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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적정보상과 우대가 전문약사를 만든다[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전문약사 시대가 제대로 막을 올리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인정하는 적정 보상과 우대가 뒷받침돼야 한다.제1회 전문약사 자격시험에 554명의 약사가 지원하며 국가 인증 전문약사 배출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소아와 정맥영양, 종양과 중환자, 노인 등 각 분야에서 더욱 전문성을 갖춘 약사들이 보건의료 현장에서 활동하게 된다는 의미다. 함께 일하는 의료진과 서비스를 받게 될 환자에게는 반갑지 않을 이유가 없다.정부도 마찬가지다. 제도를 만들어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약사 전문성 강화를 통한 보건의료서비스의 질적 성장이 가능해졌다.다만 제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전문약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적 유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병원들이 전문약사 수련교육기관으로 지정받기 위해 앞장서도록 만들고, 나아가 전문약사를 채용 우대할 수 있도록, 또 채용된 전문약사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의료기관 내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복지부는 지난 9월 병원약사회 관리자 역량강화교육에서 당장 전문약사 수가 신설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환자와 병원이 필요성을 체감하면 합리적인 고려가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었다.전문약사 배출과 동시에 새로운 수가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면, 이들이 현장에서 활동하며 필요성을 증명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유인책은 고민해야 한다. 의료기관 평가에 전문약사 인력 기준을 고려하거나, 전문약사들을 활용할 수 있는 팀의료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최소한 정부 차원에서 전문약사들이 의료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대국민 홍보 활동을 펼치거나, 병원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스로 전문약사들의 활동을 환자들에게 안내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정부가 필요성에 공감하고 제도화를 추진했다면, 새롭게 배출되는 전문약사들에게만 필요성을 입증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그래야만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통해 환자에게 돌아간 이익에 대한 연구성과들이 나오고 있는 것처럼, 전문약사를 통한 사회적 비용 절감에 대한 연구도 실현 가능할 것이다.전문약사 자격은 갖고 있지만 어떠한 이점도 없고, 현장에서 자격을 활용하지도 못한다면 말그대로 쓸모없는 제도가 되고 만다. 열심히 만들어 놓은 제도가 쓸모 없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애프터서비스가 필요하다.2023-11-09 17:20:16정흥준 -
[데스크시선] 제약 '1조클럽'과 미라클 코리아[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우리나라 헬스케어기업의 효시는 120년 전통의 동화약품을 기준점으로 삼을 수 있고, 본격적인 태동기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부터다. 1950년 6월 25일부터 휴전일인 1953년 7월 27일 사이에 창립해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제약기업은 영진약품·아주약품·삼남제약 3곳이며, 도매업체는 복산약품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도전과 개척이라는 불굴의 기업가정신 하나로 70여년 만에 우리나라를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기업과 국가를 막론하고 걸음마 시절은 존재하듯 우리나라 초기 제약바이오산업 역사 또한 자체 개발 신약이 아닌 수입의약품 의존도가 높았다. 황폐해진 전쟁의 상흔에서 결핵치료제, 항생제, 구충제는 날개돋힌 듯 팔려 나갔고, 이를 캐시카우로 대단위 투자가 이루어져 지금의 세계로 뻗어 나가는 K-바이오시대를 열게 됐다. 전장의 초연과 포화 속에서 탄생한 이들 기업가정신은 지금도 여전히 한국제약바이오산업을 지탱하는 소중한 밑거름으로 자리잡고 있고, 지(智)와 덕(德)을 겸비한 3세경영 체제로 변화·도약을 준비 중이다.한강의 기적에는 반도체·자동차·철강·건설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실상 대한민국 전산업이 포함되는 것이 맞지만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바로 제약바이오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리딩기업들의 내외수 외형이 400조에 달하다보니 이에 1/13 수준인 제약바이오산업이 상대적으로 작아보였을 탓이 크다. IT강국답게 게임산업 역시 20여년 만에 기하급수적인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천문학적 개발비용이 투입되지만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신약개발 영역은 당위성은 인정받고 있지만 여전히 홀대다.