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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돈 건넨 약사·도매업체 무죄 판결...이유는?[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의약품과 처방전 거래를 목적으로 의사에게 수천, 수억대 금원을 제공한 도매업체와 약사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돈을 받은 의사도, 건넨 도매업체와 약사도 채무 관계였을 뿐이라고 주장한 데다가, 금원 제공에 따른 뚜렷한 이익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은 최근 의료법 위반,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의사,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약사, C도매업체에 대해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A의사는 외과 전문의로 지난 2017년 말 외과의원을 개원하는 과정에서 B약사와 C도매업체 관계자를 만나 B약사에게는 3000만원, C업체로부터 1억5000만원을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됐다.A의사는 C도매업체로부터 의약품의 채택, 처방유도, 거래유지 등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을 받았다는 이유에서 의료법 위반이, B약사로부터 처방전 알선 대가로 금전을 제공하는 담합행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약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같은 이유로 B약사는 약사법 위반, C도매업체는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 받았다.이 같은 상황에 대해 A의사 측은 외과의원의 개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해 B약사와 C업체 측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한 것으로, 의약품 판매 촉진이나 처방전 알선 대가로 금전을 제공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B약사 역시 이번 재판 과정에서 “운영 중인 약국이 위치한 건물에 들어올 의원의 원장인 A의사가 부탁해 변제 기일이나 이자에 대한 약정 없이 3000만원을 빌려준 것일 뿐”이라며 “금융이익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은 맞지만, 처방전 알선의 대가로 제공한 것은 아니”라며 맞섰다.C도매업체도 “금전을 대여했다가 이후 원금과 이자를 변제받은 것으로,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한 돈이 아니었다”며 “단, 이 사건 의원에 의약품을 공급할 기회를 갖고자 한 것은 사실인 만큼 A의사에 차용의 기회를 제공한 것은 맞지만 1억5000만원 자체를 증여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실제 A의사의 동업자인 D씨는 A의사가 개원 과정에서 약사와 도매업체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리베이트 등의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뒤늦게 B약사와 C업체 측에 원금과 이자를 변제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이번 사건에서 재판부는 검사 측의 공소대로 실제 B약사와 C업체가 A의사에 금전을 제공함으로써 처방전 증가나 의약품 거래가 증가하는 등의 경제적 이익을 달성했는지 여부에 집중했다.B약사가 운영 중인 약국의 경우 이번 사건의 의과의원이 개원을 준비하는 시점에 이미 건물주와 독점 조건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해당 건물에는 통증의학과와 피부과가 입점돼 있었고 추가로 치과가 들어올 예정이었다.재판부는 사건의 외과의원이 개원한 이후 B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의 처방 조제 건수 변화 추이도 살펴봤는데, 외과가 운영된 이후 처방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지는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오히려 금원 변제 이후 사건 의원 관련 처방건수가 더 증가했다는 게 재판부 설명이다.재판부는 C도매업체의 경우도 A의사와 금원이 오고 간 이후 거래를 트는 정도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A의사의 동업자인 C씨로부터 원금과 이자를 변제받은 이후에도 이 사건 의원에 의약품 납품은 계속됐다고 밝혔다.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B약사, C도매업체가 A의사에게 각각 3000만원, 1억5000만원의 금원을 무상으로 제공할 정도의 경제적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돈을 건네줬다 돌려받게 된 구체적 경위, 방법 등을 보면, A의사가 B, C로부터 처방전 발급 대가나 의약품 판매촉진 목적으로 처방전 금전 차용 기회나 금융이익 상당의 ‘편익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면서 “하지만 결정적으로 B, C가 각각 3000만원, 1억5000만원을 무상으로 제공할 정도의 경제적 이익을 A의사로부터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이어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한 각 공소사실은 범죄사실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면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2023-07-19 10:29:37김지은 -
입지로 시작해 입지로 끝나는 약국…발품 팔면 낙이 온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국은 자리로 시작해 자리에서 끝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입지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하지만 '좋은 자리'를 판단하는 기준이 개인에 따라 다르고, 누가 봐도 좋을 법한 자리는 아무나 꿰찰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호기롭게 계약해 수천만원의 계약금을 날리는 경우도, 악성 브로커에게 발목 잡혀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이미 들어갈 만한 자리는 모두 찬 상태에서 가심비 좋은 자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1년 이상 준비해도 답 없다…난이도 상~극상약대가 6년제로 전환되면서 개국을 하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체인약국에 관심을 갖고 문을 두드리는 약사의 연령대가 30~40대에서 20~30대로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4년제에서 6년제로 전환되면서 2년을 더 공부한 학생들이 빨리 진출해 자리를 잡으려는 경향은 물론, 치솟고 있는 권리금과 보증금도 한 몫 했다는 평가입니다. 20대부터 가장 많은 층인 30대, 육아를 어느 정도 마친 40~50대까지 개국 시장으로 몰리면서 개국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습니다.다양한 과목이 입점해 있는 클리닉 빌딩. '개국을 준비하는 모임(이하 개준모)'가 2021년 개국 약사와 개국을 준비 중인 약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통상 3~12개월에 거쳐 개국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3개월 이내나 준비 기간이 전혀 없었다는 응답도 있었지만, 1년 이상을 꼬박 개국 준비에 투자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그렇다면 약사들이 느끼는 개국 난이도는 어떨까요? 매우 어려웠다와 어려웠다, 보통이다, 수월했다, 매우 수월했다고 나눠 조사한 결과 매우 어려웠다와 어려웠다가 압도적이었습니다.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약국 자리가 없고, 값비싼 월세와 권리금과 보증금·지원금 등 투자금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상당했습니다. 개국에 관한 정보를 접하기 쉽지 않다는 솔직한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개준모도 바늘구멍 같은 개국을 뚫고자 하는 약사들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개준모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은택 약사 역시 뭣 모르고 덜컥 '안 될 자리'를 계약을 했다 계약금을 모조리 날린 채 '정보를 교류해 보고자'하는 차원에서 2019년 11월 네이버 카페로 시작을 하게 됐다는 것입니다.이후로 50~60개 약국을 직접 돌아 다니며 겪고, 느꼈던 바를 공유하게 됐고 카페를 통해 임장후기와 피해사례 등을 공유하게 되면서 금세 8000명이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설명입니다. 알음알음 알다 보니 정보 격차 '껑충'약사라면 누구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바로 '개국 이야기'일 것입니다. 