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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신속급여 등재와 정보공개의 투명성[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요즘 보험급여 제도 개편안에는 심심찮게 '신속'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허가·평가·협상을 연동하고 각 단계에서 등재기간을 단축해 필요한 신약의 등재 속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해 빠르게 의약품의 보장성을 확대한다.' 좋은 취지다. 의약품의 보험급여 등재 기간 단축은 거의 매년 거론돼 왔으며 실제 조금씩 규정상 기한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평가 및 협상 단계 모두 그렇다. 하지만 누군가(제약회사)가 신청하고 이를 심사하는 기한일 뿐, 실효성이 크게 와 닿진 않는다.우선 다수 제약사들은 허가 후 본사와 의견조율 과정에서 실제 급여를 신청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 즉, 철저하게 주판을 튕기는 시간을 갖고 있다.이 과정에서 보다 높은 약가를 받기 위해 급여 시기를 저울질하거나, 다른 제품과의 경쟁을 고려해 일부 적응증을 접기도 한다. 심사기한이 한참 지난 약의 등재 과정을 역추적하면 약제급여기준소위에서 심사 지연 결정 후 자진취하가 이뤄진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자진취하가 '자진'이 아닌 경우도 많다.공단과 제약사 간 약가협상에서는 지연 결정이 밥먹듯이 이뤄진다. 60일이라는 협상기한은 약속이다. 국산 신약에 대해 기한을 단축시키는 안을 발표하면서 무려 '혜택'이라 칭하는 항목이다. 그러나 심평원과 공단의 이 모든 과정에 투명성은 없다.단순히 '신속'을 내세우기 전에 투명성에 대한 고민이 더해져야 한다. 과거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암질환심의위원회의 결과가 비공개에서 공개로 전환됐듯이, 이제 신약 급여 절차에서 최대한의 정보 공개를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급여 신청 후 자진취하 된 약제, 암질심 등 위원회에 상정된 급여 확대 약제, 약가협상 결렬 및 지연 약제 등에 대한 추가 공개가 이뤄진다면 기다리고 지켜보는 이들의 예측 가능성은 높아 질 것이고, 이는 평가기간 단축의 실효성 확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2023-08-09 06:00:10어윤호 -
[기자의 눈] 테마주 광풍과 제약바이오 기시감[데일리팜=김진구 기자] 그야말로 광풍에 가깝다.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 테마주가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르더니, 최근엔 초전도체 테마주가 큰 관심을 받으며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기시감이 든다. 3년 전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뒤로 이어진 이른바 ‘코로나 테마주’의 랠리가 떠오른다. 각각의 배경은 다르지만 군더더기를 걷어내면 실체는 대동소이하다. 기대감이 형성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였다. 이렇게 모인 관심은 객관성이 결여된 채 눈덩이처럼 불어나 더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코로나 테마주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가는 급등했다. 실제 개발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각 후보물질은 얼마나 잠재력이 있는지 객관적 평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과열을 경고했지만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의 주가는 날마다 상승했다.몇몇 제약사가 이런 묻지마 투자에 기름을 부었다. 코로나 테마주가 랠리 조짐을 보이자 30여개 업체가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실제 개발 의지가 있는지 상당수 업체에 의심의 눈길이 보내졌다.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실패 사실이 성공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투자 광풍을 물리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3년여가 지난 현재 코로나 치료제·백신을 개발하겠다며 나선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슬그머니 프로젝트를 중단한 상황이다.제약바이오업종의 랠리는 2015년에도 있었다. 그땐 한미약품의 최대 5조원 규모 기술수출이 증시를 휩쓸었다. 제약바이오업종에 광풍이 몰아쳤다. 투자자들은 마일스톤이 무엇인지, 신약개발 성공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따지지 않았다.이때도 상당수 업체가 신약 개발을 선언했다. 그럴싸한 파이프라인만 있으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당시 신약 개발을 선언한 업체 중 상당수는 여전히 제네릭 영업을 주요 사업모델로 하고 있다.기대감이 큰 만큼 실망감도 컸기 때문일까. 두 번의 랠리가 지나고 제약업계엔 신약 개발 역량에 대한 불신이라는 상처가 남았다. 그간 글로벌 신약 개발과 관련한 기본기가 탄탄해졌고 의미 있는 성과도 다수 나왔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지만, 대다수 투자자의 시선은 현재로선 차갑기만 하다.제약바이오업계는 세 번째 랠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 시기기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멀지 않은 미래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세 번째 랠리의 결과가 또 다시 업계에 대한 불신이어선 안 된다. 실체 없는 랠리는 결과적으로 제약바이오업계에 더 큰 상처를 남길 뿐이다. 제약바이오업종의 건강한 랠리를 위해선 업계 전반이 기초체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더불어 불신을 자초하는 얄팍한 수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2023-08-08 06:17:30김진구 -
