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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명 확대시행·리베이트 근절 관전 포인트[복지부·국회=강신국 기자]지난 2월25일 취임한 이명박 대통령은 보건의료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인사실패와 의료산업화와 규제완화로 일관된 정책 양산으로 기대만틈 실망감도 컸다. 새 정부는 정권 초기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고 적극적인 의료산업화 정책으로 시민사회 단체의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 일반인에게 의원·약국 개설을 허용하겠다는 전문자격 규제완화 방안과 끊이지 않고 제기됐던 일반약 슈퍼 판매정책도 의약사들을 허탈하게 했다. 하지만 새 정부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세팅됐던 보건의료정책을 사실상 계승하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명제를 보건의료계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보건의료정책에서 '잃어버린 10년'은 없었다 즉 의약분업, 당연지정제 유지, 약제비 적정화 방안,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의료산업화 등 폐기되거나 변경, 중단된 정책은 없었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 첫 보건복지가족부 수장이었던 김성이 장관이 취임 5개월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났고 쌀 직불금 부당 수령 파문에 이봉화 차관까지 낙마하면서 새 정부 출범 1년도 안 돼 장차관이 모두 교체되는 인사파행을 겪었다. 3선의 전재희 의원이 복지부장관에 입각했고 정통 복지부 관료인 유영학 차관이 임명됐다. 2009년도 보건의료정책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재정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의료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함에 따라 외국인 환자 유치 등 새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도 가속도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내년 4월에는 국립의료원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연구결과가 도출, 성분명 처방 확대 시행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내년 4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확대여부 결정 성분명 처방 확대 시행의 변수로 ▲약제비 절감 여부 ▲국민건강 향상의 득실 ▲여론의 향배 ▲의료계의 반발 등이 꼽힌다. 아울러 기획재정부 주도로 추진 중인 전문자격 규제완화 방안도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의약계가 예의주시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보건의료서비스 산업의 규제완화를 통해 일자리 및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어 최악의 경제위기가 전문자격 규제 완화정책에 속도를 내게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올 한해 제약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기등재약 목록정비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며 이와 동시에 제약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노력도 동시에 진행될 곳으로 전망된다. 특히 약국가에도 뜨거운 이슈가 많다. 아직 정리되지 않고 수면 아래 잠복해있는 소화제, 정장제 등의 의약외품 전환과 약국법인화 등이 주요 이슈다. 안전성이 확보된 일반약을 국민들의 편의 차원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경제부처는 찬성을 복지부는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어 어떤 식으로 방향을 잡을지가 관심거리다. 약국법인화도 약사만이 참여하는 상법상 합명회사 형태로 추진하자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에 제출된 상태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약사회도 국회 제출법안에 찬성하고 있고 복지부도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약사들과 보건시민단체가 비영리법인화를 주장할 경우 치열한 논란이 예상된다. ◆제약산업육성과 의약품 유통 투명화 관전 포인트 또한 리베이트, 즉 의약품 유통 투명화도 2009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측된다. 복지부는 이미 약사에 대한 자격정지 2개월의 처분 규정을 신설했고 리베이트 적발 품목에 대한 약가인하 조치도 이르면 이달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건강보험법 개정을 통해 요양기관 뿐만 아니라 제약, 도매상도 실거래가 사후관리 대상에 포함키로 해 불법 리베이트 척결을 위한 제도정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도 의약품 유통 투명화를 위한 법제화에 나설 경우 새해 최대의 이슈는 리베이트와의 전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식약청=천승현 기자]올해 식약청의 키워드는 ‘규제완화’였다. 지난 4월 24일 제약사 CEO들을 대상으로 ‘의약품 안전관리 개선대책’이라는 규제완화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은 것. 친 기업 성향을 띠고 있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 발맞춰 제약산업에 산적해 있던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허가심사TF 및 생동성신속처리반의 가동으로 그동안 적체된 허가심사의 해소를 시작으로 공장이전시 생동시험 비교용출로 대체, 정기약사감시 폐지, 신약.개량신약 신속 심사제 도입 등 식약청 개청 이래 가장 많은 선물을 제약업계에 안겨줬으며 내년에도 후속조치가 활발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제약산업 규제완화 선물보따리 '풍성' 식약청이 대대적인 규제완화 정책으로 제약업계의 큰 환영을 받았지만 밸리데이션, 복합제 생동 의무화, 소포장 생산 의무화, 전문약 광고 규제 등에 대해서는 업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우선 지난 7월 전문의약품에 대해 의무화된 밸리데이션의 경우 제약업체들은 인력 및 시간 부족을 이유로 시행 직전까지 시행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식약청은 밸리데이션을 실시하되 자료는 자체 보관토록 조치를 취했지만 밸리데이션에 익숙치 않은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급기야 지난 10월말 중소제약업체들은 밸리데이션 연기를 식약청에 공식적으로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내년 7월에는 일반의약품에 대해 밸리데이션 의무화가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는 일반약 밸리데이션 시행 연기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2006년 생동조작 파문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생동성시험제도가 또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행 규정상 복합제가 생동 의무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논란이 된 것. ◆밸리데이션·복합제 생동의무화 등 '논란' 다국적제약사 측은 울트라셋을 비롯해 복합제 제네릭의 출시가 임박하자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이 시중에 유통될 수 있다고 여론몰이를 시작, 식약청을 압박했으며 학계에서도 생동성시험의 동등성을 입증하는 궁극적인 수단이 될 수 있냐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펼쳐졌다. 결국 식약청은 복합제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생동시험을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내년 상반기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는 인태반의약품의 불법 유통이 식약청을 곤혹스럽게 했다. 