내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라도 더 좋은 자리가 있고, 여건이 허락한다면 얼마든지 점프할 의향이 있기 때문이죠.하지만 약사에 따라 정보에도 엄청난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바로 알음알음, 쉬쉬 한다는 개국 특성 때문입니다.새로 약국을 하고 싶은데 어디서 정보를 얻으면 좋을지 모르거나, 누구에게 얘기해야 할 지 몰라 막막한 새내기 약사. 약국을 옮기고 싶지만 약국 매도를 마지막까지 조용히 진행하고 싶은 경륜있는 약사 모두 선·후배, 동기약사를 통해, 거래 제약·도매 가운데 믿을 만한 담당자 몇 명을 통해 조용한 거래를 하기 때문입니다.먼저 개국한 선·후배, 동기가 있어도 권리금, 월세, 대출과 같은 예민한 문제를 일거수일투족 속속들이 묻기 곤란하다는 게 개국을 했거나, 개국을 염두에 두고 있는 약사들의 얘기입니다. 중요한 것은 '개국은 처음'인 약사, 누구고 곤란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보다 부지런히 손품을 팔고 발품을 팔면 약국을 보는 안목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정설이자 불문율입니다.손품으로 찾아볼 만한 사이트를 소개하자면 데일리팜DP부동산과 팜플, 팜마켓, 팜프로 등이 있습니다. 또 네이버나 구글에 '약국, 약국매매, 약국임대, 약국상가, 약국양도' 등을 검색하거나, 네이버부동산 등 관련 카페에 '약국' 키워드를 알림 등록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손품을 통해 괜찮은 물건을 봐뒀다면 점심시간과 퇴근 직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로컬 데이터와 로드뷰를 통해 발품 지역을 선정하고, 직접 발품을 파는 것도 추천합니다. 임장가서 뭘 봐야 해? "9가지는 꼭 체크하자"첫 임장이라면 정작 어떤 부분을 주의해서 살펴봐야 할지 몰라 적잖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처방·매약 데이터는 커녕, 진열된 약만 보고 오거나 공사가 한창인 현장만 보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김은택 개준모 회장이 추천하는 임장 후기 작성 팁. 개준모 제공. 개준모 회장은 맡고 있는 김은택 약사가 소개하는 임장 후기에는 ①약국주소 ②처방이 들어오는 병원(의사 나이, 자가여부, 임대차계약 등) ③권리금 ④보증금 ⑤임대료 ⑥조제료/일반약 매출 ⑦약국 주변 환경 ⑧매도인의 매도 사유 ⑨계약을 생각했다면 그 이유, 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 등 자세한 임장후기를 당일에 기록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내가 잘 아는 약국 상권, 소위 '앞마당 약국'을 만들어 둬야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하고, 보다 빨리 의사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손·발품 외에도 임장 스터디나 개국 스터디, 주말 일일 알바도 도움이 됩니다. 투자금액? 지역? 조제·일매? 나만의 기준 잡기임장 경험을 쌓았거나, 임장 전이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개국 기준'을 세우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센추리21삼성법인 한상민 대표는 의원을 개원한다고 할 경우 ▲세대수 ▲연령층 ▲소득수준 ▲주동선 ▲소비수준 ▲거주형태 ▲주차시설여부 ▲간판설치 ▲경쟁의원 수 ▲투자금액 및 임대료 ▲전용면적 ▲기타사항 등이 선택기준이 되지만, 약국은 ▲조제료(크기) ▲지역 또는 거리 ▲처방과(종류) ▲원장님 나이 및 분양여부 ▲독점여부 ▲문전약국 vs 층약국 ▲기존약국 vs 신규약국 ▲투자금액 및 임대료 ▲기타사항 등이 선택기준이 된다고 얘기합니다. 즉 투자금액 및 임대료를 제외한 나머지 선택기준은 일반업종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거죠.이 기준들 가운데 우선순위에 둘 만한 2~3가지를 기본원칙으로 세워두면 좋은 물건이 나왔을 때 빨리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김은택 개준모 회장 역시 ▲투자할 수 있는 금액 ▲운영시간 ▲기존약국 vs 신규약국 ▲출퇴근 거리 및 지역 ▲노동강도 및 환경 ▲조제약국·일매약국 등의 약국 스타일로 6가지를 꼽았습니다.나의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요?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자리라면 가장 좋겠지만, 우선 순위를 세워두면 보다 쉽게 의사선택이 가능해지겠지요.2023-07-18 17:20:54강혜경 -
월세 7700만원 진실…오늘의 문전약국, 안녕하신가요?[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최근 경기도의 한 준종합병원 A급 문전약국의 월 임대료가 7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약업계가 술렁였습니다. 2년전 서울조달청 약국의 연간 임대료 최고 낙찰가가 9억원대인 것으로 확인돼 이슈가 되기도 했었죠.이쯤에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문전약국은 한 달에 과연 얼마의 수입을 올리기에 임대료로만 월 수천만원대를 지출한다는 걸까. 빅5 종합병원을 넘어 최근에는 외래 처방건수 1000건이 채 안되는 준종합병원 문전약국가까지 임대료가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걸까. 그래서 확인해 봤습니다. 문전약국을 운영 중이거나 개설, 운영에 관여 중인 사람들은 입을 모아 “예전같지 않다”며 손사래 치는 오늘, 수천만원대 임대료도 마다하지 않는 대형 문전약국들은 안녕한지 말입니다.2년만에 3000만원에서 7700만원으로…약사들 “불가능해”지역 약국 약사들에 따르면 월세 7700만원으로 화제가 됐던 경기도의 한 준종합병원 문전약국은 점포 소유주인 종교단체가 공개입찰을 통해 임차 약사가 선정됐고, 이 약국이 임대인인 종교단체 측에 내는 월세는 77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가세가 포함된 금액으로, 세금을 제외하면 약국에서는 월 7000만원을 매월 지출할 것으로 추정됩니다.2년 전까지만 해도 이 약국 임대료는 월 3000여만원에 책정돼 있었는데요. 당시는 공개입찰 과정을 거치지 않아 공식적으로 임대료는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 약국과 관련한 다수 법적 분쟁 과정에서 월 임대료가 3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단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2년만에 월세가 2배 이상 뛴 셈이죠.그렇다면 주 처방전 유입 주체인 병원 외래 처방건수는 어느 정도 선일까요. 인근 약국 약사들에 따르면 이 병원의 평일 기준 하루 평균 외래 처방건수는 900~1000건 사이, 주말인 토요일은 200~300건 사이입니다. 병원 주위로 6곳의 문전약국이 포진해 있단 점도 고려할 점입니다.경기도 분당의 A병원 문전약국가. 2년 간 공실이었던 A급 문전약국 자리에 약국이 새로 개설된 가운데 이 약국 임대료가 월 7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슈가 됐다. 이 약국 위치나 규모상 A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래로 나오는 처방건수의 절반 정도를 수용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는데요. 400건에서 500건 사이라는 건데, 다수의 대형 문전약국 약사들에 따르면 약국에서 하루 평균 400건에서 500건 사이의 처방조제가 이뤄질 경우 조제 수입은 1억원대로 계산됩니다.이 점을 고려하면, 이 약국에서는 7700만원의 월세를 감당할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조제수입을 뛰어넘는 뾰족한 묘수가 있지 않고서는 말이죠. 1억원대의 조제 수입에서 70%가 넘는 7000여만원의 월세를 제외하면 그밖의 인건비, 고정 지출 비용 등을 감당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입니다.외래 처방 1000건이 채 안되는 병원 앞 약국 월세가 8000만원 턱밑인 데다가, 대표약사가 개업한 지 2년도 채 안된 30대 초반이란 점에서 크고 작은 말도 새어나옵니다.서울의 한 대학병원 문전약국 A약사는 “이번 사건이 알려지고 약사들 사이에서도 비현실적 상황이라는 말이 적지 않았다. 대형 문전약국을 운영 중이지만 월세가 7700만원이라는 것은 계산이 안되는 액수이기 때문”이라며 “문전약국가에서 아무리 1번 자리라 해도 전체 외래 처방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기 힘든 구조다. 많아야 하루 평균 500건 밑이고 조제수입은 1억원을 추산할 수 있는데, 월세가 7700만원이면 2300만원이 남는 구조다. 표면상으로는 약사, 직원 인건비도 충당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습니다.경기도의 한 대형병원 문전약국을 운영 중인 B약사는 “병원 규모나 인근 약국가 상황으로 볼때 문전약국가 상황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합리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약국에서 도매를 함께 운영해 약가마진이 발생한다 해도 쉽지 않은 구조다. 무엇보다 대표 약사가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싶다. 별다른 조정이 없거나 조제수입 이외 뾰족한 수입 창구가 있지 않은 이상 장기간 유지가 가능하겠나 싶다”고 했습니다.