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약'이라더니…지사제 허가변경이 던진 편의점약 논란
- 김지은 기자
- 2026-07-15 06:00:5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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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일반약'으로 꼽히던 지사제, 소아·청소년 사용 제한 절차
- 편의점약 확대 요구 대표 품목…"안전성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어"
- 접근성 확대 속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 재점검 필요성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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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의 소아·청소년 적응증 삭제 절차에 착수하면서 약사사회 내부에서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는 그동안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가 있을 때마다 대표적인 추가 요구 품목으로 거론돼 왔다. 복약지도가 비교적 단순하고 오남용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식약처가 최근 납 노출 우려 등을 반영해 만 19세 미만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허가사항 변경 절차를 진행하면서 약사사회에서는 "의약품 안전성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경제계와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 요구가 이어지고 정부도 일정 부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례가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시판 후 안전관리의 현실…"만약 편의점에서 판매됐다면"
이번 허가사항 변경은 단순히 한 성분의 사용 연령이 바뀐 사례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는 2019년에도 원료 중 납 검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만 2세 미만과 임부·수유부 사용이 제한된 바 있다. 이후 추가적인 위해성 평가와 품질검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 다시 소아 적응증 삭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약사사회에서는 이를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사례로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전한 의약품’이라는 개념 역시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확인 시켜 준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의약품은 허가 이후에도 이상사례 보고와 품질관리, 해외 규제기관의 안전성 정보 등을 반영해 허가사항이 지속적으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현재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의약품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근거가 축적되면 사용 대상과 복용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약사사회에서는 이번 사례를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문제와 연결해서 바라보는 분위기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은 최근 정책보고서를 통해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사례를 근거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논의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약준모 측은 "당시 지사제는 편의점 확대 요구 품목 가운데 대표적인 효능군이었다"며 "만약 품목 확대가 이뤄졌다면 허가사항 변경 이후 연령별 사용 제한을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할 수 있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약준모는 현재 편의점 위해의약품 판매차단시스템은 제품 판매 여부만 통제할 수 있을 뿐 실제 복용자의 연령이나 사용 목적까지 확인하는 기능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약국에서는 약사가 연령과 증상을 확인한 뒤 복약상담과 함께 다른 치료 선택지를 안내할 수 있다는 점을 차이로 제시했다.
일선 지역 약국 약사들도 이번 사태를 단순 허가 변경의 행정 절차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수도권의 한 개국약사는 "당시 경제계에서는 지사제를 편의점 판매 품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는데 만약 실제 판매가 허용됐다면 이번 허가사항 변경 이후 회수와 소비자 안내를 어떻게 했을지 의문"이라며 "이번 사례는 의약품 안전관리에 전문가 개입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약사회 관계자는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선정 역시 접근성뿐 아니라 허가사항 변경 가능성과 시판 후 안전관리 체계까지 함께 고려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안전성 평가는 정치적 판단이 아닌 식약처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등 전문기구 중심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접근성과 안전성의 균형…정부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
정부는 그동안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비롯해 비대면진료, 의약품 재택수령 등 다양한 정책을 검토해 왔다.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다.
반면 약사사회는 접근성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의약품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허가 이후에도 안전성 정보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허가사항이 변경되는 특성을 가진 만큼 전문가에 의한 관리체계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의약품은 시판 이후 이상사례 보고와 위해성 평가, 품질검사 결과 등을 토대로 사용 대상이나 용법·용량, 주의사항 등이 수시로 변경된다. 이번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 제제 사례 역시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가 작동하면서 허가사항이 변경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앞으로의 정책 논의도 단순히 편의점 판매 품목을 늘릴 것인지 여부를 넘어 변화하는 안전성 정보를 국민에게 어떻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변경된 허가사항을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할 것 인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접근성 확대 정책이 추진될수록 판매 채널 확대 자체보다 변화하는 안전성 정보에 대응할 수 있는 관리체계와 전문가 개입 구조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국민 안전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라는 지적이다.
지역 약사회 한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특정 품목의 허가사항 변경에 그칠 문제가 아니라 의약품 안전성은 새로운 근거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준 사례"라며 "안전상비의약품 정책 역시 접근성 확대뿐 아니라 시판 후 안전관리와 허가사항 변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까지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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