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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출시 릭시아나 제네릭 막차 행렬…일반약 허가 증가세[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최근 국내 의약품 허가 시장은 약가 개편 영향으로 일반의약품 허가건수가 예년에 비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도 일반의약품 허가건수는 47건으로, 전월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52건과 비견할 만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관절염치료제 콘드로이틴 겔제나 기미·여드름 등 피부질환 치료제 제네릭들이 오리지널 품목의 인기에 힘입어 증가하는 모습입니다. 전문의약품은 10월 특허 만료가 예정된 릭시아나(에독사반토실산염수화물) 제네릭과 급여 등재를 앞두고 있는 P-CAB 보신티(보노프라잔푸마르산염) 제네릭이 시장 조기 출시를 위해 허가획득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반면 복합제 인기는 시들었는지, 자료제출의약품 허가는 2개 품목에 그쳤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승인된 의약품은 총 119개 품목으로, 전문의약품 72품목과 일반의약품 47품목으로 집계됐습니다. 6월(157품목)과 7월(122품목)에 이어 전반적인 허가 규모는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약국에서 만나는 일반약 47품목…짜 먹는 관절염약·여드름 외용제 등 소비자 편의 강화 8월 승인된 일반의약품은 표준제조기준 20품목, 제네릭 25품목, 수출용 2품목 등 총 47품목입니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약 분야에서는 복용 편의성을 높인 관절염 치료 겔 제형과 피부 질환 치료제가 눈에 띕니다. 동국제약 '메가콘드로맥스1200경구용겔(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 [제네릭] 동아제약 맥스콘드로이틴1200경구용겔의 인기로 후발 제네릭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OTC 강자 동국제약도 '메가콘드로맥스1200경구용겔'을 허가받으며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 성분의 경구용겔 제품은 무릎 등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과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일반의약품입니다. 이 약들은 큰 알약 형태가 아니라, 스틱형 파우치에 담겨 물 없이도 부드럽게 짜 먹을 수 있는 겔(Gel) 제형을 채택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평소 관절염을 앓는 고령 환자분들은 고혈압이나 당뇨약 등 여러 알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목 넘김에 큰 부담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겔 제형 제품은 삼킴 곤란(연하 곤란)을 겪는 분들도 물 없이 쉽고 편안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하루 권장 고함량 기준인 콘드로이틴 1200mg을 단 한 포에 담아 하루에 여러 번 챙겨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습니다. 일반 시중의 건강기능식품과 달리 식약처로부터 관절염 보조 치료 효능과 안전성을 공인받은 일반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신뢰성을 더했습니다. 최근 약국가에서는 복용이 간편한 스틱 젤리나 겔 타입의 관절약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동국제약도 기존의 잇몸약이나 정맥순환제 등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관절염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입니다. 8월에만 동일제제가 동국제약 제품을 비롯해 4개가 허가를 받았습니다. 퍼슨 '아젤린크림(아젤라산)' [제네릭] 퍼슨의 ‘아젤린크림’은 붉게 곪는 염증성 여드름부터 오돌토돌하게 돋아나는 좁쌀 여드름까지 두루 케어할 수 있는 바르는 여드름 치료제입니다. 글로벌 제약사 바이엘의 유명 여드름 연고인 ‘아젤리아크림’과 동일한 아젤라산 성분으로 개발됐습니다. 아젤리아크림 동일성분 제네릭으로는 7월 GC녹십자가 허가받은 '아젤라힐크림'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아젤라산은 여드름을 유발하는 균을 직접 억제하면서 과도하게 쌓이는 피부 각질을 부드럽게 녹여 모공이 막히는 것을 막아줍니다. 특히 여드름이 가라앉은 뒤 피부에 거뭇거뭇하거나 붉게 남는 색소 침착(자국)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일반적인 항생제 성분의 여드름 연고는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약효가 떨어지는 내성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이 약은 내성 위험이 적어 꾸준히 관리하기에 적합합니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어, 여드름으로 고민하는 청소년이나 성인 환자들의 접근성이 매우 높습니다. 끈적이지 않고 피부에 산뜻하게 흡수되는 제형을 갖추어 일상생활 중에도 부담 없이 덧바를 수 있습니다. 기초 피부 소독제와 외용제 개발에 강점을 가진 퍼슨의 합류로 약국 여드름 치료제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전망입니다. ◆ 병·의원 처방 전문약 72품목…화이자 RSV 백신·한독 골수섬유증 희귀약 등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신약 1품목, 희귀의약품 1품목, 자료제출의약품 2품목, 제네릭 58품목, 수출용·기타 10품목 등 총 72개 품목이 허가를 마쳤습니다. 자료제출의약품이 2개에 그쳤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허가에 올인했는데, 11월 릭시아나 제네릭 특허만료와 P-CAB 의약품인 보신티 제네릭이 조기 출시를 위한 허가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한국화이자제약 '아브리스보주(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백신)' [신약] 한국화이자제약의 ‘아브리스보주’는 8월 유일한 신약으로 허가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백신입니다. RSV는 영유아에게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키고, 고령층에게는 중증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입니다. 아브리스보의 가장 큰 특징은 임신 28주~36주 사이의 임신부가 접종받으면 엄마 몸에 생긴 면역 항체가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그대로 전달된다는 점입니다. 이 덕분에 아기는 면역 체계가 완성되지 않은 출생 직후부터 생후 6개월까지 바이러스 감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 백신은 면역력이 떨어진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하기도 감염증 예방 용도로도 함께 승인되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를 보호하는 모체 면역과 어르신 감염 예방이라는 두 가지 적응증을 한 번에 확보한 백신은 국내에서 아브리스보가 처음입니다. 그동안 신생아 시기에는 마땅한 예방 백신이 없어 계절마다 호흡기 질환 걱정이 컸던 부모님들의 불안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백신 투여는 1회 근육 주사로 간편하게 이루어지며,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가을과 겨울철을 앞두고 임상 현장에서 중요한 예방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독 '본조캡슐(파크리티닙시트르산염)' [희귀의약품] 한독이 공급하는 ‘본조캡슐’은 골수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 피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희귀 혈액암인 '골수섬유증' 성인 환자를 위한 치료제입니다. 골수섬유증에 걸리면 심한 빈혈이 오고 비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며 극심한 피로감과 통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본조캡슐은 질환의 진행을 촉진하는 특정 단백질 효소(JAK2 등)를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병의 악화를 막아주는 표적 치료제입니다. 기존의 치료 약물들은 투여 시 부작용으로 피를 굳게 하는 혈소판 수치를 떨어뜨려 환자들의 복용을 어렵게 만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본조는 혈소판 수치가 50×10^9/L 미만으로 매우 낮아진 중증 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 큰 차별점을 지닙니다. 그동안 약물 부작용 위험 때문에 기존 표준 치료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했던 중증 환자분들에게 새로운 생명의 기회를 열어준 셈입니다. 환자들은 먹는 캡슐 형태로 복용하며, 임상 시험에서도 비장 크기 감소와 전신 증상 개선 효과를 뚜렷하게 확인했습니다. 한독은 희귀질환 환자분들의 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입니다. 영진약품 '아토세틴정20mg'(아토목세틴염산염)' [자료제출의약품] 영진약품의 '아토세틴정20mg'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겪는 소아 및 성인 환자를 위해 알약 형태로 개량된 의약품입니다. 주성분인 아토목세틴은 마약류가 아닌 비향정신성 치료제로, 약물 오남용이나 중독 걱정이 적어 1차 치료제로 널리 쓰여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약제들은 대부분 크기가 큰 캡슐 형태로 되어 있어, 어린아이들이 삼키기 어려워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부모님들이 캡슐을 뜯어 가루약으로 먹이기도 했는데, 이 가루가 눈에 들어가거나 입안 점막에 닿으면 강한 자극감을 유발하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영진약품의 아토세틴정은 캡슐 대신 삼키기 쉬운 단단하고 작은 알약(정제) 형태로 만들어 약 가루가 날릴 위험을 원천적으로 없앴습니다. 아토목세틴 정제로는 환인제약에 이어 두번째로 제품 허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20mg 정제 제품은 영진약품만 허가를 받았습니다. 환인제약은 18mg 제품이 있습니다. 이에 아토세틴정20mg은 8월 국내 제약사 유일 자료제출의약품이 됐습니다. 전문 처방약 시장에서 오랜 경험을 지닌 영진약품이 출시함에 따라 소아신경과 및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알약 처방 전환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휴온스 '휴독사정' 등 에독사반 제제 [제네릭] 휴온스를 비롯한 국내 제약사들이 허가받은 에독사반 제네릭의약품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 생기는 핏덩어리(혈전)를 막아주는 항응고제입니다.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 질환이 있는 환자는 심장 안에 혈전이 생겨 뇌졸중(뇌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복용하는 약물입니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다이이찌산쿄의 유명 약물 '릭시아나'로, 현재 국내 처방 1위를 달리고 있을 만큼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쓰이던 와파린과 달리 음식 섭취 제한이나 잦은 혈액 검사가 필요 없고, 하루 한 번만 복용하면 되어 환자분들의 일상생활이 매우 편리합니다. 릭시아나 물질특허 만료가 11월 10일 예고됐기 때문에 11월 11일 출시를 위해 8월 허가 막차를 탄 제네릭들이 많았습니다. 휴온스 '휴독사정'을 비롯해 26개 품목이 8월에만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약물과 동일한 성분의 제네릭을 잇따라 허가받으면서 환자들의 약값 선택권이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안전성과 효과가 동일한 약을 보다 경제적인 가격으로 처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입니다. 만성질환으로 장기간 혈전약을 복용해야 하는 고령 환자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2026-09-07 06:00:58이탁순 기자 -