“문전약국, 조제수입의 30% 임대료로”…넘어서면 ‘베팅’그렇다면 대형 문전약국의 적정한 임대료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또 실제로 통상 어느 정도 수준에 임대료가 책정돼 있을까요.시장에서는 공공연하게 조제 수입의 30%를 대형 문전약국의 적정한 임대료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형 문전약국의 기준은 월 조제수입 5000만원 이상을 말합니다. 만약 월 1억원의 조제수입이 발생하는 약국이라면, 이 약국의 적정한 임대료는 3000만원 수준이라는 것이죠.월 조제 수입이 5000만원 이하로 내려가면 적정 임대료 포션은 25%대에서 점점 더 낮아지는 구조라는 게 약국 전문 부동산 관계자와 문전약국 약사들의 전언입니다. 문제는 시장에 형성된 적정 수준을 파괴하는 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명 ‘보장된’ 대형 문전약국의 건물주나 임대인이 시장에서 통상 적정 수준으로 책정된 임대료 포션을 넘어서는 액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거죠. 그 선을 뛰어넘는 거래에 뛰어든다면 이것은 곧 ‘불확실한 일에 돈을 거는 행위’, 베팅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대형 병원의 경우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 이상 이전하거나 폐업하지 않는다는 안전성 하나로 베팅을 거는 건데, 왜 이것이 위험하다는 걸까요.문전약국 약사들의 “예전같지 않다”는 말에 그 답이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 대형 병원 문전약국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가 그 이유 중 하나입니다. 기존 대형 병원 인근에 이미 형성돼 있는 문전약국가에 신규 약국이 추가로 개설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 설립된 대형 병원 인근으로 수십개 약국이 몰리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A약사는 “조제료 인상률은 매년 3%를 넘지 않는 데다가, 처방 건수는 정체하거나 약국 간 경쟁으로 인해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라며 “이에 비해 물가 상승률에 비례해 건물주, 임대인들은 약국 임대료를 계속 올리고 그 밖에 고정비용들도 꾸준히 인상되고 있다. 문전약국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도 이런 상황에서 비롯되는 말”이라고 했습니다.또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대형 문전약국이 예전만 못한 원인 중에는 금융비용, 일명 백마진의 투명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겁니다. 통상 리베이트 쌍벌제 적용 이전에 문전약국들은 백마진으로 임대료나 인건비 등의 고정비용을 충당하는 게 관례였다고 하는데요, 법 시행으로 백마진이 크게 줄면서 조제수입에서 임대료, 인건비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는 말입니다.약국 전문 부동산·컨설팅 업체를 운영 중인 C대표는 “문전약국은 통상 백마진을 받아 임대료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백마진으로 임대료를, 매약이 크지는 않지만 매약 수익, 조제료 일부로 인건비를 처리하고, 나머지는 대표 약사가 가져가는 구조였다 보니 대표약사의 수익이 꽤 쏠솔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하지만 요즘은 조제, 매약 수입에서 임대료나 인건비 등을 충당하다 보니 대표 약사가 가져갈 포션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귀띔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그룹화 하는 대형 문전약국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문전약국들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과감히 베팅에 나서는 약사가 적지 않다는 거죠. 달라진 게 있다면, 천문학적 수준의 진입비용을 감당할 만한 업체가 관여한다거나 여러 약사가 그룹을 이뤄 대형 문전약국 개설 시장에 진입하는 추세라는 겁니다.통상 문전약국 시장에서 합리적 선으로 보는 조제수입의 30%선을 뛰어넘는 임대료를 제시함에도 과감히 베팅에 나서겠다는 약사가 적지 않은 이유인데요. 종합병원, 준종합병원은 이전 등의 대한 변수가 적은 데다가 수천, 수억대의 조제수입은 매력적인 조건일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럼에도 매월 수천만원대 임대료를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약가 마진을 수익으로 돌리기 위해 도매상을 직접 운영하며 문전약국 시장에 뛰어드는 약사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약사 여러명이 팀을 이뤄 대형 문전약국 여러 곳을 운영하고, 도매도 직접 운영해 조제수입과 더불어 약가마진도 가져가는 구조라는 겁니다. 진입 비용이 수십억대에 월 고정비용만 수천만원을 지출해야 하는 대형 문전약국은 더 이상 약사 개인으로 진입하기는 힘든 시장이 됐다는 말이기도 합니다.C대표는 “이미 대형 문전을 운영 중인 약사가 도매를 함께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새로 진입하는 약사들 중 대학 동문이나 기존에 알고 지냈던 약사 여러명이 그룹을 이뤄 도매를 세우고 대형 문전 2~3곳을 운영하며 수익을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기본 조제 수입 이외 약 회전에 따른 약가마진을 창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문전의 경우 약값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이를 하나의 자체 수익구조로 보는 것이다. 사실상 약국이 기업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하지만 베팅을 건 약사들의 기대와 달리 이 같은 약국들의 수익이 ‘드라마틱’하지 않고, 앞으로의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점은 눈 여겨 볼 만한 부분입니다. 최근 새로 개설된 대형 병원 문전약국들이 적자를 견디지 못해 줄폐업을 하거나 개업 1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 이를 방증합니다.올해 초 돌연 운영을 중단한 아산병원 인근의 한 대형 문전약국. 약사는 잠적했으며 부도 가능성이 제기됐다. A약사는 “최근 형성되는 문전약국가를 보면 출혈경쟁으로까지 가는 추세다. 기존 문전약국가에 새로 치고 들어오는 경우도 적지 않고, 새로 형성되는 문전약국가는 도를 넘어선 경쟁으로 결국 다 죽는 꼴이 되는 구조”라며 “적자생존으로 그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 약국들은 결국 수십억원대 손해만 떠안을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C대표도 “문전약국 시장은 3등 안에 들지 못하면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있다. 병원 규모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3등 밖으로 밀려나면 문전약국이라 해도 조제료가 월 70~80건, 조제수입은 2000만원대에 형성되는 구조이고 수익이 일반 로컬약국과 다를 게 없어지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문전약국의 임대료, 약제비 규모는 로컬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수익은 같은데 고정지출 비용에서 큰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버틸 수 있겠나. 결국 임대료, 약값 때문에 버티지 못하고 손 털고 나올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습니다.2023-07-16 18:11:15김지은 -
