사람 등 2010~2015년 사이에 방영된 TV CF 건수만도 무려 17편에 이른단다.

그런데 6년 뒤, '참 잘 만들었다던' 이 광고는 실패한 캠페인의 대명사로 전락하고 만다. 두산의 주력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입사 1~2년차인 신입사원들마저 희망퇴직 대상으로 포함시켰다는 사실이 세간에 밝혀지면서 한순간에 조롱과 풍자의 대상이 되어버린 탓이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은 따로 모아 '이력서 쓰기' 같은 재취업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고 알려져 분노를 일으키기도 했다. "부도가 미래다", "명퇴가 미래다", "사람이 기계다" 등 당시 온라인 공간을 통해 봇물처럼 터져나왔던 패러디들은 이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씁쓸한 시선을 반영했다고도 보여진다.

그렇다면 제약업계는 어떤가. 2016년은 유독 희망퇴직프로그램(ERP)이나 부당해고, 비정규직 문제 등 다국적 제약사의 #노사갈등이 자주 도마 위에 오른 한해였다. 연봉이 높고 직원복지가 뛰어나다고 알려졌던 기존 이미지와는 한결 동 떨어진 내용이어서 의아할 정도였다. '일하기 좋은 기업', '최고 고용 기업', '가족친화기업'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하루가 멀다고 배포하는 보도자료들과 거리가 멀다.

물론 노조측 의견만 듣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몇몇 기업들의 사례를 다국적 제약사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태도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노조측 주장에 따르자면, 응당 보장돼야 할 휴일근무수당이나 대체휴가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란다. 심지어는 일부 직원을 2년 넘는 기간 동안 기간제 노동자로 대우하고, 한달에 100시간이 넘는 연장근무를 시키는 등 기간제법 위반 사례도 있었다.

메일이나 직원면담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대기발령을 통보할 수 있다는 식의 압박도 여전하다는 제보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지만 피치못할 인력감축을 감행해야 하는 사측의 입장을 무작정 비난하는 것도 옳지는 않다고 본다.

다만 회사가 직원들을 언제든 교체 가능한 부품 정도로 취급한다면 그 회사에는 결코 미래가 존재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어제도 한 다국적사의 노조로부터 부당해고에 대응하기 위해 1인시위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특정 회사를 비난하고픈 마음은 없으나, 연말연시 "사람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을 다시금 떠올려보니 착잡해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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