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신종플루를 비롯한 메르스사태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백신을 포함한 제약바이오주권 확립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는 점이다. 아직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에 필적하는 코로나19 백신을 완벽하게 제조할 단계는 아니지만 사실상 기술력 확보 후 상시 가동체제에 접어든 점은 환영할 만하다. 미국의 경우 국가를 주축으로 코비드백신 상업화에 투자된 비용만 20조원에 달하는 측면을 고려할 때 이번 팬데믹 당시 K-백신 자주권 확립은 절대 실패가 아니다.1500조로 추산되는 글로벌 헬스케어산업 리딩기업은 존슨앤존슨(J&J), 화이자, 로슈, 바이엘, 아스트라제네카, MSD, 노바티스, 사노피아벤티스, 다케다 등을 꼽을 수 있다. 2021년 세계 1위 제약바이오기업에 이름을 올린 존슨앤존슨의 매출은 122조원에 달한다. 2·3위에 랭크된 화이자·로슈는 105조·94조원, 10위 아스트라제네카는 49조원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 하나로 43조원의 수익을 올렸다. 화이자 전체 수익의 40%를 차지할 정도의 비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화이자 경쟁 백신 백스제브리아로 수조원의 이익을 얻었다.이에 비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전체 외형은 27조원 정도로 아직은 갈길이 멀다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는 양적 성장에 대한 비교평가이지 결코 빅파마와 비교해 절대적 열세에 있다는 말은 아니다. 특정 분야에서의 제제과학을 필두로 일부 바이오의약품 그리고 CDMO는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30여년 전 합성제네릭의약품에 사활을 걸던 토종제약산업의 허물을 벗고 극동지역 변방국가가 아닌 그 어느 다국적제약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대등한 위치에서 세계무대의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다.그 주인공은 200여 곳의 우리나라 모든 완제의약품 제약바이오기업에 영광을 돌릴 수 있지만 그중 눈에 띠는 탑티어는 대웅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등을 들 수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2014년 유한양행을 첫 시작으로 매출 1조를 넘어서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대웅제약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314억원으로 2017년 대비 7.4% 늘어 창립 이래 최초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GC녹십자, 한미약품, 광동제약, 한국콜마,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1조 매출을 넘어서는 성과를 이뤘다.특히 대웅제약은 국산 당뇨·위식도역류질환 혁신신약 엔블로·펙수클루의 개발로 국내 처방시장은 물론 해외 주요국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K-바이오 위상을 높이고 있다. 유한양행도 비소세포폐암 혁신신약 렉라자 상업화에 성공하며 우리나라 후보물질 탐색 역량과 R&D 능력을 세계에 알렸다. 종근당 역시 이장한 회장의 제제연구 특성화 전략을 필두로 면역치료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루고 있고, 최근에는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1조7000억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 플랫폼기술 혁명을 선도하고 있다.매출 1조 달성이 갖는 의미는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고, 내수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이룬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00여개가 넘는 국내 상장기업 중 상위 10% 이내의 기업만 1조 매출 성과를 낸다는 통계를 볼 때 상당한 역량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이들 기업의 특징은 과감한 R&D 투자와 지속가능 경영시스템 확립이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의 목표와 방향성은 단 하나 '신약개발'의 사명과 책임이다. '생명존중'의 철학. 이 한 단어에서부터 기적의 신약은 탄생된다.2023-11-09 06:00:07노병철 -
