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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원희목회장 사용법 "스스로 신명나게"

  • 가인호
  • 2017-03-02 12:14:51
  • 요약

원희목 한국제약협회장이 2일 오전 10시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지금 껏 그 자리의 주인공은 복지부나 식약처 등 의약품 정책 주무부서에서 잔뼈가 굵은 관료출신들이었다. 전관 예우 효과를 기대한 업계의 은근한 염원이 담겨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다시피 원 신임 회장은 관료 출신이 아니다. 약사 출신으로 직선제 대한약사회장을 거푸 역임했고, 국회의원직을 지낸 인물이다. 제약산업 육성법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지만, 그 스스로도 약사의 삶에 비중을 둬 온 터라 오늘의 이 자리가 누구보다 낯설지 모른다. 그러나 업계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만큼 그의 각오는 더 남다를 것이다.

제약협회 수뇌부가 원 회장을 점 찍은 가장 큰 이유라면 '제약산업육성법’을 앞장서 만드는 등 국내 제약산업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다 더이상 정부기관에도 관료출신에 대한 전관예우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지 모른다. 무엇보다 주도면밀하게 일하는 방식을 높이 샀을 수도 있다.

정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원 회장은 정치적 전환기에서 제약협회를 잘 이끌어 가야할 책무를 안고 취임했다. 도약의 기회를 잡은 산업계 지원 및 육성과 관련해 정부와 정계의 가교 역할을 해내야 하며, 대한약사회장을 두번 연임한 만큼 약사 사회와 소통을 통한 상생적 발전도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신약 개발, 글로벌 진출, 윤리경영 확립이라는 제약협회 3대 방향성을 심화시켜 이어가는 한편 제약산업육성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이끌어 내는 일도 중요하다.

원 회장이 이같은 일을 해내려면 회원사를 대표하는 이사장단, 이사회가 새 회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가능하다. 권한 확대는 선결조건이다. 과거 협회 수뇌부는 전임 이경호 회장 시절 ‘회장은 제약협회를 대표한다’라는 제약협회 정관 규정을 삭제하려 했고, 해외출장 등 1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지출되는 경우 이사장단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정관을 개정하기도 했다. 이런 조치는 당시 협회장 권한 축소로 읽혀졌고, 그런 회장을 밖에선 딱한 눈으로 보기도 했다.

물론 당시 협회 수뇌부도 어쩔 수 없는 나름의 고뇌가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새 회장에게 신명나게 일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관 규정으로 협회장 권한을 확대하는 방식만이 능사는 아니다. 새 회장이 주도적으로, 창의적으로 업무를 개발하고 관장할 수 있도록 깨알 간섭보다 여유롭게 지켜보는 인내심이 더 필요할 것이다.

새 회장 역시 200여 회원사를 둔 제약협회가 본래 역할을 다하려면 소통과 배려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늘 인식해야 한다. 도로 상위 제약사 위주의 협회 운영이라는 비판이 따르면 협회 안에 위화감은 다시 조성될지 모른다. 이사장단사에 중견그룹 오너도 참여하는 만큼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선을 지향하되 차선으로 물러서는 유연성도 필요하다.

제약협회가 정책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협회 연간 예산 확대 노력은 물론 조직원들의 능력 함양과 함께 자발적이며 강력한 동기부여 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 점은 대한약사회라는 단체를 이끌어 본 만큼 주 전공이 아닐까 싶긴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뭐든 막는데 주력했던 협회가 선제 개발하는데 앞장서는 곳으로 변모되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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