"ESA 증량만이 답 아니다"…신성빈혈 치료 선택지 세분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만성신장질환에 따른 빈혈 치료가 적혈구생성촉진제(ESA) 용량을 조절하는 방식에서 환자의 철 대사와 염증 상태, 치료 반응 등을 고려해 적합한 기전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수십 년간 투석 환자의 빈혈 치료를 이끌어온 ESA가 여전히 표준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체내 저산소 반응을 이용해 내인성 에리스로포이에틴(EPO) 생성을 유도하는 저산소유도인자 프롤린 수산화효소 저해제(HIF-PHI) 계열 경구제가 국내 진료현장에 들어오면서 선택지가 추가됐다. 특히 ESA 치료에도 목표 헤모글로빈(Hb)에 도달하기 어렵거나 저장철(Ferritin, 페리틴)은 충분하지만 실제 조혈 과정에서 철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환자 등에서 새로운 기전의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동기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지난 30년간 투석 환자의 빈혈 치료는 사실상 ESA 용량 설정과 철분 보충 기준의 문제였다"며 "HIF-PHI가 등장하면서 ESA 증량 외에 다른 선택지가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투석 환자 흔한 빈혈…심혈관 위험까지 연관 빈혈은 투석 환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다. 콩팥 기능이 저하되면 적혈구 생성을 유도하는 EPO 생산이 감소하고, 요독 물질과 만성 염증, 철 이용 장애, 반복적인 채혈과 투석 과정에서의 혈액 손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환자가 체감하는 부담도 크다. 빈혈이 심해지면 호흡곤란과 피로뿐 아니라 운동능력과 집중력, 수면, 사회활동 등 전반적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김 교수는 빈혈 관리가 단순한 증상 개선을 넘어 투석 환자의 장기 예후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투석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가 심혈관계 질환"이라며 "빈혈이 발생하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심박수와 심박출량이 증가해 심장 부담이 커지고, 좌심실 비대 등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빈혈은 입원이나 사망 등 환자의 예후와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단순히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보조적 치료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헤모글로빈을 지나치게 높이거나 급격하게 교정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환자의 Hb와 철분 상태뿐 아니라 염증과 출혈 여부, 심혈관계 질환, ESA 반응성 등을 함께 살펴 적정 범위에서 관리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ESA 저반응·철 결핍 환자 존재…치료 공백 심화 ESA는 신성빈혈 치료에 변화를 가져온 대표적인 치료제다. 도입 이전 빈번했던 수혈을 줄이고 환자의 빈혈과 삶의 질을 개선하면서 오랜 기간 치료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ESA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만성 염증이 있는 환자에서는 철 대사를 조절하는 헵시딘 수치가 올라가면서 체내에 철이 있어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당뇨병과 감염, 혈관접근로 문제, 복막염, 만성 창상, 자가면역질환 등을 동반한 환자가 대표적이다. 혈중 페리틴은 충분한 반면 트랜스페린포화도(TSAT)가 낮은 '기능적 철결핍' 환자 역시 ESA와 철분제를 투여하더라도 원하는 수준의 반응을 얻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김 교수는 "이런 환자에서 ESA 용량을 계속 높이는 전략은 효과가 제한적인 동시에 부작용 위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ESA 외에 다른 기전으로 빈혈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 옵션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고 진단했다. HIF-PHI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다. 저산소유도인자(HIF)를 분해하는 프롤릴수산화효소를 억제해 체내 저산소 반응 경로를 활성화하고 내인성 EPO 생성을 유도한다. 철 흡수와 운반, 이용에 관여하는 경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기존 ESA와 구별된다. 김 교수는 "ESA가 외부에서 EPO를 공급해 적혈구 생성을 촉진한다면 HIF-PHI는 환자가 가진 저산소 적응 시스템을 이용한다"며 "특히 헵시딘을 포함한 철 대사에 영향을 미쳐 체내에 저장된 철을 조혈에 활용하도록 한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라고 평가했다. "누구에게 쓸 것인가"…HIF-PHI 적용 환자 구체화 국내에서는 HIF-PHI 계열의 경구 신성빈혈 치료제 '바다넴(바다두스타트)'이 투석 중인 만성신장질환 성인 환자에서 사용되고 있다. 바다넴은 150mg과 300mg 용량으로 공급되며 1일 1회 경구 복용이 가능하다. 바다넴은 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INNO2VATE 1·2 연구에서 기존 ESA인 다베포에틴 알파와 비교해 헤모글로빈 개선 효과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실제 진료 경험을 토대로 HIF-PHI를 고려할 수 있는 환자로 신규 투석 환자와 기능적 철결핍 또는 염증을 동반한 ESA 저반응 환자, 주사제 투여 부담이 있는 복막투석 환자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투석을 처음 시작하는 환자는 상대적으로 잔여 신기능이 남아 있고 염증 상태가 심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이런 환자에서는 내인성 EPO 생성을 유도하는 HIF-PHI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또 "페리틴은 충분하지만 TSAT가 낮아 철이 제대로 동원되지 않는 기능적 철결핍 환자나 염증으로 ESA 반응이 떨어지는 환자에서도 HIF-PIH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고용량 ESA를 사용하던 저반응 환자가 HIF-PHI로 전환할 때는 보다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기존 ESA 요구량과 Hb 변화를 확인하면서 적정 용량에 도달하기까지 경과를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실제 HIF-PHI 전환 환자에서 "초기 4~8주 동안 Hb가 급격하게 변하기보다는 목표 범위 안에서 유지되거나 완만하게 상승하는 양상을 경험하고 있다"며 "치료 중에는 헤모글로빈과 함께 철 관련 지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경구제라는 투여 방식도 실제 진료에서 HIF-PHI를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다. 그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주사를 맞지 않아 좋다는 점"이라며 "의료진 입장에서도 주사 일정과 투여량을 관리하던 부분이 하루 한 번 복용으로 단순해지면서 환자의 Hb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인지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급여 범위는 과제…"환자에 맞는 기전 선택해야"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시됐다. 현재 급여 환경에서는 HIF-PHI와 ESA를 병용하는 방식에 제약이 있어 치료제 전환 과정에서 유연한 치료 전략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신약이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환자 접근성이 확보됐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전환 시점에서 조금 더 유연하게 치료할 수 있는 환경과 환자 상태에 따른 Hb 관리 범위에 대해서는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유지 치료 과정에서 인정되는 Hb 범위와 적용 환자가 투석 환자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향후 임상 근거에 따라 논의할 부분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유지 투여 시 급여로 인정되는 헤모글로빈 범위가 좁다는 점이 아쉽다. 국제 가이드라인의 목표 범위와 비교할 때 조정 여지가 있다"라고 첨언했다. 이어 "향후 국내 실제 진료 데이터가 축적되면 한국인 투석 환자의 특성을 반영한 HIF-PHI 활용 기준도 보다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의 치료 선택지는 환자에게 현재 어떤 기전이 더 적합하고, 어느 치료가 안정적으로 Hb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빈혈 치료도 더 정교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2026-09-07 06:00:46손형민 기자 -
카드매출 세액공제 한도 '반토막'…약국 영향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정부가 최근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들이 눈여겨봐야 할 내용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입니다. 정부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 우대 적용을 연장하는 대신 공제율과 한도를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개인 사업자에게 적용되는 우대 공제율은 1.3%, 연간 공제한도는 1000만원인데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우대공제율은 1.2%로 낮아지고 연간 한도 역시 500만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언뜻 0.1%포인트 차이로 보이지만 카드매출 규모가 큰 사업자 입장에서는 연간 공제한도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약국은 처방조제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매출이 함께 발생하는 만큼 실제 세 부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과세매출 비중이 높은 약국도 적지 않은데요. 그렇다면 이번 세제개편안이 실제 약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이재명 미래세무법인 세무사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Q. 세무사님, 먼저 이번 2026년 세제개편안 가운데 개국 약사들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재명 세무사] 여러 세제개편 내용 가운데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 축소와 업무용승용차 관련 비용 인정 한도 변경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는 카드매출 등에 일정 비율을 곱한 금액을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에서 공제해주는 제도입니다. 현재는 2026년 말까지 발행금액의 1.3%를 연간 1000만원 한도로 공제하는 구조인데요. 개편안에는 공제율을 1.2%로 낮추고 한도 역시 연간 500만원으로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업무용승용차 관련 비용 인정 한도도 달라집니다. 현재 개인사업자는 업무용승용차에 대해 연간 800만원까지 5년간 감가상각비로 경비처리할 수 있습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2027년부터 전기차와 수소차를 업무용승용차로 등록하는 경우 연간 1000만원씩 5년 동안 감가상각비를 경비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 일반 내연기관 차량은 연간 한도가 700만원으로 축소됩니다. 따라서 새롭게 승용차를 구매할 예정인 약사라면 차종에 따른 경비처리 금액의 차이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라는 제도부터 생소한 약사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제도인지, 약국에서는 어떤 매출이 대상이 되는지 설명해 주세요. [이재명 세무사]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는 쉽게 말해 소비자를 상대로 사업을 하는 개인 사업자가 카드나 현금영수증으로 매출을 발생 시켰을 때 일정 금액을 부가가치세에서 직접 공제해주는 제도입니다. 