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듯 다른 제품…건기식 저가공세 틈새에 낀 약국
- 정혜진
- 2017-02-21 06: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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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국·H&B·인터넷, 용량·첨가 성분만 바꿔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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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은 비싼 듯한 공급가에도 항의하지 못하고 소비자로부터 '비싸다'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최근 서울의 한 약국 약사는 맞은편에 새로운 H&B스토어가 들어서면서 겹치는 품목의 가격을 체크했다. 혹시나 소비자와 가격 시비가 붙을까 싶어 미리 대비해놓자는 생각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한 비타민 제품. 해외 유명 브랜드의 한 비타민 제품은 언뜻 보기에 약국 판매가가 H&B스토어 소비자 판매가보다 2만원이나 비쌌다.
이 약사는 "괜한 가격 시비를 생각해 제품을 빼놓아야 하나 싶어 자세히 비교해보니, 용량과 함유량이 조금 다른 비슷한 제품이었다"며 "똑같은 제품이 아니니 약국 전용제품이 특별히 비싸다고 공급 업체에 항의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문제는 있다. 소비자들이 제품의 이 작은 차이를 알고 약국 판매가를 이해해줄 리 만무하다는 점이다.
그는 "30정, 50정과 같은 용량 차이, 비타민C 500mg와 1000mg 차이, 비타민D가 안 들어있는지, 500mg 더 들어있는지, 1000mg 더 들어있는 지 차이인데, 포장까지 유사한 이 제품들을 소비자들이 구분하고 가격 차이를 이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약국 뿐 아니라 온라인몰, H&B스토어 등 판매처를 늘려나가는 건기식 업체들에게 여러 버전의 포장은 필수 요소가 됐다.
약국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난 한 유산균 제품도 최근 병의원 전문 라인을 론칭하고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약간의 성분 차이를 이유로 '의원 전용', '약국 전용', 일반 매장용'으로 나눠놓아 어느 한 쪽만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가격 할인에 들어가도 손 쓸 수 없는 것이다.
이 와중에 인터넷 오픈마켓에는 여러 유통경로에서 빠져나온 제품들이 헐값에 유통되고 있어 가격 질서를 더 흐리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약사는 "점차 많은 약국이 차용하는 드럭스토어형 약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은 포기해선 안되는 필수 카테고리"라며 "약국은 '비싼 곳'이라는 인식과 함께 건기식 시장에서 더 소외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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