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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TAVI 급여 기준 손질…판막 시장 경쟁도 달아오른다

  • 황병우 기자
  • 2026-06-22 11:58:54
  • 심장통합진료팀 전원 동의 시 22일부터 급여 인정
  • 인력 기준 완화로 70대 환자 접근성 개선 기대
  • 에드워즈 우위 속 메드트로닉 신제품 추격 변수

[데일리팜=황병우 기자]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TAVI)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개편되면서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 접근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80세 이상 또는 수술 불가능 환자 중심으로 운영되던 급여 기준이 심장통합진료팀의 의학적 판단을 반영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관련 시장 성장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80세·수술 불가에서 '시술 필요성'으로

보건복지부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개정안을 고시하고 오는 22일부터 TAVI 급여 기준을 개편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급여 대상 판단 기준을 기존 '수술 불가능' 중심에서 '시술 필요성' 중심으로 조정한 데 있다.

TAVI는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서 가슴을 여는 수술 대신 카테터를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치료법이다. 초기에는 수술 위험도가 높은 고령 환자 중심으로 시행됐지만, 임상 근거가 축적되면서 국내외에서 적용 환자군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존 TAVI 급여는 STS score 8% 초과의 수술 고위험군, 80세 이상, 심장통합진료에 참여한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전원이 수술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환자에게 인정됐다.

개정 후에는 기존 80세 이상과 수술 고위험군 급여는 유지하되, 심장통합진료팀 전원이 TAVI 시술 필요성에 동의한 경우도 급여 대상에 포함된다. 단순히 연령이나 수술 가능 여부만으로 판단하던 구조에서 환자별 임상적 필요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기존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였던 70대 환자군의 접근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존에는 70대 환자가 TAVI를 받으려면 높은 본인부담을 감수하거나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2인으로부터 수술 불가능 판단을 받아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심장통합진료팀 운영 기준도 현실화됐다. 기존에는 전문의 자격 취득 후 5년 이상의 심혈관 수술 경험을 보유한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2인 이상이 필요했지만, 개정안에서는 10년 이상 심혈관 수술 경험을 보유한 전문의 1인으로도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했다.

마취통증의학과와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반드시 대면 참여해야 했던 기존 구조에서 필요 시 참여하는 방식으로 조정됐다. 부득이한 경우 화상 참여도 가능해졌다. 심장통합진료팀 전원이 시술 시행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재논의를 거쳐 합의된 치료방침을 결정하도록 한 점도 달라진 부분이다.

홍성진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대한심장학회·대한심혈관중재학회 보험위원)는 "이번 개정은 심장통합진료의 의사결정 구조를 보다 명확히 하면서 인력 기준과 운영 요건을 현실에 맞게 조정한 것"이라며 "기존에는 절차상 부담이나 인력 요건으로 실제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던 부분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자 접근성 개선, 시장 확대 변수로

이번 급여 기준 개편은 환자 접근성뿐 아니라 TAVI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급여 대상 판단이 넓어지면 기존에 비용 부담이나 제도적 요건으로 시술을 미뤘던 환자들이 치료권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는 고령화와 함께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 청구자료에 따르면 대동맥판막협착증(I35.0) 환자는 2020년 1만6537명에서 2024년 2만5826명으로 4년간 약 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80세 이상 환자는 6283명에서 1만1944명으로 약 90% 늘었다.

특히 시장에서는 70대 후반 환자군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80세 이상 환자는 이미 급여 틀 안에서 치료 접근성이 높아진 반면, 70대 환자군은 임상적으로 TAVI가 적절하더라도 급여 기준상 제약이 컸다. 이번 개정으로 심장통합진료팀이 시술 필요성에 동의하면 급여 적용 가능성이 열리면서 대기 수요가 일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인력 기준이 완화되고 비대면 참여가 허용되면서 기존보다 심장통합진료팀 운영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다만 TAVI는 장비, 인력, 시술 경험이 필요한 고난도 치료인 만큼 급여 기준 개편만으로 모든 병원이 즉시 시술을 확대하기는 어렵다.

수가 현실화도 남은 과제다. 기존에는 TAVI 행위 수가가 시술 난도와 다학제 협진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급여 기준이 넓어지더라도 병원 내 의사결정 구조와 수가 부담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시술 확대 속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은 TAVI 시장 성장의 제도적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환자 수 증가, 고령화, 치료 적응증 확대 흐름이 맞물린 상황에서 급여 기준 완화는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에드워즈 우위 속 메드트로닉 추격

시장 확대 기대가 커지면서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간 경쟁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TAVI 시장은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가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메드트로닉이 뒤를 따르는 구조다. 이외에도 애보트와 마이크로포트가 시장을 공략 중이다.

급여 확대는 우선 시장 1위인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시술 경험과 제품 인지도가 높은 회사가 확대되는 시장 수요를 먼저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메드트로닉의 추격 변수도 있다. 메드트로닉은 지난 3월 차세대 TAVI 시스템 '에볼루트 FX 플러스'를 국내 출시했다. TAVI 시술 이후 관상동맥중재술 등 추가 치료 가능성을 고려한 설계가 특징으로, 장기 생존 환자와 비교적 젊은 환자군까지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TAVI 대상이 고위험 고령 환자에서 더 넓은 환자군으로 이동할수록 단순 시술 성공률뿐 아니라 시술 후 장기 관리와 추가 치료 접근성이 경쟁 요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메드트로닉이 신제품을 통해 '평생 관리' 관점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맞닿아 있다.

홍 교수는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함께 TAVI 시술에 대한 필요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라며 "시술 결정 과정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되면 환자 입장에서도 치료 적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받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제도 변화가 그 출발점이 된 만큼, 급여 적용 범위 확대를 통해 환자가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는 체계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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