다만 약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매출이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방전에 따른 조제 관련 매출은 면세 매출이기 때문에 신용카드로 결제를 받았더라도 해당 매출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반면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부가가치세가 과세 되는 상품을 판매하고 카드나 현금영수증으로 결제를 받았다면 해당 과세 매출은 공제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약국의 카드매출이 10억원이라고 해서 10억원 전체에 1.2%를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세 매출 가운데 신용카드·현금영수증 등 공제 대상 발행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Q.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공제율은 1.3%에서 1.2%로 낮아지고 연간 공제한도는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줄어듭니다. 실제 약국이 체감할 정도의 변화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재명 세무사] 공제율만 보면 0.1%포인트 하락이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제한도가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이 더 큰 변화입니다. 예를 들어 공제 대상 카드매출이 3억원이라면 현재는 3억원에 1.3%를 적용한 39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고 개편 후에는 1.2%를 적용해 360만원을 공제받게 됩니다. 차이는 30만원입니다. 그런데 공제 대상 카드매출이 5억원이면 현행 기준으로는 650만원입니다. 개편 후 1.2%를 적용하면 600만원이지만 연간 한도가 500만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실제 공제액은 500만원입니다. 즉, 카드매출이 커질수록 단순한 공제율 인하보다 한도 축소의 영향이 훨씬 커집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1000만원 한도에 도달하려면 공제 대상 발행금액이 약 7억6923만원 이상이어야 합니다. 반면 개편 이후에는 약 4억1667만원만 넘어도 500만원 한도에 도달합니다. 지금까지는 과세 카드매출이 7억~8억원 정도 돼야 공제한도가 문제가 됐다면 앞으로는 4억2000만원 안팎부터 한도에 걸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특히 과세 대상 매출, 즉 일반약 등의 매출이 4억~7억원 사이인 약국에서는 공제율 인하에 따른 부담에 더해 공제한도 축소에 따른 부담까지 추가로 발생하게 됩니다. Q. 약사들이 가장 궁금해 할 부분이 실제 금액일 것 같습니다. 과세 대상 카드매출을 기준으로 연간 3억원, 5억원, 7억원, 10억원인 약국을 가정한다면 현행 제도와 개편 이후 공제액에는 각각 어느 정도 차이가 발생하게 될까요? [이재명 세무사] 공제 대상이 되는 과세 카드매출만 있다고 가정해 단순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3억원 정도에서는 연간 30만원 차이에 그치지만 5억원부터는 150만원으로 차이가 커집니다. 7억원이면 410만원, 10억원이면 최대 500만원까지 공제액이 줄어듭니다. 특히 개편 이후에는 공제 대상 카드매출이 약 4억1667만원만 넘어도 연간 500만원 한도가 적용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Q. 결국 약국마다 매출 구조에 따라 영향이 크게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이번 개편으로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약국은 어떤 유형일 것으로 보시나요? [이재명 세무사]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약국은 과세매출 비중이 높으면서 해당 과세매출의 상당 부분이 카드나 현금영수증으로 결제되는 약국입니다. 특히 일반약 매출이 많은 약국들이 직접적으로 세 부담 증가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방조제 중심 약국은 전체 매출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면세매출 비중이 높다면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 축소에 따른 세 부담 증가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습니다. 결국 약국 전체 매출이 얼마인지를 보는 것보다는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과세 대상 매출이 얼마나 되고, 이 가운데 카드·현금영수증 결제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2026-09-05 10:23:51김지은 기자 -
"약가 45%는 시작일뿐..." 미래 수익 가를 4가지 질문1부 · 신약등재 — 산정약가 기준점의 탄생 약가 산정이라고 하면 보통 계산기를 두드리는 장면을 떠올린다. 틀린 생각은 아니다. 실제로 산정규정, 그 안 어디에도 "이 약의 진짜 가치는 얼마다"라고 새로 계산해내는 조항은 없다. 있는 건 전부 하나의 질문뿐이다. 이미 정해져 있는 기준점에서, 이번 품목의 약가는 어떤 규칙으로 어느 위치에 놓이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기준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기준점은 계산이 아니라 절차적 합의로 만들어진다 어떤 성분이 국내에 처음 등재되는 순간을 떠올려보자. 이 신약은 심평원(HIRA) 신약등재 신청과 실무 검토,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심의를 거쳐 건보공단(NHIS)과의 약가협상 테이블에 오른다. 협상이 끝나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심의와 보건복지부 고시를 거쳐 비로소 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린다. 이 절차의 끝에서 나오는 숫자(그 성분의 최초등재가)는 어느 한 기관이 계산기로 뽑아낸 값이 아니다. 임상적 근거를 심사하고, 경제성을 검토하고, 재정 영향을 협상한 결과로 여러 주체가 "이 가격이면 급여로 받아들이겠다"고 동의한 숫자다. 계산이 아니라 절차적 합의다. 이 숫자를 100이라고 하자. 이 100은 등재된 순간부터 그 성분의 좌표가 된다. 이후 사용량-약가연동협상, 사용범위 확대에 따른 조정,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조정 같은 사후관리를 거치며 100은 조금씩 내려앉을 수 있다. 이때 사후관리로 줄어드는 값을 A라 하면, 그 결과값은 100-A가 되고, 이 값이 바로 산정의 출발점이 되는 값이 되는 것이다. 그 기준점에서, 질문 하나가 경로를 가른다 이 성분으로 새로운 의약품을 또 만든다고 해보자. 여기서 산정규정이 실제로 던지는 질문은 딱 하나다. 동일제제가 있는가? 없는가? 성분·염·함량·제형이 모두 최초등재제품과 같은 제품이 이미 있다면, 이 신청품은 동일제제 트랙을 탄다(산정규정 제2호가목). 반대로 염이나 제형이 다르거나, 용법용량이 개선됐거나, 함량이 다르거나, 이 성분을 포함한 복합제라면 산정규정 제2호나목인, 동일제제가 없는 경우의 트랙을 탄다. 같은 기준점 100 또는 100-A에서 출발했더라도, 이 갈림길에서 이미 다른 숫자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갈림길은 다시 여러 갈래로 뻗는다. 가목(동일제제 있음)을 탄 유형은 45%에서 산정되고, 나목(동일제제 없음)을 탄 자료제출의약품은 변경 내용(염·제형, 용법용량, 함량, 복합제 여부)과 개발목표제품의 동일제제 등재 여부에 따라 90% 또는 45%, 100% 또는 49.5%에 자리를 잡는다(산정규정 별첨1 기준 적용). 같은 100에서 출발해도, 규정상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숫자는 갈라진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건 숫자 몇 개가 아니다. 산정이라는 행위의 정체다. 산정은 매번 새로 계산해내는 창작이 아니라, 이미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점 위에서 이번 산정 품목이 어떻게 계산되는지를 규정에 대입해 숫자를 도출해 내는 일이다. 그런데 실제 업무에서는 이 해석이 숫자 하나에서 멈춘다. 동일제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요건을 대입해 45%를 얻으면 산정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숫자는 이 품목의 가격을 설명하는 전부일까? 이제 이 질문을, 우리가 평소 익숙하게 쓰는 감각으로 바꿔보자. 2부 · 산정규정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우리는 매일 네 개의 축을 동시에 돌리며 산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오늘 저녁 7시, 강남에서 약속이 있다. 지금은 6시 20분, 나는 여의도에 있다. 무의식중에 머릿속에서 계산이 시작된다.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5분. 2호선을 타면 강남까지 30분. 충분하다. 아무도 이걸 '네 개의 축을 계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생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짧은 판단 안에는 이미 네 개의 질문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었다. 같은 경로도 오전 11시라면 택시가 빠르다. 금요일 저녁이라면 지하철도 만원이다. 언제냐가 나머지 세 질문의 답을 다시 흔든다. 이걸 '4차원 분석'이라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냥 일상이다. 우리는 이미 매일, 자연스럽게 이 네 질문을 동시에 굴리며 살고 있으니까. (여기서 4차원은 물리학적 정의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지만, 약가를 바라보는 네 개의 축을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비유다.) 이제 다시 약가 이야기로 돌아오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래 질문의 끝에서 멈춘다. 끝이다. 숫자 하나가 나왔으니까. 그게 약가니까. 그런데 정말 끝일까? 지하철 기본요금 1,550원이 최종 비용이 아니듯, 45%도 계산의 끝이 아니다. 아직 X·Y까지만 반영된 중간값일 뿐이다. 여기서부터 네 축을 세워보자. 1부에서 본 100은 이 좌표계의 원점(origin)이다. X·Y·Z·T는 그 원점 위에서 이번 품목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재는 네 가지 질문이다. 이렇게 나누면 축이 서로 겹치지 않는다. X는 오직 "무엇"만 답하고, Y는 오직 "어떤 규칙"만 답한다. 회사 유형이나 생동 요건을 X에 두면, 품목의 정체성과 산정규칙이 뒤섞여버린다. 그 둘을 분리하는 순간 규정이 훨씬 깨끗하게 읽힌다. 네 축은 동시에 작동하지만, 우리가 약가를 바라보는 시야는 하나씩 넓혀볼 수 있다. 이 네 축을 한 문장씩 다시 정리해보면 이렇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질문의 수준이 올라간다. 등재 직후의 45%와, 가산이 붙은 60%와, 가산 종료 후의 45%, 다품목 유발로 인한 38.25%, 이 넷은 다른 품목이 아니다. 같은 품목이 시간과 환경에 따라 그려낸 서로 다른 순간들이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우리의 삶은 매일 이 네 개의 축을 두고 고민하며, 가장 나은 방향을 찾아간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지금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배우고, 그 선택이 다시 다음의 선택을 만든다.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유독 약가 업무를 할 때만, 이 감각이 사라진다. 일상에서는 과거의 흐름도 살피고 앞으로 달라질 상황도 예상하면서 움직이는데, 약가 앞에서는 곧장 무엇(X)과 어떻게(Y)로만 들어간다. 이 품목이 무엇인지, 지금 얼마인지. 그것만 확인하고 멈춘다. 그 45%가 한번 정해지면 영원히 변하지 않을 숫자처럼, 그 뒤 어떤 상황에서 언제 약가가 다시 움직이는지는 확인하지 않은 채로. 제약산업에서 약가는 곧 미래의 수익이다. 시작할 때의 숫자만 알고 그 뒤를 모르면, 지금 세우는 손익 계산은 처음부터 틀린 그림이 된다. 지금의 약가가 어떤 기준점에서 왔고,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움직이며,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이 약가 담당자의 진짜 역할이다. 약가 산정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규정에서 숫자를 찾았으면, 그 숫자가 어떤 기준점에서 왔는지, 그리고 언제까지 유효한지 확인해봐." "약가는 하나의 숫자가 아니다. 합의된 기준점(100) 위에서, 품목(X)이 규칙(Y)과 환경(Z) 아래, 시간(T)을 따라 그리는 하나의 경로다."2026-09-04 06:00:44박준섭 이사 -