[기자의 눈] 방역 완화 연기에도 불안한 약국[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이제 좀 나아지나 했는데 다시 시작이네요.""각자도생은 면했다는 생각에 다행이기도 하지만 걱정도 만만치 않습니다."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5만명대를 보이면서 정부가 방역 완화를 연기하기로 했다.질병관리청은 지난 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를 고려해 방역 완화 계획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중증화율과 치명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6주 연속 증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질병청 설명이다.정부는 유행과 방역 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한 후 전문가 자문을 거쳐 종합적이고 신중한 검토 후 조정 계획을 다시 정한다는 방침이다.당국의 방역 완화는 사실상 약국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미치기에 약국가에서도 관심이 많은 부분이다.마스크 착용이 해제되고, 자가격리가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됨에 따라 약사는 코로나인지, 감기인지, 독감인지 알 수 없는 환자들을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폭염이 이어지면서 유증상자의 마스크 착용도 느슨해 졌다는 게 약사들의 설명이다.여기에 현재 2급인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인플루엔자와 같은 4급으로 조정해 신속항원검사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유료화 하고 치료비를 자부담으로 변경할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등과 같은 분류도 사실상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때문에 이번 연기 조치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또 다시 확산되는 코로나19가 우려스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약국은 크고 작은 고비를 넘겨야 했기 때문이다.약사나 약국 근무자가 확진돼 급하게 인력을 충원하는가 하면 함께 거주하는 가족들을 걱정해 근무시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는 약사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영유아를 키우는 약사나, 수능을 앞둔 가정에서는 주 2~3회 코로나19 자가검사는 필수로 꼽혔다.가장 큰 고충은 의약품 수급이다. 가을철 유행성 감기 등을 대비해 꾸준히 의약품을 주문했던 약사들은 그나마 낫지만, 품절에 수급 불균형까지 겹치면서 이비인후과 제제는 물론 기타 제제들까지 '약 구하느라' 하루를 보내기 일쑤라는 토로가 나오고 있다.이미 코싹엘, 세토펜, 탄툼, 바난, 풀미코트, 풀미칸 등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보니 소위 '레어템'으로 '레어템'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사실 의약품 수급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약국들에게는 방역 완화 조치 보다 우려스러운 부분이 품절 문제일 수 있다.5만명대 확진자는 사실상 '통계'에 잡히는 수치일 뿐 이보다 실제 감염자는 더욱 많고, 감기와 한창 영유아 사이에서 유행 중인 파라바이러스, 본격적인 휴가 기간인 7월 말 8월 초를 서서히 지나면서 감염 상황은 더욱 악화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언제 쯤이면, 약국이 코로나19로부터, 품절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2023-08-07 14:50:55강혜경 -
[기자의 눈] 비대면진료 계도 끝…법제화 준비됐나[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계도기간이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내달(9월)부터는 계도기간 딱지를 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의료법 개정 완료 때까지 이어지게 된다.하지만 계도기간 동안 초진·재진 환자 구분을 둘러싼 혼란이 완전히 해소됐는지, 마약류 처방은 빈틈없이 근절되고 있는지, 편법 약 배송을 막을 제동 장치는 마련됐는지 여부에 대해 정부가 확답 할 수 있는 상황인지는 의문이다.그나마 정리된 것은 소관 정부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비대면진료를 초진이 아닌 재진 환자 중심으로 제도화하겠다는 입장 정도로 보인다.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을 운영하면서 의·약사, 플랫폼 업계, 환자·소비자 단체의 지적사항을 제도화 법안에 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문단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논의했는지, 앞으로 비대면진료 제도화 방향성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 등 사실 정보가 전혀 대외 공개되지 않는 실정이다.