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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공장 풀가동'과 '의약품 품절'의 괴리[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의약품 수급난이 1년 내내 지속되고 있다. 연초 코로나 재확산 이후 감기약·해열진통제를 중심으로 시작된 의약품 품절 사태는 이제 변비약·지사제·좌제·멀미약 등 의약품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해 취재를 하면 제약사와 일선 약국 사이에 큰 괴리가 감지된다. 한쪽에선 연중무휴로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다른 한쪽에선 약이 없다고 매일 아우성이다. 수급난이 장기화하다 보니 양 쪽에선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일각에선 정부의 독려에도 제약사들이 생산량을 늘리길 주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말로만 공장을 풀가동한다고 하고, 실제로는 찔끔 늘린다는 주장이다. 제약사가 공급량을 조절하기 위해 생산만 해 두고 출하는 하지 않는다는 의심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 같은 의심은 사실일까. 이를 간접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살폈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생산은 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의약품 생산이 11.8%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2월 10.0%, 3월 16.1%, 4월 13.2%, 5월 23.0%, 6월 9.3%, 7월 9.1%, 8월 14.5%, 9월 17.1%, 10월 4.6% 등으로 각각 늘었다. 제약사가 생산만 늘리고 출하는 늘리지 않는 방식으로 공급량을 조절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통계에선 뚜렷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출하량 역시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의약품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다. 이어 2월 2월 6.0%, 3월 16.6%, 4월 7.9%, 5월 13.7%, 6월 9.3%, 7월 11.9%, 8월 14.5%, 9월 13.5%, 10월 6.8% 등이다. 의약품 소비가 증가한 3월과 7월의 경우 생산량보다 출하량이 더 많았다. 코로나와 독감의 동시 유행 우려가 커지던 10월에도 출하량이 더 많았다. 통계만 놓고 보면 두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하나는 의약품 생산이 늘었지만 수요가 더 큰 폭으로 늘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다른 하나는 생산이 늘었음에도 환자에게 공급되는 과정 어딘가에서 사재기 등의 이유로 계류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문제는 두 가능성 중 어느 쪽의 영향이 더 큰지 현재로선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수급난이 심각해진 이후로 의약품 유통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의약품 생산부터 출하·유통·처방·조제 등 전주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없다 보니, 수급난은 지속되고 제약업체와 약국 간 괴리는 점차 심해지고 있다. 정확한 원인 분석 없이 내놓은 대책들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정부는 오늘(1일)부터 아세트아미노펜의 생산·유통·처방·조제 등 전주기를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비정상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원인을 진단하겠다는 것이다. 의약품 수급난이 발생한 지 거의 1년이 지난 시점이다. 너무 늦은 조치임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2022-12-01 06:18:41김진구 -
[기자의 눈] 논의 실종된 ‘비대면진료 약전달’[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향한 보건의료계와 정부 간 논의 결과가 차츰 윤곽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는 수 차례에 걸쳐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보건의료계는 일차원적인 반대 입장에서 물러나 비대면진료 시행안을 선제적으로 만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비대면진료를 향한 우려 섞인 시선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비대면진료 시행으로 일선 의료생태계와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걱정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제 비대면진료는 손바닥으로 막을 수 없는 '파도와 같은 현상'이란 인식이 차츰 커지고 있다. 무작정 반대만 해서는 커지는 비대면진료 시장과 환자들의 수요를 버텨낼 수 없다는 현실인식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히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비대면진료 시행으로 뒤따르게 될 처방의약품 환자 전달(배송) 시스템에 대해서는 정부와 의료계, 약사회 간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비대면진료는 추진하되 약 배송은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당시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현1차관)은 국회의 비대면진료 관련 질의에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서두르고 있다. 