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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오머

"막내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통합 목표"

  • 안경진
  • 2017-04-21 06:14:50
  • 인터뷰 | 사노피 컨슈머헬스케어 김의성 대표

기업간 인수합병(M&A)과 사업부 교환이 제약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두 조직이 가진 강점을 통합하고, 비즈니스 전략상 중요한 영역에 선택, 집중한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다.

최근 동물약품(메리알)과 일반의약품(CHC) 사업부를 교환한 사노피와 베링거인겔하임 역시 모범사례로 꼽을만하다. 지난해 30조원 규모의 빅딜을 체결한 양사는 6개월 여에 걸쳐 세계 각국 지사에서 관련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메리알을 받아들인 베링거인겔하임은 회사 전략적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동물약품 사업부문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사노피 역시 경험이 풍부한 베링거인겔하임의 일반의약품(CHC) 사업부와 만나 컨슈머헬스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기업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모든 거래가 반드시 성공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기업의 M&A 성공률은 불과 30%. 두 회사 역시 처음 의도한 대로 '윈윈(win-win)'하려면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

김의성 대표
지난달 사노피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의 수장으로 선임된 김의성 대표는 그러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듯 했다. 김 대표는 한국 네슬레를 시작으로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 펩시코 등 식품업계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다국적 기업에서 영업·마케팅 분야 경험을 쌓았다.

최근까지 몸 담았던 베링거인겔하임에서는 파트너십 전략을 구축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전략 기획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새로운 둥지에서 대표자리에 오른 것도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은 덕분일 것이다.

데일리팜이 만나본 김 대표의 올해 목표는 2가지였다. 하나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세노비스와 둘코락스, 부스코판 3개 브랜드를 집중 성장시키는 것. 더불어 문화적, 화학적인 통합이다. 물리적 통합 다음 단계로 직원들간 화학적 통합이 이뤄져야 진정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다국적 기업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국내외를 통틀어 컨슈머헬스케어 분야 탑3(Top3)에 도약하고 싶다는 김 대표의 도전담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본다.

제약업계에서 사업부 교환을 비롯한 기업간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컨슈머헬스케어 분야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듯 한데?

동의한다. 전 세계적으로 컨슈머헬스케어 분야의 M&A와 사업부 거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006년 존슨앤존슨(J&J)이 화이자의 일반의약품(OTC) 사업부를 인수했고, 2009년 화이자가 와이어스를 인수한 사례도 상당한 화제가 됐었다. 2014년 GSK와 노바티스가 주요 3개 사업부를 교환하는 데 합의한 것도 제약업계 역사상 의미있는 변화다.

이처럼 컨슈머헬스케어 분야에서 M&A와 협력(alliance) 사례가 다양화 되는 것은 전문성과 회사 규모를 키워 각각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려는 의도라 생각된다. 컨슈머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세는 세계적으로도 활발하지만은 않다. 유통환경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 각자 잘 하는 분야에만 선택적으로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사노피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사업부 교환 역시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이다.

두 회사의 사업부 교환 사례가 갖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글로벌 관점에서 볼 때 이렇게 좋은 통합이 있을까 싶다. 사노피와 베링거인겔하임은 각자가 가진 강점이 다르기 때문에 상당 부분 겹치지 않는다. 상호보완할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지역적인 측면을 예로 든다면 사노피는 프랑스와 미국 시장 영향력이 높고, 베링거인겔하임은 독일, 일본 등에서 점유율이 높다. 이를 기반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4개의 전략적 카테고리로 재구성했다.

한국 시장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사노피가 국내 건기식 브랜드 탑3에 해당하는 세노비스로 일반유통채널에서 강세를 보인 반면, 베링거인겔하임은 약국에서 판매되는 일반의약품 시장에 주력해 왔다. 채널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 이번 사업부 교환을 계기로 국내에서는 사노피가 가장 많은 채널에서 컨슈머헬스케어제품을 선보이는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약국뿐 아니라 백화점과 창고형 할인매장, 드럭스토어, 온라인 채널 등에 진입을 마친 상태다. 유통채널에 대한 통찰력을 갖춘 데다 건기식과 일반약을 고루게 보유하고 있다는 점, 효용성과 안전성을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 근거를 갖췄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될 수 있다고 본다.

