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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면대약국 용인하며 법인약국은 싫다?

  • 정혜진
  • 2016-12-22 06:14:50

어느 지역에나 있고 주변 병원 규모가 좀 크다 싶으면 하나씩 있다는 면대약국 얘기다.

어떤 약사 말로는 약국 이름에 'ㅇㅇㅇ', 'ㅇㅇ' 같은 말들이 들어가면 백이면 백 면대약국이란다. 처방전 수백건이 나오는 위치에 새로 생기는 약국은 면대가 아니고선 불가능하다는 말들도 한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만큼 면대약국은 약사들에게 일상적으로 부닥치는, 손톱 및 가시같은 존재다.

당장 내 약국이 피해를 입지 않으면 사실 그 심각성을 느끼긴 어렵다. 그러다 면대약국 하나가 들어서 주변 약국 경영이 악화되면 주변 약국들은 돌연 투사가 된다.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생존의 문제가 된다.

하지만 투사가 되어도 결정적 증거를 잡지 못해 포기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약사들을 꽤 보아왔다. 이렇게 힘들다, 면대약국 문제 해결하기가 말이다.

최근 약사들이 힘을 합쳐 면대약국 문제를 해결했다는 기사를 쓰는 과정에도 나는 또 다른 면대 의혹 약국을 취재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면대가 될 예정인 약국'을 취재하고 있다. 업주가 병원인 경우였다.

지금 건설 중인 병원이 주변 건물을 모두 사들여 약국을 들이려 하는데, 이상하고 수상한 게 한두개가 아니다.

건물을 매입해 약국을 들일거면 약국 개설자에게 보증금과 임대료만 많이 받으면 그만인데, 약사 면허증도 없는 이 병원 관계자는 약국 개설 시기부터 약국 개설 절차, 약국에 들어올 약까지 신경쓰며 현재 임차인을 압박하고 있다. 약국 개설을 누가 하기에 이러는지 의문이 생길 판이다.

돈이 되니 브로커든 병원이든 도매든 약국 개설에 달려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언제나 그 과정에 약국 개설 필수요소인 약사 면허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면허를 대여해주거나 아니면 면대업주에게 월급을 받는 약사가 있다.

한 지역약사회 관계자는 약사 직능에 대한 도덕관념이 약해졌음을 한탄한다. 면대 약사를 만나보면 돈을 버는 것, 월급을 받는 것 외에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구조에 개입됐다는 점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직능'이라 부를 만한 자부심이 있을 리 없다.

일반인이 보기에 '법인약국'은 안된다 항변하는 것도 약사, 한 쪽에서 면대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도 약사다. 이 두 사람이 관련 없는 타인이지만 같은 '약사'라는 직업으로 동일시된다. 일반인과 법인약국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보기에 약사라는 직능이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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