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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편의점 약 자판기,약사회 부실한 대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안전상비약 무인 자판기 추진이 진행 중이다. 주관 부처인 산업자원통상부는 관련 안건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내년으로 넘겼지만, 시기만 늦춰졌을 뿐 본격적인 논의를 통한 실행 가능성은 남아있다. 상비약 무인 자판기 운영과 관련한 실증특례가 접수된 것은 지난 3월이다. 현재 실증특례를 통해 주류, 담배를 무인 자판기로 판매 중인 업체가 상비약도 자판기에서 판매하겠다는 계산에서 규제샌드박스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안면 인식, 성인 인증 등 과정을 거쳐 주류, 담배를 자판기로 판매하는 상황에서 편의점에서도 판매하는 상비약을 왜 판매하지 못하냐는 것이 업체 생각이다. 상비약 자판기 추진은 업체의 신청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0월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부에 건의한 '기업-국민이 바라는 규제혁신 과제' 51건 중 ‘안전상비약의 자동판매기 허용’ 건을 포함시켰다. 규제샌드박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상공회의소는 약사법 개정을 통해 안전상비약의 자동 판매를 허용해 소비자 편익을 증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회도 관련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경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안전상비약 무인 자판기 판매 건이 접수된 사실을 인지한 바 있고, 지난 7월에는 감사단이 나서서 안전상비약의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련의 대처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3월 상비약 무인 자판기 관련 건이 접수되고, 지난달 23일 산자부가 진행한 규제특례심의위원회 전문위원 회의에서 관련 안건이 논의되기까지 8개월 가까운 시간이 있었다. 약사회 관계자는 상비약 자판기 실증특례 건과 관련해 어떤 대처를 했는지 묻는 질문에 “한 차례 산자부에 관련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8개월 기간 동안 의견서 제출 한번으로 상황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 예단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화상투약기 실증특례 통과라는 쓰디쓴 경험을 맛본 약사회이다. 그 과정을 통해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실증특례 진행의 위험성을 충분히 학습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 점에서 약사회의 일련의 대처가 과연 이번 안전상비약 무인 자판기 실증특례 추진을 강력하게 막을 의지가 반영된 것인지는 의문이다. 비대면 활성화로 인한 무인 자판기 사업의 호황으로 자판기 업체들은 의약외품을 넘어 의약품까지 자판기로 판매할 계획으로 약업계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약사회의 밀리면 끝장이라는 의지와 적극적 대처 없이는 시대 상황과 국민 편의 명제에 무릎 꿇는 상황이 또 다시 연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2022-12-07 17:48:41김지은 -
[모연화의 관점] 약? 병? 직전 행동? 무엇 때문인가(11)건강 심리학 교수 키스 펫리(Keith Petrie)는 뉴질랜드의 인구를 대표하는 표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주 동안 경험한 증상(symptom)을 조사했다. 결과에 따르면 한 주간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고 답한 참가자는 10.6%에 불과했고 참가자들이 경험한 증상 수의 중간값은 5개에 달했다. 많이 호소한 증상은 요통(38%), 피로(36%), 두통(35%), 콧물이나 코막힘(34%), 관절통(34%), 불면증(29%), 기침(28%), 근육통(23%) 순이었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다양한 증상을 겪는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것을 배경 증상(background symptom)이라 명명했다. 배경 증상은 전년도 의료 기관 방문 혹은 현재의 약물 복용과 유의하게 연관되어 있긴 했지만, 질병을 앓고 있을 때만 발생하지는 않았다.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배경 증상의 비율은 질병 유병률을 웃돌았다. 한편, 의사 기린탄(Kirin Tan)과 동료 교수들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배경 증상과 자주 처방되는 의약품의 부작용으로 나열된 증상 유형 간에 높은 중복률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흔하게 경험하는 20가지 증상 중 8가지가 90% 이상의 의약품 부작용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이러한 결과가 도출되었을까? 선행 연구들은 오귀인(misattribution) 이라는 심리적 특유성으로 이러한 현상을 설명했다. 오귀인의 정의 이전에, 먼저 귀인이라는 개념을 살펴보자. 