여전히 한시적 비대면진료 단계에서 의료계와 복지부가 합의한 재진·의원급 중심, 비대면진료 전담기관 금지 등 의정합의안을 되풀이하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감이 든다. 실제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놓고 의료계와 약사회, 플랫폼 업계, 환자·소비자 단체는 각자 입장만을 주장하며 평행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이들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어떻게 평가·검증할지 방향성에도 아직까지 명확히 합의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한국환자단체연합이 복지부를 향해 날 선 비판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복지부가 대면진료 대비 비대면진료의 효과나 안전성, 환자 불편사항 등을 검증하는 데 소홀한 데다가, 비대면진료 수가 30% 가산 타당성, 재진환자 비대면진료 허용기간 적절성을 판단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비대면진료 효과·안전성 검증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국회에서도 나온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시작한 지는 채 3개월이 안 됐지만, 코로나19 팬더믹 3년 동안 시행된 한시적 비대면진료에 대한 평가는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복지부가 적극성을 띠지 않은 채 법제화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국회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법제화는 물론 시범사업을 하려면 한시적 비대면진료에 대한 검토부터 제대로 했어야 한다"면서 "입법이 막히니 보건의료기본법을 내세운 시범사업 우회로를 택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국회, 의약단체에겐 입법을 압박하는 시그널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미 시행한 시범사업에 대해서는 분명히 효과·안전성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비대면진료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으로 구축된 의료전달체계와 약국 생태계에 상당한 변화를 야기하게 될 정책이다. 어떤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최종적으로 국회를 통과하게 될 지에 따라 의약계 진료·처방·조제 패러다임도 바뀌게 되는 셈이다.복지부가 국회와 의료계, 약사회, 플랫폼 업계 등에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해달라고만 재촉할 게 아니라 정확한 통계와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제도가 야기할 수 있는 장점과 단점을 치밀하게 늘어 놓는 게 먼저다.국회 복지위는 8월 임시국회에서 지난 6월 논의된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을 심사대에 올려 통과 여부를 가늠할 전망이다. 이번 달이 아니라면 늦어도 정기국회 개회 시점이 확정될 9월경에는 의료법 개정안이 복지위를 통과할 공산이 크다는 게 복수 복지위원들의 전망이다.복지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시행한 한시적 비대면진료와 지난 6월부터 시행 중인 시범사업을 토대로 비대면진료가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와 약국 생태계 붕괴를 촉발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누구라도 자신의 주장을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면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객관적 근거가 풍부하고 전문적일수록 주장의 신빙성과 타당성은 힘을 얻는다.비대면진료 법제화가 부작용 없이 의료취약계층의 진료권을 강화하고, 의료전달체계와 약국 생태계 혼란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복지부가 국민 앞에 내민 객관적 근거는 충분한가? 복지부가 스스로 자신에게 지금 당장 해야 할 질문이다.아울러 비대면진료 계도기간 종료 후 초·재진 대상 환자 논란과 금지 의약품 편법 처방 논란, 불법 약 배송 논란 등 계속해서 지적되는 미흡한 점들을 완벽히 통제할 수단은 마련됐는지도 복지부가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시범사업 자문단 회의 내용과 결과부터 투명하게 공개하고 입법에 담을 해결책이라도 제시해야 한다. 복지부가 국회와 의약계, 대중을 향해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재촉하기 위해 해야 할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의무다.2023-08-06 13:30:27이정환 -
[데스크시선] 체험담 광고 규정 대폭 손질해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최근 의약품 광고심의 접수 추이를 살펴보면 블로그를 활용한 광고 등 온라인 분야에서 체험담 형태의 광고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총리령 별표7 제2호 바목 '사용자의 감사장 또는 체험담을 이용하거나 구입·주문이 쇄도한다거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표현을 사용한 광고를 하지 말 것'으로 규정돼 있다.이와 관련된 일본의 광고규정은 사용 경험·경험적인 광고의 경우 객관적인 증빙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소비자에게 일반의약품·건기식·의료기기의 효능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오도할 우려가 있어 '안약, 외피용제 등의 광고 사용감을 설명하는 경우' '탤런트가 단순히 제품 설명 또는 제품을 제시하는 경우' '복약 준수를 촉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금지하고 있다.