식약청이 지난 7월 대대적인 약사감시로 불법 유통을 적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태반제제의 불법 유통이 버젓이 행해진다는 이유로 ‘업체 감싸기’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식약청은 국정감사 직후 재실사를 실시함으로써 불법 유통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소득 없이 실사가 종료될 경우 논란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일반약 외부포장에 사용상 주의사항 등을 모두 기재하는 규정도 제약업체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제약업계는 현실적으로 외부포장에 주의사항 등을 전부 기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식약청은 관련 규정의 개정 작업에 착수했지만 일정상 이유로 내년에 시행에 돌입하게 됨에 따라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상태다. ◆전문약 광고 여파 촉각 일반인에게 전문약을 광고했을시 일괄적으로 판매금지 6개월 처분을 내리는 전문약 광고에 대한 획일적 행정처분 기준 적용도 논란을 가져왔다. 식약청은 관련 규정에 의거 엔비유, 인태반제제, 야일라, 자이데나 등에 대해 연이어 판매금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제약업계를 비롯해 식약청내에서도 과도한 행정처분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식약청은 관련 규정 손질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 2006년부터 도입된 소포장 의무화도 제약사들의 불만을 가중시켰다. 식약청은 규제완화정책의 일환으로 생산량 기준에서 제고량 기준 10%만 소포장 생산을 의무토록 조치했지만 여전히 제약업계는 재고 처리 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공단·심평원=박동준 기자]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시행 2년차를 맞은 올해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약계, 제약계와의 극심한 갈등 속에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심평원은 편두통 치료제, 고지혈증 치료제 평가 등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핵심인 기등재약 목록정비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평가결과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는 제약계의 반발을 방어하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 심평원이 기등재약 목록정비 시범사업의 원활한 진행에 총력을 기울였다면 공단은 생동조작, 원료합성 악용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약제비를 환수하기 위한 소송을 연이어 제기하면서 제약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그러나 약제비 환수 소송으로 제약계를 긴장상태로 몰아넣은 공단도 서울대병원과의 원외처방 약제비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 중단의 우려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단-심평원, '내우외환'에 전전긍긍 올해 공단과 심평원은 외부적인 갈등과 함께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불어닥친 고위직 물갈이 바람으로 인해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몸살을 앓았다. 심평원은 김창엽 원장의 사퇴 이후 임명된 장종호 원장이 고공투쟁도 불사한 노조의 반발에 취임 2달여 만에 낙마하는 등 1년 동안 2번이나 원장이 교체되는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공단 역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재용 이사장이 사퇴한 후에도 신임 이사장 선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9월 중순 정형근 이사장이 임명되기까지 무려 6개월이나 수장 없이 운영되는 불행을 겪었다. '내우외환'의 한 해를 보낸 공단과 심평원에게 2009년의 상황도 그리 호락호락 하지는 않다. 제약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야 했던 고지혈증 치료제 평가가 기등재약 목록정비 시범사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심평원은 올해부터 고혈압 치료제 등 대형 품목들이 포진한 본평가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공단 '원외처방 약제비'-심평원 '기등재약 목록정비' 총력 더욱이 고지혈증 치료제 평가 과정에서 복지부의 각종 정책적 판단이 개입되면서 심평원의 기존 평가결과가 뒤바뀌는 선례를 남기면서 향후 기등재약 목록정비 본평가의 원활한 진행을 어둡게 하고 있다.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 근거 마련을 위한 건강보험법 개정안 역시 통과 여부를 떠나 심평원에는 큰 숙제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가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가 발생하는 원인을 의료현실과 괴리된 심평원의 요양급여기준을 지목하는 상황에서 급여기준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작업에 착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 논란을 종결짓기 위해 심평원이 급여기준 개정 차원의 작업을 진행한다면 공단은 환수 근거법의 국회 통과와 병원계와의 소송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 근거법이 마련되지 못하는 채 항소심 판결에서도 병원계가 승소할 경우 공단은 급여기준을 초과한 처방을 그대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공단은 제약계와의 생동조작, 원료합성 약제비 환수 소송에 대해서는 2009년에도 여전히 부당하게 지급된 약제비를 환수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로 소송 대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단과 심평원은 2009년의 경우 내부조직 구조조정을 통해 상당한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따라 이미 심평원이 인력을 12%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공단 역시 통폐합 기관으로 당장의 구조조정은 피하더라도 조직 슬림화에 대한 압박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2008-12-22 06:30:11데일리팜 -
제약사, 칼자루 왜 안빼나▶비만약, 인태반제제, 발기부전치료제 등 전문의약품이 일반인 대상으로 광고했다는 이유로 연이어 판매금지 6개월 처분을 받아 ▶단지 일반인이 볼 수 있는 장소에 제품명 및 효능.효과 등이 노출됐다는 이유로 중징계에 처하게 됐는데 ▶약물에 문제가 생겨 부적합 판정이 나와도 이보다는 처분 수위가 훨씬 가벼운데 단지 광고 혐의만큼은 중징계만 내려 ▶이에 제약사들은 과잉처분이라고 울상 ▶심지어 식약청 내부에서도 지나친 징계일 수 있다는 의견이 솔솔 ▶행정처분 받은 제약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그릇된 규정을 바로잡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인데 정작 당사자들은 침묵만 지킬 뿐 ▶비즈니스 프렌들리라고 하지만 아직은 식약청이 무섭긴 무서운가 보다.2008-12-10 06:01:21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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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약사, '장사꾼인가 전문인인가'지난 12일 아침 일찍 기자가 찾은 곳은 서울 강남지역의 A약국(익명). 2008년 11월 우리시대, ‘약국과 약사의 자화상’을 가감 없이 그려보기 위해서다. 약국 전산직원은 8시50분경 출근해 셔터를 올리고 분주하게 청소를 한다. B약사(여·40대 중반)는 9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도착했다. 첫 손님에 관한 '징크스'…약값 깎는 손님부터 통약 손님까지 이 곳은 1일 처방 40-50건에 매약이 60%를 차지하는 평범한 약국이다. 공간도 겨우 33㎡(10평) 남짓이다. 전산직원 1명을 두고 있으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진 근무약사를 활용한다. 일주일에 단 두 번 뿐이지만 고등학생인 아들 남이의 뒷바라지를 해주기 위해서다. B약사는 서둘러 가운을 입고 환자 맞을 채비를 한다. 멀뚱히 환자 대기석에 앉아 있는 기자에게 차 한 잔을 권한다. 약국 초입에는 복숭아차와 생강차, 대추차 등을 마실 수 있도록 미니자판기가 구비돼 있다. 자판기 옆으로는 케어가글과 가그린이 나란히 진열돼 있다. 약사감시에 걸리는 날이면 행정처분감이다. 하지만 약사는 “공간이 좁아 어쩔 수 없다”며 눈을 찡긋거린다. 이날 약국의 첫 손님은 단골인 K모(여·47)씨. 혈액순환에 효과가 있는 8만원짜리 건식을 포함, 총 9만7000원 어치 제품을 구매해갔다. 맞수걸이가 이 정도면 일진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B약사는 말한다. 