약 배송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약사법을 제외한 의료법 개정부터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복지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의료계와 약사회는 의문을 표하는 상황이다. '약 배송 없는 비대면진료 시행'이라는 명제가 애초 성립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다. 복지부 말 대로 의약품 조제는 현행 시스템대로 운영하되 비대면진료만 제도화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의 환자 진료 후 의약품 조제 환경이 구축될지를 복지부와 의료계, 약사회가 논의해야 할 일이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만성질환 재진환자의 편의성 등을 이유로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면서 약은 배송 없이 근처 약국으로 직접 찾으러 가야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식의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것인지 아직까지 복지부는 계획을 공개한 바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부의 비대면진료 시행을 향한 의약계 불신이 해소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말 비대면진료를 제도화 할 의지가 있다면 법제화 노력과 함께 구체적인 시스템 논의에 나서는 움직임이 동반돼야 한다. 의료계는 비대면진료의 제도화를 위한 법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가상의 비대면진료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학술적으로 공유하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복지부도 각계 전문가들에게 비대면진료 관련 의견을 다양하게 제출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약사회도 비대면진료가 필연적으로 수반할 약 배송 시스템 관련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만드는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약 배송을 일절 수용할 수 없다면 수용할 수 없는 이유와 근거를 마련하고 비대면진료가 제도화됐을 때 처방 의약품의 환자 전달 시스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나아가 복지부 역시 보건의약 전문가들과 협의체 운영을 통해 약 배송 없는 비대면진료 시스템의 골격을 만들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행정에 나서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의료계, 약사회는 약 배송 없는 비대면진료의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 국회에는 야당에 이어 여당이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복지부는 의료법 개정안 심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에 앞서 의약계 협의안을 마련하는 등 실무부터 나서야 하지 않을까.2022-11-30 17:07:12이정환 -
[기자의 눈] 다국적제약 희망퇴직을 둘러싼 시선들[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구조조정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다. 반대로 기업이라면 사정이 어려울 때 비용절감 차원에서 감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올해도 다수의 다국적제약사들은 인력 감축을 단행, 혹은 진행 중이다. 이들 다국적제약사는 희망퇴직프로그램(ERP, Early Retirement Program)이라는 방식을 통해 인원을 감축하는 경우가 많다. ERP는 말 그대로 '자원'이라는 아름다운(?)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자원'에 의해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 여하튼 ERP도 구조조정이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다소 어두운 분위기로 다루고 있으며 심한 경우 노사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나이 많은 영업직 종사자들은 희망퇴직의 암묵적 표적이 되는 경우도 적잖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들은 특정 보상 없이 감원을 진행하는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에 다국적사의 ERP를 부러워하기도 한다. 실제 다국적사 직원 중에는 ERP 통해 목돈 마련을 노리는 이들도 존재한다. 업계 종사자 중에는 각 보직의 수요에 따라 얼마든지 타회사로 이직이 가능하다. 그들에게 희망퇴직은 일종의 행운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국적사의 희망퇴직 보상 패키지는 항상 화두에 오른다. "2년치 월급에 얼마를 더 준다" "패키지는 000회사가 최고다" 등 이야기는 흔한 업계 술자리 안줏거리다. 회사가 사람을 내보내는 상황은 웃을 얘기가 아니다. 희망이라는 단어 뒤에 숨어 행사되는 강제성 문제는 분명 해결돼야 할 문제며 감원의 규모 역시 퍼즐처럼 맞춰 나가선 안 될 것이다. 다만 어차피 진행되는 구조조정이라면 보상이 따르는 것이 나은 것도 사실이다. 아름다운 감원은 없겠지만 희망퇴직이 차선이 되길 기대한다.2022-11-29 06:00:03어윤호 -