인테리어 바꾸고 동물약 집중...2년만에 매출 껑충[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국 내부에 박스째 쌓여있는 약들, 어두운 조명과 출입문에 덕지덕지 붙은 광고 시트지까지.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여느 시장 약국과 다르지 않았다.지난 2021년 양수 계약을 할 때만 해도 젊은 약사들이 왜 힘든 약국을 인수하냐며 주변에선 만류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30대 두 약사는 약국을 전면 리모델링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우려를 불식하고 처방과 매약 매출이 급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경기 평택 365녹십자약국은 김은택(33·아주대), 오재용(33·아주대) 약사의 젊은 패기와 아이디어가 곳곳에 녹아있는 약국이다.김은택 약사(왼)와 오재용 약사. 오재용 약사는 “대학 동기다. 학교 다닐 때도 동아리 회장, 부회장을 맡으며 돈독한 사이였다. 당시에도 호흡이 잘 맞았던 터라 약국 동업도 시너지를 기대했고, 졸업 후 따로 약국을 하다가 함께 하게 됐다”면서 “자정까지 운영하는 365 약국이라 같이 하면 부담도 줄어들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처방 위주 약국을 운영하며 성장에 한계를 느꼈던 김은택 약사에게도 지금의 약국은 매력적이었다. 매약 비중이 높아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성장 잠재력이 있겠다는 판단이었다.오 약사는 “시장 앞 오래된 약국이었고 약 40평 중 절반은 창고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약국에 와서 보자마자 제대로 관리가 된다면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옆 건물 지하창고를 임대해 일반약들을 전부 옮겼다. 창고처럼 쓰던 약국 공간을 넓혀 확 트인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추가 비용이 들어갔지만 약국과 환자들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고 했다.전면 리모델링을 하고, 인근 지하실을 임대해 창고로 사용되던 약국 공간을 없앴다. LED를 대량 설치해 어두웠던 실내 조명을 바꾸고 매대 간격 등 여유있는 공간 배치를 했다. 약국 변화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바닥과 천장을 제외하고는 인테리어를 새롭게 했고, 리모델링 비용만 약 8000만원이 들어갔다.오 약사는 “기존에는 의약품 진열이 깔끔히 정리되지 않았고, 유명 품목들은 취급하지 않았었다. 젊은 환자층을 수용하려면 유명품들도 갖춰 놔야 한다고 생각했고 진열도 깔끔하게 구분을 둬 정리했다”고 말했다.또 내부에 어두웠던 조명을 LED로 전부 교체하고, 유리문에 잔뜩 붙어 채광을 막던 광고 시트지를 제거해 외부에서 약국 안이 들여다보이도록 했다.김은택 약사는 “기존에도 365 운영 중이었는데 약국명은 녹십자약국이었다. 365일 문을 여는 곳이라는 걸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이름을 365녹십자약국으로 바꾸면서 간판도 교체했다”고 말했다.구획을 깔끔하게 나눠 기존 정리되지 않았던 진열 방식을 개선했다. 공간이 달라지니 환자들 발길은 자연스럽게 늘었다. 또 살갑게 인사를 건네며 먼저 다가가는 젊은 약사들에게 서서히 마음이 열렸고, 같은 건물에 위치한 내과 처방 흡수율이 20~30%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오 약사는 “약국이 바뀌고 오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하는 환자들이 정말 많았다. 결과적으로 흘려보내던 환자들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시장조사 해보니 동물약 수요 포착...특화 전략 먹혔다 인근에 동물병원이 다수 자리잡고 있었는데 두 약사는 약국 계약을 하며 이를 놓치지 않았다. 동물약을 특화하기로 하고 제품 종류를 서서히 늘려 현재는 100개가 넘는 품목을 구비했다.동물약에 4개 진열장을 사용중이다. 몸무게별 제품까지 구분하면 170여개 제품이 넘는다. 출입구 옆 4개의 진열장에는 강아지 심장병약부터 소독약, 위장약, 영양제, 소염진통제, 구충제, 피부연고, 귓병약, 약용삼푸, 물고기약, 간식까지 다양한 품목이 자리잡고 있었다.김 약사는 “체중별 제품까지 구분하면 177개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전체 매약 매출 중 동물약이 10~15%를 차지한다. 매약 약국이기 때문에 10~15%가 적지 않은 매출”이라며 “반려 뿐만 아니라 축산까지 영역을 서서히 넓히려고 한다. 지역 수요가 있어 닭 의약품부터 취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특히 동물약 소분조제를 예약제로 운영하면서 약국을 찾아오는 동물약 소비층은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완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조제 서비스까지 특화했다. 김 약사는 “완제품으로 상담 판매하는 게 아니라 소분 조제를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예약제로 받고 있다. 네이버폼으로 예약을 받아 우선 동물병원을 가야 하는지 약국에서 조제약으로 가능한지 답변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김 약사는 “조제를 원하는 건 강아지 만성질환약이 많고, 길고양이 보호자들도 꽤 있다. 비용부담이 있어 알아보다가 약국을 찾는 경우들이 많다. 특히 새끼 고양이들은 용량 조절이 필요해 조제를 원하는 보호자들이 많다”고 했다.이어 “동물약을 취급하는 약국은 많은데, 상담하고 조제하는 약국은 많지 않다 보니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동물약 종류가 많아지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공부도 게을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약국 홍보 위해 다양한 시도...맞춤 소분건기식에도 관심 온라인 소통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약국 홍보 방법을 활용했다. 두 약사는 공공심야약국의 홍보 효과 연구를 약사학술제에 발표할 정도로 약국의 접근성 강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김 약사는 “다양한 홍보를 하고 있는데 블로그 노출이 가장 효과가 있다. 그 다음으로는 네이버 파워링크와 네이버 지도 광고 등록, 당근마켓과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도 만들어 영상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다양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는데, 특히 블로그가 활성화돼 심야운영과 동물약 판매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녹십자약국이 다양한 동물약을 취급하는 것도, 자정까지 운영을 한다는 것도 온라인 홍보를 통해 알게 되는 경우들이 많았다.오 약사는 “약국 운영을 시작한 이후 꾸준히 매출이 올랐다. 조제 매출은 20~30% 가량 올랐고, 매약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매약 단골 손님이 늘어나니까 자연스럽게 처방 매출도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이어 오 약사는 “개인 맞춤형 건기식에도 관심이 많아 앞으로 약사로서 맞춤 건기식에서도 역할을 하고 싶다. 더욱 환자 맞춤형 약국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김 약사도 “평택이 고향이라 애향심이 있다. 지역 랜드마크 약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모 병원 아래 약국으로 얘기되기 보다는 약국을 중심으로 기억되는 곳이 되고 싶다. 또 SNS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확대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2023-07-14 17:31:26정흥준 -
"젊은 男 흔한 강직성척추염, 엉덩이뼈 통증 의심해야"[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강직성 척추염은 젊은 남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5만2616명 가운데 73%인 3만8216명이 남성이었고, 전체의 64%인 2만9590명이 40대 미만이었다.손창남 의정부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문제는 대체로 젊은 남성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과신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상당수 환자가 강직성 척추염의 주요 증상인 엉덩이뼈 통증이 나타나더라도 으레 발생하는 근육통이나 허리디스크 정도로 여기고 병을 방치하기 쉽다는 의미다.손창남 의정부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이 병을 치료하는 약이 좋아졌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만 한다면 척추가 굳는(강직) 질환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젊은 남성, 건강 과신하다 병 키우기 십상…엉덩이뼈 아프면 병원 찾길"강직성 척추염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우리 몸을 보호해야 할 면역계에 문제가 생겨서 척추 관절과 그 주변 조직을 공격,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병을 방치하면 점차 척추 마디가 굳는다. 병이 오래 방치되면 등이 굽거나 목이 뻣뻣해진다.증상이 나타나는 주요 부위는 허리디스크와 유사하다. 병이 나타나더라도 허리디스크 혹은 단순 근육통과 혼동하기 쉽다. 대부분 강직성 척추염은 엉덩이뼈 통증에서 시작된다. 허리가 뻣뻣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무릎·발목이 붓는 증상도 나타난다.허리디스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통증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통증이 가장 강하고, 몸을 일으켜 움직이면 점차 가라앉는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많이 움직일수록 통증이 심해진다.의학계에선 대부분의 강직성 척추염이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반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문제는 이 시기 남성들의 경우 자신의 건강상태를 과신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이다. 