캐나다는 일본 보다 더욱 강도 높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즉 광고는 제품의 시장 허가 조건을 넘어서는 이득을 진술하거나 암시하는 고객의 추천 후기나 인용문 사용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영국은 소비자 강령을 통해 제품 특성 요약과 일치하지 않거나 적응증을 갖지 않는 추천의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가 추천을 하더라도 사용된 추천의 글은 개인의 진정한 견해여야 하고, 광고주와 대리인은 자신의 제품에 대한 추천의 글을 제공할 수 없다. 체험·추천 광고는 반드시 어느 한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는 것을 소비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어 한다.이처럼 의약품 체험담 광고는 사용 후기가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해당 매체의 활용은 허용하되 이에 대한 지침을 허가된 사항 내로 설정하고 다른 광고 매체들과 유사하게 규정하고 있다.해외 사례와 매체의 다변화를 고려했을 때 광고심의위원회는 TV, 신문과 같이 명확하게 분류할 수 있는 광고매체가 아니더라도 일반의약품의 광고목적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제작물을 심의대상으로 간주하고 제약사가 자발적으로 판단해 심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심의대상이 되는 매체를 제한한다면 특정 매체 분야의 광고활동을 음성화 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주 역시 규정에 명시된 매체가 아니라고 해서 법의 테두리 밖에 있다고 판단하고 의약품 광고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실제로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신문, 방송 등의 광고 외에도 유사한 매체 또는 수단을 광고 매체로 정의하고 있어 광고라고 판단되는 제작물에 대해서는 관련규정의 준수가 필수적이며 사전심의를 진행하는 것도 허위과대광고를 막는 1차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다.의약품광고사전심의규정에 명시된 광고심의업무의 정의는 '의약품광고의 진실성 보장과 광고 윤리 확립을 통해 소비자에게 의약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한 온라인 광고에 대해 회사가 그 내용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자율권을 보장하되 규정 위반 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 광고 생태계 교란을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약사법시행령에 따르면 체험담을 이용한 광고는 금지돼 있다. 그동안 보건당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느냐 또는 유연성을 인정하느냐에 따른 기준과 경계가 모호해 광심위의 자의적 판단에 맡겨 왔지만 관련 사례와 부작용이 범람해 강도 높은 제한 조치가 예상된다.이에 대한 식약처의 가이드라인 제정 요구는 일반약은 셀프메디케이션의 영역이기는 하지만 약사의 복약지도가 필요하고 개인마다 앓고 있는 질환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인의 치료 효능효과가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알려진 바에 따르면 식약처는 체험담 이용 광고에 대한 심의 보류와 중단까지도 염두에 둔 상황이었지만 그동안 관련 규정 제정 후 광심위의 의결과 판단을 존중한 만큼 가이드라인 마련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치료 효과를 과대 포장한 스토리텔링 형식의 체험담이 아니라면 개인의 자유영역인 SNS를 통한 마케팅을 차단하는 것은 과잉규제에 해당될 수는 있다. 하지만 해외 대다수의 국가들은 체험담 광고에 대해 엄격한 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선진국 규정을 벤치마킹한 과대과장광고의 범주에 기반한 체험담 광고 가이드라인 마련은 이제 선택이 아닌 산업 발전과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시대적 요구다.2023-08-05 06:00:00노병철 -
[칼럼]피부질환에 있어 덱스판테놀의 유용성이미나 약사(선운포도약국) '약방의 감초'란 말이 있다. 한약에는 어느 처방에나 감초가 들어있는데 이처럼 아무데나 빠지지 않고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를 일컫는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약국의 감초는 덱스판테놀이다. 그만큼 덱스판테놀은 피부질환을 다루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어떤 약과도 조화를 이룬다.프로비타민B5인 덱스판테놀은 피부에 흡수되어 비타민B5인 판토텐산으로 바뀐다. 판토텐산은 자연적인 피부 회복을 돕고 피부를 촉촉하고 부드럽게 유지해준다. 덱스판테놀의 재생 촉진 효과 덕분에 만성적인 피부염이나 습진, 화상, 욕창 등에 보조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 심할 때에는 스테로이드, 항생제 등의 성분이 들어간 피부연고를 사용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평소 관리를 할 때에는 덱스판테놀 만한 게 없다.참고로 요즈음 타투나 눈썹 문신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타투나 눈썹 문신 후 자극으로 생기는 미세한 피부 상처들의 회복을 위해 애프터 케어 용도로 비판텐 연고를 사용할 수 있다. 