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주사제 약가우대 실효성 논란…깐깐한 요건에 수급난 우려
- 천승현 기자
- 2026-07-06 06:00:59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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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약가제도 개편안에 항생주사제 약가우대 예고
- 직접 생산·3개 이하 등재 충족해야 약가우대 적용
- 대다수 제품 수십개 등재돼 약가우대 대상 미미
- 높은 원가율에 약가 개편 후 생산 포기로 수급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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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정부의 개편 약가제도에서 시행을 예고한 항생 주사제 약가 우대에 대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상당수 항생 주사제가 수십개 품목 등재돼 있어 ‘직접 생산’과 ‘3개 이하 등재’라는 약가 우대 요건 충족 제품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제약사들은 항생주사제 생산 동력을 부여하기 위해 3개 이하 등재 요건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제기한다. 원가율이 높아 채산성이 낮은 항생 주사제의 약가가 떨어지면 수급난 문제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는 실정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최근 행정예고한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 개정고시안에는 항생 주사제의 약가 우대 내용이 담겼다.
오는 8월부터 특허 만료 의약품과 제네릭 모두 약가 상한선이 특허 만료 전 신약의 53.55%에서 45%로 내려가지만 항생 주사제는 68%까지 약가를 우대해주는 내용이 개편안에 포함됐다.
WHO ATC 코드 기준 J(전신용 항감염제)로서 투여경로 및 제형이 주사제인 항생 주사제가 약가 우대 대상이다. 항생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페니실린 계열이나 세팔로스포린 계열 의약품이 WHO ATC 코드 기준 J 유형에 포함된다.
처방 현장에서 필수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항생 주사제의 약가를 높여줘 생산 동력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항생 주사제는 제조 원가가 높아 제네릭 약가가 낮아지면 생산을 기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항생 주사제가 약가 우대를 받으려면 직접 생산과 동일 제품 3개 이하 등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개정안을 보면 ‘해당 약제의 결정 신청을 한 제조업자․위탁제조판매업자․수입자가 해당 약제를 직접 생산할 것’, ‘투여경로, 성분 및 제형이 동일한 제품의 회사 수가 결정 신청한 회사를 포함하여 3개 이하일 것’이라는 약가 우대 요건이 명시됐다. 직접 생산은 품목 허가권자가 포장 단계 이전의 모든 생산 공정을 자사에서 직접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항생 주사제는 생산 업체가 많지 않을뿐더러 상당수 제품이 수십개 품목 등재돼 있어 약가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페니실린 계열 항생제 중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 성분 주사제는 총 4개 제품이 등재됐다. 종근당, 건일제약, 신풍제약, 삼진제약 등이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 성분 주사제를 허가‧등재받고 판매 중이다. 기등재 제품 뿐만 아니라 신규 등재 제품도 약가 우대 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다.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 성분 주사제 품목 허가권자 중 직접 생산 업체는 신풍제약 1곳 뿐이다. 종근당과 건일제약은 펜믹스에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 성분 주사제를 위탁 생산한다. 펜믹스의 최대주주는 건일제약이다.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 성분 주사제의 경우 약가 우대를 받기 위해 1개 업체가 퇴출되면 신풍제약 1곳이 약가 우대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건일제약은 계열사 공장으로부터 공급받는다는 이유로 약가우대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생제 성분인 세프트리악손1g 주사제의 경우 총 35개 품목이 등재돼 약가 우대 대상에서 제외된다. 세프트리악손1g 주사제를 생산하는 업체는 경보제약, 국제약품, 보령, 신풍제약, 종근당, 아주약품, 한국유니온제약, 한국코러스 등 8개 업체에 불과하다. 27개 업체가 세프트리악손1g 주사제를 생산하는 업체들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세프트리악손 주사제를 공급하고 있다.
또 다른 세팔로스포린계열 항생제 세파제돈1g 주사제는 총 11개 품목이 등재돼 약가 우대를 받을 수 없다. 세파제돈1g 주사제는 생산 업체가 5곳에 불과하다. 경보제약, 국제약품, 신풍제약, 영진약품, 한국유니온제약 등이 생산하는 제품을 다른 제약사들이 판매하고 있다.
세포탁심1g 주사제도 15개 제품이 등재돼 약가 우대가 적용되지 않는다. 세포탁심1g 주사제를 직접 생산하는 업체는 6곳에 불과하지만 약가 우대 요건인 '3개 이하 등재' 요건과 거리가 멀다.

페니실린 제제와 세팔로스포린 제제 등 주요 항생 주사제는 다른 의약품과 분리된 별도 공장이 필요해 원가 구조가 열악하고 생산 업체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 제약사들 입장에선 원가율이 높은 항생 주사제의 약가가 낮아지면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생산을 포기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위탁 방식으로 공급받는 업체들의 공급 중단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최고가 요건 미충족시 적용되는 인하율은 15%에서 20%로 확대된다. 2020년 7월부터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 53.55%를 받을 수 있는 기준 요건이 도입됐다. 이전에는 한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갔다. 2개 요건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27.75% 인하되는 구조다. 15% 인하율을 적용하면 제네릭 최고가 산정 기준 53.55%가 1개 요건 미충족시 45.52%, 2개 요건 미충족시 38.69%로 내려간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제네릭 산정 기준 45%와 최고가 요건 미충족 인하율 20%를 적용하면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은 36%, 2개 미충족 제네릭은 28.8%로 낮아진다.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의 약가는 현행보다 20.9% 인하되고 2개 미충족 제네릭은 현재보다 25.6% 내려간다.
약가제도 개편 이후 항생 주사제의 약가 하락에도 약가 우대를 받는 제품이 많지 않으면 생산 중단으로 인한 수급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항생 주사제의 약가우대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3개 이하 등재 요건을 폐지하고 직접 생산 제품에만 약가 우대를 적용해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항생 주사제 완제의약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 직접 생산 업체를 대상으로 약가 우대를 적용해도 건강보험 재정 부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품목 허가권자의 계열사를 활용한 생산 제품도 약가우대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항생 주사제는 많은 제약사들이 채산성을 이유로 판매를 주저하는 제품이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약가우대 대상이 많지 않으면 생산‧공급 중단에 따른 수급난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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