척추에서 병이 자라나고 있더라도 이를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하거나 심지어는 군에 입대하는 경우도 많다.실제 손창남 교수를 찾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 중 상당수는 군인이다. 그가 진료 중인 의정부를 포함한 경기 북부 지역의 경우 군부대가 많기 때문에 젊은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타 지역 대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지역엔 손창남 교수를 포함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3명뿐일 정로도 강직성 척추염을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열악한 실정이다.손창남 교수는 "움직일수록 통증이 완화되는 탓에 대다수 환자는 아침에 몸이 찌뿌둥한 것으로 오해하곤 한다"며 "이 질환이 주로 나타나는 젊은 남성은 더욱 이런 오해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손창남 교수는 "이런 오해로 병을 방치하다가 염증이 흉추까지 침범한 상태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치료방법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이미 강직된 부위를 완전히 되돌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엉덩이뼈 통증이나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강직성 척추염 영역서 JAK 억제제 역할 중요해질 것"일단 병원을 찾으면 척추가 굳는 것을 늦추는 치료가 가능하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도 좋다. 조기 발견 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척추 강직을 막을 수 있다는 게 게 손창남 교수의 설명이다.강직성 척추염은 기본적으로 약물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한다. 특히 최근 약물요법이 발전하면서 이 질환의 치료 예후가 크게 좋아졌다.약물치료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가 일차적으로 사용된다. 여기에 반응이 없고 증상이 지속되면 TNF-알파 억제제를 쓴다. 아달리무맙(휴미라)·에타너셉트(엔브렐)·인플릭시맙(레미케이드) 등 흔히 생물학적 제제로 알려진 약물들이다. TNF-알파 억제제는 병의 원인이 되는 종양괴사인자의 작용을 차단해 염증을 치료하기 때문에 통증이 빠르게 호전된다.여기에 최근엔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들도 강직성 척추염에 쓰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강직성 척추염에 적응증을 보유한 JAK 억제제로는 토파시티닙(젤잔즈)과 유파다시티닙(린버크)이 있다.손창남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에서 JAK 억제제의 역할이 향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손창남 교수는 "JAK 억제제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과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어 이 질환을 앓는 환자나 고령인 환자에게는 1차 약제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다만, 강직성 척추염이 주로 발생하는 젊은 남성의 경우 심혈관계 위험도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JAK 억제제의 급여가 확대된다면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손창남 교수는 "약물치료에 운동치료를 병행해야 치료 효과가 좋아진다"며 "이때 허리를 많이 사용하는 동작은 염증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뻣뻣한 증상을 줄이기 위한 스트레칭 정도가 좋다. 정기적으로 재활의학과를 방문해 운동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제안했다.2023-07-14 06:16:17김진구 -
필라테스 스튜디오처럼...뜨겁고 찬란한 '약국 여름'#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에 위치한 여름약국.#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연천이라고 하면 최전방 군부대를 먼저 떠올리기 일쑤죠. 다시는 개국을 안 할 거라던 제가 이 곳에서 뜨겁고 찬란한 여름을 보내고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죠."경기도 연천군 전곡읍에 위치한 여름약국은 흔히 떠올리는 연천과는 조금 다른 약국이다. 근래에 연천에도 창고를 개조한 형태의 힙한 느낌의 카페가 하나 둘 생겨나고는 있지만 약국으로서 이런 시도는 처음이었다."어르신들은 고전적인 약국을 선호하지 그런 약국은 안 좋아해"라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가 원하는 이름과 그가 원하는 인·익스테리어를 고수한 그의 6개월 개국 만족도는 매우 높다.약장을 낮춰 개방감을 높였으며 다양한 의약품과 건기식, 동물약품 등을 구비해 대기시간 동안 약국을 둘러볼 수 있다.# 힙함에 익숙한 군인들은 물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역시 여름약국을 찾아 온다.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도 딸처럼, 손녀처럼 살갑게 얘기를 건네주고, 짐도 맡아주는 여름약국의 단골을 자처한다.여름약국 김혜인 약사.# 여름약국은 김혜인 약사(42·이화여대 약대)의 두번째 약국이다. 첫 번째 약국을 정리할 당시만 해도 그는 '또 다시 개국은 없다'며 마음을 굳혔었다."첫 개국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신규 클리닉 빌딩에 내과가 이전하는 자리였는데, 기존 내과와 약국이 함께 옮겨오는 구조였고 제가 신규로 들어가는 형태다 보니 시작부터 쉽지 않았어요. 엘리베이터 양쪽으로 약국이 있는 구조다 보니 환자 한 명 한 명이 늘 아쉬웠죠."오픈과 동시에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지만 병원이 하나 둘 들어오고, 근무약사와 직원과 호흡이 맞아지면서 매출이 상승곡선으로 전환됐고 3년 만에 안정화된 약국으로 양수·도를 할 수 있었다.약국 대신 그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흠뻑 빠져있던 필라테스였다. '기왕 운동하는 거, 이걸 업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오픈할 구상이었다. 그러던 중 지금의 자리를 소개받고 '어쩌다 개국'을 하게 됐다. "지인 분께 소개를 했는데 그 분이 고사를 하시면서 다시 약국을 해보자 하게 됐죠. 사실 저도 이 때 연천이라는 곳을 처음 와봤습니다."직접 와 본 연천은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동네도 마음에 들고, 유동인구도 많았을 뿐더러 성격 좋은 원장님과 나쁘지 않은 조건에 덜컥 두번째 약국을 계약하게 됐다. "연천까지 운전해 오는 길에 보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한탄강지질공원, 임진강 주상절리같은 명소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더라고요. 어릴 적 꿈이 고고학자였던 제게는 이곳이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어요."대신 두번째 약국은 '내 마음에 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약국은 자고로 누가봐도 약국이어야 하고, 약국 이름은 평범해야 한다"는 조언에 그저 그런 평범한 약국이 3년 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김 약사는 환자 한 명 한 명에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 "필라테스 스튜디오처럼 들어가는 순간 힐링되고 릴렉스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약국도 어딘가 불편해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과연 약국이라는 공간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생각하게 됐죠. 그러다 건축디자인을 하는 HMD 한주환 선생님과 약창고 같은 약국이 아닌 공간이 치유가 되게 하는 약국을 기획하게 됐습니다."약국 이름 역시 그가 좋아하는 여름에서 따왔다. 여름의 터질 듯한 생명력과 건강한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름은 일년 중 3개월에 불과한데'라는 조언도 있었지만 약국이 열었다는 뜻의 '약국여름(열음)'과 중의적인 뜻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만큼 이번 만큼은 여름약국을 고수했다.초록색을 포인트로 나무색과 흰색을 적절히 사용해 편안한 느낌을 극대화했다.# 0# 약국은 전반적으로 흰색과 나무색, 초록색을 사용해 한여름의 '초록 초록함'을 살렸고, 카운터 공간은 '처방전 주세요' 존과 '약 드려요' 존으로 나눴다. 또 높지 않은 장을 사용해 개방감을 주고, 초록색 소파로 대기공간을 줬다. 대기하면서도 진열된 약을 구경할 수 있도록 시선을 유도했다. 