약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덱스판테놀 성분은 다양하지만 각각의 차이가 있다.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차이는 용량이다. 덱스판테놀 성분의 약은 30g, 50g, 100g까지 다양한 용량으로 나와서 쓰는 용도나 사용 횟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첨가제다. 약의 종류에 따라 덱스판테놀 외에 들어간 첨가제가 달라진다. 첨가제는 덱스판테놀 성분이 피부에 잘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 주기도 하고 그 자체로 피부에 보습효과, 밀폐효과를 갖기도 하니, 약을 고를 때에 첨가제를 잘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덱스판테놀 성분의 많은 약들 중에 가장 많이 판매되는 브랜드는 비판텐이다. 산부인과 아래 있는 약국에 근무하던 시절, 비판텐 연고는 많은 엄마들이 찾는 약 중 하나였다. 기저귀 발진에는 비판텐을 써야 한다는 것은 아이 엄마들 사이에서는 상식으로 생각될 정도다. 사실 비판텐 연고는 다른 약들에 비해 기름지고 꾸덕하며 연고 튜브도 잘 찢어진다. 그럼에도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비판텐 연고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답은 비판텐 연고의 첨가제에 있다. 비판텐 연고에서 덱스판테놀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5%뿐 나머지 95%는 여러 첨가제로 채워진다. 이 첨가제에는 세탄올, 스테아릴알코올 등과 같은 유화안정화제를 기본으로 백납, 유동파라핀, 정제라놀린, 정제아몬드유 등과 같은 여러 오일 성분들이 포함된다. 바로 이 성분들이 비판텐의 한 끗 차이를 만들어낸다. 여러 오일 성분들은 피부를 외부 자극으로 보호하며 덱스판테놀의 치료효과를 높여주며 피부 보습력을 더해준다.이렇게 적절하게 배합된 부형제 덕분에 덱스판테놀에 의한 피부 회복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비판텐 연고가 발림성이 좋지 않고 꾸덕했던 데에는 모두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옆구리가 잘 터지는 것 역시 이유가 있다. 알루미늄 튜브는 그 특성상 한 번 나온 연고가 다시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공기를 비롯한 외부 물질의 유입을 막을 수 있어 연고 성분의 오염이 최소화되고 사용기간 내내 품질이 유지된다.또한 덱스판테놀의 오리지널인 비탄텐의 새로운 임상 연구에 따르면, 비판텐을 레이저 치료 후에 피부 재생을 위해 사용하였을 때 회복 속도가 빨랐다고 한다. 레이저로 손상을 입은 피부에 덱스판테놀이 작용해서 피부가 빠르게 재생되는 것을 도왔고, 덱스판테놀을 제외한 부형제들이 피부의 막을 형성해서 피부 장벽 회복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그저 엄마들 사이의 입소문으로만 유명한 게 아니라 임상근거까지 탄탄한 비판텐. 그 인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2023-08-04 15:00:45데일리팜 -
[기자의 눈] 약사회 스타약사 만들기는 왜 안될까?[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약사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은 서로 뭉쳐 힘을 합치기 시작했고, 각개전투에서 살아남은 인플루언서들이 앞으로 보여줄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우스갯소리로 제약사 관계자들이 이들을 만나려고 줄을 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약사 인플루언서들의 말 한마디가 매출로 연결된다는 의미이고, 소비자이자 일반 대중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대한약사회도 스타 약사 만들기를 여러 차례 도전했었다. 대국민 소통이 중요하다는 말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고, 약사 인플루언서들이 때로는 약사회와 국민의 가교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작년에도 약사회는 약사 회원 대상 크리에이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지원 방안을 내놨었다. 약사들의 셀프 브랜딩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윤리적인 SNS 활동을 뒷받침하겠다는 의도였다.물론 약사회 시도는 한 차례도 성공한 적이 없다. 약사회가 방법을 고민하며 우물쭈물하는 동안 약사 인플루언서들은 개인의 능력과 매력으로 성공 사례를 만들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물의를 빚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도 있었다.약사회와 같은 직능단체가 자체적으로 인플루언서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한계에는 공감한다. 개인의 욕망과 단체의 이익을 균형 있게 갖춘 스타약사를 자체적으로 키워낸다는 건 사실 시도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다만 아쉬운 점은 스타약사 양성에 실패한 경험 때문인지, 약사 인플루언서들과의 협력 관계조차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일각에서는 약사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시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고, 소통을 위한 간담회를 갖기도 했지만 모두 이벤트성으로 끝나고 말았다.그동안 약사회가 국민들을 설득하고, 때로는 호소해야 할 이슈들이 얼마나 있었을까. 앞으로는 또 얼마나 더 많을까. 그럼 그 이슈들에 대해 약사 인플루언서들은 약사회 입장을 얼마나 알고 있고 공감하고 있을까.