[기자의 눈] 코로나 키트 공급난 재현 없어야[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코로나19와 계절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현실화 되면서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약국현장 데이터 분석 서비스 케어인사이트(www.careinsight.co.kr)에 따르면 올해 47주차(11/13~19) 396개 약국에서 판매된 자가키트는 1만2629개로, 약국당 일일 판매량이 약 4.56개로 나타났다. 올해 43주차 약국당 하루 평균 판매량 2.45개에서 2.87개(44주차)→3.28개(45주차)→ 3.91개(46주차)로 매주 증가하면서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 발생한 자가키트 공급난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생산량과 재고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면서 공급난 재현까지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11월 15일 기준 자가키트 재고량은 7000만명분으로 일주일 마다 4000여만명 분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일선 약국에서는 트윈데믹으로 자가키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 갑자기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진다면 올해 초 있었던 공급난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자가키트 공급난 당시 매일 바뀌는 식약처 관리 제도에 약국들이 혼란을 겪었던 만큼 트윈데믹을 대비한 자가키트 재고 확보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월 자가키트 품귀현상이 일어났을 당시, 불과 열흘 새 여러 번 정부 방침이 바뀌었다. 2월 10일 식약처가 온라인 판매금지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다음날 김부겸 당시 국무총리가 '최고가제 도입 검토'를 언급하면서 2월 11일 식약처는 약국과 편의점으로 판매처를 제한하고 소분 판매 허용, 구매수량 제한을 발표했다. 또 2월 14일 낱개 당 판매가 6000원 지정을 발표하고, 판매처 한 곳당 50개 쿼터제 적용을 발표했다가 16일 50개 쿼터제를 폐지한다고 말을 바꾸면서 약국들은 정부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 됐었다. 문제는 지난 8월에도 한 번 더 발생했다. 지난 7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의료기기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은 편의점에서도 자가키트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면서 약국의 불만이 높아졌다. 지금은 자가키트 공급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또 다시 품귀 조짐이 보이면 식약처는 지난 2월과 7월 사례처럼 적극적으로 개입할 모양새다. 하지만 또 다시 준비 안된 방침과 기존 체계를 무시한 방안이 발표된다면, 결국 신뢰는 깨지고 말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가 미리 전문가들과 수요를 예측해서 급한 대책이 아닌 자연스러운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 현장의 혼란과 불만이 없도록 해야 한다.2022-11-28 15:37:59이혜경 -
[데스크 시선] 환수협상이 타당한 정책인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최근 보건당국이 제약사들과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스트렙토제제)의 환수협상 계약을 맺었다. 스트렙토제제는 현재 식약처의 지시로 임상재평가를 진행 중인데 환수 협상을 합의한 제품에 한해 1년 간 급여를 유지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제약사들은 스트렙토제제의 임상재평가가 실패하면 1년 간 처방실적의 22.5%를 건보공단에 반환하기로 약속했다. 보건당국이 건강보험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 심의 결과 스트렙토제제에 대해 급여적정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임상재평가가 진행 중인 사정을 고려해 조건부 급여가 적용됐다. 스트렙토제제는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환수협상 의약품으로 기록된다. 2020년 12월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콜린제제를 보유한 업체들과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처방액을 반환하라‘는 내용의 요양 급여계약 협상을 하도록 명령하면서 ‘환수협상‘이라는 정책이 등장했다. 콜린제제의 효능에 의구심이 제기되자 식약처가 효능 검증을 위한 임상재평가에 착수했고 여기에 보건당국은 돌연 환수협상이라는 안전장치도 내걸었다. 제약사들은 환수협상 명령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도 결국 보건당국과 환수협상에 합의했다. 제약사들은 콜린제제의 재평가 임상 실패로 최종적으로 적응증이 삭제되면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 계획서를 승인 받은 날부터 적응증 삭제일까지 처방액의 20%를 건보공단에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환수협상의 부당성을 따지면서도 협상이 결렬되면 급여 삭제로 인한 시장 퇴출이 걱정돼 울며 겨자먹기로 합의를 했다. 제약사들은 환수협상에 대해 이상한 정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식약처의 정식 허가를 받고 판매한 제품인데, 재평가를 위한 임상시험이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존의 판매를 부당 수익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임상재평가는 판매 중인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최신 과학기술을 기준으로 점검하기 위해 진행하는 절차다. 임상재평가를 진행하는 기간에도 식약처의 허가가 유지되기 때문에 임상재평가 결과와 무관하게 판매는 적법하다. 보건당국의 환수협상 명분대로 라면 그동안 임상재평가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수많은 의약품은 종전의 수익도 부당이익으로 간주돼야 한다. 제약사들이 임상재평가 실패로 환수협상에 따라 기존 판매액을 되돌려주면 환자들에게도 약값을 반환하는 것이 타당하다. 