귀인(歸因, attribution)은 원인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심리적 경향성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원인을 추론하고 사건의 결과와 연결해, 인과를 정리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A씨에게 졸음이 몰려오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A씨는 왜 졸리는지 탐구하기 위해 자기 행동을 반추한다. '점심으로 피자를 먹음, 머리가 아파 약을 복용, 커피를 마심' 그러고는 그 원인을 찾아, 결과와 연결 짓는다. 일례로, A씨가 졸림의 원인을 약의 복용으로 추정했다고 치자. 이런 과정 자체가 귀인이다. 그런데 기린탄(Kirin Tan)과 동료 교수들은 어떤 증상이 발생했을 때, 그 전에 약을 먹었다고 약 때문이라고 귀인하는 건 오귀인의 일종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인과 결과를 잘못 잇는 오귀인은 귀인 편견(attributional bias) 중 하나인데, 대표적인 예시는 흔들다리 효과이다. 흔들다리를 이성과 함께 건너는 경우, (무서워서) 심박수가 높아지는 걸 사랑의 두근거림으로 (잘못) 추정하는 것이다. 사실 A씨는 감기 기운이 있었고, 복용한 약의 성분은 덱시부프로펜으로 졸음이라는 부작용과 큰 관계가 없기에, 졸음의 원인은 감기일 가능성이 작지 않다. 혹은 소화되지 않은 피자가 졸음의 원인일 수도 있다. 즉, 약의 부작용인지, 병의 증상인지, 식품이 원인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의약품 부작용으로 꽤 많이 기록된, 설사나 변비 같은 증상도 다르지 않다. 특정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행동을 한다. 약을 먹기도 하고, 비타민을 먹기도 하고, 과일주를 마시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약은 독이고, 약의 부작용은 무조건 존재한다고 생각하므로, 증상과 약의 관계를 인과 관계로 추정해버린다. 종합하자면, 약에 관한 [감정과 지각]은 귀인 과정에 영향을 미쳐 오귀인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약, 피자, 과일주, 스트레스에 어떤 감정을 품느냐에 따라 결과와의 연결고리가 달라진다. 만약, 약을 먹는 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나 감정 '나는 약에 예민해, 나는 약이 싫어'를 가지고 있다면 안 좋은 증상의 원인으로 약을 지목하기 쉽다. 지각도 마찬가지이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부작용 증상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고, 인지적으로 지각하고 있다면 내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기 때문에, 원인으로 단정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러한 감정과 지각이 장기적으로 치료 행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부정적 감정을 가진 사람은 더 많은 부작용 증상을 보고하고, 이것이 모두 약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경향이 컸다. 설사, 치료에 의한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그 사실을 부정하고, 다른 요인과 치료 효과를 연결해버리기도 한다. 가령, 약을 먹었을 때는 부작용만 있었고, 치료는 마음이 했다(혹은 식품이 했다)는 식으로 인과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면, 행동 여정을 질문하고, 다양한 관점의 귀인을 ‘함께’ 시도할 필요가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고, 가능성을 탐색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하다. 아울러, 22년 10월 19일 자 칼럼에서 논한 노세보 효과를 참고해, 귀인 과정에서 메시지 수용자의 부정적 기대의 영향력도 고려해봄 직하다. 물론, 민감한 주제로 환자와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상황이 무섭고 두려울 수 있다. 특히, 학부 과정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실제 상황을 처음부터 잘 풀어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부작용 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약사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다. 증상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고, 관리해야 할 대상이라는 걸 잊지 말자.2022-12-07 11:57:34데일리팜 -