약국도 여느 매장처럼 첫 손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날처럼 단박에 10만원 가까이 매출을 올려주는 손님을 맞으면 종일 비슷한 부류의 고객이 찾아든다. 하지만, 400원 짜리 박카스 한 병을 사면서도 100원을 덜 주고 가거나 많지 않은 약값에서 우수리를 떼는 사람을 첫 손님으로 맞으면 진종일 매출이 엉망이다. 초기감기엔 '양약+한방제제' 판매…"판매할 만한 약이 없다" 요즘은 환절기인 탓에 감기환자가 많다. 이날도 감기환자가 심심찮게 약국 문지방을 넘었다. 초기 감기환자에겐 종합감기약만 내주지는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감기환자는 물론 다른 환자에게도 적절한 치료효과를 낼만한 일반약이 많지 않다. 이런 탓에 치료효과가 좋고 부작용도 없는 한방제제를 함께 권한다. 환자가 의료기관을 먼저 방문한다 해도 감기에는 뾰족한 답은 없다. 근본 원인을 치유하지 못하는 해열진통제나 항생제 등을 처방해주는 것이 전부다. 그럴 바엔 약국에서 감기환자를 한방제제의 힘을 빌려 치료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는 하루 100여명의 환자를 만나면서 생긴 노하우다. 이들은 노소를 불문하고 병원에 적지 않은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과도한 검사에 가끔씩은 불필요한 처방도 낸다. B약사는 초기 감기환자와 같은 ‘반건강 상태’인 사람을 ‘건강 상태’로 되돌리는데 보람을 느낀다. 이를 위해 일주일에 이틀은 주경야독을 한다.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한방제제와 건식 및 비타민요법, 영양요법 등에 대한 학습이 그것이다. “치료효과가 좋은 일반약이 적어요. 웬만한 약들은 전부 전문약으로 묶여 있죠. 안전성이 확보된 다빈도 의약품은 일반약으로 풀렸으면 합니다. 환자도 좋지만 건강보험재정도 절감될 수 있잖아요.” "한 알만 주세요"…가난한 이들 위해 소포장-소분판매 필요 오전 10시경, 60대 중반의 남성이 약국을 찾았다. A약국 인근에 위치한 재래시장 상인이다. 동맥경화 증상이 있다는 이 남성은 매일 아침 2900원 어치의 약을 구입해간다. B약사는 병원을 방문하라거나 동맥경화에 효과가 있는 건식을 권한다. 하지만 그는 늘 “1알만 주세요”라고 말한다. 이날도 B약사가 내민 것은 호일포장의 우루사 1정과 천왕보신단액 1병, 영양제 1정이다. 고가의 영양제는 어쩔 수 없이 병포장을 뜯어 1정을 건넨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포장단위가 더 세분화됐으면 해요. 돈이 없어 병원도 가지 못하고 약도 제때 복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적지 않거든요. 사실 약사가 재고부담 때문에 1정씩은 팔지 않겠다고 손사래를 치면 그 사람들은 어떤 것도 먹지 못하게 되죠.” 이날 오전에는 꽤나 많은 손님이 다녀갔다. 처방도 20여장이 들어왔고, 매약 손님은 그 이상이었다. 서서히 시장기가 돌았다. 점심시간은 통상 1시-2시 사이다. 인근 의원의 점심시간과 맞춘다. 기자가 지켜보는 것이 부담스러웠던지 평소와는 달리 비빔국수로 대충 때웠다. 음식물을 씹으면서 손님을 맞으면 신뢰감이 떨어진다. 가능한 빨리 식사를 마쳐야 한다. 점심을 빨리 먹는 또 다른 이유는 약국이 좁아 조제실에서 식탁을 펴는 탓이기도 하다. 식사는 게 눈 감추듯 하지만, 사실 약국에서 꼬박 12시간을 생활하면서 가장 여유 있는 때가 바로 이 시간대이다. 평소에는 커피도 한 잔씩 하지만, 이날은 기자와의 인터뷰에 시간을 할애해줬다. 올 상반기 매출 30% '뚝'…"카운터 고용 유혹 받아" B약사는 최근 몇 년간 경기가 좋지 않다고 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경제위기 탓인지 약국 매출이 1/3이나 뚝 떨어졌다. 약국 불경기와 때문만은 아니지만, 카운터를 쓰고 싶다는 유혹을 받기도 한다. 약국이 33㎡에 불과해 옆집 상가를 터 환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가능한 모두 구비해놓고 싶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임대료와 권리금이 부담이다. 친분이 있는 대형약국 약사들이 “카운터를 쓰라”고 권유한 적도 있다. 베테랑의 월 임금은 400만-500만원 정도. 그 만큼의 약국 매출이 보장된다는 소리가 귀에 박힌다. “카운터 생각을 안 해봤다면 그건 거짓말이죠. 주변 대형약국에서 ‘제일 잘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 주겠다는 권유도 받은 적이 있어요.” 그러나, B약사는 ‘약사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카운터 고용은 하지 않기로 했다. 환자의 병이 치유된다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수입만을 고려해 무자격자에게 약을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B약사는 기자와의 인터뷰 도중 조제실 벽에 붙어 있는 보드에 깨알처럼 부족한 의약품 목록을 기록하고 도매상에 주문전화를 건다. 시계바늘은 4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환자난동에 도난수표까지…"약국은 괴로워" 또다시 손길이 바빠진다. 건식을 구매하러 오는 단골환자에서부터 방귀대장 뿡뿡이를 찾는 꼬맹이들까지 다양하다. 이들을 맞다보면 어느 덧 약국 밖에는 어스름이 내린다. 이날은 저녁 간식도 건너뛰었다. 약국을 방문하는 사람의 수자만큼 약국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발생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오후 7시경, 한 20대 초반의 여성이 숨을 헐떡이며 약국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죄송하다”고 운을 뗀 뒤 10만원권 수표를 1만원권으로 교환해달라고 한다. B약사는 태연하게 “현금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약국에 현금이 없을 리 만무하다. 이 곳에 약국을 개설한지 7년이 지났다. 그 사이 두어차례 도난수표를 받은 적이 있다. 그 탓에 수표를 취급하고 싶지 않다. 괜스레 수표 뒷면에 이서하는 문제로 손님과 승강이라도 벌이면 이미지만 나빠진다. 올 4월에는 CAPS를 설치했다. 약국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 때문이다. CAPS를 설치한 이후 2-3달에 한 번꼴은 경비업체 직원이 출동한다. 어떤 사람은 약국 안에서 침을 뱉는 등 난동을 피우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술에 취해 약국문을 걷어차기도 한다. 재래시장에서 밤새 일을 하다 해장술을 마시고 약국 앞을 지나가던 상인이 갑자기 쓰러져 119를 불러준 일도 있고, 약국 앞에 세워둔 자전거를 놓고 주인이 누구인지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경찰에게 증언도 해줘야 했다. “약국에선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죠. 처음에는 너무 황당하고 무서웠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면역이 된 것 같아요.” 야간환자에 생동품목 대체조제…사후통보는 "글쎄" 퇴근길에 약국을 들르는 사람들이 많다.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은 아이의 손을 잡고 오기도 하고 다른 직장인들은 음주에 대비해 간장약이나 숙취해소제를 찾는다. 특히 동네주민인 경우 종종 원거리 처방전을 들고 온다. 직장 부근에서 처방을 받은 뒤 조제는 동네약국에서 하려는 것이다. 가끔은 처방전에 기재된 약이 구비돼 있지 않다. 이런 경우 B약사는 생동품목 리스트를 뒤져 대체조제를 한다. 주로 감기약이나 위장약 정도이다. 대체조제에 대해서는 아직 불신을 갖는 환자들이 있다. 먼저 대체조제 의향을 물어보고 같은 성분의 약이라는 것을 설명해도 10명중 2명은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발길을 돌린다. 하지만, 나머지 8명은 “집에서 복용해야 한다”며 대체조제를 희망한다. 이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한다는 것이 B약사의 말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소위 ‘똥약’을 처방한 경우가 그렇다. 이럴 땐 더 좋은 약을 조제해주고 청구는 처방전 그대로 ‘저가약’으로 한다. 한마디로 조제료도 제대로 챙길 수 없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약을 구비할 수는 없어요. 더구나 환자가 저녁 늦게 찾아와서 꼭 먹어야 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죠. 대체조제를 하기 싫다고 환자를 다시 처방한 의원쪽으로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약사법에는 대체조제를 한 경우 사후통보를 하도록 돼 있지만, 사실 B약사는 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는 않다. 전화를 해도 간호조무사가 무성의하게 응대하는데다 사후통보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나는 장사꾼일까 전문인일까…슈퍼판매-일반인 약국개설 '불가' 기자와 온갖 잡담을 늘어놓다 보니 퇴근 시간인 9시가 다가온다. 약국 밖에는 어둠이 내렸고 자동차 불빛이 도로를 가로지른다. 