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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번호 누락·부실기재 비급여 처방전, 어찌하나

  • 최은택
  • 2017-01-31 06:14:55
  • 미용·성형 분야서 만연...'DUR 법제화' 사각지대 심각

서울 강남지역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A약사는 처방전 한 장을 집어들고 또 눈살을 찌뿌렸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3개 의약품을 처방한 인근 의료기관의 비급여 처방전 탓이었다.

'비보(비보험)'로 체크된 이 처방전에는 푸링정, 엘카리나정 등 주로 다이어트 용도로 사용되는 비급여 약제 21일치가 처방돼 있었는데, A약사는 환자 성명과 주민번호를 기재하도록 돼 있는 처방전 환자 정보란을 보고 혀를 찼던 것이다.

주민번호 앞 6짜리는 '8XXXXX'로 정확히 기재된 것 같았다. 하지만 뒤 7짜리 번호는 '2222222'로 돼 있어서 수진자 정보를 'DUR 사전점검'에 활용할 수 없었다.

의약품을 처방하거나 조제하기 전에 의·약사 등이 환자의 약력정보(의약품정보)를 확인하도록 한 이른바 ' DUR 사전점검 법제화법'은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2015년 12월 국회를 통과했고, 1년 간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30일부터 비로소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A약사의 경우처럼 조제단계에서 사전 점검할 수 없는 처방전이 적지 않아 부적절한 의약품 사용이나 오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DUR 사전점검법'의 본래 입법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약국을 운영 중인 개국약사들에 따르면 환자(수진자) 주민번호가 누락됐거나 부실 기재된 이런 비급여 의약품 처방전은 서울 강남과 같은 특정 지역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 개국약사는 "주로 비급여로 사용되는 의약품의 경우 처방전에 수진자 주민번호가 아예 기재돼 있지 않거나 부실 기재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전국 어디를 가도 쉽지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의 한 약사는 "주로 미용·성형과 관련된 비급여 처방전에는 항염증제, 향정 식욕억제제, 소염제, 위장약 등이 많이 처방되는 데 이런 처방전에 수진자 정보가 누락된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건강보험 적용횟수나 기간 등이 제한적이어서 비급여로 처방되는 스틸녹스와 같은 수면유도제가 포함된 처방전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문제는 다른 의약품을 복용 중인 수진자가 이런 비급여 약제를 처방받은 경우 병용금기 여부 등을 처방과 조제 단계에서 점검할 필요가 있는데 그럴 수 없다는 데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약제는 급여비 청구대상이 아니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도 관련 정보나 자료가 취합되지 않는다.

서울 송파의 다른 개국 약사는 "DUR 사전점검이 법제화됐다고 하는데, 비급여 처방전은 걸러낼 수가 없다. 제도가 무력화되지 않으려면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UR 법제화 관련 현행 약사법 조문

제23조의2(의약품정보의 확인) ① 약사는 제23조제3항에 따라 의약품을 조제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정보(이하 "의약품정보"라 한다)를 미리 확인하여야 한다.

1. 환자에게 처방 또는 투여되고 있는 의약품과 동일한 성분의 의약품인지 여부

2.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병용금기, 특정연령대 금기 또는 임부금기 등으로 고시한 성분이 포함되는지 여부

3. 그 밖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정보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약사는 의약품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이를 확인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③ 제1항에 따른 의약품정보의 확인방법·절차, 제2항에 따른 의약품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 등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비급여 처방전 문제는 DUR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심사평가원도 잘 인식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현 제도로는 비급여 영역을 관리할 수 있는 기전이 없다. 하지만 시급히 보완해야 할 과제"라면서 "심사평가원도 고민이 크다. 올해 DUR관리실 중점 사업으로 이 부분을 해결하거나 보완하기 위한 다방면의 대책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약국 단계에서는 환자에게 누락된 정보를 확인하면 좋은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처방의사가 자발적으로 비급여 약제에 대해서도 DUR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수진자 정보를 정확히 기재하도록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의사들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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