[기자의 눈] 잇단 대형 기술수출, 모처럼 불어온 훈풍[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종근당과 오름테라퓨틱이 연이어 글로벌 제약사와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종근당은 지난 6일 노바티스와 총액 13억5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HDAC 억제제 계열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넘기는 내용이다.같은 날 비상장 바이오벤처인 오름테라퓨틱은 BMS와 백혈병 신약 후보물질 ‘DRM-6151'의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규모는 1억8000만 달러(약 2300억원)다.총 계약규모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계약금이다. 종근당은 8000만 달러(약 1000억원)를, 오름테라퓨틱은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각각 계약금으로 선수령 했다. 계약금은 추후 신약개발 권리를 반환하더라도 돌려줄 필요가 없는 돈이다.계약금은 후보물질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반영하는 데 적절한 도구로 평가된다. 총 계약규모의 경우 낙관적 전망이 가득 담겨 있다. 후보물질이 개발이나 허가 등 세부 계약조건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수령하지 못한다. 대체로 총 계약규모에서 계약금 비중이 5% 이상이면 좋은 조건이라고 평가한다. 종근당은 총 계약규모의 6.1%를, 오름테라퓨틱은 55.6%를 각각 계약금으로 선수령했다.계약금으로 보면 2019년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큰 규모다. 2019년 2월 SK바이오팜은 1억 달러(총 계약규모 5억3000만 달러)를 수령하며 아벨테라퓨틱스와 뇌전증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이후로도 총 계약규모가 조 단위인 여러 기술수출 계약이 이어졌지만, 계약금액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았던 게 사실이다. 일각에선 총 계약규모와 계약금간 편차를 두고 거품 논란이 일기도 했다.그러나 모처럼 1000억원 이상 계약금을 수령하는 계약이 연이어 체결됐다. 제약업계에선 잇달아 성사된 대형 기술수출 계약이 최근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최근 제약바이오 업계는 코로나 이후로 이어진 고금리 상황으로 인해 투자절벽을 맞이한 상황이다. 특히 일정한 매출 없이 R&D에 집중했던 바이오벤처들은 외부 투자가 급감하며 위기에 내몰렸다.이런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내는 것은 결국 제약바이오산업의 핵심 자산인 R&D다. 또 다른 R&D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연이은 기술수출 계약으로 일단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기 위해선 멀지 않은 시점에 새로운 R&D 성과가 나와야 한다. 종근당과 오름에 이은 연타석 안타를 기대해본다.2023-11-09 06:00:00김진구 -
[기자의 눈] 환자 열명 남짓…'일라리스' 급여에 대한 걱정[데일리팜=어윤호 기자] 10명 남짓한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일라리스'의 보험급여 논의에 진전이 생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라리스는 현재 약제급여기준소위원회 단계에서 정부와 제약사 간 협상을 진행한 상태다. 두 번의 등재 도전 실패 후 지난 4월 소아 적응증 추가와 함께 재신청이 이뤄진 지 벌써 반년 가량이 지났다.세번째 도전이지만 여전히 등재 과정은 험난해 보인다. 현재 일라리스 급여 논의의 초점은 경제성평가면제제도 적용 가능 유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평면제 트랙으로 급여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라리스의 급여 등재는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문제는 이같은 약들은 앞으로 늘어날 것이 자명한데, 우리나라는 포용이 어려운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2015년 국내 허가된 일라리스는 유전성 재발열증후군 치료제로, 이는 이상 유전자에 따라 세부 질환이 나뉜다.구체적으로 일라리스는 국내에서 ▲PFS(크리오피린 관련 주기적 증후군(CAPS), 종양괴사인자 수용체 관련 주기적 증후군(TRAPS), 고면역글로불린D증후군/메발론산 키나아제 결핍증(HIDS/MKD), 가족성 지중해 열(FMF) ▲전신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Systemic JIA)에 대해 처방이 가능하다.이중 CAPS는 다시 ▲가족성 한냉 자가염증성 증후군(FCAS)/가족성 한냉 두드러기(FCU) ▲머클-웰스 증후군(MWS) ▲신생아 발현 다발성 염증 질환 (NOMID)/만성 영아 신경 피부 관절 증후군(CINCA)로 다시 분류된다.워낙 대상 환자가 적고 적응증이 복잡한 만큼 급여를 위한 논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라리스의 여러가지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 수가 극히 적다. 일라리스의 일부 적응증은 질병코드조차 없거나 최근에 등록됐을 정도다. 실제 일라리스의 대상이 되는 국내 환자는 약 13명으로 추산되고 있다.일라리스가 비급여인 상황에서 환자들은 대안 아닌 대안으로 가능한 치료를 받고 있다. CAPS의 경우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들어오는 '키너렛'이라는 약물을 쓰고 있다. 국내 정식 식약처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닌 센터를 통해 들어오는 약제로, 공급에 차질이 있는 경우도 있으나 국내에 공급 의무를 지닌 주체가 없기 때문에 소통 창구가 불명확하고 공급 개선에 한계가 있다.