기자는 취재요청 과정에서 미리 B약사에게 ‘스스로를 장사꾼이라고 생각하는 전문직능인이라고 생각하는지’ 답변해달라고 부탁했었다. B약사는 “너무 어렵다”며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잠시 후 ‘전문지식을 가진 서비스업 종사자’를 약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 스스로도 불법과 합법 사이를 넘나드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수익만을 염두에 둔 ‘장사꾼’의 생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했다. 환자가 약사를 장사꾼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바로 카운터(무자격자)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반면 약사는 환자의 건강을 우선하며 스스로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환자에게 적지 않은 부작용을 안겨줄 수 있는 진통제 등을 슈퍼마켓에서 판매하자는 주장이나 일반인에게 약국 개설을 허용하겠다는 정책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청을 키웠다. 이제 퇴근하면 한 아이의 엄마로, 한 남자의 아내로 돌아간다. 집에 가면 남편과의 오붓한 저녁식사가 기다리고 있다. 1인3역. 직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다. 특별히 더 힘들 것도 없다. 하지만 가끔 거울을 들여다보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약사일까 장사꾼일까. 9시5분 ‘약’자의 조명이 꺼지고 어둠에 묻힌다.2008-11-18 12:15:38홍대업 -
"고객 위해 복약지도 공간도 이원화""보여줄 것도 없는디, 부끄럽구만요"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와 함께 시작된 전라북도 전주시 백제약국 전용근 약사(41·우석약대)와의 인터뷰. 보여줄 것이 없다던 전 약사의 겸손어린 첫 말이 무색할 만큼 약국 곳곳에는 처방매출의 획일적 경영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전 약사만의 세심한 손길이 곳곳에 묻어나 있었다. 백제약국은 전라북도 덕진구 금암동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가 시작되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다. 약국 인근에는 100병상 이상의 중형병원과 두어 곳의 로컬 의원이 운영 중이라 하루 평균 170여건에 이르는 처방을 받고 있다. 전 약사를 포함, 약사 3명과 직원 2명이 약국 살림을 꾸려 나가고 있고, 전체 매출 구조는 처방 6, 매약 4 정도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전 약사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약사가 주도하는 약국경영 구조 구축'이다. 약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약국 외부 환경(의원 이전, 약국 입지 등)에 의해 약국이 망하기도 하고, 반대로 성황을 이루기도 하는 현실에 대한 돌파구를 스스로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는 것이 전 약사의 주장이다. 고객 동선 고려한 품목 구비...복약지도 공간 이분화 백제약국 문을 열고 들어서면, 동선에 따라 다양한 품목이 구비돼 있다는 점을 눈치챌 수 있다. 약국 문을 들어서면 ‘의약외품→일반의약품→조제 대기→일반의약품→의약외품’ 순서로 편안하게 둘러 볼 수 있도록 공간구분이 체계화돼 있다. 복약지도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이분화돼 있는 것도 백제약국만의 특징. 소아과 처방이 많다는 점을 고려, 어린이를 대동한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복약지도를 받을 수 있는 공간과, 반복처방 등 그 외 처방조제 고객이 복약지도를 받는 공간을 분리시켜 놓은 것이다. "소아과 복약지도는 약사나 부모 모두 집중력을 필요로 하죠. 분리된 공간에서 아이와 함께 심층 복약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배치해 보았습니다." 소아 복약지도 공간 주변에 어린이 관련 용품들이 배치돼 있는 것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약국 품목 다양화...고객 선택권·볼거리 확대 40여평의 넓은 백제약국 공간을 메우고 있는 것은 '돌침대'다. 전 약사가 돌침대를 약국에 가져다 놓은 것은 비단 판매 목적이 아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주부와 노인층의 약국 방문율이 높다보니, 일종의 서비스 차원에서 이를 도입했다고. “물론, 한 대라도 팔면 좋겠죠. 하지만 이걸 꼭 팔겠다라는 마음으로 들여온 것은 아닙니다. 조제대기 시간동안 조금 더 안락하고 따뜻하게 계시라는 뜻에서....” 전 약사의 배려대로, 돌침대는 약국이 운영되는 시간 내내 따뜻하게 데워져 있었다. 돌침대를 들여온 6개월 동안 한 대도 팔지는 못했지만, 따뜻한 아랫묵에서 조제를 기다리는 고객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전 약사는 말한다. 실제, 약국에서 만난 한 주부는 “안방에 온 것처럼 따뜻한 아랫묵에서 조제를 기다릴 수 있어서 좋다”며 “백제약국의 서비스 정신이 돋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 약사는 돌침대 외에도 아토피 전문 제품이나 약국 화장품, 다채로운 의약외품 등을 다양하게 전시해 놓았다. 조만간 마사이족 신발도 들여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고객 니즈가 무엇인지를 꼼꼼히 살펴보려고 했어요. 없는 것 빼고는 다 있을 수 있도록 여러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장 큰 경영전략은 '눈인사'...단골 신뢰감 형성에 최고 무엇보다 전 약사는 백제약국의 가장 큰 매출확보의 원동력이 '눈인사' 라고 했다. 실제 전 약사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중간중간에서 약국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객 한명한명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활짝 웃는 얼굴로 이들을 맞는다. 비단, 전 약사 뿐아니라 약국 근무자도 활짝 웃는 얼굴은 다름 없다. 전 약사는 이런 인사가 "밑천 없이 돈 버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인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사만큼 단골들에게 신뢰를 쉽게 줄 수 있는 방법은 찾기 어렵다는게 전 약사의 지론이다. 하지만, 전 약사는 약사가 갖는 경영 마인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무리 경영적 마인드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처방전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현 의약분업 구조 속에서는 약사의 경영적 마인드가 오히려 법적인 테두리에 걸리거나, 심지어 허무한 느낌까지 받게 된다고 했다. 때문에 전 약사는 의약사가 같은 보건의료 체계 내에서 파트너십을 공유할 수 있는 정책적 환경 마련과, 근무약사들의 원활한 수급 문제, 조제 중심의 약사역할 재고 등에 대한 약사사회 내의 충분한 함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전 약사는 개국을 앞둔 후배 약사들과 현재 경영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 약사들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급하게 마음먹지 않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상황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이 하고자하는 약국상을 구현해 나가는게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약국 인테리어 등 '하드웨어'가 약국매출에서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약국의 질이라고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해 질 것입니다. 여기에 발 맞춰 나가려는 약사 개인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독자제보- 데일리팜 특별기획 '나는 이렇게 약국을 경영한다'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주변에 소개하고 싶거나, 추천하고 싶은 약국이 있으면 제보해 주십시오. *데일리팜 편집부(02-3473-0833 /yamaha47@dreamdrug.com)2008-11-18 12:13:38한승우 -