그동안 약사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은 성분과 질환, 제품에 집중돼왔다. 약의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살린 것이니 전혀 문제될 것이 없고, 앞으로도 더 집중해야 할 분야다.다만 약사회가 그토록 국민들을 설득하고 싶어하는 약 배달의 부작용, 마약 중독 예방과 교육의 중요성, 약국의 사회적 역할, 공직약사의 처우 개선 등의 이슈를 조명해주는 인플루언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약사 인플루언서들에게 목소리를 강요할 수 없지만 만약 수년 간 소통과 지원이 계속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지금도 약사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약사들은 늘어나고 있다. 약사회가 대국민 소통이 중요하다고 느낀다면 다시 한 번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도 필요하다.2023-08-03 18:23:06정흥준 -
[칼럼] 이성과 감각, 약사와 체험 디자이너헨리는 오랫동안 마을에서 약사로 일했다. 약국 문을 열고 손을 씻은 후 흰 가운을 걸쳤다. 기분 좋은 아침 의식이었다. 오래된 약국은 그 자체로 꾸준하고 믿음직한 사람 같았다. 불편한 마음마저도 약국이라는 안전문 안으로 발걸음을 들여놓는 순간 썰물처럼 밀려났다.”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2009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단편집 ‘올리브 키터리지’의 ‘약국’편에 나오는 동네 약사 헨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항상 약국을 찾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헨리는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 같습니다.1980년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당시 우리나라 3대 자영업종은 다방, 중국집 그리고 약국이었습니다. 그 당시 약국은 동네사람들의 건강상담을 담당하는 친근한 주치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장터란 ‘장이 서는 장소’란 뜻입니다. 영어 표현은 Market place입니다. 즉, 물물교환의 ‘세일즈’가 발생하는 곳이며 약국 같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곳입니다.요즘은 플랫폼이라는 용어를 자주 듣곤 합니다. 플랫폼이란 본래 기차를 타고 내리는 기차 정거장을 의미하는 용어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이용자가 이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모바일 앱, 웹사이트 등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곳입니다.요즘 소비자들은 반드시 오프라인(장터)에서 사야 하는 것과 온라인(플랫폼)에서 사야 하는 것을 구분짓는 것 같습니다.여기서 잠시 약국을 찾는 소비자를 ‘공중(Target Audience)’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서로에게 관심이 적은 느슨한 형태의 집합체인 ‘대중(mass)’이나 감정적으로 쉽게 휩쓸리는 집합체인 ‘군중(crowd)’에 비해 ‘공중’ 혹은 공중화 한 집단은 조직과 관련된 쟁점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입니다.이슈와 관련된 차별화된 특성에 따라 ‘대중(mass)’을 보다 작은 범위의 동질성을 가진 ‘공중(target audience)’으로 나누는 과정이 ‘세분화’입니다. 그루닉(Grunig, 1997)은 공중상황이론을 제시하면서 ‘관여도(level of involvement)’에 따라 공중은 분류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흔히 마케팅에서 전략을 수립할 때 소비자를 두 가지 차원인 수준(level)과 유형(type)으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해당 전략의 대상 제품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각각에 대한 전략을 수립합니다.그것은 고관여 이면서 이성 중심의 제품, 고관여 이면서 감성 중심의 제품, 저관여 이면서 이성 중심의 제품, 저관여 이면서 감성 중심의 제품입니다. 소비자(target audience) 개인의 생각과 느낌에 대한 차이가 좀 더 세분화되는 최근의 추세를 생각할 때 위의 4가지 관여도는 고정적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이제 이러한 관여도 관점과 구매장소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저관여 제품인 경우 소비자는 ‘do(구매)’ 부터 하게됩니다. 주로 치약, 식품, 문구류, 음료 등이 속합니다. 고관여 제품인 패션/의류, 가전제품, 고가의 제품 및 신제품의 경우 소비자는 ‘learn(배움, 요즘은 search(검색)에 해당)’ 혹은 ‘feel(체험)’의 단계를 거친 후 ‘do(구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렇다면 의약품(건강기능식품 등을 포함한 약국에서 세일즈 되는 제품)의 경우는 어떤 단계를 거칠까요? 플랫폼에서 고객이 바로 ‘do’하는 제품의 범주일까요? 아니면 장터에서 ‘learn, feel’하고 구매하는 제품일까요?만약 소비자가 두통(Problem)이 생겼을 경우 단순히 통증에 벗어나기 위한 진통제(Solution)만을 구매하는 것이라면 의약품은 저관여 제품군입니다. 하지만 약국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우리들의 ‘건강’과 직결된 것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단순한 통증의 해결이 아닌 소비자의 전반적인 ‘healthcare’관점에서 제품이 선택되어야만 합니다.즉, 약국에서 소비자가 구매하는 제품은 (설령 구매하는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learn’과 ‘feel(체험)’이 우선인 고관여 제품인 것입니다. 