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허도전으로 역사가 된 '테바'…우리는 역주행?다음달 15일부터 3년간 유보했던 '시판방지조치'가 본격 시행됩니다. 한미 FTA 협정에 의해 특허침해 가능성이 있는 후발의약품(제네릭)이 시판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하죠. 그러나 FTA 부수법안에 해당하는 이른바 '허가-특허연제도 약사법개정안'은 오는 11일이 돼야 법률안 심사에 들어갑니다. 많이 늦었죠? 제약기업들은 우왕좌왕입니다. 본격적인 제도시행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 제도 '셋팅'이 안됐으니 속만탈수밖에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법률안 처리가 늦어진 가장 큰 이유는 특허도전에 성공한 제네릭에 독점판매권을 부여하는 일명 '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 논란 때문일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급기야 우선판매품목허가를 금지하는 입법안을 지난해 12월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의한 약사법과 11일 병합심사될 법률안입니다. 김 의원실 측은 "허가특허연계제도에서 우려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입법과정에서 충분히 토론해 최선의 방안을 입법에 반영하자는 취지에서 약사법을 발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로인해 제약업계의 원성 아닌 원성을 사고 있죠. 데일리팜은 이제부터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들을 파해쳐 볼까합니다. 우선 전제돼야 할 사실은 이 제도는 한미 FTA 협정과 무관하다는 점입니다. 반드시 국내에 도입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얘기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은 그래서 특허도전에 성공한 제네릭에 대한 '인센티브'라고 했습니다. 국내 제약기업은 적극적으로 도입을 요청합니다. '인센티브'를 달라는 얘기죠. 보건산업진흥원의 설문조사 결과(2011년3월)를 보면 73.5%가 찬성합니다. 반면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허가특허연계제도 자체에 대한 논란은 논점을 명확히 하기위해 일단 접어둡니다. 비판적 의견(보건복지위 검토보고서)을 먼저 들어볼까요? "원래 무효인 특허를 무효화했는데 독점권을 부여한다는 건 정의와 공평에 반한다. 사회기여분을 초과하는 과도한 보상이고, 창작여부를 기준으로 독점권을 부여하는 헌법상 지식재산권 제도의 본질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맞는 지적입니다. 애초 등록대상이 아니었던 무효특허를 뒤늦게 무효화시킨 것, '없는 것을 없다'고 한 것 뿐인데 여기다 혜택을 주는 건 말이 안돼 보입니다. 사후적으로 봐도 특허가 무효로 판명됐으면 제네릭 판매는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인정해 줘야겠죠. 그런데 현실은 좀 다른가봅니다. 일단 오해가 있죠. 우선판매품목허가는 대법원 확정판결에 의해 등록특허가 무효로 확정된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특허심판원의 심결결과만으로도 가능하죠. 이 말은 우선판매품목허가를 획득한 제네릭 시판은 상급심(특허법원, 대법원)에서 패소할 가능성, 바로 '리스크'를 안고 이뤄진다는 얘기입니다. 당연히 상급심에서 패소하면 오리지널의 손해액에 대한 배상책임도 발생하겠죠. 이렇게 막대한 배상금을 감수하면서 힘겹게 특허도전을 완수하려는 제네릭에 1년간 독점판매권을 부여하는 게 과연 정의와 공평에 반하는 것일까요? "제네릭 의약품 공급자가 줄어들게 됨에 따라 특허권자와 제네릭 제약사간 담합(역지불합의)을 제도적으로 조장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에서 제네릭 시장독점제도에 관한 연구'를 보면, 미국에서 적지 않게 발생해 경쟁제한과 의약품 접근성 제한 등을 우려하는 비판적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과연 역지불합의가 쉽게 나타날 수 있을까요? 제약업계는 "담합 등의 부작용은 다른 정책적 수단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식약처안에는 우선판매품목허가 인정요건을 엄격히 하고, 합의 제출의무 규정을 두는 등 방지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독점판매권을 갖기 위해서는 4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중 네번째 요건인 '최초 심판청구 또는 최초 심판청구일 14일 내 청구 또는 가장 먼저 승소심결' 항목은 우선판매품목허가 제네릭이 복수로 생길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통상 권리범위확인 심판은 개별적으로 다뤄지고 심결기간도 비교적 더 짧지만, 무효심판은 이 보다 길면서 병합심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유사사건은 청구일이 달라도 일정기간 내 있으면 같은 날 심결된다는 얘기죠. 이렇게 되면 '최초로 심판청구'한 제네릭사와 '최초 심판청구일 14일 내 청구'한 제네릭사 모두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정리하면, 염변경 개량신약 등에 해당하는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 심결에 따른 독점판매(독점범위가 좁음) 시장은 단독으로 형성되지만, 무효확인 심결에 따른 시장은 독점보다 '과점'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죠. 이 상황에서 담합이 가능할까요? "미국과 달리 제도상 특허도전이 쉽고, 퍼스트 제네릭이 시장을 선점하는 경향이 높으므로 추가적인 유인제도 도입 필요성이 적다." 미국의 경우 2011년 특허소송에 평균 600만 달러를 쓴다는 추정이 있을정도니까 특허심판원을 통한 한국의 특허도전은 시간이나 비용면에서 분명 유리한 측면이 있죠. 그러나 특허도전의 가치는 시간과 비용만 놓고 판단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누구나 같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했다고 해서 다 똑같이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제네릭 의약품 활성화를 저해해 국내 중소 제약사에 피해를 발생시키고,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저하시키며 건강보험 재정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특허도전없이 무임 승차한 제약사에 피해 아닌 피해는 발생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과점형태로 복수의 제네릭이 발매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네릭 활성화나 의약품 접근성은 수적인 면에서는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차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에서는 같은 성분의 급여목록에 제네릭이 2~4개 수준에 불과한데 한국에서는 많은 경우 100개가 넘죠. 설마 같은 성분에 제네릭이 10개 이상은 등재돼 있어야 제네릭이 활성화되고 제네릭 접근성이 높다는 주장은 아닐 것이고요. 건강보험 재정악화 우려는 더욱 걱정할 게 없는 게, 특허도전으로 단 하루라도 제네릭 발매가 빨라지만 오리지널 약가가 70%로 낮아지는 시점이 그만큼 앞당겨지니까 건강보험 재정에 더 도움이 됩니다. 또 현 보험약가제도는 제네릭이 한 품목이든, 100개 품목이든 적어도 1년간은 약가가산을 인정하고 있고, 동일가정책(판매예정가 예외)이기 때문에 제네릭 숫자가 적어서 보험재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명제는 성립하기 쉽지 않습니다. 찬성 의견도 보겠습니다. "특허도전을 위한 유인을 제공해 후발의약품의 시장진입을 촉진하는 유용한 도구로 기능할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확대하고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제약분야 데이터베이스 전문업체 비투팜(대표이사 이홍기) 자료를 보면, 지난해 그린리스트 등재특허에 대한 특허심판 청구건수는 239건으로 전년도 73건 대비 3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2010년에는 10건에 불과했다고하니까 엄청난 성장세인 건 분명해보입니다. 더구나 매출액 2000억 미만의 중소제약사 점유율이 75%나 된다고 합니다. 