기존에 해당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은 효과가 없는 문제의 약을 복용했다는 얘기가 된다. 오히려 정부가 문제의 약을 환자가 복용하도록 방치했다는 비난도 받아야 한다. 임상재평가 약물의 환수협상은 식약처 허가를 부정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보건당국은 내달부터 아세트아미노펜650mg의 보험상한가를 최대 77% 인상한다. 특정 성분 의약품의 보험약가를 일괄적으로 인상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정책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장기화하자 내린 대책이다. 제약사들이 원가구조가 열악해 생산 증대에 난색을 보이자 일괄 인상을 결정했다. 건강보험 재정 부담 가중이 걱정되지만 필수 의약품의 원활한 공급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이례적인 정책적 판단을 내렸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약가 인상은 정부의 유연한 정책 판단의 결과로 박수 받을 만 하다. 스트렙토제제의 경우 임상재평가 완료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스트렙토제제의 임상재평가 자료 제출 기한은 '호흡기 질환에 수반하는 담객출 곤란'은 내년 5월, '발목 수술 또는 발목의 외상에 의한 급성 염증성 부종의 완화'는 내년 8월이다. 급여재평가 결론을 내렸는데 임상재평가가 진행 중이어서 급여 삭제 결론을 내리기 어정쩡하면 급여재평가 결론 도출 시기를 1년 늦추면 된다. 적잖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환수협상을 강행하는 명분을 찾을 수 없다. 아세트아미노펜 약가인상과 같이 유연한 정책을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환수협상과 같은 이상한 제도는 왜 상식적이고 유연하게 펼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2022-11-26 06:17:03천승현 -
[기자의눈] 고덱스 결정유예, 재평가 합당했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 23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고덱스캡슐과 이모튼캡슐의 급여 적정성에 대해 다음 건정심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가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지만, 최종 기구인 건정심이 제동을 건 것이다. 건정심은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한 약제가 비용 효과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하는 게 합당한지 재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건정심 결정은 작년부터 진행해온 약제 급여 적정성 재평가가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특히 우선 평가하고 있는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판단 근거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심평원은 교과서, 임상진료지침, 임상문헌 등 근거 기반을 토대로 임상적 유용성을 우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임상적 유용성이 애매한 품목들, 불분명한 품목들이 나오고 있다. 고덱스와 이모튼도 그런 종류의 약제였다. 그렇다면 평가의 근거가 되는 자료들이 신뢰성이 부족하거나, 근거의 문턱이 너무 낮은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급여 재평가와 달리 식약처의 효능 재평가는 훨씬 명료하다. 약효가 불분명할 경우 임상시험을 통해 근거를 마련토록 하고 있다. 임상시험 성공 여부에 따라 허가도 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심평원의 임상적 유용성 평가는 애매하면 건너뛰게 돼 있다. 즉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할 경우 비용효과성을 따져 급여 적정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임상적 유용성이 정확히 입증되지 않더라도 급여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약효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가격이 저렴하니 급여를 유지한다고 볼 수도 있다. 건정심도 이 지점을 지적하고, 약제비 지출 적정화 목적이 급여 적정성 재평가의 취지에 맞는지를 묻고 있다. 다음 건정심에서 고덱스, 이모튼이 약평위 결정대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는다 해도 기존 임상적 유용성 평가 부분은 수정해야 된다고 본다. 중간 없이 임상적 유용성 여부가 명확한 평가체계를 마련하든지, 아니면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할 경우 분명하게 만드는 단서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급여 적정성 평가는 확실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한 약제는 식약처에 맡겨 임상 재평가를 진행해 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식약처가 검증하는 효능과 심평원이 평가하는 임상적 유용성이 달라 굳이 이중 검증을 받는게 효율적인지도 되묻고 싶다. 심평원은 건정심의 이번 결정을 일종의 딴지라고 치부하지 말고, 급여 재평가가 올바르게 진행됐는지 다시 곱씹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2022-11-25 06:34:58이탁순 -