파인(Pine)과 길모어(Gilmore, 1999)는 사람들이 경제를 체험하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으며 체험 경제는 서비스 경제를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체험은 개인을 ‘몰입’시키는 활동이고, 체험의 목적은 고객을 단순히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또한 슈미트(Schmitt, 1999)는 체험 요소가 감각적 체험, 감성적 체험, 인지적 체험, 행동적 체험, 관계적 체험으로 구분된다고 주장합니다.그렇다면 약국에서 소비자들의 복합적 다감각의 체험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산업군의 종류와 상관없이 소비자들은 자신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청결한 공간에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경우 재방문할 확률이 높습니다. 즉, 소비자가 대기하는 약국이라는 공간에서 헬스케어와 연관된 오감(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을 경험하게 만드는 세일즈 콘텐츠 항목은 소비자의 만족을 증가시킬 것입니다.“체험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고객의 체험(경험)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다양한 산업군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약국에서 실천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입니다.첫 번째, 자동조제기와 디스플레이를 통한 ‘시각적’ 신뢰도와 접근 용이성을 체험하게 합니다.두 번째, 향기 분사기기 및 매장 특유의 시그니처 향기를 통한 ‘후각적’ 안정감을 체험하게 합니다.세 번째, 활기찬 아침 혹은 느긋한 오후 등 시간대별로 적절한 음향효과를 통한 ‘청각적’인 편안함을 체험하게 합니다.네 번째, 샘플링(healthy sampling)을 통한 ‘미각적’ 만족감을 체험하게 합니다.다섯번째, VR, Wii 등의 기기(최근의 디지털 치료제 등)를 통한 ‘촉각적’인 치료와 예방효과를 체험하게 합니다.“노년의 헨리는 약국이 있던 자리를 지나친다. 그 자리에는 이제 거대한 자동 유리문이 달린 대형 드럭스토어 체인점이 들어서 있다. 옆 쪽에 있던 나무들은 모두 잘려나가고 그 자리는 주차장이 되었다. ‘사람은 익숙해지지 않으면서도 익숙해지기 마련이지.’ 헨리는 생각한다.”약국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본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을 오프라인 약국에서 ‘체험’하게 된다면 이내 곧 소비자는 약국에서의 ‘체험’이 익숙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예전의 것들(헨리 약사의 친절함)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것들(약사의 체험 디자인)을 약국에서 만나보기를 기대해 봅니다. 필자 약력 - 고려대 문화콘텐츠학과 박사- 논문: 지역약국(Community Pharmacy) 활성화를 위한 세일즈콘텐츠 개발 연구- 부광약품 마케팅 이사- 세일즈 콘텐츠 및 헬스 커뮤니케이션 등 연구2023-08-03 10:57:20정석원 이사 -
[기자의 눈] 현실성 있는 품절약 대책안 나와야[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정부가 수급불안정 의약품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대책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현재 공급중단 보고 및 현장 모니터링 센터 등을 통해 의약품의 수급현황이 모니터링 되고 있지만, 부족한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의료 및 약국 현장에서 원하는 품절약, 즉 수급불안정 의약품은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머리를 맞대야 나올 수 있다.제약사들이 보편적으로 처방되는 의약품을 일정량 이상 비축·관리하게 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제약사에 생산·공급 의무화를 모두 전가해서는 안된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부족 원인에 따른 행정지원, 분산처방요청, 약가인상 요청 등의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향후 보다 내실있는 모니터링을 위해 공급중단보고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약사법 상 공급내역보고 제도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인데, 손질하는 방식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식약처는 "아직은 검토 단계로 개선방안이 마련되면 안내하겠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최근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진행하고 있는 '희귀·필수의약품 안전공급 지원사업'을 보면 정부 주도 하에 예산을 투입, 수급 불안정 의약품을 위탁제조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희귀필수약센터에는 약 10억원의 예산으로 국가필수의약품 가운데 의료현장의 필수성 및 시급한 조치가 요구되는 품목 및 국내 생산이 가능한 품목을 선정해 위탁제조에 들어가겠다고 했다.식약처 또한 수급불안정 의약품 공급을 위한 장기적인 방안으로 원료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 지원을 꼽은 만큼, 하루 빨리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최근 정부가 민관협의체 등을 통해 수급불안정 의약품의 공급·수요 관리를 위한 제도개선, 정보시스템 정비 등 체계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현실성 있는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2023-08-02 16:48:14이혜경 -