공간은 이전 약국이 더 넓었지만 대기 의자만 많았다면, 중간매대를 들여 놓음으로써 일반약 매출도 쏠쏠하다는 설명이다.직접 소비자가 볼 수 있도록 진열돼 있는 일반약장(위)과 복약에 대한 내용이 부착된 일반약들.# 여름약국에는 일반약 뿐만 아니라 오브제 냉장고를 통해 특색있는 음료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그의 마음이다. "처방전을 든 환자가 어디로 발길을 돌리느냐에 늘 신경을 곤두세웠었다면, 여기서는 최고의 공간을 갖추고 환자 분들께 진심을 다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우리 약국에 안 오시는 고객이 손해'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늘 '배짱장사 좀 하고 싶어'라고 농반진반 내뱉던 얘기가 현실화된 거죠. 마음이 너무 편안합니다."휴베이스의 '즐거운 약국'을 착안해 그는 '김혜인이 즐거운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휴베이스에 가맹하고도 이런 저런 이유로 다른 인·익스테리어를 하게 됐지만 즐거운 약국이라는 슬로건은 그에게 색다른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의약품을 조제·판매하는 공간적 역할에서 약국은 이전과 동일하고, 제 역할도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지금은 제가 즐겁고, 오래 머무르고 싶고, 고객이 즐거운 공간이라고 감히 자부할 수 있습니다. 노하우라고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하고, 내가 받고 싶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마음이 새내기 약국을 예쁘게 바라봐 주시는 요소가 되는 것 같아요."여름약국 벤치는 지역 주민들이 비와 더위를 피하고, 대화를 나누는 명소가 된다.# 다시 꿈을 꾸는 느낌이라는 그의 목표는 당연히 연천 주민들을 위한 가장 가깝고, 편안한 약국으로 만드는 데 있다. 나아가 운동 관련 비즈니스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Better than pills'라는 상표권을 등록한 그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약사로서 음식과 영양제, 운동을 아우르는 웰니스 사업을 해보고 싶다"며 "더 뜨겁고, 더 찬란한 약사 김혜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2023-07-13 15:40:26강혜경 -
"K-바이오 위기는 성장통...정부 투자 지원 확대 절실"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사진 데일리팜). [데일리팜=황진중 기자]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바이오기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렵게 쌓아온 실적인데 임상 진전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중단되는 것은 하나의 노하우가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바이오 생태계가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투자가 가장 중요합니다."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62)은 최근 판교 코리아바이오파크 한국바이오협회 사무실에서 데일리팜과 만나 위기의 바이오산업 현황을 진단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국내 바이오산업은 자금조달과 관련한 위기를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평균 공모금액은 149억원이다. 전년 상반기 공모규모 평균 278억원 대비 46.40% 감소했다. 2021년 상반기 공모 규모 평균 2569억원에 비해서는 94.20% 줄었다.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바이오/의료 업종에 대한 신규 투자금은 2021년 1조6770억원에서 지난해 1조1058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업종별 신규 투자 비중은 지난해 21.8%를 차지했지만 올해에는 16.3%로 위축됐다.이승규 부회장은 바이오산업 현황에 대해 생태계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회장은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투자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그동안 바이오기업에 대한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잡혀 있던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이 부회장은 이어 "최근에는 바이오기업의 가치가 너무 낮아져 사업 전개에 필요한 만큼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동안 높게 평가받은 기업가치가 적정가치를 찾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 시기"라고 덧붙였다.이 부회장은 바이오 생태계가 더 성숙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단계에 따라 요구되는 부분이 다르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투자가 가장 급선무다"면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기업들 어렵게 쌓아온 실적인데 자금 조달을 못해 임상을 중단한다는 것은 바이오 생태계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부회장은 2024년까지 바이오산업계에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위기 시기에 바이오기업들은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 부회장은 "2024년까지 힘든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금리가 떨어져야 투자환경이 활성화될 것"이라면서 "파이프라인 개발 전략을 수정하거나 사업화에 더 중요한 부분을 추려내는 등 회사 내부의 역량을 강화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바이오기업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이끌어가는 생태계가 구성돼 있다. 이 부회장은 "선진국의 바이오기업은 자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갈고 닦는 데 집중을 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바이오 생태계는 기업들이 체력을 쌓기 전에 기업공개(IPO)를 해야 하므로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기에 어려웠다"고 설명했다.이 부회장은 바이오산업의 위기 상황을 반전할 수 있는 기점으로 정부가 준비 중인 K-바이오백신 펀드를 꼽았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하반기에 K-바이오백신 펀드를 2500억원 규모로 조성해 운용할 예정이다. 당초 5000억원 규모에서 반으로 줄어든 액수지만 이 자금이 투자되기 시작하면 업계가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 부회장은 "바이오기업들이 이 위기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 등 지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25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가 먼저 시작되면 2호 펀드가 나올 수도 있다. 투자가 이뤄지게 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 부회장은 이어 "한 조직이 큰 그림을 그리고 각 부처에 업무를 나눠주는 방식도 필요하다"면서 "5년 내로 정부가 조율자로서 로드맵을 준비해주면 글로벌 경쟁에서 기업들이 싸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2023-07-13 06:17:43황진중 -