"향후 3년내 중소제약 30% 퇴출위험 노출"'3각 파도', 비윤리적관행금지까지 확대재생산 제약산업의 위기론은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고 규제가 강화될 때마다 반복돼 왔다. 이런 측면에서 위기는 ‘변화’라는 말의 다른 이름이다. 지난 2006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시행되고, 한미 FTA를 필두로 한 자유무역 코드가 GMP선진화 등을 통해 낡은 옷을 새 옷으로 갈아입을 것을 추동하면서 국내 제약기업의 위기론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물론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징후나 환율상승 등 제반 거시경제 지표를 배제하는 조건에서 그렇다. 제약산업 내 대표적인 ‘위기’ 또는 ‘환경변화’ 요인으로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 GMP 선진화, 비윤리적 관행단속 강화, 생동재평가 등을 꼽을 수 있다. 데일리팜은 지난해 1월 신년특집으로 5.3 약제비 적정화와 생동파문, 한미FTA를 제약산업을 침몰시킬 수 있는 ‘ 3각 파도’라고 명명하고,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1년 10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이 ‘3각 파도’는 한미 FTA의 위험성이 다소 탈각된 것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건산업진흥원이 복지부의 연구의뢰를 받아 출간한 ‘제약업체 기반기술의 확대전환 프로그램 개발’ 연구보고서는 ‘3각 파도’를 넘어 사각 앵글로 좁혀오는 제약산업의 위기극복과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GMP 선진화-생동재평가 직접비용 지출수반 15일 이 연구보고서의 연구책임자인 진흥원 제약산업팀 정윤택 팀장에 따르면 국내 제약기업이 생각하는 최대 위험요소는 앞서 거론된 ‘약제비 적정화 방안’, ‘GMP 선진화’, ‘비윤리적 관행금지’, ‘생동재평가’다. 이중 ‘GMP 선진화’와 ‘비윤리적 관행금지’에 의한 규제강화만 가지고도 1/3에 달하는 제약기업이 3년내 경쟁력 약화 기업, 다시 말해 구조조정 1순위 대상기업으로 전략할 우려가 있다고 정 팀장은 진단했다. 네 가지 환경변화 요소가 왜 위험요인인지부터 점검해보자. 먼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와 약가사후관리, 사용량·약가연계 등 다양한 약가 조정장치로 제약기업의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당장 유유산업의 경우처럼 매출의 상당수를 한두 품목에 지나치게 의지하고 있는 기업들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생동재평가는 직접 비용을 수반한다. 정제 한 라인당 최소 3000만원에서 1억원, 많게는 2억원까지 시험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손쉽게 보면 연매출이 2~3억을 밑도는 품목은 과감히 정리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하지만 영업·마케팅 차원에서 포트폴리오를 맞춰야 하는 제약사들에게 이런 선택이 쉽지만은 않다. 영업이익 낮고, 상위 약효군 편중 중소제약 휘청 연구보고서에서 실제 분석이 이뤄진 ‘GMP 선진화’ 또한 직접 비용을 수반한다. 투자가 강제적인 상황인데, 설문조사 결과 제약사들은 매출액 대비 평균 4.6% 수준에서 시설투자를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이익이 5% 이하에 머물고 있는 제약사들은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 팀장은 한국신용평가정보원 자료를 보면, 재무제표가 있는 국내 156개 기업 중 53곳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비윤리적 관행금지’는 새 정부 들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공정위를 위시한 정부의 규제강화와 감시 드라이브가 상시화 되고 있는 추세다. 정 팀장은 매출동력이 항생제 등 국내 상위 20개 약효군에 50% 이상 집중돼 있는 제약사들이 비윤리적 관행금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베이트를 없앤다는 것은 제네릭 기업에게는 사실상 영업무기를 빼앗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생시키고, 특히 매출순위 상위기업보다는 중하위 기업에게 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 정 팀장은 이렇게 ‘GMP 선진화’와 ‘비윤리적관행금지’만으로도 전체 비교대상 기업 중 무려 69곳이 퇴출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른바 제약산업 위기요인 4각 앵글로 인해 수년 내 국내 제약기업 중 영업이익율이 낮고, 레드오션의 전장인 상위 약효군 제품 포트폴리오가 많은 중소제약이 먼저 구조조정에 노출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위기가 중소제약에만 국한돼서 오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제약업계의 중론이다. "한미약품을 보라"···공세적 혁신이 더 필요한 때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정답은 ‘시류변화를 정확히 읽고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일 것이다. 여기에는 R&D 확대, M&A 활성화, 해외시장 개척 등의 방법론이 수반된다. 그야말로 ‘쌀로 밥하는 얘기’지만, 다른 대안이 있어보이지도 않는다. 게다가 ‘뻔한’ 답조차 현실적인 문제로 실천에 옮기고 있는 제약사가 많지 않다는 게 또한 제약계 관계자들의 한탄.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M&A를 통한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한 제약사는 3.3%에 불과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팔 수 있을 때 파는 편이 훨씬 나을 텐데, 오더십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M&A를 염두하더라도 회사를 팔기보다는 사는 쪽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하지만 정작 군침을 흘릴 만한 견실한 업체들은 관심조차 없다. 오너가 돈이 많기 때문이다”고 세태를 꼬집었다. 정 팀장은 그러나 “이런 환경변화를 위기요인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수세적인 태도”라고 일갈했다. 의약분업 이전과 지금의 한미약품을 보면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위기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경쟁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여기다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분업과 협업 마인드, 전문성 등이 배가되면 오히려 글로벌 제약기업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과감한 품목 구조조정을 1순위로 꼽았다. 정부의 규제 칼날이 번뜩일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GMP 선진화와 생동재평가 과정에서 불필요한 살을 도려내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상황과 산업전망, 포트폴리오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기업진단이 필수적이다. 자체 경영연구소를 활용하거나, 기업내 혁신 마인드를 유도하는 방안도 필수적인 요소라고 정 팀장은 조언했다. 그는 또 “비윤리적관행은 다른 편법, 탈법으로 피해갈 문제가 아니다”면서 “중장기 목표아래 영업력 중심에서 품질, 마케팅 중심으로 탈바꿈하는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증권가, 약가압박 글로벌화-한계효용도 낮아져 증권가에서는 다소 색다른 관점에서 위기를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이사는 제약산업의 위기는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과 유사한 각국의 약제비 절감노력이 그중 첫번째다. 황 이사는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각국의 약가가 참조가격으로 연동되는 등 약가인하 압박은 글로벌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약품의 한계효용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위기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충분히 가격이 낮으면서 효능·효과가 좋은 약들이 이미 시장에 너무 많이 출시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제약기업에게 혁신적 신약 개발을 위한 리노베이션 노력을 촉구한다. 또한 국내 기업에게는 포화상태에 있거나 경쟁이 격화된 시장대신 선제적인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는 전략적 필요성을 시사한다. 황 이사는 “인성장호르몬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엘지생명과학과 같은 케이스가 좋은 예”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장기적으로는 내수시장 전략을 탈피해 원료의약품이든 완제의약품이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약협회도 말을 보탰다. 김정수 회장은 데일리팜과의 특별대담에서 “제약업계가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해 세계화, 투명화, R&D, GMP 등 실천과제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무역장벽이 없어진 완전개방시대를 맞아 세계 시장에서 제약선진국과 백병전을 벌여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R&D투자 및 GMP 선진화, 투명성 확립을 통해 갖춰야 한다"면서 "제약사들이 모두 품질경쟁을 통한 공정경쟁 관행을 확립해 이익률을 높이고 국민신뢰도 회복할 수 있는 윈윈 전략, 상생의 지혜를 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아울러 "이제 국내 제약업계도 제네릭에 안주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독자 개발품목이 없으면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약, 개량신약 개발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2008-11-18 06:39:01최은택 -