HR+ 유방암에 ADC 선택지 추가…'다트로웨이' 역할 주목[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호르몬 수용체 양성(HR+)/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서 CDK4/6 억제제 이후 치료 선택지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내분비요법과 CDK4/6 억제제 병용이 1차 표준치료로 자리 잡으면서 초기 치료 성적과 삶의 질은 크게 개선됐지만, 내성이 발생한 이후에는 치료 효과와 내약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후속 내분비 기반 치료 선택지가 충분하지 않아 질병이 진행되면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으로 넘어가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탈모와 누적 독성, 일상생활의 어려움 등에 대한 환자 부담도 커진다는 게 임상 현장의 진단이다. 최근 국내 허가된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다트로웨이(다토포타맙데룩스테칸)'는 이러한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차별화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경화 고대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CDK4/6 억제제 치료를 경험한 환자들은 높은 삶의 질과 오랜 일상생활 유지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하지만 이후 이를 이어갈 만한 치료 옵션이 충분하지 않다는 데서 환자들이 느끼는 좌절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다트로웨이가 허가되면서 새로운 ADC 치료 옵션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비교적 긴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CDK4/6i 사용 이후 짧아지는 생존기간…후속 치료 공백 HR+/HER2- 전이성 유방암은 일반적으로 내분비요법과 CDK4/6 억제제 병용을 1차 치료로 사용한다. 문제는 내성이 발생한 이후다. CDK4/6 억제제 사용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의 PFS 중앙값은 4개월 미만이며, 항암화학요법도 1차에서 PFS 중앙값이 6.4개월이지만 3차 치료에서는 약 4.1개월까지 낮아진다. 실제 3차 치료까지 이어간 환자도 전체의 31%에 그쳤다. 박 교수는 국내 치료환경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국내에서 현실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후속 내분비요법은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이나 에베로리무스와 엑스메스탄 병용 정도"라며 "ESR1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없어 임상시험 참여를 고려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결국 상당수 환자가 항암화학요법으로 넘어가지만, 환자가 느끼는 거부감은 적지 않다. 박 교수는 "비용적인 이유보다 CDK4/6 억제제로 치료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다가 머리가 빠지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항암치료로 넘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환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다트로웨이 PFS 개선…안전성도 이점 다트로웨이는 지난 3월 이전에 내분비 기반 치료와 진행성 단계에서 전신 화학요법을 받은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제로 국내 허가됐다. 허가 근거가 된 TROPION-Breast01 연구에서 다트로웨이는 연구자 선택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7% 낮췄다. PFS 중앙값은 다트로웨이군 6.9개월, 대조군 4.9개월로 위험비(HR)는 0.63이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각각 36.4%와 22.9%를 기록했다. 치료 효과는 이전 치료 차수와 CDK4/6 억제제 사용 여부, HER2 저발현 또는 IHC 0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된 양상을 보였다. 박 교수는 절대적인 PFS 차이가 2개월이라는 점보다는 기존 치료의 한계와 환자 특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봤다. 박 교수는 "2개월 정도의 차이지만 약 7개월의 PFS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치"라며 "세포독성 항암제는 말초신경병증과 수족증후군, 부종 등 누적 독성으로 효과가 있어도 치료를 오래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누적 독성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ADC의 큰 장점"이라고 부연했다. 삶의 질·독성 함께 고려…"일상 유지도 치료 성과" TROPION-Breast01에서는 환자보고결과(PRO)와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차이를 확인했다. 확인된 악화까지의 기간을 분석한 결과 삶의 질 악화까지의 기간은 다트로웨이군 9.0개월, 대조군 4.8개월이었다. 통증 악화까지의 기간 역시 각각 9.0개월과 5.5개월로 차이를 보였다. 3등급 이상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다트로웨이군 20.8%, 대조군 44.7%였다. 호중구감소증은 각각 1.1%, 30.8%로 집계됐다. 박 교수는 "과거 전이성 암 환자에게는 몇 달을 더 살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면 요즘은 치료 중 해외여행을 가도 되는지, 수영장에 갈 수 있는지를 묻는다"며 "암을 치료하며 살아가는 질환으로 받아들이는 환자가 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연장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다트로웨이 치료에서 구내염이나 안과 이상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상당수는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다는 게 박 교수의 견해다. 그는 임상시험 참여 경험을 토대로 "스테로이드 구강세척제를 사용하면 관리되는 낮은 등급의 구내염이 있었고 시야가 흐려진 환자도 적절한 안과 진료와 치료를 통해 큰 문제 없이 관리했다"며 "호중구감소증이나 간질성 폐질환으로 병원이나 응급실을 찾게 되는 높은 등급의 이상반응 빈도는 매우 낮았다"고 소개했다. 종양 부담·기저질환 고려해 ADC 전환 가능 그렇다면 실제 임상에서 어떤 HR+/HER2- 환자에게 다트로웨이를 우선 고려할 수 있을까. 박 교수는 CDK4/6 억제제에도 질병이 빠르게 진행하거나 후속 내분비요법에 대한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를 우선적인 후보군으로 꼽았다. 박 교수는 "일부 환자는 1차 약제 사용 이후 6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하는데 이런 환자는 다음 치료로 ADC를 빠르게 고려할 수 있다"며 "CDK4/6 억제제로 비교적 오랫동안 질병이 조절됐더라도 종양 부담이 크거나 이후 적절한 내분비요법이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PI3K 또는 AKT 억제제와 같은 표적치료를 환자의 신체 조건이나 기저질환 때문에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ADC 전환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다. HER2 IHC(면역조직화학검사) 0인 환자 역시 다트로웨이를 고려할 수 있는 환자군이다. 기존 HER2 표적 ADC 사용이 제한되는 환자에서도 TROP2라는 별도 표적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박 교수는 "HER2 0인 환자나 HER2 저발현이더라도 심장 기능 또는 다른 기저질환으로 HER2 ADC 사용이 어려운 환자, 신체 상태가 취약해 안전성이 중요한 환자에서 다트로웨이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환자 상태 따라 치료 선택 폭 넓혀야" 다만 국내에서 실제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급여 문제가 남아 있다. 박 교수는 임상적 필요성과 별개로 다트로웨이의 급여 적용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ADC들이 높은 임상적 성과와 전체생존기간(OS) 개선까지 입증하면서 평가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박 교수는 환자마다 장기 기능과 기저질환, 독성에 대한 취약성, 병원 접근성 등이 다른 만큼 다양한 기전과 투여방식을 갖춘 치료 옵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박 교수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마다 컨디션과 기저질환, 장기 기능 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독성과 내약성 측면에서 치료 옵션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치료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의미 있는 시간의 연장"이라며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치료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도 치료에서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2026-09-04 06:00:42손형민 기자 -
출혈예방 넘어 장기예후로…'알투비오', 혈우병 치료목표 확장[데일리팜=손형민 기자] A형 혈우병 치료가 단순히 출혈을 막는 것을 넘어 높은 수준의 응고인자 활성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환자의 일상과 장기적인 관절 건강까지 보호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증 혈우병 환자의 제8응고인자(FVIII) 활성도를 최소 1% 이상으로 유지해 중증 출혈 위험을 낮추는 것이 주요 치료 목표였다. 그러나 표준 반감기(SHL) 제제에서 연장 반감기(EHL) 제제, 비응고인자 예방요법 등 치료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투여 편의성뿐 아니라 충분한 출혈 보호 수준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박영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에는 중증 혈우병 환자의 응고인자 활성도 최저치를 1%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였다"며 "이제는 생존을 넘어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치료 효과를 유지하고 장기적인 예후까지 개선하는 방향으로 치료 목표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혈우병은 평생 치료해야 하는 만큼 응고인자 반감기를 늘려 주사 횟수를 줄이면서도 높은 치료 효과를 지속해 장기적인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치료 옵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치료 환경에서 지난해 12월 국내 허가된 장기 지속형 제8응고인자 제제 '알투비오(에파네스옥토코그알파)'도 새로운 선택지로 등장했다. 알투비오는 폰 빌레브란트 인자(vWF)에 따른 기존 FVIII 제제의 반감기 한계를 극복하도록 설계됐다. 성인·청소년 대상 XTEND-1 연구에서 알투비오 주 1회 투여 후 평균 4일간 FVIII 활성도가 40% 이상 유지됐고, 투여 7일차에도 약 15% 수준을 나타냈다. 연간 출혈률(ABR) 중앙값은 0이었으며 기존 예방요법 대비 ABR은 77% 감소했다. 소아 대상 XTEND-Kids에서도 ABR 중앙값 0을 기록했다. 박 교수는 XTEND-1, XTEND-Kids 임상에 연구자로 참여했다. 박 교수는 "혈우병 치료에는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환자마다 현재 치료 효과와 생활방식, 선호 등이 다른 만큼 각자의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넓어지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Q. 최근 A형 혈우병 치료 환경이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 여전히 진료 현장에 남아 있는 미충족 수요는 무엇인가. 혈우병은 혈액 응고인자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중증 출혈성 질환이다. 