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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콜린 첫 임상재평가, 목표 미충족에도 인지기능 개선 확인

  • 천승현 기자
  • 2026-05-23 06:00:58
  • 종근당, 임상참여 업체들에 인지장애 임상재평가 내용 전달
  • 1차 평가변수 인지기능 유지·개선 비율 미충족
  • 전체 852명 분석시 인지기능 유지·개선 통계적 유의성 충족
  • 치료기간 길어질수록 치료 효과 확대...리얼 데이터 활용 필요성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의 임상재평가 첫 결과가 윤곽을 드러냈다. 임상시험 결과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차 평가변수인 ‘인지기능 유지·개선 비율’은 목표한 통계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러나 콜린제제 복용 환자군에서 인지기능이 개선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지기능 유지·개선 폭이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나 실제 진료 환경 장기추적 결과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재평가 내용을 최근 임상시험 참여 제약사들에 전달했다.

종근당이 수행한 인지장애 임상시험 결과 1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인지기능 유지·개선 비율에서는 목표로 설정한 통계적 유의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종근당은 이번 임상을 통해 콜린제제의 인지장애 치료 가능성이 충분히 확인됐다는 점을 참여 업체들에 강조했다.

앞서 콜린제제는 효능 논란이 불거지면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재평가 절차에 돌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 6월 콜린제제 보유 업체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제약사들은 재평가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콜린제제 임상재평가는 참여 업체 50여곳을 대표해 종근당과 대웅바이오가 주도하고 있다. 종근당이 퇴행성 경도인지장애와 혈관성 경도인지장애 임상시험을 각각 수행하고, 대웅바이오는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맡아 진행하는 방식이다. 종근당이 수행한 경도인지장애 임상시험이 종료되면서 핵심 내용을 임상시험 참여 업체들에 전달한 것이다.

해당 임상시험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이 48주 동안 콜린제제를 복용한 후 투약 전과 비교해 인지기능이 유지·개선되는 비율을 조사했다. 퇴행성 경도인지장애(MCI) 환자와 혈관성 경도인지장애(VCI) 환자 각각 426명을 대상으로 별도의 임상시험이 실시됐다.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주 분석(Primary Analysis)에서 콜린제제 투여군이 위약 투여군에 비해 인지기능 유지·개선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당초 임상시험 계획서에서 설정한 통계적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종근당은 1차 평가변수 미충족이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콜린제제의 인지장애 치료 효능과 이번 임상시험이 가진 한계점을 참여 업체들에 명확히 안내했다.

이번 임상재평가는 전체 852명의 시험 대상자를 통합 분석하는 동시에 여러 지표를 추가로 살피는 보조 분석도 함께 실시하도록 설계됐다.

종근당 측은 “사전에 계획된 여러 통합 분석 결과 중 임상시험 계획을 철저히 준수하고 약물을 일정 수준 이상 복용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는 인지기능 유지·개선 비율이 통계적 유의성을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에서 복약기준을 준수한 참여자 집단(PPS)에 대한 분석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 PPS 분석에서 콜린제제 투여군의 지기능 유지·개선 비율은 67.83%로 위약군(60.07%)보다 7.7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두 그룹 간의 효과 차이를 보여주는 통계적 지표인 p값(p-value)은 0.0482로 통계적 유의성 기준인 0.05 미만을 충족했다.

특히 치료 기간이 늘어날수록 위약 복용군 대비 인지기능 유지·개선 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24주 시점과 48주 시점의 결과를 비교했을 때 시간 경과에 따른 효과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MCI에 대한 PPS 분석에서 콜린제제 투여군과 위약군의 차이가 24주 시점 4.38%p에서 48주 시점 9.15%p로 확대됐다. 통합 PPS 분석에서도 시험군과 대조군 차이가 24주 3.86%p(p=0.3347)에서 48주 7.76%p(p=0.0482)로 시간 경과에 따라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권순억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더 장기적인 임상시험이 이뤄진다면 콜린제제의 인지기능 유지·개선 효과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간이 정신상태 검사(MMSE) 등 일부 인지기능 지표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다. 콜린제제가 특정 인지 영역에서 환자의 기능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해석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재홍 교수는 “콜린제제가 기억 회로에 직접적 약리학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인지 영역(ADAS-cog)의 기억력 평가 부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이 확인됐다”라고 했다. 콜린제제가 기억력 저하와 관련된 핵심 인지기능 영역에 대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를 나타냈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임상시험 디자인 자체의 한계로 인해 효능을 완벽히 입증하기 어려웠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왔다. 질환의 특성이나 평가 방법, 임상 기간 등 구조적 제약이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홍 교수는 “인지기능이 아직 양호한 상태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48주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인지기능의 유지·개선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단계에서 위약과 대조하는 임상시험의 경우 유효성 평가를 위해 최소 18개월 이상의 추적 관찰이 필요하며, 도네페질의 기억상실성 경도인지장애(amnestic MCI) 임상 연구는 3년에 걸쳐 추적 관찰이 이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사용된 인지기능 평가 도구 ADAS-Cog(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Cognitive Subscale) 지표는 주로 치매환자의 인지기능 변화 평가에 사용하는데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작은 변화를 탐지하는 데는 제한이 있다는 지적이다. 임상 참여자들은 시험 전후 언어나 계산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인지기능 변화를 평가받는데, 48주라는 기간으로는 환자들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종근당은 “48주의 임상시험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고려하더라도 임상시험 기간을 늘리는 것은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의약품의 유효성 평가를 위해서 실제로 증상이 진행될 위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위약을 투약하는 것은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수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임상시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실제 처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실제로 지난 4월 202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된 환자 51만 명을 장기 추적한 코호트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콜린제제를 복용했을 경우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될 위험은 10.1%, 혈관성 치매로 진행될 위험은 16.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은 “실제 진료 환경에서 장기간 추적된 대규모 데이터라는 점에서 이번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 임상시험 결과를 보완하는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고 강조했다.

종근당은 이번 임상재평가 결과와 전문가 의견, 실제 임상 데이터인 대규모 코호트 연구 자료 등을 종합해 식약처에 기한 내 결과보고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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