또 FMF의 경우 콜키신이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는데, 이 약제는 국내에 없다. 일라리스는 콜키신이 금기이거나, 내약성이 없거나, 또는 최고 내약 용량의 콜키신에도 적절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 FMF에 사용하도록 허가돼 있다.하지만 콜키신이 국내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급여 적용이 이뤄져도 콜키신의 허가 및 급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일라리스의 사용이 어렵다. 학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콜키신의 허가초과 비급여 사용신청은 물론 해당 약제의 급여확대까지 신청한 상태다.얼마 전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일라리스의 급여 등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환자들이 약물 비급여로 연간 8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을 치료제 구매에 소요하고 있다며 소아 삶의 질 개선과 환우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급여 등재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극소수의 환자를 위한 약물 '일라리스'가 합의점을 찾고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지 지켜 볼 부분이다.2023-11-08 06:00:56어윤호 -
[기자의 눈] 혁신가치 반영 약가우대, 늑장행정 멈춰야[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부가 혁신가치를 반영한 의약품 가격 우대 방안 등을 담은 약가제도 개편안 공표에 뜸을 들이는 분위기다. 이미 국내외 제약사, 바이오 제약사 대표단과 여러차례 협의체 회의를 가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혁신가치를 평가해 약가를 우대할지 결과물을 내놓는 시점이 점점 늦어지는 상황이다.당초 혁신가치를 반영한 신약, 개량신약과 보건안보 강화를 위해 필요한 국산 원료 사용 의약품 등에 대한 약가제도 개선안은 지난 9월 정부 발표가 예견됐었다.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약가제도 개편 민관협의체를 5회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 확정 공표하겠다는 게 보건복지부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후 구체안이 차일피일 베일을 벗지 않더니 국정감사 등을 이유로 공개가 한층 지연돼 지금에 이르렀다.혁신가치를 반영한 약가우대 규정 마련은 국회도 수년째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며 입법안까지 발의한 사안이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제약산업 특별법이 그것으로, 총리 직속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 신설과 함께 혁신형제약기업이 제조한 의약품의 급여 상한액을 의무적으로 가산 우대하도록 강제하는 게 법안 핵심이다.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혁신가치 반영 약가제도 개편안과 관련해 취임 이후 올해 초부터 꾸준히 실질적인 제도 마련과 시행을 약속해왔다. 올해 2월 전문기자협의회와 직접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박민수 차관은 "미국의 바이오 행정명령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필수의약품, 국산 원료 사용 의약품에 대해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고 약가에 반영하는 장려 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었다.서정숙 의원안 심사 과정에서도 박 차관은 혁신형제약기업 약가 우대 조항을 의무·강행 규정으로 전환하는데 부담을 표하며 전환하지 않더라도 혁신가치를 입증한 의약품에 대한 약가우대 정책을 확실히 만들어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나아가 올해 국감에서도 '코리아 패싱' 방지와 국내 개발 신약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신약 혁신가치 적정 보상을 위한 약가제도 개선안을 검토 중이며, 국산 원료 사용 의약품의 약가우대 정책을 만들겠다는 답변을 내놨다.결국 복지부는 혁신가치 반영 약가제도 개편안 마련을 올해 내내 공언한 셈인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외연을 살피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쉬울 따름이다. 과거 복지부는 약가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WTO 통상마찰 등을 이유로 자국 산업만 우대하는 방식의 약가개편안 마련이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제약산업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나서부터는 통상마찰이 없는 선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혁신적인 수준의 약효·안전성을 내보인 의약품에는 그만큼 보상을 하겠다는 시그널을 여러 차례 보냈다. 