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호주 약가참조국 제외' 망설일 이유있나
- 김진구
- 2022-12-29 06: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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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약가는 최근 한 달여 제약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기존 7개국이던 약가참조국에 호주·캐나다를 추가하는 내용의 '약제의 요양급여대상여부 등 평가기준 및 절차에 대한 규정 개정안'을 사전예고했다.
제약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호주가 추가될 경우 내년 이후 기등재약 재평가에서 국내 제네릭 가격이 크게 인하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아토르바스타틴 등 주요 약물 중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인 사례도 적지 않아 우려가 컸다. 다국적제약사 역시 신약 가격이 더욱 낮아져 환자 접근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취재 중 만난 전문가들은 해외 약가의 직접 비교에 난색을 표했다. 이들은 해외 약가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약가란 저마다 환경에서 책정된 결과물인데, 해당 국가의 환경적 토대는 제쳐두고 결과물만 들고 와 기등재 의약품의 가격 인하에 활용해선 안 된다는 비판이다.
이를 아무리 한국에 맞게 보정한다고 해도 매우 타당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심평원의 보정 산식에 대해선 '정부 입맛대로' 만들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가 인하를 목적으로 한 '게임의 룰'부터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약업계의 반발에 결국 정부가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논란의 시발점인 심평원은 지난 22일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신중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늦어도 이번 주 초에는 심평원이 호주·캐나다 중 호주를 제외하는 방향으로 기존 개정안을 수정, 고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아직 수정된 고시안은 나오지 않았다. 기존에 사전예고한 규정 개정안의 시행은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다. 올해 안에 수정된 고시안이 나오지 않으면 호주가 새로운 참조국으로 편입된다는 의미다.
겨우 이틀이다. 정부가 "신중 검토"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간이다. 제약업계 다수가 불공정을 외치고 있다. 말로만 신중 검토할 게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보여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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