비투팜도 그렇고, 제약업계는 이 데이터를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중요한 근거로 활용하는 모양인데요, 그런데 이면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치만은 않습니다. 2013년에 특허도전을 받은 오리지널은 16개, 2014년에는 21개였습니다. 전체 건수에 비해 품목 수 차이는 크지 않다는 얘기죠. 평균을 따져보면 2013년에는 오리지널 품목 한 개 당 4.5건, 2014년에는 11.3건의 도전을 받은 거죠. 한 특허전문가는 독점판매권 여파로 중소제약사들이 공동으로 심판청구에 뛰어든 결과라고 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특허도전 대상이 될 수 있는 등록특허는 제한적이어서 참여하는 제약사나 건수는 늘 수 있어도 범위가 넓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실제 처방액 1위인 만성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정은 지난해 32건의 특허도전(물질, 조성)을 받았습니다. 이중 3건이 여러 제약사가 참여한 공동청구 사례였습니다. 분명한 것은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로 특허도전에 대한 관심을 더욱 촉발했고, 이런 경험들이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제약업계의 기대이자 희망입니다. "제네릭 기업 활성화를 위한 국내 제약기업의 요구로 치부하고 도입하지 않으면 허가-특허연계제도는 오로지 오리지널 제약사만을 위한 제도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선판매품목허가제 도입과 상관없이 1년간의 시판제한조치는 이뤄질 것입니다. 이 때문에 독점판매권이 금지된다면 계속 논란거리로 남게 되겠죠. 물론 반대입장의 주장처럼 상위제약사 등은 계속 특허도전에 나설 겁니다. 시장파이가 큰 대형 오리지널만 타깃이 되겠지만요. 이런 구조라면 허가특허연계는 오리지널 특허보호만을 보호하고, 제네릭 의약품 신속판매와 접근권을 제한하는 제도라는 비판만 받게 되겠죠. 대형 품목의 경우 그나마 특허도전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생기겠지만 시장규모가 적은 오리지널의 독점적 지위는 강건해질 겁니다. 여기서 보건복지위 전문위원실의 입장변화가 흥미롭습니다. 전문위원실은 식약처가 제출한 약사법개정안과 김용익 의원이 대표발의한 약사법개정안 두 건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각각 작성했습니다. 전문위원실은 식약처 약사법개정안 당시에는 우선판매품목허가에 신중론을 폈는데요, 신중검토 의견은 내용상 반대한다는 의미로 통합니다. 그런데 김용익 의원 개정안에서는 긍정 검토필요 의견을 냈습니다.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는 허가특허연계제도 도입에 수반해 국내 제약사의 제도 수용성을 높이고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투자증권 이승호 애널리스트는 '제약 게임의 룰 변화, 바이오 본격 산업화' 보고서에서 "테바는 특허소송을 통한 최초 제네릭 개발 전략을 통해 최다 'Paragrph Ⅳ(특허만료 이전에 특허무료 또는 특허미침해를 증명하고 시판승인 목적으로 신청하는 경우)'를 확보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제네릭 시장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하면서, 국내 제약기업이 벤치마킹할만한 글로벌 기업으로 추천했습니다. 복지위 전문위원실도 "테바는 미국의 해치왁스만법의 제네릭 독점권 제도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제네릭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제네릭 독점판매제도를 빼고는 글로벌 제네릭 기업의 역사를 새로 쓴 테바를 설명할 수 없다는 얘기죠.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공동취재 = 최은택·최봉영 기자2015-02-09 06:15:00데일리팜 -
"환자 얼굴은 모른다, 아는 건 누군가의 세포"|병원 속 사람들 열 두번째| 임상병리사는 무슨 일을 할까요? 검체나 생체를 대상으로 병리적·생리적 상태의 예방·진단·예후 관찰 및 치료에 기여한다.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결과를 의료진에게 제공하며, 검사결과의 연관성을 해석한다. 새로운 검사법을 평가하는 전문 의과학 기술인의 이야기다. 두산백과사전에서 '임상병리사'를 검색한 결과다. 어렵다. 단순히 말하면 인체의 가검물, 인체의 생리적 상태 및 조직과 세포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도록 각종 검사를 하는 사람들이 임상병리사다. 한양대병원에 근무하는 임상병리사는 전체 70~80명 정도고, 10명의 임상병리사가 병리과 소속이다. 환자들과 직접적인 접촉은 없고 그래서 얼굴을 모른다. 간호사를 통해 병리과로 환자들의 세포와 조직이 배달되면 병리과 전문의, 전공의, 임상병리사, 행정팀이 한 팀을 이뤄 조직과 세포의 검사 결과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노력한다. 임상병리사는 조직병리, 특수조직검사, 전자현미경, 면역·분자병리, 세포병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한양대병원의 경우 모든 임상병리사가 오전에 일반조직검사를 진행하고, 오후부터 각 전문분야별로 업무가 나뉜다. 한양대병원 16년 차 임상병리사인 장형석 씨는 조직검사 파트를 맡고 있다. '장형석' 이름 달고 나가는 검사결과, 신뢰 받았으면 장 씨는 대학에서 임상병리학을 전공하고, 국가시험을 통해 면허를 받아 한양대병원에 입사했다. 16년 전 이야기다. "한양대병원이 우리나라 병리과의 시초에요. 이곳에 처음 설립되고, 다음에 다른 대학병원에서 만들어 지기 시작했으니까요." 병리과 역사의 시작인 한양대병원에 입사한 장 씨는 지난 16년 동안 환자와 직접적으로 마주할 일은 없었다고 한다. 병리과, 특히 임상병리사의 특성 상 환자보다 환자들의 조직과 세포와 접촉이 많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임상병리사는 인체의 가검물을 가지고 검사를 하는 직종이잖아요. 의사들이 검사 데이터를 의뢰를 하는데, '장형석이 한 검사는 믿을 수 있다'고 신뢰하면 더할 나위 없죠." 조직 검사 결과에 대한 분석은 의사들이 하기 때문에 암의 형태와 전이유무에 대해 임상병리사들의 판단은 없지만, 분석 전 단계인 환자의 검체를 조직·화학처리 하는 과정은 임상병리사들의 몫이다. '장형석' 세 글자가 적힌 검사 결과물의 신뢰, 그 것이 장 씨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임상병리 스페셜리스트가 꿈 장 씨는 임상병리학을 배우는게 즐겁다고 한다. 더 배우고 싶다는 욕심에 대학원에 진학했다. 낮에는 임상병리 업무를, 저녁에는 학업에 열중하면서 박사 수료과정을 마쳤다. "임상병리 공부를 하면서, 질병의 메커니즘을 밝히겠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죠." 장 씨는 한양대병원에서 전자현미경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임상병리사다. 이미 스페셜리스트라면, 스페셜리스트다. 하지만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더 많은 공부를 통해 임상병리학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원대한 꿈이지만, 노력하려고요."2015-02-06 12:14:58이혜경 -