우리나라에서 의약품 제조·수입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이런 시그널 속에서 민관협의체 회의에 참여해 왔을 테다.복지부가 협의체 논의 결과를 기반으로 보다 촘촘하고 실질적인 약가우대 정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 개편안 공개가 지연되고 있다면야 일견 이해가 되지만, 개선안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제약계 입장에서 별다른 언급 없는 복지부의 개편안 공개 지연은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 이미 제약사들의 약가제도 개편 관련 민원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충분히 복지부에 제출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이유로 약가제도 개편안 마련을 향한 정부 의지가 꺾여서는 안 된다. 제약사들의 신약, 개량신약 개발 의지를 고취해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값싼 인도와 중국 원료 대신 국산 원료를 사용해 약을 제조할 동기를 부여하는 약가제도 개편안이 가을이 끝나기 전 모습을 드러내길 기대한다.2023-11-07 06:51:06이정환 -
[칼럼]큐어와 케어, 약사와 노인“그는 …. 조제실에서 작은 절구에 시선을 꽂고 누워 있었다. 푸른 얼굴은 더 이상 공포에 휩싸여 있지 않았다. 룸 약사는 그의 눈을 감겨 주었다. 모든 것이 끝났던 것이다.”터키 작가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 단편소설 중 ‘솜 트는 노인’의 일부분 입니다. 평생 솜을 트는 일을 하던 노인이 한 동네 약국에서 맞이하는 죽음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푸른 눈의 노인은 이렇게 말합니다.“피곤하네…,전에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는지 나도 모르겠군. 난 지금 정확히 일흔여덟 살 일세. 지친 적이 한 번도 없었지. 난 지친 적이 없었어.”마치 우리 부모님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몸은 어떠시냐는 자식들의 물음에 항상 우리 부모님들은 “괜찮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솜 트는 노인처럼 말입니다.노인과 관련된 2가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노인 인구의 증가입니다. 지난 6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약 50년 뒤 한국 인구의 30%는 75세 이상 노인으로 구성되고 한국은 OECD 주요 회원국 중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습니다.두 번째는 미디어 리터러시 측면에서의 노인 교육의 필요성입니다. 오늘날 ‘가짜뉴스’라 불리는 허위정보와 편향된 정보만을 개별 맞춤으로 제공하는 ‘필터버블’ 현상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됩니다. 특히 ‘가짜뉴스’와 ‘필터버블’이 노인들의 건강과 연관된다면 더욱 큰 문제가 됩니다.나스미디어에서 발표한 2020년 자료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인터넷 이용자들 중 유튜브를 시청한다는 답변은 무려 94.6%였습니다. 전 연령 평균 수치인 93.7%보다도 높습니다. 노인층은 ‘가짜뉴스’와 ‘필터버블’의 위험에 너무 쉽게 노출되어 있습니다.이제 노인의 건강을 위한 큐어(cure)와 케어(care)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큐어와 케어 중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느냐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있습니다만, cure의 어원이 care 즉 ‘관심’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고려했을때 저는 그 순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중요한 것은 큐어(cure)와 케어(care)를 받는 대상, 즉 ‘소비자(노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앞선 칼럼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약국을 찾는 소비자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소비자의 기본적 특징과 노인층이라는 특정 연령대의 소비자 특성을 고려했을때 약사는 전문적 지식의 전달보다는 휴리스틱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휴리스틱이란 행동경제학의 핵심 개념으로 불확실한 상황속에서 어떠한 판단을 내려야할때 명확한 실마리가 없을 경우 자신에게 편리한 방법을 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소비자가 신뢰하는 전문가인 약사가 어떠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면 소비자는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됩니다.지난 칼럼에 이어서 오프라인 매장의 공간디자인이 적용된 동네책방에 관한 사례를 추가로 말씀드리겠습니다.일본 다이칸야마 쓰타야 티사이트(복합상업공간)는 2011년 말 개장했습니다. 이곳의 주요 타겟 소비자는 60대 이상의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를 바라는 세대입니다. 티사이트는 다음과 같은 공간 디자인을 실행하였습니다.첫째, 타겟 소비자가 젊은 시절을 기억할 수 있는 디자인의 디스플레이를 제작하여 매장에 배치하였습니다. 