"거래내역 DB화 통해 약국-제약 윈윈해야"약국과 제약업체 간 결제분쟁에 대한 근본원인에 대해 서로의 입장차가 극명하기 때문에 약국과 제약업체들이 제시하는 해법 또한 장부의 장기보관과 대금의 정확한 지급으로 분명히 갈리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분쟁사례 대부분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영업사원의 교체나 퇴사 시 또는 거래완료 몇 년 후에 발생한다는 점이다. 결국, 결제를 증빙해야 하는 입장인 약국과 제약업체는 스스로의 자료보관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서 언급됐던 사례 또한 실제 맞장부와 계약서 등 장기보관 내역이 결정적인 실마리 역할을 했고 장부에 따라 결제사실 여부가 판가름 났다는 것은 상호 자료보유의 중요성을 반증한다. 실제로 약사-영업사원 상호 사인 또는 도장이 교환된 맞장부가 재판에서 법적 증거로 유효하기 때문에 업체 측에서 주장하는 정확한 대금지급 근거의 핵심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료 세분화 기록·숙지 및 공유, 약국-제약 ‘윈 윈’ 지름길 이와 함께 보유 자료의 정확성과 숙지 여부 또한 못지않게 중요하다. 부도와 같은 특별한 상황이 아닌 다음에야 약사와 업체 측 모두 거래내역을 모두 보관, 데이터화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누가 가장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느냐가 분쟁 해결의 실마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약국이나 제약업체에서 계약서 상 허점을 악용할 위험을 전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은 당시 거래 %, 반품, 단가뿐만 아니라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약국-영업사원과의 구두계약조차 각각 문서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영업사원 교체 또는 거래 종료 시 약국-제약 간 잔금에 대한 삼자서명 또는 공식 확인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 또한 문서화해야 오랜 시간이 경과해도 채무이행 여부를 정확히 진단, 판가름할 수 있다. 그러나 약국-업체 모두 이에 대해 전부 크게 중요치 않게 여기고 있다. 특히 약국의 경우, 자료관리에 있어서 계약서 서명에만 치중해 실제로 약관에 대해 꼼꼼히 숙지 후 계약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문제 발생 시 대처방안이 묘연하게 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자료의 정확성과 세분화된 기록 보유와 약정 숙지, 정기적 상호대조가 결국 약국과 제약업체 모두 윈 윈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인 셈이다. 한편 제약업체 스스로 영업사원 관리 및 데이터 공유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업사원 개별 마케팅으로 인한 계약 문제 또는 현금 유용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은 직원관리를 소홀히 한 제약업체에도 근본 원인이 있고 이는 결국 제약업체 자신의 손실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C제약 영업 관계자는 “현금 유용 위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주기적인 잔고정리와 약국과의 정기적 확인 대조, 사무소 정기 순회 및 교육 등으로 관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약국과의 분쟁요소도 줄어들어 매우 중요하다”고 피력했다.2008-10-28 12:20:42김정주 -
약국-제약, 채무이행 대립 법정행 '수두룩'사례1 = 목동 M약국 L약사는 4년 전 약국을 폐업, 이전하는 과정에서 인수자인 A약사에게 J제약 잔고 190여만원을 모두 양도하고 A약사 또한 모두 즉시 결재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J제약은 느닷없이 L약사와 A약사를 상대로 "각각 당시 540만원과 190만원을 체납했다"며 채권팀을 가동, L약사와 A약사 모두에게 잔금지불을 요구했다. 잔금을 모두 처리했었던 두 약사들은 540만원과 190만원의 근거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영업사원은 이미 퇴사한 지 오래된 상태라 이를 증언해줄 사람조차 없어 송사에 휘말리는 처지에 놓였다. 사례2 = 37년째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부산 M약국의 K약사. K약사는 2년 전, 지금은 부도난 S제약의 한약초제 대금 292만원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 부산지법으로부터 채권압류 통지서를 받았다. 약국을 시작한 이래 한 번도 한약초제를 다룬 적 없던 K약사는 부도난 S제약의 채권자에게 연락을 취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으나 채권자는 이를 무시하고 K약사를 채무불이행으로 고발, 결국 법정까지 가게 됐다. K약사는 재판에 나가 채권자에게 약국 상호인과 실인이 찍힌 동시에 사인이 게재된 장부를 증거로 요구했으나 채권자는 채무자 이름과 금액만 적힌 조악한 장부만을 갖고 있었다. 사례3 = 경기도 지역의 L약국 P약사. 2년 전 다빈도 품목이 아니었던 B제약 안약 5개를 사입했는 데 50개를 사입 해놓고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통지서를 최근 받았다. 당시 소량거래라 자료보관을 소홀히 해, 무심코 폐기했었던 P약사는 결국 2년 전 처방내역 목록을 모조리 뽑아 이를 증빙할 수밖에 없었다. 해묵은 결제문제, 채무이행 여부 논란으로 확산 약국과 제약업체 간 거래에서 결제분쟁 사례가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이 같은 분쟁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사례 1과 같이 영업사원의 퇴사 시 발생하는 문제다. 이는 영업사원이 퇴사를 하는 과정에서 인수인계가 미흡해 기록이 온전치 못하거나 자칫 현금유용에 연루, 발생하는 경우가 생겨나는 것이다. 약사와 영업사원 간 결제가 성사돼 상호 현금거래 시 영수증이 오고가거나 맞장부가 기록된다고 하더라도 영업사원이 이를 유용, 차후 자신의 월급에서 제하는 방식으로 결제를 순환시키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사고다. 영업사원이 약국의 결제대금을 유용하고 자신의 퇴직금으로 결제를 한 후 퇴사를 했다고 할지라도 법적으로 보면 약사는 잔금 미지급 상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극히 드문 사례지만 도박이나 사기에 연루돼 개인적으로 현금유용을 위해 결제를 조작하다 걸린 사례도 업계에 보고된 바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밝혔다. 그 다음의 사례는 업체부도로 인한 제 3의 채권단 가동이다. 제 3의 채권단은 업체가 부도가 난 후 왕래했던 영업사원들과 약국 간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채무를 불이행했던 같은 이름의 약국을 찾다가 오인, 무작위로 동명의 약국 또는 약사에게 채무불이행 통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근본원인 둘러싸고 약국-제약 입장차 극명 그러나 업체들은 이 같은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결제분쟁의 근본 원인은 약사들의 과도한 % 요구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계약 당시 %가 없음을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입금 또는 현금결제에서 약사 임의로 결정해 이를 제하고 줄 경우, 여기서 발생하는 금액 차를 영업사원의 사비로 충당해 메우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약국폐업·이전 또는 업체 부도, 담당 영업사원의 퇴사 문제가 더해질 때, 약국-업체 간 결제 잔고액 차이가 심하면 채무이행 여부로까지 확대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약국가는 결제 시 잔고액의 차이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품 미정리나 단가차액 등이 대표적인 예라는 것. 특히 결제장부 사인도 대부분 사입 위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반품의 경우 맞장부나 전산 데이터가 있다하더라도 약국-제약이 각기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약사들은 영업사원들의 현금 결제 유용과 데이터 관리 소홀 등이 결제분쟁의 가장 큰 이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벌어진 약국-제약 사이 결제문제의 간극은 결국 서로의 주장을 뒷받침 해줄 증빙서류의 보유, 즉 계약서와 영수증, 물품 매입·매출 등 기록의 정확성에 의해 사실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2008-10-27 12:30:32김정주 -