출혈이 멈추지 않으면 심각한 부작용과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평생에 걸쳐 결핍된 응고인자를 보충하는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 오랜 기간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점에서 혈우병 역시 환자의 치료 순응도가 매우 중요하다. 혈우병 치료제는 정맥주사 제형을 기반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환자가 매번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자가주사 교육이 비교적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상 환자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치료를 지속하기 어렵다. 평생 자가주사를 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서는 주사 횟수를 줄이면서도 충분한 출혈 예방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크다. 혈우병 치료 목표 역시 과거에는 단지 생존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생존을 넘어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치료 효과를 유지하고 장기적인 예후 개선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응고인자 반감기를 늘려 투여 부담을 줄이고 높은 치료 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장기적인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치료 옵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Q. 표준 반감기(SHL) 제제에서 연장 반감기(EHL) 제제, 비응고인자 예방요법까지 치료 옵션이 발전해왔다. 기존 치료제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 SHL 제제에서 EHL 제제로의 변화는 정맥주사 투여 횟수를 주 3회에서 주 2회로 줄였고, 비응고인자 제제는 피하주사이면서 주 1회 이상의 긴 투여 간격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비응고인자 제제는 엄밀히 말해 응고인자가 아니라 응고인자처럼 일하는 물질을 투여하는 것이다. 효과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응고인자 활성을 정상 수준까지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어 경증 혈우병에 해당하는 수준의 출혈 보호 효과를 제공한다는 한계가 있다. EHL 제제는 투여 횟수를 개선했음에도 여전히 주 2회 투여가 필요하고, 응고인자 활성도의 최고점과 최저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기존 치료제 모두 효과와 투여 편의성 측면에서 각각의 미충족 수요가 있다. Q. 소아 환자는 정맥주사에 대한 부담 때문에 피하주사제를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 제형에 따른 차이와 치료제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소아 환자는 정맥 확보가 어렵고 성인에 비해 응고인자 반감기가 짧아 투여 빈도가 잦기 때문에 치료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히 투여 편의성만을 이유로 피하주사제를 선택하기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같은 성분의 약을 투여 방식만 달리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신체 활동량이 많거나 이미 관절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라면 비응고인자 제제로 충분한 출혈 예방 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환자에서는 응고인자 제제로 응고인자 활성도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면서 높은 수준의 출혈 예방이 필요할 수 있다. 비응고인자 제제는 응고인자를 직접 보충하는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그 효과를 응고인자 활성도 수치로 정확하게 치환하거나 환산하기 어렵고, 지혈 효과를 간접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따라서 응고인자 활성도를 직접 확인하면서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응고인자 제제가 보다 정밀한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현재 혈우병 치료는 출혈이 발생했을 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출혈 전에 예방요법을 지속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예방요법을 어떤 방식으로 시행할 것인가의 문제이며, 환자가 실제로 잘 지속할 수 있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Q. 알투비오는 기존 치료제와 기전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나. A형 혈우병 치료에 사용하는 제8응고인자 제제는 체내 대사 과정과 기전적 특성상 EHL 제제라고 하더라도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연장하기 어려웠다. 응고인자 활성도가 40% 이상이면 혈우병 범위를 벗어나 출혈 위험이 낮은 구간으로 보는데, 이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SHL 제제의 경우 1일 미만, EHL 제제도 길어야 약 하루 정도였다. 하지만 알투비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 투여 후 평균 4일간 40% 이상의 응고인자 활성도를 유지할 수 있다. 알투비오는 제8응고인자의 반감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새로운 물질이다. 기존 제8응고인자 제제는 체내에서 폰 빌레브란트 인자(vWF)와 결합해야 안정적으로 유지되는데, vWF 자체의 짧은 반감기로 인해 치료제의 반감기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알투비오는 융합 단백질 기술을 통해 이 vWF 의존성을 극복했다. 반감기가 약 48시간으로 주 1회 투여만으로 다음 투여 직전까지 vWF 수준과 무관하게 상당히 높은 최저 응고인자 활성도(trough level)를 독립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Q. XTEND-1과 XTEND-Kids 연구에 직접 참여했다. 임상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알투비오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잘 설계된 치료제라는 생각이 들었고 주요 허가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싶었을 정도로 기대가 컸다. 실제 임상시험에서도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가 확인됐다. 먼저 혈우병 치료 관련 임상시험에서 중요하게 보는 지표인 연간 출혈률(ABR) 중앙값이 0으로 확인됐다. 소아는 빠른 대사로 인해 반감기가 다소 짧아질 수 있음에도 연령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좋은 치료 효과를 보였고 특별한 안전성 이슈도 크게 없었다. 알투비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치료 경과를 보였다. 기존 제제 임상시험에서는 다음 투여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응고인자 활성도가 최저점으로 낮아질 때 일상생활 중 예상하지 못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알투비오는 일주일의 투여 주기 동안 일정 수준 이상의 응고인자 활성도가 유지됐다. 임상시험 중 수술이 필요했던 환자도 안정적으로 수술과 입원을 마칠 수 있었다. Q. 알투비오는 투여 후 평균 4일간 응고인자 활성도가 40% 이상, 7일차에도 약 15% 수준으로 유지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제8응고인자 활성도의 정상 참고범위는 통상 60~150% 수준이며 40% 미만으로 낮아지면 혈우병으로 진단한다. 이 가운데 1% 미만은 출혈 위험과 발생률이 높은 중증 혈우병, 1~5%는 중등증, 5~40%는 경증 혈우병으로 분류한다. 과거에는 중증 혈우병 환자의 응고인자 활성도 최저 수치를 1%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였다. 낮은 수치이지만 1%라는 최소한의 수치가 중증과 중등증 혈우병을 나누고 장기적인 예후를 바꾼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임상에서 알투비오는 투여 후 평균 4일간 응고인자 활성도 40% 이상을 유지했고 다음 투여 직전인 7일차에도 약 15% 수준을 유지했다. 활성도가 40% 이상으로 유지되는 구간은 일상적인 신체 활동에서 출혈 위험이 낮은 수준이다. Q. 임상에서 특별한 안전성 이슈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혈우병 치료에서 중요하게 보는 이상반응은 무엇인가. 응고인자 제제 임상시험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이상반응은 면역 반응으로 생성되는 억제인자, 즉 중화항체다. 억제인자가 생기면 응고인자를 투여해도 치료 효과를 얻기 어려워 치료 전략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혈우병 치료에서 가장 경계하는 합병증이다. 이외에 과민반응이나 주사 부위 반응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지혈 작용에 관여하는 약제인 만큼 혈전성 사건 역시 안전성 관찰 항목에 포함된다. 알투비오 임상에서는 억제인자 발생이나 혈전성 사건, 아나필락시스 등 중대한 안전성 문제가 보고되지 않았다. Q. 새로운 치료제들이 허가된 이후 급여까지 시간이 소요되면서 환자 접근에는 시차가 발생한다. 국내 치료 환경과 급여 평가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나. 국내 혈우병 치료 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며 지난 20년간 치료 환경과 환자들의 치료 성과도 꾸준히 향상돼 왔다. 다만 지속적으로 신약이 등장한다는 것은 기존 치료에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있고 치료 목표 역시 계속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치료 환경이 발전하는 만큼 국내 환자들도 새로운 치료 옵션에 실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임상에서 확인된 데이터만으로 치료제의 가치를 모두 평가하기는 어렵다. 실제 환자가 10~30년간 치료를 지속했을 때 순응도를 유지하면서 출혈과 관절 손상을 예방하고 정상에 가까운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과거 충분한 예방요법을 받지 못해 관절이 손상된 환자들은 만성 통증과 운동 제한을 겪고 여러 부위의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기도 했다. 이 경우 수술과 추가적인 응고인자 사용뿐 아니라 학업이나 직장생활 중단과 같은 사회적 부담이 함께 발생한다. 따라서 소아·청소년기부터 충분한 치료를 통해 관절 건강을 보존하고 치료 순응도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은 향후 수술 등 추가적인 의료자원 이용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도 의미가 있다. 혈우병 치료제 급여 평가에서도 평생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단기적인 임상 지표뿐 아니라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안정적으로 예방요법을 지속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기적인 삶의 질과 미래 의료 부담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특정 약제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혈우병 치료 전반에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2026-09-03 06:00:42손형민 기자 -