[기고] 약사법을 통해 보는 약배달과 약사직능 위기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보건복지부에서는 2020년 12월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방안'이라는 공고를 통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였고 이와 함께 비대면 투약 즉 앱을 이용한 택배나 퀵배송을 통한 약배달이 시작됐다. 그 후 현재는 확진자의 확연한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비대면진료, 비대면투약에 관한 방침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비대면진료 및 투약에 관한 법개정을 새로운정부에서 추진방향으로 삼고있다는 것이다. 약배달과 약배달앱에 따르는 무수히 많은 문제점들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중 필자는 약사법을 통해 약배달과 이에 따르는 약사직능의 위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약사법은 일반인에게는 금지된 약사(藥事)라는 '의약품의 제조·조제·감정·보관·수입·판매'의 특수한 행위를 특정한 사람, 약사(藥師)에게만 허가하는 '면허'를 근본으로 하는 행정법이다. 구체적으로 약사법에는 2개의 커다란 원칙인 약국개설자라는 인적제한과 약국이라는 장소적제한으로 약사직능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있다. 우선 인적제한이다. 약사법 제44조에 따르면 '약국 개설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취득할 수 없다'라고 명시해 오직 약국을 개설한 약사만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조항은 2012년 '안전상비의약품' 즉, 편의점약이 생기면서 개정이 된다. 일부 조건을 갖추면 편의점주인도 의약품 판매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약사직능의 한 축인 인적제한이 이렇게 처음 풀리게 됨으로써 현재까지도 수많은 약사직능 위협의 단초가 된 것이다. 일반인인 편의점주인도 의약품을 취급하게 됨으로써 국민들은 약사라는 직업에 대하여 약사만의 배타적이고 고도의 전문적인 업무가 아닌 일반인들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하여 약사직업의 사회적 위상이 크게 하락하였으며 최근까지도 약자판기 요구, 공항에서 안전상비약 취급제한 요구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다음으로는 장소적제한이다. 약사법 제50조에 따르면 '약국개설자는 그 약국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해 오직 약국에서만 조제약 및 일반약을 투약할수 있게하였다. 그러나 이 조항은 법률개정조차 되지 않았는데 현재 일부 비대면진료앱에 가입한 약국들에 의해 택배나 퀵을 통하여 조제약이 환자에게 배달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비대면진료 관련 공고에 따르면 의약품 수령 방식은 '환자와 약사가 협의하여 결정'이라고 되어있을 뿐인데 이것을 근거로 관련 앱업체와 가입약국들은 합법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법률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따른 것으로 아무런 법적 강제성이 없는 일개 공고가 약사법에서는 불법인 약국외판매를 허용할 수 없다. 이는 많은 법률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부분이며 복지부도 이에 관한 법적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것을 얼마전 인정한바 있다. 즉 약사법 제50조 위반이기에 약배달하는 약국은 형사고발 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약배달의 위법성 문제와는 별도로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행위들 자체가 약사직능의 한 축인 장소제한을 부정하는것이기에 약사직능의 존립자체가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는것이다. 이미 약사법 개정을 통하여 인적제한의 규제가 풀어진 상황에서 장소적제한마저 규제가 풀리게 된다면 약사직능의 근간이 뿌리채 흔들리는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약배달이 국민들에게 익숙해지면 익숙해 질수록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비대면투약과 관련된 약사법 제50조 개정에 명분을 부여하고 가속화 할수 있기에 심각하게 생각하여야 한다. 2008년, 2021년의 헌법재판소의 약사법상 장소적제한과 관련된 판결문에 따르면 크게 3가지 이유로써 이를 정당하다고 했는데 첫째는 대면시에만 충실한 복약지도 가능, 둘째는 약배달시 의약품의 안정성(stability) 문제, 셋째는 약화사고시 책임소재 불명확을 이유로 들었다. 이 3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약국이라는 장소적 제한을 벗어난 의약품 배달허용은 약사의 판매 수익향상과 소비자의 의약품 구입측면에서 편의를 주로 고려한 주장으로써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헌법재판소는 판시했다. 이는 약배달을 반대하는데 있어서 소중하고 중요한 논리와 의견으로써 우리 약사들도 이를 바탕으로 반대하여야 한다. 이미 약사직능은 커다란 축인 인적제한이 일부 풀려버린 상태에서 장소적제한마저 풀려버린다면 그대로 무너져 버리는 일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장소적제한이 풀리기 시작하면 조제약의 택배배송뿐 아니라 일반약의 택배배송과 의약품의 인터넷구입등이 허용될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재도 약배달을 하고 있는 일부약사들은 이러한 약사직능의 위협이 되는 불법행위를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해야 하며 전체약사들은 이러한 인식과 관심을 가지고 약사직능 수호를 해야할 것이다.2022-11-24 19:55:05양근용 법제이사 -