"금연치료? 약국 참여해야 성과도"신광식 소장 "급여화로 정부 역할 끝 아니다" "금연사업의 의미는 담배를 끊기로 맘을 먹지 않았거나 결심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흡연자에게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있다." 데일리팜은 수요자 중심의 금연정책을 들여다 본 첫번째 기획 마지막을 인터뷰로 갈음하기로 하고 적임자를 물색했다. 그러던 중 의약품정책연구소 신광식(57, 보건학박사) 소장을 찾아가게 됐는데, 그는 이 말을 통해 금연사업에서 약국이 왜 중요한 지 근본적인 이유를 명쾌히 보여줬다. 신 소장은 복지부가 추진 중인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이 '주먹구구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료기관 중심의 현 복지부 모델은 흡연자가 금연을 결심해서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적극적인 경우에 한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복지부는 이런 적극적인 결심자에게 약값이나 상담료를 지원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정부 역할이 여기서 끝난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신 소장과 일문일답 -이번 금연치료사업 어떻게 보나 =기존 방식과 비교해 금연성공률이 높아질 것이라거나 그것도 아니면 수요자 입장에서 뭔가 이전과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어야 할텐데 과연 그런 게 있는 지 의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복지부는 한시적으로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수행하다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금연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상담료를 주고 약값을 지원하는 것으로 정부 '미션'이 끝났다고 보면 오판이다. 금연사업은 금연을 결심하지 못했거나 결심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그런 의지와 마음이 굳건해지도록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런데 복지부 모델에는 이런 과정이 없다. 본인이 결심해서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적극적인 경우에 한 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질병으로 의료기관을 찾았다가 의사 권유로 금연을 결심한 경우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건 이미 시범사업을 통해 확인됐다. 왜 성과도 없는 이런 방식을 밀어붙이나. 정말 잘못됐다. -대안 또는 보완책은 =접근성이 뛰어난 약국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사람들은 부담없이 약국을 찾고 상담을 받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금연에 대한 최초 호기심이나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이처럼 약국 또는 약사는 결심 이전 단계에서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금연보조제를 구매한 금연결심자가 부담없이 찾아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도 의사보다는 약사다. 더 가깝고 친근한다. 금연사업에 돈을 쓰면서 왜 이런 가치를 포기하고 가나. 근본적인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약국을 통한 금연 성과는 있었나 =나도 궁금하다. 복지부가 왜 이런 걸 조사하지 않는 지 모르겠다. 금연 성공자를 찾아 어떤 경로와 계기에서 금연을 결심했고 도움을 받았다면 어떻게 받았는 지 조사해 금연정책에 기초자료로 활용했어야 하지 않나. 이런 과정 없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을 막 해도 되는 지 의문이다. 주먹구구식이다. -복지부 모델대로 가면 편의성을 고려해 의사가 치료약물 위주로 금연치료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의사들은 의식적이던 그렇지 않던 치료 역할에 부합되게 대처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치료적 성격이 강한 약, 먹는 약을 처방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약국은 패취를 우선 권고할 것이다. 패취는 '퍼스트 초이스' 의미를 갖고 있다. 금연결심자가 약을 쓸 지, 아니면 패취를 먼저 쓸 지, 아예 아무 것도 쓰지 않고 결심만으로 할 지 고민할 수 있다. 이때 먼저 해보는 방식으로 가장 무난한 게 '퍼스트 초이스'이고, 그것이 패치 사용이다. 만일 문제가 있어서 다른 선택을 추가적으로 해도 무리가 따르지 않고, 비용 역시 적게 드는 합리적 선택의 경로라는 의미다. 치료약물은 금연보조제에 비해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더 크다. 결국 수요자에게 어떤 게 더 이익이 될 수 있는 지 판단해 봐야 하는데, 금연율을 높이겠다고 해놓고 더 위험하고 더 비용이 많이 드는 쪽으로 가는 것은 아닌 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치료약물 부작용은 어떤게 있나 =바레니클린은 효과는 좋지만 부작용 발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가사항에는 오심, 구토, 변비, 불면증, 비정상적인 꿈 등이 거론된다. 특히 한국인 대상 임상에서는 구역질 증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성향 증가 경고도 있고, 최근에는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도 보고됐다. 사람에 따라서는 집중력 저하나 졸음이 나타날 수 있어서 운전 등 기계조작에 주의해야 한다. 임산부, 수유부, 18세 미만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부프로피온의 경우 구강건조나 불면증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간질발작을 증가시킬 수 있고 혈압상승, 알레르기 반응 등도 나타날 수 있다. 18세 미만에게는 사용해서는 안된다. 금연보조제도 부작용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치료약물보다 위험성은 더 낮다. -약국이 참여한다면 어떤 방식이 좋겠나 =약국에서 금연결심자를 발굴, 상담할 수 있도록 하고, 만약 니코틴 의존도가 높은 사람은 의료기관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서울시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세이프약국에서 약사가 이런 방식으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국이나 캐나다는 정부 차원의 약국참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보상도 수반돼야 한다. 약사들에게 헌신을 기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비용을 들였을 때 성과가 생긴다면 그 비용을 정당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지역이라도 의료기관과 약국이 함께 가는 모델을 시범운영해 볼 필요도 있겠다 =복지부가 진정으로 성과를 낼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진실을 외면하겠다는 것 밖엔 안된다.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했을 것이다. 세이프약국 논란 때도 약국의 금연상담 사업 등이 의료법을 위반한 것인 지 서울시가 유권해석 의뢰했지만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게 있다면 복지부가 본분을 망각한거다. -약국 참여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정작 약사들은 관심이 크지 않은 것 같다 =약사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분야도 그렇고, 이번 금연정책까지 약사들이 제도적 공간에서 밀려나고 있다.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 낼 노력이 필요한데, 이런 인식전환에는 정부당국의 역할도 필요하다. 약사회도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공동취재 = 최은택·김지은 기자2015-02-06 06:14:59데일리팜 -