할증·샘플 차단…영업·마케팅 수정 불가피유통 투명화를 목표로 출범한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가 비급여를 포함한 완제 의약품 공급내역 보고 확대와 함께 국내 의약품 유통 정화임무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제조(수입)업체는 당장 이번달 의약품 공급내역을 내달부터 말일까지 정보센터에 보고해야 한다. 정보센터는 의약품 물류흐름의 정확한 파악을 통해 유통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선진화하는 동시에 분석정보를 다시 제공해 과학적인 의약품 생산과 공급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정보센터는 제조(수입)업자의 의약품 공급정보를 요양기관에서 도매상으로 확대하고, 도도매거래를 추가했으며 이번달부터 비급여 의약품의 공급내역 보고도 실시토록 했다. 공급내용 보고시 구입거래유형별 기재내용도 수출용과 기부용, 군납용, 개인용, 요양기관, 도매업체 등으로 세분화 시켰다. 이는 샘플지원, 할증, 찬조 등의 영업형태가 엄격히 제한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제약협회에서 주최한 공급내역 보고 설명회에서 정보센터 강지선 팀장은 과도한 샘플, 할증, 자사 직원에 직접판매, 소비자 클레임에 대한 직접 보상 등은 금지사항이라고 못박았다. 단 인보사업을 목적으로 한 ‘기부’ 또는 안정성 시험을 위해 제공되는 샘플은 허용된다. 이처럼 영업형태가 제한됨에 따라 제약회사들의 마케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사항이다. ◆전문약, 요양기관 샘플제공 제한…인수증제도 검토 제약회사들은 신제품 홍보, 블록버스터급 품목 육성을 위해 샘플지원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정보제공을 위해 제공되는 샘플이 아닌 판매촉진용 샘플은 약사법 위반으로 규제되지만 영업현장에서는 신규거래처를 확보하거나 실적달성을 위해 샘플이 이용되고 있는 것. 반면 샘플을 이용한 부조리도 빈번한 것이 사실이다. 10T단위의 샘플용 의약품을 모아 완제품 용량으로 둔갑시켜 개인적으로 판매하거나 약국 등 거래처에서 발생하는 차액을 샘플로 해결하기도 사례도 있다는 것이 일선 영업 담당자들의 목소리다. 이와 함께 요양기관측에서도 샘플을 청구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정보센터측에서 지적한 바 있다. 이 같은 부조리를 차단하겠다는 정보센터의 복안에 제약사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발빠른 제약사들은 샘플 인수증 제도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다국적사에서 시행되고 있었던 제도로 요양기관에 샘플을 제공한 후 해당 거래처의 사업자등록번호(개인은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한 인수증을 작성토록 하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정보센터측에서 허용되는 기부용과 시험용 샘플수를 조정하는 방법도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어느정도 룸(room)도 없이 규제를 가하는 정부측에 불만을 쏟아냈다. 제약사 관계자는 "해서는 안되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시험용 샘플수를 조정하는 방법도 떠오른다"며 "영업현실을 무시한채 무조건 안된다고만 규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반약 할증·찬조 차단…의약외품으로 대체? 샘플지원 문제 등과 함께 우려하고 있는 것이 일반약 부분이다. 일반약은 할증정책 판매가 많으며 요양기관의 재고반품 금액에 대해 일반약으로 보상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제약사측 설명이다. 일반약 할증제도는 판매증대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고 해마다 발생하는 불용재고 문제를 약품 결제대금에서 상쇄하거나 현금으로 보상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손해가 덜한 일반약 등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제약사로서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유관단체 행사나 거래처 등지에 의약품을 제공하는 이른바 ‘찬조’도 영양제, 드링크 등 일반약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반약 할증, 찬조, 보상 등이 비급여 완제의약품으로 공급내역 보고가 확대되면서 전면 금지됐다. 업계에서는 두, 세가지 방법이 예상되고 있다. 매출할인 확대와 할증을 없애고 공급단가를 인하하는 것이다. 할증금지는 곧 공급단가 인상을 거쳐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일부 국내 제약사는 도매업체에 할증을 없애고 매출할인으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와 함께 공급내역 보고에 포함되지 않는 의약외품으로 할증을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국내 제약사 마케팅 담당자는 "당장 이달부터 공급내역을 보고해야 하는데 특별한 지침이 내려온 것은 없다"면서 "영업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매출할인, 공급단가 인하 등 다각도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약 매출비중이 큰 국내 제약사 고위 임원은 "공급내역 보고로 인해 엄격해질 영업규제에 대해 어느 회사도 당장 모범답안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은 눈치보기가 한창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방법이 강구되거나 정리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2008-10-23 06:45:19이현주 -
매출 90% 일반약…"난매는 없다"서울 지하철 2호선 내에서도 최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사당역. 사당역 3번 출구로 나와 사람들이 붐비는 방향으로 50M 가량 걷다보면 ‘메디팜평화당약국’이 보인다. 선술집이 집중돼 있는 지역이니만큼 메디팜평화당약국은 밤 늦도록 약국간판 불이 꺼지지 않는다. 기자가 평화당약국을 찾은 늦은 9시경에도 십분간격으로 약국문이 열리며 이 약국의 대표, 최태영 약사(조선약대·38)를 찾는다. 이른바 ‘뜨내기’ 고객들이 많을 법한 약국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약국을 찾는 고객들마다 ‘최 약사님’이란 첫말을 꺼낸다. 마치 자신이 이 약국의 단골임을 자랑하려는 듯. 최 약사가 이곳에서 약국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이다. 2년전 이곳에서 근무약사로 일하다 당시 대표약사로 있던 선배에게 약국을 넘겨 받았다. 10여년 가깝게 밤 시간 사당역을 지켜온 터라 지나가는 고객들마다 눈에 익는다고 했다. “전체 고객 중 지역주민이 30%, 나머지 70%는 유동인구로 인한 고객들입니다. 오시는 고객분들 한분한분마다 정성을 쏟다보니 단골이 많아졌습니다. 지금 제가 입고 있는 이 옷도 단골께서 사심없이 선물해 주신겁니다(웃음).” 일반약 상담 노하우, “원칙 속에 다 담겨 있죠” 일반약 매출이 전체의 80% 가량을 차지하다보니 최 약사만의 독특한 일반약 상담 노하우가 있을 법도 했다. 이를 묻자 생각외로 싱거운 답변이 돌아온다.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다. 최 약사는 일반약 판매 상담에 있어 약사로서 원칙을 지키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문 카운터에 의한 약 판매나 난매, 강매, 약사 자의적 판단에 의한 약 변경 판매 등이 이에 속한다. “고객이 ‘박카스’를 달라고 했는데 약사가 ‘알프스’를 주는 것만큼 불쾌한 것이 없다”는 최 약사는 “간단명료한 것 같지만 일반약 판매 노하우의 9할은 원칙을 지키며 고객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약사로서 고객의 상태를 정확하게 짚고 약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하는 것은 기본전제이다. 