[모연화의 관점] 무지를 무시한다? 모르면 확신한다(10)"Ignorance more frequently begets confidence than does knowledge" : Charles Darwin, The Descent of Man 1874년 찰스 다윈은 지식보다 무지가 자기 확신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125년 후, 심리학자 데이비드 더닝(David Dunning) 교수와 대학원생 저스틴 크루거(Justin Kruger)는 모른다는 것이 인간 자신을 스스로 과대평가하게 만드는 원인변수라는 점을 증명했다. 구체적으로 두 연구자는 코넬대학교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4개의 실험 연구를 했다. 실험 1은 유머 영역, 실험 2와 4는 논리적 추론, 실험 3은 영어 문법 영역이었고, 각 영역에 배정된 학생들은 관련된 지식에 관한 시험을 본 후, 자기 능력을 (스스로) 평가하는 절차를 거쳤다. 실제 지식과 평가한 자기 능력치의 차이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결과에 따르면, 실제 지식 하위 25%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그들의 예상 시험 성과와 능력을 가장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상위 25%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그들의 시험 성과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코넬대학교 학생 수준이면 높은 지식수준을 가지고 있을 거라 예상되는데 그러한 학생들도 쪼개어 보면, 실제 지식 점수가 낮을수록 자신을 과대평가한다는 결과가 말이다. 무지와 자기 과신의 관계를 증명한 이 연구는 많은 사람의 가슴을 찔렀기에, "아 정말 이런 기발한! 의 대명사"인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을 받게 되었다. 연구자들은 지식을 높이고, 메타인지 능력을 증가시켜야 역설적으로, 능력의 한계를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더닝-크루거 효과는 비전문가 집단의 확신적 무지를 연구할 때 많이 활용된다. 정치학 교수인 메튜 모타(Matthew Motta)와 동료들은 백신에 관한 지식이 적은 사람일수록 자기 지식을 과대평가하고, 전문가와 정부 정책을 무시하며, 스스로 판단한 대로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증명했다. 심지어, 지식이 적은 사람들이 자폐증의 원인과 백신의 관계에 대해 의사나 과학자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백신 캠페인 전략을 도출할 때, 사람들이 전문가의 말을 무조건 수용할 거라는 가정을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구체적으로 무지에 의한 확신을 깨기 위해 전문가들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설명문의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거듭된 질문을 통해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 더불어 다양한 근거를 제시해 신뢰를 높여야 한다. 예를 들어, MMR 백신에 우호적인 사람에게는 '홍역, 볼거리, 풍진을 예방해주는 MMR 백신을 맞추세요'라는 설명문만으로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 MMR 백신 접종이 비 접종보다 위험하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에게는 '홍역 백신 이전, 홍역이 영아 사망률 1위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유행성이하선염은 뇌수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등의 질문으로 관심을 유도하면서, 구체적인 숫자(사망률 및 예방한 생명의 수 등)를 준비해 메시지를 구성해야 한다. 아울러 더닝-크루거 효과의 함의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러트 러셀(Bertrand Russell)은 어리석은 사람은 쉽게 확신에 차고, 현명한 사람은 자신을 의심하고 주저하기 때문에 진일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의 현상만 보고, 문제의 원인을 여러모로 살펴볼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상대에 대한 비판도 쉽고, 해결 방안도 쉽게 제시한다. 반면, 문제의 원인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예상되는 어려움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에 조심스럽고, 신중한 경향을 보인다. 결과론적으로, 앎이 부족한 사람은 더 자신만만하게 나부대지만, 앎이 넘치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덤비기 어려워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해결하겠습니다'의 영화적 대사는 '두렵지만 해보겠습니다'의 쭈뼛거림보다 걱정의 결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더닝-크루거 효과는, 내가 너무 자신만만하다면 앎이 부족한 건 아니냐는 성찰을, 너무 두렵기만 하다면 의외로 출발해도 괜찮다는 격려의 통찰을 준다. 약사의 직능은 면허 취득 이후, 뫼비우스 띠 같은 배움의 길에서 완성된다. 매일 쏟아지는 약물 정보와 신약 정보 등, 약물 치료 효과 극대화를 중심으로 사람들의 건강 결과를 살펴야 하는 약사들은 공부할 게 참으로 많다. 그리고 이러한 공부는 끝이 없는 데다, 서글픈 자기반성을 만들기도 한다. 더닝-크루거 효과는 오늘도 공부하고, 반성하며 수면 아래 있는 약사들에게 잘하고 있다는 응원을 준다. 매일 반성하는 그대는 최상위권일지도 모른다!2022-12-07 09:28:45데일리팜 -