"여성 흡연자가 제 손을 잡고 한참 우시더라고요""제 손을 잡고 한참 우시더라고요. 여성 흡연자는 병원에 가기도, 금연클리닉을 찾기도 쉽지 않았던 거죠. 안면 있는 약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단 말에 도전한 것이 20년 흡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거에요. 정말 뿌듯했죠." A약사는 금연에 성공한 한 중년 여성을 떠올리면서 미소지었다. 그는 처음에는 금연상담에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 지역 보건소 금연클리닉이 활성화 돼 있는 상황에서 약국 수요가 발생할 지도 의문이 들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았는데도 '명패'를 보고 흡연자들이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복약상담 과정에서 제안하면 고맙다며 반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영국의 사례냐고? 한국, 그것도 수도 서울에 위치한 약국 이야기다. 2013년 4월부터 서울시는 도봉, 강서, 구로, 동작 등 총 4개 구에서 세이프약국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 '금연관리'가 포함돼 있다. 세이프약국의 역할은 지역 흡연자가 금연 의지를 높일 수 있도록 독려하고, 보건소 금연클리닉이나 의료기관에 상담자를 연계해 금연에 성공하도록 돕는 일이다. 약국은 4회 상담을 진행하도록 돼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세이프약국 시범사업 결과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세이프약국의 금연상담에 참여한 인원은 총 410명이었다. 이들 중 162명(39.8%)은 보건소, 13명(3.2%)은 의료기관에 연계됐다. 상담자 중 7명(1.7%)은 4차 상담 이후에도 계속 약국에서 상담받길 원하기도 했다. 특히 상담자 중 절반이 넘는 241명(58.8%)이 구로구에 위치한 약국들을 이용했는데, 다른 자치구와 달리 무료로 금연 패치를 제공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강은정 교수는 지난해 대한약학회 학술대회에서 "세이프약국 금연상담은 보건소, 의료기관 연계를 통해 민관 파트너십뿐 아니라 민-민 파트너십에서도 약국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의료기관으로 금연희망자를 연계한 구로구 실적은 의사-약사 협력의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세이프약국에 참여한 약사들은 어떨까? 약국의 높은 접근성이 흡연자의 금연상담을 유도하고, 다른 기관으로 연계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보건소나 의료기관에 비해 이용 시간이 자유로운 것도 금연 관리사업에서 유리한 약국의 장점이다. 구로디지털단지 오피스 밀집 지역에 위치한 H약국은 세이프약국을 시행한 이후 매월 20~30명의 금연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담기간 금연에 성공해 보건소 금연클리닉, 병의원으로 연계된 비율은 50%정도였다. 약국 한 곳이 연간 최소 100명 이상의 흡연자에게 금연 성공의 길을 열어줬다는 얘기다. 이 약국은 주 고객층이 금연희망 비율이 높은 남성 직장인이었는데, 출근 전부터 퇴근 후까지 자유롭게 시간을 선택해 상담받을 수 있었다. 상담 시간은 점심 식사 직후인 오후 1시부터 2시 사이,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가 가장 많았다. 해당 약국 약사는 "오피스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어서 20대~50대까지 직장인들이 약국을 많이 찾는다"며 "약국 주 고객인 직장인 남성에게 금연상담을 진행하면 호응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밤 10시까지 운영하면 퇴근 이후 시간까지 틈나는 시간에 인근 직장인들이 찾아온다. 보건소가 제공한 금연클리닉 등록소 명패와 별도 POP를 보고 먼저 요청하는 환자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약사와 고객 간 친밀감이 금연상담으로 연계되는 데 큰 몫을 하기도 했다. 평소 조제나 매약을 통해 안면이 있는 약사가 금연을 제안하면 큰 부담없이 참여하는 흡연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 중구 M약국 H약사는 "복약지도 중 금연이 필요한 환자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면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았다"며 "특히 월 2만원 정도 소요되는 금연 패치를 무상 제공한다고 하면 호응도가 더 높아졌다"고 했다. 그는 "약국은 접근성이 좋아서 잠재적 금연희망자를 발굴하기에 적합하다"며 "정부 차원의 적절한 보상만 따른다면 금연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프약국의 이런 사례는 금연사업에서 약국의 역할과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울시는 이런 성과에 힘입어 올해 시범사업 참여 자치구를 15개로 확대하고, 약국도 80여 개로 늘리기로 했다. 관련 예산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서울의 한 보건소 약제팀 관계자는 "약국과 보건소, 의원이 연계되면 잠재적 금연희망자 발굴과 상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동취재 = 최은택·김지은 기자2015-02-05 06:15:00데일리팜 -
금연하고 싶은 영국인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영국 사람들은 약국의 금연서비스를 지역사회를 위한 가장 일반적인 보건서비스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금연상담' 하면 약국을 먼저 떠올린다는 얘기다. 실제 2006~2007년 1년간 금연서비스를 제공한 영국의 약국은 전체의 약 36%를 차지한다. 의약품정책연구소 이선미 선임연구위원이 의약품정책연구(5권2호)에 발표한 '영국의 약국 금연관리 사업 소개' 논문의 일부내용이다. 영국 뿐 아니라 유럽연합 소속 국가들 중 노르웨이,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프랑스 등 적어도 12개 국가 이상에서 약국은 국민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해 금연사업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어떨까? 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보면, 약국은 금연치료가 급여권역 내로 진입해도 보조적 역할에 머물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지원사업에서는 건강보험공단이 지원하는 약값을 금연참여자를 대신해 청구하고 약국관리료로 2000원을 보상받는다. 이후 급여화되면 의사가 써준 확인서나 처방전대로 약을 제공하면서 조제료나 복약지도료 등을 챙기는 게 약국과 약사의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 선진국들이 약국을 지역 보건의료서비스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과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약분업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금연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급여 전환돼도 이런 원칙은 그대로 고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일각에서는 '직능갈등 회피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는 비판도 나온다. 영국의 성공사례를 보자. 이선미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영국의 대표적인 약국 금연관리 사업은 'PAS(Phamacists Action on Smoking)' 모델이다. 약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금연참여자에게 금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흡연자 스스로 금연하고 싶도록 동기를 부여하는데 노력한다. 필요한 경우 니코틴 대체요법(NRT)을 활용한다. PAS 중재 프로그램에 참여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 1년 후 금연율을 비교한 한 연구결과를 보면, 참여그룹의 금연율은 14.3%로 대조군 2.7%보다 6배 이상 높았다. 약국의 중재 프로그램이 금연율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이선미 선임연구원은 "이 모델에 대한 금연참여자와 다른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의 약국 금연관리사업 성과도 매우 컸다. 'ISD(Information Services Division)' 통계를 보면 2008년 스코틀랜드 지역 NHS 금연서비스에 참여한 5만121명 중 약 44%가 약국에서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일부 지역의 경우 수치가 61~81%에 달할 정도로 서비스 이용자들의 약국 프로그램 선호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약물학적 치료비율을 보면 약국수요가 왜 많은 지 알 수 있다. 대상자의 70%가 NRT를 사용했다. 또 금연치료 약물인 바레니클린을 사용한 비율은 17%, NRT와 바레니클린 병용은 1%로 나타났다. 부프로피온 사용비율은 1%를 밑돌았고, 3%는 아무런 약물학적 치료를 받지 않았다. 나머지 9%는 기록이 없었다. 