[기자의 눈] 크리스탈의 팬젠 인수 승부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크리스탈지노믹스는 4년 연속 적자(연결 기준) 위기다. 2019년 106억원, 2020년 101억원, 2021년 5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3분기까지도 186억원 적자를 내고 있다. 돌파구가 필요하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선택은 코스닥 상장사 팬젠 인수였다. 팬젠 인수를 위해 240억원을 투입한다. 내년 1월 계약금 외 잔금을 처리하면 팬젠 최대주주가 된다. 팬젠도 적자다. 표면적으로 적자 기업이 적자 기업을 인수하는 모양새지만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당장의 적자 가중을 감수하고 사업 시너지를 선택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일원화하여 토탈 바이오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팬젠은 생산시설을 갖추고 빈혈 치료제(EPO)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국내외 판매 중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갖지 못했던 장점들이다. 상장사 인수로 자금조달 통로를 확대할 수도 있다. 팬젠의 가능성은 휴온스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휴온스는 지난해 6월 팬젠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9.3%를 쥐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팬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팬젠의 1,2대 주주는 크리스탈지노믹스와 휴온스가 된다. 향후 양사의 사업 제휴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우려의 시선도 많다. ▲적자 기업의 적자 기업 인수 ▲240억원 투입에 따른 유동성 고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 단행 등으로 낮아진 최대주주 지분율 등이 그렇다. 다만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변화를 택했다. 어떻게 보면 크리스탈지노믹스의 미래 사업 자신감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회사는 최근 R&D 성과(췌장암신약후보 미국 1b/2상 임상 진전 등)도 다수 도출하며 본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실적은 부진해도 사업 확장 의지는 이어가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팬젠 인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적자 기업의 변화 추구는 낮아진 기업가치를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적자 늪에 빠진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기업 인수 승부수를 던졌다.2022-11-24 06:00:27이석준 -
[모연화의 관점] 미디어와 인포데믹, 수면자 효과(9)발행인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야기 중 가치가 있는 이야기를 골라, 뉴스에 담는다. 구체적으로 뉴스는 '흥미로운가, 새로운가, 갈등 요소가 있는가, 유명한가, 가까이에서 벌어진 사건인가, 시의적절한가'를 기준으로 선택된다. 미디어는 뉴스를 전달하는 매개체이다. 커뮤니케이션학의 조지 거브너(George Gerbner) 교수는 배양이론(cultivation theory)을 통해 미디어가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길러낸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미디어 시청 수준과 현실 지각의 관계를 검증했는데, TV를 많이 보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세상을 폭력적으로 인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의 얀 반 덴 벌크(Jan Van den Bulck) 교수도 TV 시청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H5N1 조류 독감을 걱정하는 비율이 15.6% 증가한 데이터를 통해 미디어의 위험 주입 능력을 주장했다. 예전에는 라디오, 신문, TV로 불리는 대중 미디어만이 뉴스를 전달하는 미디어였다면, 지금은 기존의 전통적 미디어 이외에 디지털 혁신으로 가능하게 된 다양한 연결망 서비스까지 새로운 미디어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뉴-미디어가 담아내는 뉴스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의 콘텐츠는 실시간으로 조회 숫자를 확인할 수 있고, 결과에 따라 다양한 미디어로 확산할 수 있으므로 더 갈등적으로, 더 흥미롭게, 극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아울러 소셜 미디어는 내 주위, 혹은 나와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유명인들을 관찰하는 공간이기에 전통적인 미디어보다 공감의 정도가 깊어, 큰 감정적 영향력을 가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WHO는 전 세계적으로 인포데믹(Infodemic)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포데믹이란 가짜 혹은 왜곡된 메시지를 포함한 너무 많은 정보가 바이러스처럼 전파되어 사람들의 건강에 위해를 미치는 상태를 의미한다. 미디어는 인포데믹을 확산시키는 통로이고,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은 미디어에 의한 왜곡, 편향된 정보처리 과정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행동경제학 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은 카너먼과 그의 동료 트버스키(Kahneman & Tversky)는 어떤 사건이 미디어에 자주 보도되면 사람들의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게 되고, 그 결과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인지 편향을 가용성 휴리스틱이라고 설명했다. 즉, 쉽게 떠오르면 과대평가하는 정보처리 과정이 가용성 휴리스틱이다. 