두번째, 편안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설계하여 소비자가 매장에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였습니다.타이완의 텐위안청스(‘전원도시’라는 뜻)는 출판사이자 생활미학 서점이며 전시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강의, 좌담회, 다양한 체험 이벤트를 통해 각종 분야의 전문가들과 그 분야에 관심있는 소비자들의 만남이 활발하게 일어납니다.위의 서점들은 소비자에게 체험/경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시간 점유율을 늘린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전문가가 매장에 상주하며 소비자의 질문에 답하고 나아가 파생되는 상품 및 활동을 추천한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오늘날 약국이 노인 소비자들을 위한 큐어와 케어를 어떻게 제공해야할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가짜뉴스와 필터버블로부터 노인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휴리스틱을 활용해 이들이 올바른 결론에 도달하도록 커뮤니케이션하는 역할은 약사만이 할 수 있습니다.‘솜 트는 노인’ 중 한 장면입니다. “잠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모른다. 잠은 애인 같은 것이다. 오지 않으면 신경이 곤두선다. 하지만 새로 솜을 튼 요를 보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새털같은 기쁨이 생긴다.”우리들의 부모님이신 노인들에게 약국이 애인같은 편안함을 제공하길 바라봅니다. 필자 약력 - 고려대 문화콘텐츠학과 박사- 논문: 지역약국(Community Pharmacy) 활성화를 위한 세일즈콘텐츠 개발 연구- 부광약품 마케팅 이사- 세일즈 콘텐츠 및 헬스 커뮤니케이션 등 연구2023-11-06 11:10:50정석원 이사 -
[기자의 눈] 실적보다는 테마주 그리고 씁쓸함[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이번에도 실적보다는 테마다. 3분기 호실적을 달성한 제약사보다 빈대, 폐렴 등 테마주 몸값이 상승했다. 일부는 임상 1상 데이터 발표 예고에 두 번 상한가로 직행했다. 실체보다는 무언의 기대감이 주가를 좌지우지했다.최근 대형제약사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졌다. 한미약품, 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HK이노엔, 보령,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시언스 등이다.녹십자와 동아에스티를 제외한 대부분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SK바이오사이언스(185%), 유한양행(54%), 종근당(33%), 한미약품(23%), 대웅제약(13%), 보령(11%) 등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매출은 SK바이오사이언스(154.6%), 삼성바이오로직스(18.4%), 유한양행(11.9%), HK이노엔(8.8%), 한미약품(6.6%), 보령(5.3%), 종근당(4.1%) 등이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기 매출 첫 1조원을, 한미약품은 3분기 누계 첫 1조원을 돌파했다.호실적은 주가에 반영됐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85%, 154.6% 증가했다. 어닝서프라이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는데 3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다만 주가는 실적 당일과 다음날 오히려 빠졌다. 최근 소폭 상승했지만 호실적과 발표 전후를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 상태다. 이는 호실적을 발표한 다른 제약사들도 마찬가지다.반면 테마를 탄 제약바이오주는 줄줄이 상한가에 탑승했다. 대표적으로 국제약품은 10월 25일(종가기준 3795→4930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관련주, 경남제약(종가기준 1169→1519원)은 10월 31일 전국 빈대 확산에 따른 해충 기피제 관련주로 부각되면서 상한가로 직행했다.큐리언트는 2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큐리언트는 11월 2일 미국면역항암학회(SITC)에 참가해 면역항암제 '아드릭세티닙(Q702)'의 단독 및 '키트루다' 병용 1상 결과 포스터 발표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한가(종가기준 3370→4380원)를 쳤다. 다음날도 상한가(4380→5690원)를 이어갔다. SITC는 면역항암분야의 최대 규모 글로벌 학회다.여기서 드는 의문점은 상한가로 직행한 제약바이오주가 그만큼의 몸값 상승 요인이 있었는지다. 폐렴이나 빈대 관련주는 사실 엮으려 하면 많다. 많은 곳이 관련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어서다. 이에 주주 사이에서는 투자 기업을 테마주로 엮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라시 등을 통해서다. 큐리언트의 R&D 이슈도 1상 발표인 만큼 두 번의 상한가를 기록할 만큼의 기대 요인인지도 의문이다.'실적=시총'이 아닌 '테마주, 세력=시총'인 시장의 흐름이 여전하다. 일부 기업은 테마주 편승을 위해 빈대, 폐렴 등 제품 라인업 소개에 열중이다. 호실적, 즉 실체보다는 테마주에 편승된 기업가치 상승이 씁쓸한 이유다. 최근에는 조류독감 관련주가 형성되고 있다.2023-11-06 06:00:01이석준 -