이에 대해 이선미 선임연구원은 "보건소 중심의 국내 금연클리닉 등의 사업을 보면 접근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영국 사례를 근거로 우리도 국가 주도적 약국 금연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약사회 측도 같은 맥락에서 금연사업에서 약국참여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있지만 의료기관 중심 모형을 모색하고 있는 복지부의 태도는 여전히 완강하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은 다른 요양기관에 비해 접근성 뿐 아니라 심리적 장벽이 낮고, 금연관리사업을 비용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엇보다 금연의 약물학적 치료는 니코틴 대체제 제공부터 치료약물 최종투여까지 모두 약국에서 수행된다. 이처럼 금연의 시작과 최종 단계의 관리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약국이야말로 최적의 금연관리 기관"이라며 "약국을 포함한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령 의료기관 뿐 아니라 약국도 급여참여자를 등록해 금연을 지원·관리하도록 하고, 만약 금연약물이 필요하거나 금연약물을 원하는 대상자는 의료기관에 연계해주는 방식이다. 성균관대 박혜경 교수도 "금연참여자에게는 약물학적 접근보다 동기부여와 지지가 우선돼야 한다. 스코틀랜드 사례처럼 약물학적으로 접근하더라도 금연보조제로 우선 시도하는 게 부작용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서 "약국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동취재 = 최은택·김지은 기자2015-02-04 06:01:00데일리팜 -
실패한 금연 시범사업 "꾸준히 방문한 환자가 없다"S/1(국회의원회관 한 의원실) 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 모델을 보고서 그와 나는 다시 2년 전 파일을 불러냈다. "어처구니없군."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우리는 A4용지 두 페이지 분량의 문건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서울XX구 보건소 민간금연클리닉 시범사업 사업개요 및 결과 질의사항.' 2013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그가 일하고 있는 국회의원실에서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 중 한 첨부문건의 제목이었다. "정부예산을 투입한 사업인데 성과 자체를 평가할 수 없다는 보고내용이에요. 사업비 집행시기를 감안하더라도 추적관리가 이뤄졌어야 했는데, 이 문건을 보면 누구도 이 사업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는 사업성과를 평가할 수 없다는 문건을 보고, 그 문건의 행간을 평가하고 있었다. 그 다음은 애로사항. 이 답변서는 2013년 4월 당시 복지부 건강증진과에 근무했던 A주무관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 복지부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평가조차 어려운 이 사업이 이렇게 망가진 건 '꾸준히 방문한 환자'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A주무관은 '의료기관의 원래 방문 목적이었던 질병이 완치되면 금연을 목적으로 다시 의료기관을 찾지 않게 됨'이라고 기술했다. 그러나 이건 결과론적 판단이다. 우리는 '환자의 의지 부족'과 '의사의 참여의식 부족' 때문에 처음부터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이었을 것이라고 결론 냈다. '의사의 권유로 금연을 시도하는 환자가 많았다. 스스로 금연의지를 갖고 금연클리닉을 찾는 사람들보다 금연에 대한 의지가 약했다', '진료 대기 중인 환자가 많은 경우에는 상담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금연상담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A주무관의 기술내용이 이를 뒷받침했다. 그는 복지부가 곧 배포할 '2015년도 금연치료 건강보험지원 사업안내' 길라잡이를 넘겨 읽다말고 혼잣말처럼 말했다. "담뱃값이 올라서 경제적 부담을 키우는 방식으로 환자 의지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금연상담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의사들 문제는 진찰료보다 상담료를 더 많이 보상해 주는 방식으로 풀면 된다는 거군요." S/2(서울 사당역 인근의 한 커피숍). B교수의 말에는 평소 같지 않은 '불[火]'이 담겨있었다. "정부 정책이 이렇게 가도 되는 건가요? 언제부터 흡연이 질병이었죠? 정부가 흡연은 질병이나 치료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한 걸 들어 본적이 없었는데…." 실제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담뱃값 인상이나 금연소송이 제기되기 전엔 금연 급여화 요구에 신중론을 펴면서 사실상 불가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다가 건보공단은 금연소송을, 복지부는 담뱃값 인상을 추진하면서 하루 아침에 흡연을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고 공론화하기 시작하더니 내친김에 금연치료 급여화를 밀어붙이기로 했다. 1년도 채 안돼 벌어지고 있는 일이니까 과장을 보태면 금연운동 영역에서는 '상전벽해' 같은 일이다. B교수는 목소리를 더 높여갔다. "금연치료를 급여화한다면 급여 타당성 검토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해야 지 6개월 만에 뚝딱 해치우겠다는 건 대체 뭐죠? 더구나 급여화 추진도 엄청난 일인 데 그 때까지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한다고? 이건 원칙도 원리도 없는 거잖아요. 그냥 담뱃값 올렸으니까 뭐라도 하는 시늉이라도 해보자는 식이구만." 나는 고개만 주억거렸다. 딱히 틀린 구석도 없어보였으니까. "건강보험 지원사업 기본모형은 어때요? 병의원이 금연참여자 등록부터 유지관리, 금연보조제 선택과 약 처방까지 모든 걸 다 하는 구조네요. 약국은 금연보조제나 약만 주고 건강보험 지원금을 대신 청구하는 역할이군요." B교수의 답은 거침없었다. "정부가 경험에서 배운 게 없는 거죠. 급하게 밀어붙이다보니까 그런 여유도 없었겠지만요. 기본적으로 수요자 중심적 사고가 부재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죠." B교수의 주장은 이런 이렇게 요약된다. 담뱃값이 2000원이나 올랐다. 연초이기도 하고 금연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록자가 새해 들어 보름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담뱃값 인상 영향이 흡연자들을 흔들어 놓은 건 맞지만 사실 흡연자 10명 중 4명 정도는 평상 시에도 금연 필요성을 인정하고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 의지가 부족하거나 동기부재, 주변여건이 받쳐주지 않아서 실행에 옮기지 못하거나 '작심삼일'이기 십상이다. 이런 사람들이 금연에 성공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이용 가능한 자원을 충분히 동원해 지지, 독려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접근성부터 보자. 일반 직장인은 병의원에 개설된 금연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쉽지 않다. 의사들은 금연보조제를 잘 모른다. 그러다보면 의사와 금연참여자 모두 복잡한 금연보조제 대신 손쉬운 금연치료 약물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경우 약물 부작용은 간과될 수 있다. B교수는 "결국 금연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성 측면이나, 금연약물 대신 적정한 금연보조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병의원 뿐 아니라 약국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어요. 복지부가 금연사업에 '치료'라는 용어를 채택하고, 의료기관 중심으로 모델을 구축한 것은 의사들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분쟁소지를 제공하면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텐데요. 수요자 입장에서 접근했다면 절대 이런 모델은 나오지 않았을걸요." *공동취재 = 최은택·김지은 기자2015-02-03 06:15:00데일리팜 -