방광암 1차치료 주도권 경쟁…RWD로 번진 표준요법 승부[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요로상피세포암(방광암) 1차 치료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임상시험을 넘어 실사용근거(RWD) 영역으로 이어지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이 임상 3상에서 기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보다 생존기간을 크게 개선하며 새로운 1차 표준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최근에는 실제 진료현장에서의 치료 성적을 평가한 데이터가 속속 나오고 있다. 기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질환이 진행되지 않은 환자에게 '바벤시오(아벨루맙)'를 사용하는 1차 유지요법도 여러 국가의 RWD를 토대로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유지요법 이후 ADC까지 이어지는 치료 시퀀스의 장기 생존결과까지 제시되면서 치료전략을 평가하는 범위도 넓어지는 양상이다. 현재 1차 치료에는 시스플라틴 투여가 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옵디보(니볼루맙)+시스플라틴·젬시타빈 병용요법도 선택지로 자리하고 있다. CheckMate 901에서 옵디보 병용군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21.7개월로 시스플라틴·젬시타빈 단독군 18.9개월보다 길었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각각 7.9개월과 7.6개월, 객관적반응률(ORR)은 각각 57.6%, 43.1%였다. 다만 시스플라틴 적합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전체 환자를 포괄하는 파드셉+키트루다와 대상군에 차이가 있다. 최근 RWD 경쟁에서는 파드셉+키트루다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바벤시오 유지요법을 둘러싼 데이터가 두드러진다. 다만 두 전략을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은 없으며 임상시험과 RWD 역시 환자 특성과 연구설계, 추적기간 등이 달라 개별 연구의 수치를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ADC+면역항암제 병용, 1차 표준 부상…RWD에선 연구별 편차 최근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에서는 파드셉(엔포투맙베도틴)+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RWD가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 파드셉+키트루다는 글로벌 임상 3상 EV-302를 통해 기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넘어서는 생존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29.1개월의 업데이트 분석에서 파드셉+키트루다군의 PFS 중앙값은 12.5개월, OS 중앙값은 33.8개월이었다. ORR은 67.5%, 완전반응률(CR)은 30.4%로 집계됐다. 이후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임상시험에서 확인한 효과가 실제 진료환경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피는 후향적 연구가 이어졌다. 미국 다기관 UNITE 연구에서는 248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ORR 60.0%, CR 21.0%, PFS 중앙값 14.3개월, OS 중앙값 45개월을 기록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3개 기관의 환자 134명 분석에서는 ORR 73.9%, CR 27.6%, PFS 중앙값 12.9개월, OS 중앙값 25.1개월이었다 오스트리아 20개 기관에서 195명을 살핀 연구에서는 ORR 63.6%, CR 21.5%로 집계됐으며, 미국 280개 종양진료기관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397명 규모 연구에서는 OS 중앙값이 17.5개월로 제시됐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파드셉+키트루다의 치료 성적은 연구마다 차이를 보였다. EV-302에서 ORR 67.5%, CR 30.4%가 확인된 것과 비교하면 일부 RWD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반응률을 보인 반면 CR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연구도 있었다. 다만 연구별 환자 구성과 추적기간, 치료 환경이 달라 수치를 직접 비교해 효과의 우열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파드셉+키트루다가 1차 치료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면서 질환 진행 이후 어떤 치료를 이어갈 것인지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는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 이후 질환이 진행하면 ADC를 후속 치료로 활용할 수 있었다. 반면 1차 단계부터 파드셉과 키트루다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동일한 ADC를 이미 사용한 이후라는 점에서 다음 치료의 근거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실제 파드셉+키트루다 이후 치료 결과를 살펴보려는 RWD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UNITE 기반 후향적 분석에서는 1차 파드셉+키트루다 이후 후속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성적이 별도로 평가됐다. 아직 환자 수가 많지 않고 후속 치료 종류도 다양한 만큼 최적의 치료 순서를 판단하려면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바벤시오, 다국가 장기 RWD로 차별화 바벤시오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에서 1차 유지요법으로 사용되는 면역항암제로, 파드셉+키트루다와는 다른 치료 전략으로 리얼월드 근거를 넓혀가고 있다. 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은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또는 카보플라틴 등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먼저 시행한 뒤 질환이 진행하지 않은 환자에게 바벤시오를 이어 투여하는 전략이다. 피보탈 연구인 임상3상 JAVELIN Bladder 100에서 바벤시오 유지요법 시작 이후 PFS 중앙값은 5.5개월, OS 중앙값은 23.8개월이었다.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시작 시점부터 계산한 OS 중앙값은 29.7개월이었다. 임상 이후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일본, 미국 등으로 리얼월드 데이터의 분석 범위가 넓어졌다. 프랑스 AVENANCE 연구에서 바벤시오 1차 유지요법을 받은 595명의 PFS 중앙값은 5.7개월, OS 중앙값은 21.3개월이었다.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시작 시점부터 계산한 OS 중앙값은 26.5개월이었다. 이와 별도로 바벤시오 이후 2차 치료로 ADC를 투여받은 55명을 분석한 결과 1차 항암 시작 시점부터 OS 중앙값은 41.5개월로 집계됐다. 다만 후속 ADC 치료까지 이어진 선택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라는 점에서 전체 환자의 치료 성적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 PATRIOT-II에서는 160명을 대상으로 바벤시오 시작 후 PFS 중앙값 5.4개월, OS 중앙값 24.4개월을 제시했다. 1차 항암 시작 시점부터의 OS 중앙값은 30.5개월이었다. 머크가 정리한 자료에는 이탈리아 READY에서도 유지요법 시작 후 PFS 7.6개월, OS 26.2개월, 1차 항암 시작 후 OS 30.9개월로 정리돼 있다. 일본 JAVEMACS의 전체 분석군 354명에서는 바벤시오 시작 이후 OS 중앙값이 31.8개월,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시작 이후에는 38.9개월로 집계됐다. 후속 ADC까지 이어진 장기 시퀀스도 경쟁 변수 최근 바벤시오 RWD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유지요법 자체의 치료 성적을 넘어 질환 진행 이후의 후속 치료까지 포함한 분석이다. AVENANCE에서는 바벤시오 이후 2차 치료로 파드셉을 사용한 55명에서 OS 중앙값이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시작 시점부터 41.5개월에 달했다. 2차 치료로 다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79명의 경우 24.5개월이었다. 연구진은 해당 분석을 탐색적 분석으로 제시했다. JAVEMACS에서도 2차 치료를 받은 환자 202명을 별도로 살폈다. 이 가운데 134명이 2차 치료로 파드셉을 사용했으며, OS 중앙값은 바벤시오 투여 시점부터 31.8개월,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 투여부터 37.2개월이었다. 2차 파드셉을 사용한 이후에는 17.8개월이었다. 다만 이러한 수치를 파드셉+키트루다의 EV-302 결과와 맞대 특정 전략의 우위를 판단할 수는 없다. 바벤시오 유지요법은 애초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서 질환이 진행하지 않고 유지요법까지 도달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또 ADC 치료까지 받은 환자는 질환 진행 이후에도 다음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상태를 유지한 환자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선택편향도 고려해야 한다. 파드셉+키트루다는 이와 달리 치료 시작 단계부터 ADC와 면역항암제를 병용한다. 높은 초기 종양반응과 생존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으로,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반응을 확인한 뒤 유지요법으로 전환하는 바벤시오 전략과 치료 흐름 자체가 다르다. 결국 요로상피세포암 1차 치료의 경쟁 구도는 임상 3상에서 확인된 치료 효과를 실제 진료에서의 재현성과 장기 치료 시퀀스로 넓어지고 있다. 파드셉+키트루다가 EV-302를 통해 강력한 1차 치료 근거를 확보한 뒤 실제 진료 환경에서 근거를 축적하고 있다면,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바벤시오 유지요법은 여러 국가에서 장기간 축적된 RWD와 후속 ADC 치료까지 이어지는 시퀀스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시스플라틴 적합 환자에서는 옵디보 병용요법까지 선택지에 포함되면서 치료전략 간 경쟁도 계속될 전망이다. 향후 리얼월드 데이터가 더 쌓일수록 초기 반응이나 생존기간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와 치료 지속성, 독성,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까지 고려해 첫 치료전략을 정하는 문제가 요로상피암 치료의 주요 쟁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2026-09-02 06:00:52손형민 기자 -
"약국, 화장품 몇 개 놓는다고 경쟁력 생기지 않아…결국 상담"[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 화장품 시장은 이미 열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약사들이 이 기회를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입니다." 최근 약국을 바라보는 화장품 업계의 시선이 달라졌다. 제약사들이 앞다퉈 더마코스메틱과 기능성 화장품을 내놓고 있고 제품 광고에서도 '약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기 시작했다. 약국 역시 변하고 있다. 일부 대형 약국에서는 화장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외국인 관광객까지 유치하고 있으며 동네약국에서도 화장품을 새로운 경영 품목으로 바라보는 약사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양덕숙 한국약국화장품학회 초대 회장(62, 중앙대)은 시장 확대 자체보다 누가 이 시장의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인지에 주목했다. 화장품이 약국에서 많이 팔리는 것과 '약국 화장품 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약사의 전문 상담이 빠진 채 제품과 가격만으로 경쟁한다면 결국 다른 유통채널과 차별화할 수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양 회장은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K-뷰티가 성장하고 제약사들도 약국으로 눈을 돌리는 지금이 약사들에게는 중요한 기회"라며 "시장이 열렸을 때 약사들이 적극적으로 공부하고 상담하면서 약국의 영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약국화장품학회가 지난 5월 공식 출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회는 단순히 화장품을 잘 판매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조직이 아닌 임상약사와 학계, 산업계를 연결하고 약국 현장에서 축적되는 피부·화장품 상담 경험을 학술적으로 체계화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양 회장은 올해 안에 학회의 사단법인화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는 "정관 등 필요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약사들이 화장품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몇 개 놓는다고 경쟁력 생기지 않아…결국 상담" 양 회장이 인터뷰 내내 가장 강조한 단어는 '상담'이었다. 