[기자의눈] 항생제 처방률 낮출 획기적 방안 필요[데일리팜=이탁순 기자]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이 20년 전보다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심평원이 5만333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전체의 32%만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를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정부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통해 바이러스 질환 등에 항생제 처방을 억제시키려는 노력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특히, 심평원이 매년 진행하는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가 의료기관의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줬음을 부인할 수 없다.약제 급여 적정성 평가에서 항생제 처방률이나 주사제 처방률, 6품목 이상 처방비율이 전보다 개선됐거나 우수기관은 진찰료에 가점이 붙는다.그 반대의 경우에는 진찰료가 삭감된다. 평가가 수익과 연결되고,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 그만큼 홍보도 되니 의료기관 자체적으로도 항생제 처방 감소에 적극적이다.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취지와 목적에 맞게 준수한 결과를 보이지만, 일반 병·의원들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종별 중에서 병원의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2022년 37.67%로 2021년 44.95%보다는 크게 떨어졌다.의원은 2021년 34.49%에서 2022년 32.10%로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하지만 정부가 제1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에서 목표를 세운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22%에는 병원과 의원 모두 크게 모자란다.병원과 의원이 목표에 못 미치면서 전체 처방률도 32%로 목표로 세운 22%에 부족했던 것이다.급성기관지염 등 급성하기도감염에 대한 병·의원의 항생제 처방률은 더욱 암담하다.2022년 기준 병원은 53.40%로 오히려 전년보다 2.05% 늘었고, 의원도 54.37%를 나타내며 상급종합병원 10.67%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목이 붓고 아픈 기관지염도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어서 항생제가 필요 없지만, 여전히 의료현장에서 10개 처방 중 5개에 항생제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약 개수 문제도 나아지지 않았다.이번 조사에서 평가지표였던 전체상병 처방건당 약품목수, 호흡기계질환 처방건당 약품목수, 근골격계질환 처방건당 약품목수, 6품목 이상 처방비율, 소화기관용약 처방률, 투약일당 약품비 모두 2021년보다 2022년 증가했다.특히 6품목 이상 처방률은 2021년 10.65%에서 2022년 14.22%로 급증했다. 소화기관용약 처방률도 45.09%에서 48.26%로, 여전히 의료현장에서는 필요 없는 소화제 처방이 남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를 볼 때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가 상급종합병원과 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에만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 건지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이제 일반 국민들도 단순 감기에는 항생제 없이 지내도 된다는 인식이 높다.반면, 기관지염이나 중이염 등 바이러스성 질환에는 아직도 항생제 처방이 유용하다는 인식이고, 실제로 병·의원 처방이 그렇게 나온다. 특히 소아과 의원은 더 심하다.적정성 평가도 국민 눈높이에 따라 목표를 더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상기도 감염 항생제 처방률이 30% 초반으로 떨어진 것에 안심할 게 아니라 전반적인 항생제 처방률 감소를 위한 더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더불어 급여 적정성 평가의 다른 지표인 다약제 처방도 감소세를 보이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다만 이것을 심평원의 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복지부가 중심이 되어 각 부처와 협력해 국민 뿐만 아니라 의료진 인식 제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를 마련해 '전 국민 캠페인'처럼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OECD 국가 순위를 목표로 둘 게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항생제 내성,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약제비 감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2023-08-01 14:56:00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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