'전방위 노력에도'...레보틱스CR의 뼈아픈 특허 방어전[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때론 최선의 노력이 반대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진해거담제 '레보틱스CR서방정(레보드로프로피진)'의 특허를 방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 유나이티드의 사례가 그렇다.유나이티드는 제네릭사의 특허 도전에 맞서 전방위적인 방어전을 펼쳤지만, 오히려 자신의 특허가 무효화될 위기에 처했다.유나이티드, 회피 분쟁 패배 후 '특허침해소송+가처분신청'으로 반격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특허법원은 유나이티드가 제뉴파마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 심판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에 이어 재판부가 제네릭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레보틱스CR서방정의 제제특허는 무효가 될 위기에 처했다.유나이티드의 개량신약 레보틱스CR서방정 제품사진.흥미로운 점은 레보틱스CR서방정 특허에 무효 도전한 제뉴파마가 이미 특허분쟁에서 승리, 제네릭 발매 자격을 갖춘 상태였다는 점이다.제뉴파마는 지난 2018년 같은 레보틱스CR서방정 제제특허(10-1811700)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이때 동구바이오제약, 삼진제약, 삼천당제약, 신일제약, 아주약품, 이니스트바이오, 제뉴원사이언스, 하나제약, 한국프라임제약, 한국휴텍스제약, 현대약품 등이 동참했다.이들은 회피 도전 1심에서 승리했다. 이를 통해 12개 업체는 레보틱스CR서방정 제네릭 발매 자격을 얻었다.유나이티드가 전방위적인 반격에 나섰다. 유나이티드는 제네릭사가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통해 청구한 조성을 사실상 그대로 출원, 2021년 등록했다. 유나이티드는 이 특허를 토대로 특허 침해금지 소송과 제네릭 판매금지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가처분신청은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나이티드는 여기에도 불복했다. 서울지방법원의 가처분신청 기각 결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가처분 항고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났다.부담 느낀 제네릭사 무효심판으로 맞불…유나이티드 특허분쟁 완패가처분신청에 불복할 정도로 유나이티드의 특허 방어 의지는 강했다. 특허도전 업체 입장에선 유나이티드의 강력한 의지에 제네릭을 발매하는 게 부담스러웠다.결국 제뉴파마 측은 더욱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제품을 발매하기 위해 같은 특허에 회피 심판이 아닌, 무효 심판을 제기했다. 특허 자체가 무효화할 경우 제네릭 발매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이렇게 시작된 레보틱스CR서방정 무효 심판은 1심에서 제네릭사가 승리했다. 유나이티드가 불복했으나, 끝내 2심에서도 패소했다.유나이티드 입장에선 레보틱스CR서방정을 둘러싼 모든 심판과 재판에서 패배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는 특허를 지키기 위한 유나이티드의 적극적인 방어전략이 오히려 특허 무효화 위기로 이어진 셈이다.특허가 무효화되면 레보틱스CR서방정 제네릭 빗장이 완전히 풀린다. 제네릭 발매 자격이 특허심판에 도전한 12개 업체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에게도 생긴다는 의미다.기대 이하 처방실적+급여재평가 대상…대법원 상고 가능성↓ 전망유나이티드가 자사 개량신약의 특허를 지키기 위해 남은 방법은 단 하나다. 특허법원의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하면 된다. 유나이티드가 재판 결과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안에 상고장을 제출하면 레보틱스CR서방정 제제특허의 무효 여부가 대법원에서 다뤄진다.다만 제약업계에선 유나이티드의 상고 가능성을 낮게 전망한다. 특허법원 판결이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데다, 레보틱스CR서방정이 기대만큼의 처방실적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레보틱스CR서방정의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28억원이다. 2021년 16억원 대비 75% 늘긴 했지만, 유나이티드의 다른 개량신약들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올해는 1분기 6억원의 처방실적을 내는 데 그쳤다.다른 레보드로프로프진 성분 진해거담제들의 처방실적이 지난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레보틱스CR서방정의 시장 영향력은 아쉽다는 평가다. 지난해 레보드로프로피진 성분 진해거담제의 전체 처방액은 499억원으로, 2021년 199억원 대비 2.5배 늘었다. 대부분 정제와 시럽제에서 나온 처방실적으로 추산된다.코로나19 확산 초기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 강화로 독감이나 감기 같은 감염병 환자가 급감하면서 이 성분 처방시장은 크게 위축됐으나, 2021년 말부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레보드로프로피진의 수요도 급증했다.레보드로프로피진이 올해 급여재평가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도 부담이다. 재평가 결과에 따라 급여 삭제로 이어질 경우, 어렵게 특허를 지켜낸다 한들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2023-07-12 06:18:45김진구 -
임차약사 주선 거절한 건물주, 4억대 권리금 배상 판결[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기존 임차 약사가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 건물주가 수억원대 손해를 배상할 처지에 놓였다.광주지방법원은 최근 A약사가 건물주인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임대차보증금 등의 반환 청구 소송에서 A약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A약사는 지난 2009년 5월경 B씨와 지역의 한 메디컬건물 1층 약국 자리에 대해 2014년 5월까지 5년 기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보증금 5억원에 월 차임 500만원 조건이었다.임대차계약 만료를 앞두고 약사와 건물주는 2017년 5월까지로 약국 자리 임대 계약을 3년 연장하는데 합의했고, 약국 자리 보증금은 4억4000만원으로, 월 차임은 500만원으로 조정했다.이 과정에서 양측은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는데 계약기간에 대해 ‘임대차기간은 2017년 5월까지로 하며, 당사자 일방이 임대차 기간 만료 1개월 전까지 임대차기간 연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상대방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 계약은 자동적으로 1년간씩 연장된다’고 명시했다.건물주 측은 2019년 4월경 A약사 측에 한달 후 약국 임대차계약이 종료될 예정이고, 갱신을 원하지 않으니 원상복구해 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이에 A약사는 C약사를 건물주인 B씨에게 소개하고 양 측의 임대차계약을 추진에 협력하는 한편, 신규 임차인인 C약사와 5억7000만원의 권리금 계약을 체결했다.하지만 B씨는 약국 임대차계약 만료 시점에 A약사가 주선한 C약사는 신규 임차인이 되기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했고, A약사 측에 약국 자리 인도와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위한 계좌를 알려줄 것을 통지했다.이 과정에서 건물주인 B씨는 나갈 수 없다고 버티는 A약사를 상대로 상가 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약사의 항소에도 불구하고 패소해 결국 지난 2021년 약국 운영을 마치고 B씨 측에 약국 자리를 인도했다.이번 재판에서 A약사는 약국의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만큼 B씨 측이 보증금 4억4000만원 중 미지급 관리비와 채권 양도금액 등을 공제한 2억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약사는 또 B씨가 신규 임차 약사와의 권리금 계약 체결을 방해한 만큼 권리금으로 받으려 했던 5억7000여만원도 함께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B씨 측에 총 7억7000여만원을 청구했다.하지만 B씨 측은 약국 자리 보증금 4억4000여만원의 경우 A약사가 연체한 관리비와 공과금, 상가 인도 지연에 따른 손해금, 채권액 등을 공제하면 남아 있는 금액이 없어 돌려줄 것이 없다고 맞섰다.이에 대해 재판부는 건물주인 B씨가 주장한 연체 관리비, 공과금, 채권액은 물론이고 A약사 측의 상가 인도 지연에 따른 손해금 등을 모두 인정해 총 4억3000여만원을 보증금에서 공제해야 한다고 판단, 보증금에서 이를 제외한 금액인 520여만원을 약사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반면 재판부는 B씨의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A약사의 손해배상 청구에 관해서는 약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재판부는 “B씨 측은 A약사가 주선한 신규 임차 약사가 이 사건 약국을 개설할 자력이 없어 임대차계약을 거절한 것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C약사가 이 사건 약국 자리의 임대차보증금이나 월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없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면서 “B씨는 A약사의 권리금 회수 방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B씨가 A약사에 배상할 손해의 범위는 청구 금액의 8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면서 “권리금 계약 체결 과정에서 청5억여원의 권리금의 80%인 4억6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2023-07-11 11:49:00김지은 -