다만, 약의 선택에 있어서 고객의 판단과 선택을 최우선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최선의 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약사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약사가 그 선택에 개입해 ‘이 약이 좋다. 이걸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약사 스스로 난 ‘장사아치’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최 약사의 일반약 복약상담은 다른 약국에 비해 두세배 가량 길다. 무작정 고객이 들어와서 ‘00 주세요’라고 해도, 그는 ‘왜 이 약을 드시려고 하시죠’라고 되묻는다. 복약상담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고객은 ‘그럼, 그 약을 먹을께요’라고 답한다. 물론, 최 약사의 편안한 인상과 말씨, 정성깃든 조언과 배려가 이러한 상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약사로서 ‘배짱’ 가져야...인맥 관리도 중요 최 약사가 꼽는 약국경영 노하우 두가지는 배짱과 인맥관리이다. 최 약사는 약대에서 열심히 공부만 하다가 졸업해서 20평 남짓한 약국 안에서 근무를 오랫동안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방어적이 되거나, ‘소심’(?)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는고 말한다. 인근 약국에서 난매나 카운터로 유통 질서를 흐리거나 불법을 자행하고 있어도, 마음 속으로만 애끓는 심정을 갖고 발을 동동 구르는 것도 남에게 큰소리 칠줄 모르는 약사들의 착한 심성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최 약사는 주변 약국에서 문제를 일으키면 서슴없이 약국을 찾아가 정황을 묻는다고 했다. 그래야 서로간에 오해가 없고 상생하게 되는 지름길이라고 최 약사는 강조했다. “명품 사는데는 몇 백만원씩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으면서도, 약값 몇 백원 때문에 마음 썩히고 졸이는 일부 약사들의 소식을 접하면 참 씁쓸해요. 약사가 배짱을 갖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당하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약국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짱과 함께 최 약사가 강조하는 약국경영 노하우는 돈독한 인맥 관리이다. 최 약사 자신도 선배 약사로부터 지금의 약국 자리를 인수했을 정도로 든든한 인맥은 경영의 힘이라고 강조한다. 단골을 문서로 관리한다는 건 ‘모순’...가슴으로 느껴야 약국을 경영하면서 부딪히게 되는 갈등이나 어려운 일, 경영 노하우 등을 선·후배간의 활발한 정보교류를 통해 극복할 수 있기 때문. “제가 생각해도 약대를 졸업하고 약국을 하게 되면, 그리고 약사회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약사들은 인맥을 넓힐 수 있는 계기나 방법이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여러 선·후배들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고 약국경영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비단, 약사회 뿐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도 제 재산이자 경영의 힘이죠.” 덧붙여 최 약사는 자신이 갖고 있는 약국에서의 단골고객 관리 노하우를 살짝 귀뜸했다. 가슴으로 느끼지 못한다면 단골이라 이름지을 수 없다는게 최 약사의 지론이다. “단골관리를 문서로, 또 컴퓨터, 문자메시지로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죠. 진짜 단골은 가슴 속에, 또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가슴 속 단골을 많이 늘려나가는 것이 진짜 약국경영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제보- 데일리팜 특별기획 '나는 이렇게 약국을 경영한다'는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주변에 소개하고 싶거나, 추천하고 싶은 약국이 있으면 제보해 주십시오. *데일리팜 편집부(02-3473-0833 / yamaha47@dreamdrug.com)2008-10-21 12:09:39한승우 -
약국, 편의점 접근성 '두배'…공휴일이 문제서울 최대 도심지 중 한 곳인 강남구 선릉역 사거리. 선릉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100여M내에는 약국이 6곳, 편의점이 3곳이 성업 중이다. 비단 선릉역 사거리 뿐아니라 각 지역 상권 중심지마다, 특히 지하철역을 주변 요지에는 모두 약국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실제로, 전국의 편의점과 약국의 수를 수치적으로 비교해 보면 2007년 현재 편의점은 전국 1만1056곳이, 약국은 1만9665곳이 운영되고 있다. 단순비교만 해도 약 두배 가까이 약국 점포수가 많다. 데일리팜은 편의점과 약국의 접근성을 객관적으로 비교해 보기 위해, 통계청의 2007년 내·외국인 주민등록 기준 인구 통계를 토대로 전국 각 시도의 편의점과 약국의 점포수를 비교, 분석해 봤다. 조사 결과, 전국 기준으로 1약국당 인구수는 2505명인데 반해, 1편의점당 인구수는 4456명으로 약국이 편의점의 접근성보다 1.78배 더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전국적인 공통 현상이었다. 주요 도시만을 살펴보면, 서울의 1약국당 인구수는 1991명이었고, 부산은 약국 2372명, 편의점은 4757명이었다. 대구의 1약국당 인구수는 2291명인데 반해, 편의점은 5552명으로 조사됐다. 전국에서 가장 약국 접근성이 높은 곳은 서울과 전라북도, 대구 순이었다. 편의점은 울산과 전남, 전북에서 1점포당 인구수가 6000명에 육박하는 등 접근성이 매우 낮았다. 한국의 약국 접근성은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우수하다. 일례로 대한약사회가 지난해 조사한 세계의 1약국당 인구수를 살펴보면, 영국은 5631명이었고, 스위스는 4455명, 미국은 5053명이었다. 이탈리아는 3391명, 프랑스는 2614명으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1약국당 인구수가 4000명 이상인 지역에서만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가 주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 그 이하 지역에서는 약국에서만 의약품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심야·공휴일 약국 접근성...당번약국이 대안 문제는 심야시간대와 공휴일의 약국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실제, 당번약국율이 10%에 불과했던 지난 설 연휴의 경우는 전국의 1인당 약국수가 2만5000여명까지 치솟아 의약품 구입의 불편을 우려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때문에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의 논란의 불씨를 완전히 꺼뜨리기 위해서는 당번약국의 실천이 어느정도 정례화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번약국율이 평시 30%까지만 웃돌아도 국가가 굳이 국민의 편의성을 앞세워 슈퍼판매 정책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과 멜라민 파동을 겪은 이명박 정부로서는 국민의 먹거리 안정성에 촉각을 곤두세울수 밖에 없어 의약품 부작용 위험을 부담하면서까지 슈퍼판매 정책을 강행하기 어렵다는게 지배적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발의한 ‘당번약국 강제화’ 방안도 무작정 반대할 일이 아니라는 여론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서울의 한 약사는 “의약품에 관한한 약사가 배타적 권리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 권리에 대한 책임이라는 차원에서 당번약국의 준수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당번약국 법제화로 얻어낼 것이 더 많다면 무작정 반대만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를 반대하는 한 약사는 “국민들이 의약품을 구입하는 것이 정말 불편하고 시급을 다투는 일이냐고 되묻고 싶다”고 반문한 뒤, “당번약국 강제화는 자유주의국가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며, 차라리 가정상비약 구축 등의 홍보를 강화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 한 관계자는 “의약품 약국외 판매 이슈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은 맞지만 언제든지 또 제기될 수 있는 문제”라며 “그 전에 당번약국 강화와 무자격자 퇴출 등 국민이 납득할 만한 약사들의 변화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2008-10-17 12:30:18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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