"갈 길 먼 QbD, 지금부터 준비해 따라잡자"국내에서 QbD라는 개념이 처음 나온 것은 2010년 이후다. 의약선진국에서 QbD가 일반화되면서 식약처가 제도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식약처는 업계와 협의체 등을 구성해 QbD 도입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렇다면 국내사들은 QbD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는 평가다. 유한이나 한미, 종근당 등 상위사 위주로 QbD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제약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아직은 시큰둥한 모습이다. ◆QbD 도입 아직은 시기상조?= 국내사들에게 QbD는 또 하나의 규제라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내수에 주력하고 있는 중소제약사에겐 더욱 그렇다. 중소 제약사 한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GMP로도 충분히 품질관리가 가능한데, 더 높은 수준의 관리 기준을 요구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QbD는 GMP에 기준을 더 추가하고,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하기도 했다. 설비투자도 중소 제약사에겐 부담요인이다. QbD 도입을 위해서는 단계별 분석을 위한 설비 도입이 전제돼야 하는데, 경제적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인력이 부재하다는 점은 제약업계가 느끼는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다. 국내에서 QbD 전문가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인력은 현재 손에 꼽을 정도로 알려져 있다. QbD가 뭔지 알고 싶어도 정확히 알 수 없는 게 현실인 것이다. 중견 상위 제약사 역시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투자 측면에서는 아직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십 여 년전부터 준비해 어느정도 정착 단계에 들어갔지만,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은 상위사조차 경험이 없어서 적극적인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비용 투자보다 도입 의지가 중요= 그러나 국내제약사가 QbD 도입을 두려워하는 데는 잘못된 이해에서 시작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대표적인 오해다. 실제 QbD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실시간 분석이 가능한 설비를 도입해야 하는데, 수 억원 정도면 구입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 억원도 부담은 될 수 있지만 GMP 구축에 수백억원 이상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이다. QbD가 도입되면 장기적으로 품질관리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줄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이득이 될 수 있다. 물론 개발부터, 제조공정, QC 등의 전문인력이 모두 모여 머리를 짜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에서 완전히 전환된다는 것은 큰 차이다. 더구나 성분이나 제형별로 QbD 모델을 일일이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가 보지 않은 길을 가야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 지난한 작업을 감수해야 하는데, 그만큼 의지가 중요하다. ◆QbD 정착 중장기 계획= 식약처는 중장기 계획을 통해 제도를 연착륙 시킬 계획이다. 특히 식약처 의지만으로 제도 정착이 어려운만큼 기업 등과 머리를 맞대고 한국실정에 맞는 QbD를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모형개발, 인력개발, 제약기술원, 제도 시행 등 4가지 방향의 계획을 세웠다. 우선 올해는 20억원의 예산을 가지고, 1~2개 성분에 대한 QbD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전문인력도 함께 양성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식약처는 올해 말까지 QbD 도입을 위한 전체적인 윤곽을 짜게 된다. 미국의 경우 2007년 7월 국립제약기술교육원(NIPTE)을 설립했다. QbD 모형 데이터를 관리하는 기관인데, 식약처 역시 장기계획에 제약기술원(가칭) 설립을 포함시켰다. 식약처가 예산을 들여 모형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관이 없으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향후 기관 설립이 중점 과제로 추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식약처는 향후 10년동안 QbD 도입을 위해 약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출 기업 등은 QbD를 반드시 도입해야 할 날이 곧 올 것"이라며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입시기(타임스케쥴)를 정해놓은 것은 아니지만, 제약계가 다 준비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따라서 국내 제약기업들도 '21세기 GMP'라 불리는 QbD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순간 '성장' 전략에서 '생존' 전략으로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2015-02-03 06:14:59최봉영 -
어디서 진료 받지? 망설일 때 천사처럼|병원 속 사람들 열 한번째| 설명간호사는 무슨 일을 할까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명지병원 본관 현관문을 들어서면 안내데스크 뒷 편으로 설명간호사가 서 있다. 일반 안내원과 설명간호사가 공존하는 안내데스크 공간. 설명간호사는 일반 안내원이 담당하는 진료실과 검사실 위치, 주차 등 기본적인 사안부터 어느 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등의 초진환자 상담, 진료절차, 검사나 수술의 필요성과 과정 등 진료에 관한 전문적인 사항까지 통틀어 '만능'으로 설명을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 설명간호사 제도는 대부분의 종합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명지병원은 지난해 2월부터 설명간호사 제도를 실시했는데, 1년 간 이 곳을 지킨 설명간호사는 임상 29년의 경력을 가진 '배테랑' 한경숙 간호사다. 한 간호사는 세브란스병원에서 29년 간 임상간호사로서 업무를 다하고 명예퇴직했다. 설명간호사는 임상간호사와 달리 일반 안내원들의 역할을 많이 하게 되는 만큼, 임상 뿐 아니라 병원 사정의 전반을 이해해야 한다. "30여 년 간 다른 조직에 있다가 명지병원에 왔잖아요. 제가 서 있는 곳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고 쓰여져 있는데, 처음에는 척척 답변하기에 무리가 있었죠." 이유인 즉, 환자들이 서류접수 부터 인근 맛집, 교통편 등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질문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간호사는 빠른 시간 내 설명간호사의 업무를 숙지하고 명지병원 로비에 없어서는 안되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오전 근무만 하는데, 하루에 100명 정도가 질문을 해요. 그 중 30명 정도는 진료와 관련된 상담으로, 간호사로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데 기쁘죠." 설명간호사의 가장 큰 강점은 종합병원에 처음 방문하거나, 어느 진료과를 가야할지 모르는 초진환자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들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종합병원은 진료과목이 다양하잖아요. 예를 들어 가슴이 아프다, 배가 아프다 등 다양한 병변을 호소하는 초진환자의 경우, 병원을 오면 스스로 당황할 수 있어요. 