교환되는 사업부의 성격 자체가 워낙 다르지 않나. 기대만큼 고려해야 할 위험부담도 상당할 듯 하다.

물론이다. 게다가 일방적인 M&A에 비해 사업부 교환 사례는 흔치 않다. 사실 인수자와 피인수자가 있는 M&A에서는 동등성이 침해될 소지가 있어 더욱 조심하는 경향이 있다. 상호균형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사노피와 베링거인겔하임의 경우 사노피의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 규모가 더 컸음에도 양사가 무게감을 비슷하게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베링거인겔하임 출신인 제가 그대로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를 이끌게 된 것도 일부 포함된다고 보이는데, 그만큼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를 키우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1월말 프랑크프루트에서 열린 본사 주도 포럼에 다녀왔는데, 당시 사노피 그룹의 올리비에 브랜디코트(Olivier Brandicourt) CEO는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에 대해 2가지 기대감을 전했다.

하나는 소비자에 대한 통찰력(insight), 다른 하나는 디지털 영역의 전문성이었다. 후자는 마케팅에 국한되지 않는 포괄적인 개념을 의미한다. 디지털 영역과 전문성의 시너지를 통해 컨슈머헬스분야의 규모를 키우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컨슈머케어헬스 회사로 거듭나려는 비전을 읽을 수 있었다.

한국의 컨슈머케어헬스 시장에 대한 본사 평가는 어떤가?

본사는 한국법인에 대해 인재수출과 롤모델로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한국이 규모 면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될 순 없지만 디지털 기술이 상당히 발달되어 있어, 테스트 마켓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절하다. 한국 시장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시도해보면 결과가 좋건 나쁘건 다른 나라 시장에 적용하는 데 좋은 교훈이 된다.

제가 여러 다국적 기업을 거치며 내린 결론은 한국 소비자들이 상당히 독특하고 까다로운 편이란 점이다.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고 사전예측이 어렵다. 또한 일반약에 대한 규제가 전문약 만큼이나 까다롭고, 국내 회사들이 상당히 뛰어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에서 고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그만큼 뛰어난 인재들이 많다는 의미기도 해서 역으로 인재수출을 통해 한국의 우수성을 글로벌에 널리 알리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글로벌하게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일반의약품 파이프라인을 흡수하면서 사노피가 컨슈머헬스케어 분야 탑3로 도약했다. 한국에서도 다국적 기업들 가운데 컨슈머헬스케어 업계 1위, 국내사를 통틀어서는 탑3에 도달하려는 장기목표를 세웠다.

디지털 분야는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세노비스로는 e커머스(전자상거래)와 m커머스(모바일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해놓은 상태다. 세노비스 공식 온라인몰을 PC 버전과 모바일 버전으로 구축하고, 이로부터 확보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통찰력을 확보할 생각이다. 다양한 프로모션과 제품 피드백을 받는 활동은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본사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법인의 경험을 다른 나라에 적용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단계다. 디지털 기술 활용은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올해 목표와 함께 장기적인 비전을 소개한다면?

한국에선 주력 브랜드를 3가지로 잡았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가운데 탑3에 해당하는 세노비스와 변비약 둘코락스, 진경제인 부스코판이다. 둘코락스와 부스코판 역시 해당 계열에선 시장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진경제 시장규모가 크진 않지만 위경련으로 고생하는 환자들 중에선 선호도가 높다.

올해 목표는 이들 3가지 브랜드를 집중 성장시키는 것, 그리고 직원들간 문화적, 화학적 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본인의 의지가 아닌 회사의 계획에 의해 소속이 바뀐다는 사실이 초기에는 일부 심리적 영향을 줄 수 있지 않겠나. 다행히 두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 통합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진정한 통합이 가능하려면 물리적 통합 뿐 아니라 문화적, 화학적 통합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장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서의 막내 직원들이 통합이라고 느낄 정도면 완전한 통합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기적으로는 환자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받는 다국적 기업으로 인정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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