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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B형간염 진료지침 개정…조기 개입 통한 간암 예방 강화"

  • 손형민 기자
  • 2026-06-17 06:00:48
  •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환자까지 치료 권고 확대
  • 조기 관리 근거 확보…급여기준 개선 논의 필요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대한간학회가 최근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국내 만성 B형간염 치료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 수치 중심 기준에서 벗어나 HBV DNA 역가 기반 질환 위험도 평가 후 치료 대상 확대 방향으로 진료체계를 재정비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그동안 치료가 필요한 환자임에도 현행 기준상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던 이른바 '회색지대' 환자들에 대한 치료 권고가 강화되면서 간암 예방을 위한 조기 개입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2026 간염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대한간학회의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 의미와 임상적 근거를 공유했다.

왼쪽부터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기애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번 개정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변화는 만성 B형간염 자연경과 분류 체계를 B형간염바이러스(HBV) DNA 역가 중심으로 재정립했다는 점이다.

기존 국내 가이드라인은 ALT 수치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 지속되거나 간섬유화가 확인된 경우 등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권고했다. 하지만 HBV DNA 수치가 높더라도 ALT 수치가 정상 범위에 머무르는 환자들은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임상 현장에서 미충족 수요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 국내 연구에 따르면 전체 간암의 64%가 현행 건강보험 급여 기준 밖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HBV DNA 역가가 4~8 log10 IU/mL 수준인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환자군에서 간암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대한간학회는 이러한 한계를 반영해 자연경과를 ▲고바이러스혈증(HBV DNA >8 log10 IU/mL) ▲HBeAg 양성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저바이러스혈증(HBV DNA <2000 IU/mL) ▲HBeAg 음성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등 4단계로 재분류했다.

특히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환자군에서는 ALT 수치와 관계없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권고하도록 치료 기준을 확대했다.

치료 사각지대 근거 제시한 ATTENTION 연구

가이드라인 개정의 주요 근거로는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ATTENTION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ATTENTION 연구는 간경변이 없고 HBV DNA 역가가 4~8 log10 IU/mL인 만성 B형간염 환자 73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기관 무작위 임상시험이다. 환자들은 '베믈리디(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 TAF) 투여군과 치료를 받지 않은 관찰군으로 나뉘어 비교됐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17.7개월 중간 추적 결과 간세포암, 간기능 저하, 간이식, 사망 등을 포함한 중대한 임상 사건은 TAF 치료군에서 2건(모두 간세포암), 관찰군에서 9건(간세포암 7건, 간기능 저하 1건, 사망 1건) 발생했다.

2차 평가지표에서도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HBV DNA가 10 IU/mL 미만으로 억제된 비율은 TAF군 91%, 관찰군 31%였으며 ALT 정상화 비율은 각각 80%, 62%였다. 기존 ALT 이상 환자만 분석했을 경우 ALT 정상화율은 TAF군 73%, 관찰군 50%로 집계됐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간학회 이사장)는 "간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상위권을 차지하는 질환이며 상당수가 만성 B형간염과 관련돼 있다"며 "간암 위험은 바이러스 증식 정도를 나타내는 HBV DNA 역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에도 기존 치료 기준은 ALT 수치 상승 여부에 크게 의존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ATTENTION 연구는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에서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의 임상적 가치를 보여주는 근거"라며 "향후 진료지침과 치료 환경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기애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이 단순한 기준 조정이 아닌 치료 패러다임 변화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실제 임상 현장 적용을 위해서는 급여기준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애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간학회 간행위원회 간사)는 "이번 개정의 핵심은 ALT 수치가 아닌 HBV DNA 역가를 기반으로 질환 자연경과를 평가하고 치료 전략을 수립하도록 한 것"이라며 "글로벌 가이드라인 흐름과도 맥락을 같이하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환자군은 간세포암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ALT 수치와 관계없이 치료를 권고하도록 기준을 변경했다"며 "이는 기존 치료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새롭게 제시된 권고사항이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치료 접근성 확대와 급여기준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치료 대상 확대에 따른 의료재정 관리와 장기 복용에 따른 순응도 향상 방안도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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