그 때 임상경력이 있는 간호사로서 어느 쪽 가슴이 아픈지, 어느 쪽 배가 아픈지 파악을 하면 내과에서도 심장내과나 호흡기내과 등 최대한 정확한 과로 안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진료과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자세히 설명해줬지만, 진료실을 나와 무슨 말을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에도 설명간호사를 찾으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 간호사는 "진료 이후 다시 묻는 환자를 위해서는 해당 과에 연락을 취해 이야기를 듣고 전달해준다"며 "이 처럼 설명간호사의 역할이 많기 때문에 경력 간호사를 요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지병원은 20~30년 임상 경험이 있는 경력 간호사 2명과 안내직원 2명, 동행서비스 봉사자 등이 안내데스크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간호사는 천직" 한 간호사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다. 29년 간 세브란스병원에 있으면서, 간호대생들이 실습을 나오면 "간호사가 되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가장 먼저 묻는다는 한 간호사. 그는 "간호사로서 정체성 확립은 매우 중요?"며 "소신 없이 간호대를 진학해 일을 하다보면, 결국 힘들어 좌절하고 그만두기 일쑤"라고 말했다. 그에 반해 한 간호사는 어릴적 부터 "간호사가 될거야"라고 동네방네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고 한다. 대학 진학 때도 망설임 없이 간호대를 택했고, 29년 간 병원냄새가 한 결같이 좋다는 한 간호사. "임신과 출산으로 힘들겠지만, 간호사로서 3교대 근무는 당연한 업무"라고 말하는 그는 임상 뿐 아니라 설명간호사 또한 필요한 존재라 말한다.2015-02-02 12:24:59이혜경 -
"너도 나도 다 잘하는 GMP…이젠 QbD가 시급해"" QbD는 아직 국내에서는 제대로 개념도 안 잡혀있고, 이해도도 낮다. 하지만 조만간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날이 올 것이다."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들을 머지않아 QbD 도입 없이는 수출이 어려워 질 수도 있다." 세계 각국 정부들이 매년 보건분야에 쓰는 돈을 아끼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정책이 제네릭 장려 정책이다. 비싼 오리지널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제네릭 사용을 통해 보험재정을 아끼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 정책을 펴기에 앞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 바로 품질이다. 품질이 보증되지 않고서는 이런 정책은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R&D 뿐 아니라 품질 혁신에도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대다수 나라가 자국에 맞는 GMP 기준을 두고 있는데, 한 발 더 나아간 QbD가 점점 더 글로벌 기준으로 자리 잡을 태세다. ◆QbD란= 처음 등장한 분야는 반도체나 자동차 분야였다. 의약품 분야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2008년 ICH(의약품국제협력조화회의,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armonization) 가이드라인 Q8(R2)에 정의되면서부터다. Qbd(Quality by Design)를 우리말로 하면 '설계기반품질고도화'다. 어떤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개발목표로 하는 제품을 미리 정의 및 계획하고, 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공정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예상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일컫는다. 예상되는 위험성을 공정 내에서 관리해 최상의 제품생산과 동시에 공정의 최적화를 도모하는 과학적 접근법인 것이다. 쉽게 말하면, GMP 하에서는 제조공정과 품질관리가 이원화된 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되지만, QbD는 이를 일원화시키고 하나로 통합한다. 통합관리가 가능해지면 의약품 생산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위험 요소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QbD는 각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관련 위해요소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 공정관리, 품질담당, 유통 등의 모든 인력이 한 데 모여 머리를 맞대야 한다. ◆QbD 도입배경=GMP가 더 이상 품질이나 공정관리에 있어서 최적의 방법이 아니라는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1일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제조과정에 투입되는 예산 약 '4분의 1'이 개발공정에 할당됨에도 공정상 일어나는 실패요인에 대한 분석이 어려웠다. 기존 방식이 최종 제품 검사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따른 것인데, 이 경우 중간 단계에서 품질이상을 발견할 수가 없다. 이에 따라 각 단계별 관리가 가능한 QbD 도입이 필요했던 것이다. 실제 Qbd 관련 조사내용을 보면, Qbd를 도입한 업체는 불량품 발생률 감소, 불필요한 장치 가동 최소화에 따른 비용절감 등의 이익을 보고 있다. 현재 GMP 방식에서는 단계별 관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완제품을 수거·검사해 불량이 발생될 경우 해당 제조 라인에서 생산한 제품을 폐기 처분해야 한다. 반면 QbD로 관리될 경우 단계별로 실시간 관리가 가능해져 문제가 되는 부분을 즉각적으로 차단하거나 변경관리가 가능해진다. 다국적기업 암젠의 경우 QbD 도입 후 2007년 4월부터 2008년 3월까지 1년간 조사한 결과, 제품부적합을 7% 감소시키고 재고누적비용과 안정성 등에 대한 지원 연구비용을 절감해 연간 수십만달러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또 제품 설계 단계부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접근기반의 품질 향상을 통해 최종 제품에 대한 불평(Complaint)을 해소해 수백만 달러의 비용을 추가적으로 절감했다고 보고됐다. 이와 함께 Qbd를 도입하면 과학적 자료를 통해 국제규제에도 더 효율적으로 대처 가능하게 되는데, 이는 제조방법 변경과 같은 사후승인변경 등 허가와 규제사항들에 대한 변경을 쉽게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다국적제약사는 중요 공정을 변경할 경우 판매국가 규제기관에 허가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이 경우 길게는 6개월 이상, 허가변경을 위한 비용도 소요된다. 반면 QbD 허가 품목의 경우 제품 공정 과정의 일정 범위 내 변경을 제약사가 직접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규제기관에 허가변경 신청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의약 선진국들은 자국에 대한 수입 장벽으로 QbD를 활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상당수 국가가 GMP 기준을 도입하고 있어 차별화가 없는 상황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QbD는 수출 장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선진국들은 QbD를 명문화해서 도입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미 규정 상당부분을 QbD에 맞춰 운영 중이다. 특히 화이자, GSK, 아스트라제네카 등 알만한 다국적 제약사들은 모두 QbD 규정대로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사 도입이 왜 시급한가= 아직까지 QbD를 전면에 내세워 수입을 규제하는 나라는 아직 없다. 