최근 약국가는 일반의약품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창고형약국 등장으로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약국별 가격까지 비교하면서 동네 약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양 회장은 이런 환경에서 가격 경쟁을 외면할 수도 없지만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것은 동네 약국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봤다. 그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똑같아 보이는 제품을 훨씬 비싸게 살 이유가 없다"면서 "약국이 그 차이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이 결국 상담"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은 오히려 약사가 이러한 차이를 보여주기 좋은 영역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약국에는 피부 문제만 갖고 오는 소비자가 드물다. 의약품을 복용하면서 피부 건조나 색소침착 등을 호소하기도 하고, 만성질환이나 노화에 따른 피부 변화를 함께 겪는 경우도 있다. 약사는 약물과 피부 상태, 화장품 성분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화장품 판매채널과 다른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약국에서는 아토피 피부염이나 약물 부작용에 따른 색소침착, 만성질환과 관련된 피부 이상, 노화에 따른 가려움이나 건조증 등 다양한 문제를 접한다"며 "약사는 생리적 기전을 이해하고 화학·바이오 성분을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복용 중인 약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약사의 강점으로 꼽았다. 광과민성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레티노이드 계열 치료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자외선 차단이나 화장품 성분 선택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피부 타입만 보고 제품을 권하는 것과 다른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화장품만 봐서는 안 됩니다. 이 사람이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어떤 피부 상태인지 같이 봐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화장품을 바르는 것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요. 바로 이런 상담이 일반 판매자와 약사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SNS 보고 제품명부터 찾는 소비자…'상담법' 만든다 문제는 모든 약사가 화장품 상담에 익숙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제품은 갖춰놨지만 어떤 소비자에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성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몰라 적극적으로 상담하지 못하는 약국도 적지 않다는 게 양 회장의 판단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백 관련 제품이다. 소비자는 광고나 SNS를 통해 특정 제품이나 성분은 잘 알고 있지만 정확한 사용 범위나 주의사항까지 알고 약국을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학회는 이런 약국 현장의 실제 사례를 모아 교육 콘텐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양 회장은 "약사가 제품을 갖고 있어도 어떻게 설명하고 상담해야 하는지 모르면 판매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대표적인 성분과 사례부터 약국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상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인터뷰에서도 성분별로 짧고 실용적인 상담법을 정리해 약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조했다. 학회 교육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성분 이해부터 제형 특성, 피부 생리기전, 상담 실무, 부작용 대응, 관련 규제까지 포괄하는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올 가을 첫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약국 화장품 상담이 약사 교육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약학대학 교육과정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단순 제품을 소개하는 교육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나이아신아마이드, PDRN, EGF, 엑소좀 등 소비자 관심이 높은 성분도 세포·동물실험 수준의 근거인지, 인체 임상자료가 있는지, 규제기관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따져 근거 수준에 맞춰 정보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대형·화장품 전문약국도 "시장 키우는 역할"…관건은 약사 전문성 학회가 추진하는 또 하나의 사업은 약국 내 '팜뷰티존(Pharm Beauty Zone)'이다. 양 회장은 약국 화장품 시장이 성장하려면 약사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약국에서도 화장품을 상담받고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봤다. "소비자는 약국에 화장품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약국에 몇 개 가져다 놓고 안 팔린다고 하면 안 됩니다. 소비자가 들어왔을 때 화장품을 취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보여줘야 합니다." 학회는 약국 유통 화장품 업체들과 연계해 약국 내 별도의 팜뷰티존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진열대를 넘어 제품을 직접 살펴보고 약사에게 상담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학회 측이 살펴보고 있는 관련 업체는 30여곳이다. 다만 모든 제품을 일률적으로 입점시키기보다 약국 규모와 상권, 약사의 관심 분야 등에 따라 취급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양 회장은 "대형 상권과 동네약국은 당연히 필요한 제품과 진열 방식이 다르다"며 "각 약국이 자기 지역과 고객에 맞게 선택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것은 양 회장이 최근 등장하고 있는 대형 화장품 전문약국을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화장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약국이 등장하면 가격 경쟁에 대한 우려는 생길 수 있지만, 한편으로 소비자와 화장품 업체의 시선을 약국으로 끌어오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그런 약국들이 시장을 넓혀주는 측면도 있다"며 "결국 약국 안에서 시장을 키우는 것이고, 운영자가 약사인 만큼 약사의 역할을 어떻게 접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동네 약국까지 똑같은 방식으로 가격과 물량 경쟁에 뛰어들어서는 승산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소비자가 특정 제품의 가격만 묻고 나가는 약국이 아니라 피부 상태와 복용약 등을 함께 상담하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는 약국을 만드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양 회장이 학회 설립과 동시에 교육을 가장 먼저 꺼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K-뷰티 커지는데 약사가 빠질 이유 없어…이번에는 놓치지 말아야" 양 회장은 지금을 약국 화장품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과거 약국에서 접할 수 있는 화장품은 일부 외국 브랜드나 제한된 제품군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가격대와 성분, 제형이 다양해졌고 제약사들의 시장 진입도 활발해졌다. 무엇보다 광고에서 '약국 판매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 그가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다. 양 회장은 이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약사들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기업 역시 결국 다른 유통채널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생겼을 때 잡아야 합니다. 업체에도 약국에서 제품이 판매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고, 약사들도 공부하고 상담하면서 적극적으로 취급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결국 시장은 다른 곳으로 갑니다." 학회는 이를 위해 임상·교육·검증·대외협력 등을 중심으로 조직을 갖추고 향후 약국에서 축적되는 소비자 사용 경험과 이상반응 사례도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학과 연구소가 기초 연구를, 제약·화장품사가 제품화를, 약사가 현장 검증과 상담을 맡고 학회가 이들을 연결하는 구조가 궁극적인 모델이다. 양 회장이 그리고 있는 최종 그림은 단순한 '화장품 잘 파는 약국'이 아니다. 약사가 성분을 이해하고 근거를 평가하며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피부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살펴 소비자에게 필요한 선택지를 제시하는 한국형 약국 화장품 모델이다. 그는 이를 'K-파마코스메틱'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프랑스의 더마코스메틱이나 일본 드럭스토어 모델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국내 약국 유통구조와 소비자 특성에 맞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화장품은 이제 약국에서 덤으로 취급하는 품목이 아닙니다. 약사가 가진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될 수 있어요. K-뷰티 시장이 이렇게 커지고 기업들도 약국을 바라보는 지금, 약사들이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2026-09-02 06:00:42김지은 기자 -