[데스크시선] 히알루론산 가격 폭등론 누가 퍼뜨렸나[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지난 9월 급여적정성 재평가 1차 결과 발표 직후만 해도 급여 유지 쪽에 무게를 둔 보도가 많았던 반면 국정감사가 열린 10월에는 급여 삭제 우려 목소리가 커졌다. 히알루론산 점안제에 관한 이야기다.물론 1차 재평가 결과 양쪽 해석이 가능하긴 하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히알루론산 점안제의 2가지 적응증 중 쇼그렌증후군, 피부점막안증후군(스티븐스존슨증후군), 건성안증후군과 같은 내인성 질환에 대해서는 급여적정성이 있다고 판단한 반면 수술 후, 약제성, 외상, 콘텍트렌즈 착용 등에 의한 외인성 질환은 급여적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따라서 급여적정성이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둔다면 현상 유지 해석이 가능하고, 반대로 급여적정성이 없다는 쪽에 힘이 실린다면 환자의 비용 부담 우려가 나올 수 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1차 발표 직후에는 현상 유지 평가가 많았던 반면 10월 국감 철이 되자 환자 비용 부담 우려 여론이 더 득세했다.다만 현상 유지 평가는 나름의 논리가 있었다. 급여적정성이 있다고 판단한 내인성 질환이 처방의 80%를 차지하기에 외인성 질환이 비급여로 전환된다고 해도 환자나 의료진, 제약사에 큰 부담은 없을 거란 것이다.하지만 가격 폭등론에는 논리에 상당한 오류가 발견됐다. 비급여로 약값이 10배 이상 높아진다는 보도는 보통 환자본인부담금이 30%이라는 점만 알아도 비약이라는 걸 눈치챌 수 있다. 최대 2~3배 정도면 모를까.또한 이번 재평가가 오로지 건강보험 재정 문제 때문이라는 보도 역시 팩트에 어긋난다. 물론 급여약이 비급여로 빠지면 건보재정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재평가는 임상적 근거에 기반하고 있다. 효과 근거가 빈약하니 급여에서 빼겠다는 게 더 목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문제는 비논리가 판치는 주장을 국회가 고스란히 받아 별다른 팩트 검증 없이 압박 수단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어떤 의원은 심평원장의 급여 유지 확답을 이끌어내려 했으며, 재평가 목적 자체의 의문을 던진 의원도 있었다.물론 재평가 결과로 환자 치료에 사각지대가 있어선 안 된다. 하지만 효과 검증이 부족한 약을 계속 쓰게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재정은 재정대로 낭비되고, 환자 치료에도 도움 되지 않는다. 다수 국민의 보험비도 감안해야 한다.아무리 그래도 히알루론산 가격 폭등론은 너무 과장됐다. 하지만 여론의 파괴력은 컸다. 인공눈물 가격이 정말 10배 가량 비싸지느냐는 소비자의 문의가 약국에서 폭발했다. 사재기를 부추기는 제약사의 영업 메시지도 있었다고 한다.이에 폭등론이 어디서 시작됐을까 의문을 던지는 목소리도 있다. 짐작가는 부분은 있다.현재 재평가는 1차 결론을 끝내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더욱이 급여적정성을 인정받은 내인성 질환에 대해서도 사용량 제한에 대한 급여기준 변경 검토에 들어갔다.사용량이 제한되면 제약사 매출에도 빨간 불이 켜진다. 히알루론산 점안제 시장규모는 연간 3000억원이 넘는다. 첨예한 이해 관계자가 분명 있다. 제약사들이 재평가 전 대형 로펌과 손을 잡고 사전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는 전언도 있다.하지만 가격 폭등론이 여론몰이라 할지라도 이를 팩트체크 없이 한쪽 면만 부각하는 주류 언론과 국회의 태도는 문제삼지 않을 수 없다. 정말 그것이 국민 알 권리이고, 민의였을까? 누군가는 제대로 말해야 한다.2023-11-03 06:11:39이탁순 -
[기자의 눈] WLA 등재...WHO 실사 면제 혜택이 관건[데일리팜=이혜경 기자] WHO는 지난 10월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WHO 우수규제기관 목록(WHO Listed Authorities)에 등재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에 소식이 알려진 건 30일 오후였는데, WHO가 홈페이지에 WLA 등재 국가 리스트를 올렸다가 돌연 삭제했다. 세부적인 내용 조율로 인한 오류인 것으로 확인되며, 식약처가 공식적으로 WLA 등재 소식을 들은 건 31일 오후다. WHO 또한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한국이 WLA에 등재됐다고 발표했다.식약처의 WLA 소식이 반가운 건 우리나라가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정회원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WHO의 SRA(Stringent Regulatory Authority)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들이 UN 산하기관의 의약품·백신 조달 입찰에서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특히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지난 2021년 홍콩이 예방접종증명서 인정국가 범위를 SRA 등재국가로 한정하면서 국내 의약품의 규제수준 신뢰도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는 WHO가 2015년 이후 SRA 등재 신청 절차를 운영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해프닝인데, WHO는 ICH 회원요건을 기준으로 하는 SRA를 대체해 WHO가 직접 규제기관을 평가하는 WLA를 2016년부터 추진해왔다.