하지만 미국이나 EU 등의 규정이 상당 부분 Qbd에 근접해 있으며, PIC/s 역시 QbD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이 빨리 QbD를 도입해야 하는 것은 품질의 국제 조화를 위해 중요하고, 결국 수출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GMP를 넘어 QbD는 의약선진국에 수출을 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MRA(GMP 상호인증)가 맺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국의 규정을 따르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특히, PIC/S에서 QbD를 규정 내 반영하게 될 경우 회원국이 한국은 국제조화 차원에서 무조건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이 QbD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더 큰 이유는 당장 수출에 타격을 입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데 있다. 국내사 의약품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동남아 국가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에 대한 수출액이 가장 크다. 베트남은 벌써부터 QbD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품질 높은 약을 수입하겠다는 의도다. 베트남은 신규허가 품목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QbD를 기준으로 허가를 내 주고 있다. 실제 국내업체 중에서도 신규허가를 받기 위해 신청을 했다가 QbD 기준을 제시하면 허가를 반려받은 사례가 있다. 베트남에는 자국 제약사가 없기 때문에 품질기준을 높여도 자국산업이 타격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QbD는 설비 투자만으로 도입이 가능한 개념이 아니다. 비용, 전문지식, 인력까지 완비해야 하기 때문에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QbD는 이제 머나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라 당장 관심을 가져야 할 우리 얘기가 됐다.2015-02-02 06:15:00최봉영 -
바라크루드 특허만료…비리어드 급여화 '변수'경구용 B형간염치료제는 누클레오사이드(바라크루드, 제픽스, 레보비르, 세비보)과 누클레오타이드(헵세라, 비리어드) 등 두 가지 계열로 구분된다. 성분별로는 바라크루드(엔테카비어), 비리어드(테노포비어), 헵세라(아데포비어), 제픽스(라미부딘), 세비조(텔비부딘), 레보비르(클레부딘) 등 6개 품목이 국내에 출시돼 있다. 이중 헵세라 제네릭 시장이 형성돼 있지만 부광약품과 CJ헬스케어를 제외하면 시장 침투력은 아직 미미하다. 클레부딘 성분으로 국내에 발매됐던 국산신약 레보비르도 출시 초기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고전중이다. 이는 B형간염치료제 시장 양대산맥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의 위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바라크루드는 무려 5년 이상 완벽한 독주를 이어갔다. 이 품목은 지난해 1480억원대 처방실적을 올렸다. 2013년 1600억 원대에 육박하는 매출에 비하면 지난해 고전했지만 여전히 시장의 독보적인 품목으로 자리매김한다. 2007년 발매된 이 품목은 2년 만에 매출 600억원대 고지를 점령했으며 2010년부터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B형간염치료제 시장을 넘어 국내 전체 처방약 리딩품목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픽스와 헵세라 등 기존 B형간염치료제들은 이같은 바라크루드 독주를 막지못했다. GSK '제픽스'는 내성문제에 따른 1차치료제 퇴장, '헵세라' 역시 2차치료제 처방 등이 권고되고 있다는 점은 바라크루드 독주체제의 요인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바라크루드는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 낮은 내성발현율을 갖춘 독보적 혁신신약이었다는 점이 시장의 확실한 리딩품목으로 성장한 배경으로 꼽힌다. B형간염치료제 시장, 비리어드 유일 성장 이런 상황에서 항바이러스제 전문 글로벌기업 길리어드사의 비리어드 발매는 B형간염치료제 시장 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은 유한양행의 강력한 영업력과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이미 바라크루드와 동등한 수준의 신약으로 평가 받은 제품력은 비리어드가 발매 2년만에 800억원대 품목으로 성장한 이유다. 실제 지난해 B형간염치료제 시장에서 성장세를 기록한 품목은 비리어드가 유일하다. 리딩품목 바라크루드는 전년대비 7% 처방실적이 감소했고 헵세라(17% 감소), 제픽스(27% 감소), 세비보(25% 감소), 레보비르(32% 감소) 등 주요 약물들은 모두 두자릿수 이상 처방액이 줄었다. 2013년 430억원대 처방액에서 지난해 단숨에 740억원대 처방액을 기록한 비리어드의 성장곡선과 연관이 있다. 비리어드는 지난 2013년 시장에 진입한 이후 바라크루드 독주를 견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바라크루드 특허만료, 비리어드 삭감문제 핫이슈 특히 올해는 비리어드에게 더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바라크루드는 특허만료에 따른 제네릭 진입이라는 큰 위기가 왔고, 비리어드는 단독처방 급여삭감 개선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 이슈는 지금까지 독주를 이어왔던 바라크루드와 대항마로 꼽히고 있는 비리어드가 동시에 풀어야할 숙제다. 최근 특허심판원이 바라크루드의 물질특허 무효 심판에서 국내제약사 9곳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일단 BMS측은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해당 물질특허가 오는 10월이면 풀린다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제네릭의 거센 도전을 받을 것이 확실시 된다. 대웅제약, 한미약품, 부광약품, 동아ST, JW중외제약, 제일약품, 일동제약, 삼일제약, 삼진제약, CJ헬스케어, 종근당 등 상위그룹이 시장에 대거 참여한다는 점이 관심을 모은다. 바라크루드가 어떻게 시장 방어에 나설지 주목된다. 최근 대한간학회가 줄곧 이어져온 기존 치료제 내성 환자에 대한 비리어드 단독 처방에 대한 심평원 삭감 조치에 대한 이견을 제기해 왔다는 점은 비리어드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간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내성력이 많은 '제픽스(라미부딘)'의 경우 비리어드 단독, 또는 뉴클레오사이드계열 약제와 비리어드 병용을 우선 권고했다. 이는 제픽스와 같은 계열인 세비보(텔비부딘), 레보비르(클레부딘)에도 적용된다. 뉴클레오사이드계열인 바라크루드 내성 환자에 대해서는 비리어드 단독과 비리어드, 바라크루드 병용을 우선 권고했다. 비리어드와 동일 계열(뉴클레오타이드)인 헵세라 내성 환자의 경우 초치료 환자와 제픽스 내성 환자에 헵세라로 처방을 바꾼 경우 모두에, 비리어드 단독, 혹은 비리어드와 바라크루드 병용을 권장했다. 다만 심평원은 국내 B형간염 가이드라인에서도 약제 내성환자에게 비리어드를 처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간학회의 가이드라인 발표는 올해 B형간염치료제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렇듯 올해 B형간염치료제 시장은 바라크루드가 제네릭 진입과 비리어드의 거센 도전을 이겨 내고 리딩품목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을지, 아니면 급여문제 해결로 날개를 단 비리어드가 입지를 확실히 구축 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2015-02-02 06:14:57가인호
오늘의 TOP 10
- 113번째 품목부터 계단식 인하...'5%p씩 감액' 삭제될 듯
- 2현재까지 공개된 약가인하 개편 정부안, 핵심 내용은?
- 3위기엔 검증된 리더십…제약사 임기만료 CEO 88% 연임
- 4감기약 판매 줄줄이 하락…잔혹한 2월 일반약 성적표
- 54월 약물운전 처벌 강화…약국 비염약 '성분' 확인 필수
- 6동국도 '듀비에 제네릭' 개발 추진…신풍과 퍼스트 경쟁
- 7정부, 도매상 특수관계 병원·약국 보고 의무화법안 '찬성'
- 8마진없는 약값이 75%…"약국 25억원 환수 취소하라"
- 9유한, 작년 529억 사고 543억 팔았다…바이오 투자 선순환
- 10지놈앤컴퍼니, 300억 유치 이어 600억 조달 통로 마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