'#약국스타그램' 약사 SNS관리, 어떡해야 할까?[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웹상에서 이용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무턱대고 식당이나 카페를 방문하기 보다는 SNS를 통해 위치부터 주차장, 메뉴, 친절 및 만족도에 대한 평가를 먼저 살피는 게 젊은 세대에서는 당연한 일이 됐습니다. 물론 유료광고나 소정의 수수료 일명 '뒷광고'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의 행태가 달라진 부분은 비단 식당·카페만은 아닙니다.아직까지 약국의 경우 거리적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는 있지만 포털사이트 리뷰 등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이 같은 이유로 블로그를 통해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1세대 블로거 약사들이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면, 최근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수만에서 수십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약사들도 늘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보수단으로써 SNS관리가 쉽지 않다는 게 보편적인 의견입니다. 그렇다면 SNS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는 팁은 무엇일지 김현익 대표를 통해 들어보겠습니다.Q. 눈으로만 SNS를 보고 있는 약사입니다. 늘 다른 약사님들의 SNS활동을 보고 있는데, 경영적인 측면에서 SNS관리가 필요하고 효과가 있다고 보시나요? A. 많은 약사님들이 최근 SNS를 통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인스타그램을 보자면, 약국계정과 약사계정을 분리하여, 약국을 홍보하거나 혹은 약사 브랜딩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약국 경영 측면에서 'SNS관리가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드리자면, SNS라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홍보)과 부정적인 측면(평판 또는 리스크 관리)이 있을 수 있으므로,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지속적인 관리 또한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Q. 홍보 채널도 다양한 것 같습니다. 네이버 광고,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최근에는 수강료를 내고 관리법을 수강하거나 전문 업체에 맡기는 분들도 계신다고 하던데, 각각 채널의 장점과 각각의 운용 팁이 있을까요?A. 다양한 홍보채널 중에 전통적인 상세적인 정보, 학술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가 한때는 가장 유효했지만(여전히 심도 있는 정보를 전달하기에는 가장 좋음), 최근에는 사진 중심의 인스타그램, 동영상 중심의 유튜브 등도 많이 활용하시는 것 같습니다.이왕 시작한 홍보라면, 전문적인 기법을 익히기 위해서 강의를 수강하는 것도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고요,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경우에는 비용대비 효과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필자의 경우에는 직접 SNS를 활발하게 진행하지 않는 터라 운용 팁을 말씀드리기보다 홍보의 목적과 인적 자원, 시간 자원을 얼마만큼 할애할 것인지 판단한 후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와 관심을 가져야 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Q. 개국 6개월 차 초보 약국장입니다. 이제야 SNS를 할 만한 짬이 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현재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개인 계정에 너무 많은 정보를 오픈하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고 약국 계정을 운영해 보자니 신제품이나 약국 취급 제품 이외에 뭘 올려야 할 지 아리송합니다. 대상 또한 오프라인 약국을 방문할 수 있는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해야 할지, SNS 이용자를 대상으로 해야 할지 조언 부탁 드립니다.A. SNS의 공간은 시공간을 넘나들기 때문에, 그 Target을 어디에 두고 내용을 정하는지 중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약사 인플루언서'의 경우에는 많게는 구독자 160만 명을 넘는 분도 계시고, 상당한 경지에 이르는 크리에이터 분들이 많은데요, 처음 시작하는 경우에는 기존의 인플루언서를 벤치마킹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제품 중심의 사진정보만 올리면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개인적으로는 온/오프라인 기준에서 우리 약국을 직접 방문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대면의 시대라고는 하나, 약국은 오프라인이 핵심이고, Local을 지향하는 것이 한정된 자원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물론, 다수와 소통하는 계정으로 포지셔닝할 경우에는 다수의 SNS 사용자들과 다양한 소통과 건강관련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입니다.Q. SNS관리에 있어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재미만 추구하기에는 그럴 수 없다는 부분이 분명 존재합니다. 어떤 사항을 준수해야 할까요?A. SNS에서 팔로워 수를 늘리고, 좋아요를 늘리기 위해서는 재미와 관심.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자극적인 소재를 만들고 싶은 욕구도 분명히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서는 그 내용이 그 즉시 다수에게 노출되고, 그 내용을 추후 취소하거나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습니다.특히 약사로서의 전문가적 평판에 대한 전체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의사의 소셜미디어 사용 가이드라인"처럼 "약사의 소셜미디어 사용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스스로 지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약사나 의사처럼 전문가의 입장에서 주의할 내용은 우선 1) 개인정보보호 2)객관적 근거에 기반을 둔 정확한 내용을 지키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Q. SNS의 순기능 가운데 하나가 정보 습득입니다. 나와 약국의 특색과 특징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다는 특징도 있지만, 최근에는 정보 습득용으로 SNS활용 역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약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톡방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휴베이스 내에서도 HCC가 운영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서로 윈윈 할 수 있을 만한 방안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A. 휴베이스는 2014년 출범 당시부터, SNS 단체톡방을 통해서 약국경영과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며 약국경영정보를 나누어 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10년 간 노하우가 누적되면서 주된 관심사와 활용도에 따라서 세분화된 방으로 발전해왔습니다.2018년에는 Hubase Challenge Club이라는 이름으로 HCC방으로 단체톡방을 개편하여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문화를 만들어냈으며, 2023년에는 학술에 특화된 Scholarship HCC라는 독특한 운영체계를 마련했습니다. SC_OTC, 한방, 식품공학, 논문읽기, 트렌드읽기, 디지털헬스케어, 뉴트라슈티컬, 약국경영, 동물약학, 처방분석, 약국노무, 리커머스 등 다양한 SC방을 개설하여 담당 학술방장을 두고,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회원들 간의 정보교류에 힘쓰고 있습니다. 단체톡 방을 개설한다고 해서 저절로 정보교류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발적인 참여도 중요하지만 해당 톡방의 특성에 맞게 방장들이 엄선되고 시의적절한 콘텐츠를 꾸준히 업데이트를 해줘야 합니다.또한, 참여자들이 스스로 참여하면 할수록 얻어가는 것이 많은 것이 SNS의 특징임을 깨닫고 같이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데일리팜 전문컨설팅 바로가기]2023-07-10 13:30:51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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