예컨대, 팬데믹 관련 뉴스에 많이 노출된 사람들은 암, 당뇨, 고혈압, 천식 등의 위험보다 코로나의 위험을 훨씬 크게 생각하고, 백신 부작용 보도에 자주 노출된 사람들은 부작용 빈도 혹은 가능성을 더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다가, 흥미성, 영향성, 근접성 측면에서 의약품 부작용은 희귀할수록 흥미로운 콘텐츠가 되기 마련이며, 이러한 콘텐츠는 기억에서 잘 사라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가용성 휴리스틱에 의해 희귀한 부작용의 가능성은 머릿속에서 부풀려진다. 정리하자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미디어는 의약품에 관한 수많은 메시지를 [흥미롭고, 신선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부작용 경험담이나 희귀한 반응 등에 대한 기록은 ‘주관적인 경험담을 중심으로’ 극적으로 표현되곤 한다. 이러한 콘텐츠는 흥미롭고 자극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미디어에서 재사용된다. 자주 보여지기 때문에, 의약품 위험은 쉽게 떠오르고, 발생 가능성이 크게 느껴진다. 반면, 출처는 어디인지, 누구의 주장인지는 금세 사라진다. 이러한 현상은 수면자 효과(sleeper effect)라고 불린다. 수면자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뉴스의 출처 및 객관적 지표는 사라지고, ‘카더라’의 형태로 이야기만 전달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사람들은 누가 말했고, 믿을 수 있고 등의 판단 지표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 메시지 자체는 꽤 오랜 시간 기억한다(그래서 가짜 뉴스들이 계속 살아남아, 전달된다). 미디어와 뉴스가 만들어 낸 가용성 편향, 극적인 위험 메시지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수면자 효과는 우리가 소통해야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출처를 기억하지 못하는 가짜 뉴스를 판단에 이용하는지, 뉴스에 나온 위험을 왜 그렇게 과대평가하는지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는 사람을 약료의 중심에 두려는 우리의 목표와 닿아 있다. 이해해야 오해하지 않고,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2022-11-23 11:48:00데일리팜 -
[기자의 눈] 전문약사제, 이제 와 실익을 고민하다니[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내년 4월 시행을 앞둔 전문약사제도가 법령 정비를 코 앞에 두고 표류하고 있다. 주관 부처인 복지부가 앞서 밝힌 전문약사제도 시행과 관련한 타임테이블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제도 관련 하위법령 초안이 마련돼 입법예고가 진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복지부는 이에 대한 어떤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들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잇따라 세부 법령 정비가 늦어지는 이유로 전문약사 자체의 실익과 직역 갈등 등을 제시했다. 특히 지역 약국· 산업 약사의 업무 범위, 인력 관리 방법 등이 주요 고민 대상이라고 했다. 10년 넘게 자체적으로 전문약사를 배출하며 경험을 쌓아 온 병원약사와 달리 정체성부터 역할까지 모호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의료계와의 직능 갈등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고 했다. 자칫 이번 제도를 통해 탄생할 국가 공인 전문약사의 서비스가 다른 직능의 범위를 침범해 갈등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잔존해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의 고민은 사실 전문약사제도 설계 전부터 제기돼 왔던 부분이다. 병원약사는 논외로 하더라도 지역 약국·산업약사가 전문약사 자격을 취득했을 때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제기돼 왔던 부분이다. 이런 고민을 반영해 복지부도 법률 정비 이전에 3차례에 걸친 연구용역 절차를 거쳤다. 연구가 거듭되면서 이전에 제기됐던 문제를 일정 부분 구체화하는 작업도 동반됐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한약사회와 병원약사회, 산업약사회 대표들이 참석한 전문약사제도협의회와 각 직역별 전문약사제도 TF는 수개월에 거쳐 시행령 마련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했으며, 최종 결과를 지난 9월 말에 복지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협의회와 복지부는 수차례 정책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와 제도의 실익이나 정체성을 따지기에는 그간 고민할 시간도 기회도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열린 병원약사대회에서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쯤 초안을 입법예고해도 빠듯한데 아직 협의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 빨리 협의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정부는 선수보다 심판, 조정자에 가깝다. 체계적인 분발을 하고, 다른 한편으론 정책 방향을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계자의 말 대로 4월 제도 시행은 이미 결정돼 있고 빠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국가공인 전문약사 탄생이 기정사실화 돼 있다. 심판이 중심을 잃으면 결국 경기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복지부가 하루 빨리 중심을 잡고 법령 정비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2022-11-22 17:27:23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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