'천일염의 재발견'…바이오벤티스, 약국 더마 시장 도전장[데일리팜=김진구 기자] 10년 이상 자연 숙성한 천일염에서 형성된 미생물을 피부 소재로 활용하는 바이오벤티스가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바이오벤티스는 신안 갯벌 천일염을 장기간 숙성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호염성 토착 미생물 군집을 활용한 원료 ‘솔트바이옴’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BAC1 아토솔트’를 시작으로 아토피 피부 케어 시장을 공략하고, 향후 제품군 확대와 병원용 의료기기(MD)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종규 바이오벤티스 대표는 “솔트바이옴을 기반으로 한 소재 개발과 제품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장기간 자연 숙성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미생물과 미네랄 성분의 조합이 피부 장벽과 진정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0년 숙성 천일염서 형성된 미생물군집…“피부 장벽 개선에 초점” 바이오벤티스에 따르면 솔트바이옴은 신안 갯벌 천일염을 10년 이상 자연 숙성하면서 형성되는 호염성 토착 미생물 군집을 배양·원료화한 소재다. 회사는 천일염이 장기간 숙성되는 동안 고염도 환경에 적응한 미생물군이 형성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바이오벤티스는 이 미생물 생태계를 소재로 개발해 피부에 적용했다. 김 대표는 “10년 이상 자연 숙성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미생물 군집 자체가 솔트바이옴의 핵심”이라며 “특정 균주 하나를 선별해 배양하는 방식과 달리 자연환경에서 형성된 미생물 생태계를 활용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솔트바이옴의 핵심 요소는 소금 속 미네랄과 미생물의 대사산물이다. 솔트바이옴에 포함된 활성 미네랄은 피부에서 생체이온 완충작용에 관여해 피부 환경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민감해진 피부의 가려움을 완화하고 진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미생물에서 유래하는 대사산물은 피부 세포의 신호 전달에 관여한다. 바이오벤티스는 이 대사산물이 특정 mRNA의 발현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피부 장벽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미네랄 성분은 피부 환경을 안정시키고 진정에 관여한다. 미생물 대사산물은 피부 장벽과 관련된 mRNA 발현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결국 피부가 외부 자극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벤티스는 이러한 소재 특성을 기반으로 피부 진정과 장벽 관리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구성했다. ‘수딩 로션’과 ‘인텐시브 크림’ 두 가지 제형을 통해 피부 상태와 사용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항염·항산화·미백과 관련한 연구도 진행했다. 국내 4개 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콜라겐과 엘라스틴 촉진, 항염·항산화·미백 관련 효능을 확인했다. 2022~2023년 정부 과제를 통해 아토솔트 프로토타입 개발과 효능 검증도 진행했다. 현재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서 미백과 주름개선 등을 포함한 유효성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향후 연구 결과에 따라 미백이나 주름개선 등으로 제품의 기능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중 광고 대신 약국 채널 초점…“전문가 신뢰로 시장 진입” 회사는 BAC1 아토솔트의 1차 타깃으로 피부가 예민하거나 아토피 피부 관리가 필요한 소비자를 꼽았다. 이어 고기능 ‘아토솔트 플러스’ 라인과 페이셜 크림과 미스트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바이오벤티스가 택한 유통 채널은 약국이다. 대중적인 온라인 광고를 통해 제품을 알리는 방식보다 약사의 상담과 추천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의 성분과 특징을 전달하는 방식에 무게를 뒀다. 더마코스메틱 시장의 치열한 경쟁 상황도 고려했다. 이미 다양한 아토피·민감성 피부 제품이 출시된 만큼, 바이오벤티스는 원료의 특성과 제품의 차별성을 전문가 채널을 통해 알리는 전략을 택했다. 김 대표는 “피부 제품은 소비자가 원료와 성분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약국에서는 제품을 단순히 진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약사가 원료와 제품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는 약국을 통해 제품에 대한 설명과 상담이 이뤄지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며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소비자 접점을 늘려 브랜드와 소재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여성 전문 프리미엄 플랫폼 ‘해피문데이’와 협력해 2030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향후 팝업스토어를 통한 제품 체험 기회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화장품을 통해 솔트바이옴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뒤, 병원용 MD와 바이오 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아토솔트는 BV1을 활용한 첫 번째 제품군”이라며 “화장품에서 시작해 다양한 분야로 소재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임상과 인증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2026-09-02 06:00:34김진구 기자 -
'약국 옆 약국' 이유 있었네…작년 신규개설 첫 2천곳 돌파[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분명 죽집이었던 거 같은데 언제 여기 약국이 들어섰지?" "건물 하나에 약국이 7곳인데 그마저도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약국으로 만들더라니까요." 공급 보다 수요가 많은 약국 개국 환경에서 '독점'의 파워 역시 약해지는 모습입니다. '메디컬 빌딩 1층 독점약국'이 과거 든든한 보장 보험처럼 여겨졌었다면, 최근에는 옆 건물 1층, 옆옆 건물 1층까지도 약국 개설이 시도되면서 이로 인한 갈등이나 분쟁도 늘고 있습니다. 의원과의 전용 복도, 계단, 승강기, 구름다리 등을 갖추고 있지 않고 별도 다중이용시설 등이 없어도 허가에 문제가 없다 보니 '흐르는 처방만 수용하겠다'는 치들약(치고 들어가는 약국)들에게는 이런 유형의 신규 개설이 일종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입니다. 소위 컨설팅이라고 불리는 중개업자들까지 이 시장에 발 벗고 나서면서 지난해 신규 약국 개설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약국간 경쟁이 심화되고 비대면 진료 약 배송 같은 변수도 적지 않다 보니 '권리금 회수 가능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들도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권리금이 우상향하고 있고, 창고형 약국으로 인해 조제약국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지만 의원 이전·발행 처방 감소·치들약 개설 등 돌발 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5년 연속 신규 약국 증가세…지난해에만 2000곳 개설 지난해 유독 치들약으로 인한 갈등과 송사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는 신규 약국이 처음으로 2000곳을 넘어섰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데일리팜이 최근 5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역대 가장 많은 신규 약국이 작년 한 해 개설됐습니다. 가파르게 치솟던 폐업세 역시 진정되는 특이한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약국 신규 개설은 5년 연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21년 1674곳 ▲2022년 1902곳 ▲2023년 1906곳 ▲2024년 1975곳 ▲2025년 2005곳으로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입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처방전 수용 약국의 과밀화 우려 속에서도 현장의 개국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는 걸 방증하는 데이터라고 할 수 있죠. 최근 5년간 순증된 약국은 2193곳으로, 전체 2만5000개 약국의 1/10 수준에 달합니다. 반면 폐업은 주춤해 졌습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해마다 늘었던 폐업이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건데요 ▲2021년 1206곳 ▲2022년 1373곳 ▲2023년 1501곳 ▲2024년 1634곳으로 늘다가 ▲2025년 1555곳으로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연간 순증 규모는 2024년 340곳에서 2025년 450곳으로 확대되며 전체 약국수 증가에 일조했습니다. ◆의원 추월한 약국 개업…'처방 분산' 불가피 처방 매출에 의존하는 현재의 구조 속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지표와 비교해 보면 약국 시장의 특수성은 더욱 도드라지는 모습입니다. 의원의 경우 연도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신규 개원은 ▲2021년 1856곳 ▲2022년 2078곳 ▲2023년 1798곳 ▲2024년 1996곳 ▲2025년 1840곳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반면 약국은 단 한 번의 꺾임 없이 늘어나며 의원 개원 속도를 앞질렀습니다. 폐원 역시 ▲2021년 1059곳 ▲2022년 1032곳 ▲2023년 1039곳 ▲2024년 1028곳 ▲2025년 1011곳으로 1010곳에서 1060곳 사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유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약국과 같이 역대 가장 낮은 폐원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개업 늘었는데 소득은 줄어…'속 빈 강정' 딜레마 약국 개설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폐업이 다소 주춤해졌다고 해서 현장의 경영 여건까지 덩달아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국세청의 통계 데이터를 보면 개설 약사의 연평균 사업 소득금액은 1억116만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약 172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수도권 약국의 소득 지표가 지방 대비 부진하게 나타난 점은 수도권의 약국 포화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게 약사들의 공통된 얘기입니다. 신규 약국이 2000곳 넘게 증가하면서 기존 상권 내 처방전 분산이 심화됐고, 여기에 가파르게 상승한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과 출혈경쟁이 겹치면서 매출은 유지되거나 늘어도 손에 쥐는 실질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적 압박이 본격화됐다는 겁니다. 대다수 중소형 약국과 신규 진입 약국의 수익성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는 해석이지요. 여기에 창고형 약국의 확산과 계절성 질환 감소, 일반약 판매 하락 등은 2026년에도 약국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현장 약사들의 분석입니다. ◆"객관적인 검증만이 답" 해답은? 권리금이 고공행진하고, 약국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검증'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간의 처방전 수용 행태나 일반약 매출 데이터를 그대로 믿기 보다는, '내 사례'에 적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특히 역량이나 기술적 요인이 반영되는 일반약, 학회약으로 불리는 건강기능식품 등의 경우 약사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나의 유형과 성격 등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약국 개설 전문가는 "비싼 권리금과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실질 처방 규모인지 등에 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하며, 컨설팅 등의 얘기를 그대로 믿기 보다는 직접 처방건수 등을 분석하고 리스크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처방전에만 매달리는 천편일률적인 형태로는 고정비 상승과 소득 감소를 방어하기 어려운 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것 역시 포인트입니다. 약국 체인 관계자 역시 "신규 약국이 역대 최대로 증가한 만큼 신규 개설에 대한 문의 역시 계속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대형약국 위주의 문의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라며 "창고형 약국이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2026년 개폐업 현황은 보다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2026-09-01 06:00:46강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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