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SRA를 대체할 평가제도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고 WHO가 WLA 등재의향서를 접수 받기 시작한 2021년 첫 번째로 등재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번 식약처의 WLA 등재 소식은 2년 만에 들려온 쾌거다.하지만 WLA 등재가 이뤄지면 구체적으로 국내 제약 바이오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식약처 또한 SRA 국가가 UN 산하기관에 의약품·백신 조달에 입찰하는 경우 WHO 품질인증(Pre-qualification, PQ) 예외를 적용해 유리한 조건을 부여하고 있으며, WHO가 WLA 등재 국가에 대해서도 이와 동등한 수준의 지원책을 운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발표했다.제약 바이오업계는 이번 WLA 등재로 WHO의 PQ 예외 적용을 기대하고 있다. WHO는 규제기관은 아니지만 UN 산하기관의 의약품과 백신 조달 시 PQ를 진행하는데 이는 자료 검토, 시험검사, 현장실사 등을 모두 포함한다. 결국 국내 현장에서는 WHO의 PQ를 예외적용 받을 수 있어야 식약처의 WLA 등재를 실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 빨리 식약처가 WLA 등재로 인한 WHO의 인센티브를 구체적으로 발표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2023-11-03 06:09:39이혜경 -
[기자의 눈] 바이오혁신위, 전문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최근 제약바이오업계가 간절히 원했던 컨트롤 타워가 구체화됐다. 정부 측은 최근 제약바이오산업 컨트롤타워인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대통령 훈령을 제정했다.위원회에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12개 정부부처가 참여한다. 위원회 소속 정부 기관들은 보건의료기술, 디지털, 의료기기, 의약품 전주기적 지원을 위한 정책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심의할 예정이다.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제약바이오 컨트롤타워 설치 공약을 내세운 바 있는데 취임 1년 반 만에 구체화된 모양새다.제약바이오 컨트롤타워는 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비롯한 제약바이오업계는 신년행사, 새 정부 출범행사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약·바이오 컨트롤타워 신설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간 존재하지 않았던 신규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들이 등장한 만큼 이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현재 제약바이오산업에는 디지털치료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들이 대거 진입한 상황이다. 디지털 치료제, 전자약 영역에는 상용화된 품목들도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에 비해 관련 정책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처럼 신기술은 기존 제도가 아닌 새로운 제도에 적용해야 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정부 측의 전문인력 확보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의약품의 심사나 보험급여 담당자가 신산업 시장을 잘 알아야 한다는 이유였다. 현재 불면증 치료제 에임메드의 솜즈, 웰트의 웰트-I 등은 각각 1, 2호 디지털치료제로 국내 허가됐지만 보험급여를 어떤 방식으로 적용해야 하는지, 해외 어떤 사례를 참고해야 하는지, 재정 영향은 어떤지 갑론을박이 있는 상황이다.특히 신의료기술이 ‘예방’에 초점을 맞춘 만큼 그 비용효과성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야 할 전문가가 필요하다. 첫 사례가 후속 개발되고 있는 품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문인력의 정확한 판단이 더욱 더 중요해졌다. 또 신산업에 대한 업계의 지원 목소리도 높아 현장 요구도를 정확하게 이해한 전문인력이 있어야 세심한 정책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기술의 발전 만큼 규제 기관의 인력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위원회 이름에 혁신이 들어간 이유도 산업 고도화에 발맞춘 규제와 지원 정책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제약바이오혁신위의 ‘혁신’ 담당자 전문성이 신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2023-11-02 06:15:01손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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