[데스크시선] 위드 코로나와 숙취음료 르네상스[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2년여 암흑기를 뒤로 하고 이제 사실상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회식문화 지형도도 상당 부분 변화를 가져 왔다. 이른바 '한자리에서, 한 가지 술로, 9시까지만'이라는 '119 술자리'가 대표적이다. 감염병 사태에 따른 술자리 문화의 변화는 숙취해소제 시장 외형에 직격탄을 날렸다. 2014~2017년 기준 숙취해소제 시장은 & 160;1300억·1350억·1560·1750억원 정도로 연평균 10%대 성장을 거듭했지만 팬데믹 이후 정체·감소 양상을 띠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침체일로였던 관련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재 2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이 시장은 HK이노엔 컨디션 시리즈, 동아제약 모닝케어 시리즈, 그래미 여명808, 삼양사 큐원 상쾌환, 한독 레디큐, 제일헬스사이언스 디오니스, 동성제약 굿샷, 광동제약 헛개파워, 롯데칠성음료 깨수깡 등 줄잡아 20여 종이 넘는다. 이중 부동의 1위는 컨디션으로 올해 6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2·3위를 넘나들고 있는 모닝케어 역시 300억원 상당의 외형 달성이 기대된다. 액상 음료 위주의 숙취해소제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은 제품은 각각 2013·2014년 출시된 상쾌환 환제와 친환경플라스틱 소재 에코젠병을 선보임과 동시에 강황 성분(커큐민)을 강화한 레디큐가 대표적이다. 이후 각 기업들은 앞다퉈 디자인·제형 변경에 열을 올렸고, 액제·환제·과립·젤리 형태의 제품이 쏟아졌다. 상쾌환은 CF 모델에 톱스타 혜리를 기용하며, 시판과 동시에 빠른 시장 침투에 성공했다. 레디큐 역시 주스처럼 달콤한 맛과 간기능 개선·항산화 등의 효능을 어필하며 1년 만에 시장을 4% 점유, 기염을 토했다. 후발주자들의 선전에 못지 않게 이 분야 리딩기업들의 수성전략도 지금까지 1·2·3위 자리를 내어주지 않은 복안으로 평가된다. 올해 출시 30주년을 맞은 숙취해소제 효시 품목인 컨디션 시리즈는 줄곧 시장 점유율 40~50%에 달하는 브랜드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혁신에 혁신을 거듭했다. 그동안 컨디션은 오리지널 격인 액상형 음료 컨디션 헛개를 비롯해 컨디션 레이디, 컨디션 CEO와 젤리 타입의 스틱포 컨디션 그린애플맛·컨디션맛과 환제 형태의 컨디션환 등 6개 제품을 라인업했다. 제품용기에 변화를 주고, 제형 변경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전소미를 간판 모델로 발탁하고, 지상파·케이블·유튜브 등 전방위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MZ세대를 타깃으로 브랜드 확장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숙취해소제=간 기능 향상'이라는 판매 공식을 과감히 깨고 '영양제' 콘셉트를 도입한 점도 눈에 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면역력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간 건강·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밀크시슬을 숙취해소제에 첨가함으로써 '숙취해소+면역력 향상'이라는 이중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론칭 18년 차를 맞은 모닝케어도 리뉴얼 전략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모닝케어는 발매 2년 만인 2006년 140억 외형을 기록, 누적 매출 2000억원을 자랑하는 동아제약 효자 품목이다. 모닝케어의 블록버스터 숙취 음료 성장비법은 철저한 소비자 분석과 연구개발이다. 초기 라인업은 모닝케어 엑스(2012), 모닝케어 레이디(2013), 모닝케어 강황(2015) 등이다. 엑스는 온라인 쇼핑족을 겨냥, 레이디는 여성들의 주류 소비가 늘어나는 것에 초점을, 플러스는 간기능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허가 받았다. 최근에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만든 신제품 모닝케어 강황도 선보였다. 기존 제품에 함유된 강황 성분을 10배 이상 증량하고 마름 추출물까지 첨가해 숙취해소 기능을 강화했다. 동아제약은 2020년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해 깨질 듯한 숙취에 모닝케어H, 더부룩한 숙취에 모닝케어D, 푸석푸석한 숙취에 모닝케어S 등 3가지 차별화된 콘셉트로 신제품을 발매했다. 여기에 모닝케어 포장 용기를 숙취에 정확하고 빠르게 적중해 소비자의 숙취가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총알 모양으로 변경하며,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코로나19 복병에 이어 2024년 예정된 '숙취해소제 임상평가' 허들도 '제품력 입증과 실적 다지기'를 위한 피할 수 없는 관문이지만 대부분의 제품들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유통 숙취해소제의 주성분은 헛개·아스파라긴산·나이아신 등으로 아세트알데히드의 양을 줄이고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줄여 숙취를 줄여준다. HK이노엔 컨디션·동아제약 모닝케어·한독 레디큐·롯데칠성음료 깨수깡 등은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맞춰 인체적용시험을 진행, 효력시험을 정면 돌파하고 제2의 전성기를 대비할 계획이다.2022-12-07 06:00:26노병철 -
[기자의 눈] 경동제약의 꾸준함과 기업가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경동제약의 경영활동은 꾸준하다. 꾸준함은 예측 가능성을 높여 기업 가치와 연동된다. 먼저 사회공헌활동이다. 바보의나눔 이웃돕기 성금은 2010년부터 해마다 진행 중이다. 올해도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마스크 20만장을 포함해 기부금 6억원을 전달했다. 바보의나눔과 'RESTART' 캠페인도 진행했다.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꿈과 앞으로의 날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물질적 기부는 물론 정신적 측면에서도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외도 연말 이웃돕기, 집중호우 복구자금, 김장나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ESG 경영이 화두지만 경동제약의 사회적 책임은 오래전부터 지속됐다. 회사의 꾸준함은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관찰된다. 경동제약은 제약업계 고배당 업체로 꼽힌다. 최근(2012~2021년) 10년을 보면 매해 배당금을 지급했다. 총 규모는 884억원이다. 이 같은 규모와 매해 배당급 지급은 최상위 제약사에서도 몇 없는 일이다. 배당금이 최대주주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서라는 시선도 있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꾸준한 배당이 싫을 리 없다. 회사는 3년 연속 자사주 매입도 단행했다. 2020년 15억1000만원(20만주), 2021년 26억원(25만주)과 30억9000만원(30만주), 올해 8억500만원 등 총 80억원 규모다.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경영 방침도 꾸준하다. 경동제약의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 투자는 크게 2가지로 진행 중이다. 직접 바이오벤처에 SI 형태로 투자하는 것과 VC나 신기사(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와 같은 집합투자운용사를 통한 투자다. 회사는 수년째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바탕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실적은 주춤하지만 경동제약의 이 같은 경영방침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투자자는 사업예측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미래가치를 타진할 수 있다. 꾸준함은 2세 류기성 부회장의 경영 철학과도 연동된다. 지난해 창업주 류덕희 회장이 퇴임하고 류기성 부회장이 단독 대표가 됐지만 사업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그것이 사회공헌활동이든 주주가치제고든 오픈이노베이션이든 마찬가지다. 경동제약이 꾸준함 속에 회사의 미래 가치를 그려가고 있다.2022-12-07 06:00:00이석준 -
[기자의눈] 참조국 확대 방안, 설명 더 필요하다[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약가 참조국 확대 방안에 대해 제약업계 반발이 거세다. 복지부가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쳤다고 하지만, 업계는 사실상 일방적 추진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행정예고한 개정안은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면제 약제의 약가 비교 참조국가를 기존보다 2개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참조국가인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 캐나다와 호주를 추가하는 것이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5일 이 개정안이 중증·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신약 접근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저해한다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KRPIA는 "현재도 국내에서 너무 낮은 가격과 보험등재 어려움으로 급여가 지연되거나 포기 사례도 있는 상황인데, 이번 개정안은 오히려 항암신약과 중증·희귀질환치료제 국내 도입 시기를 지연시켜 환자의 신약 접근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에 따라 호주 약가 참조로 인해 국내 약가가 현행보다 더 낮게 책정된다면 코리아 패싱이 더욱 심각해진다"고 주장했다. 신약 등재가 많은 다국적제약사들은 참조국 확대로 관련 약제의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신약보다는 제네릭 사업이 주력인 국내 제약업계도 이 개정안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참조국 확대 개정이 추후 기등재약 재평가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욱이 호주는 제네릭 약값이 낮아 재평가를 진행할 경우 국내 제네릭 약값이 더 인하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정부는 이 개정안이 2019년 실시한 정책연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올해 5월부터 4개월 간 제약계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개정을 논의해 온만큼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쳤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제약업계 전반이 반발하고 있는 개정안을 내년 1월 시행을 예고한 데서 짐작하듯 양쪽의 의견이 잘 수렴됐다고는 볼 수 없다. KRPIA도 정부가 산업계와 합리적인 합의점 도출 없이 약제비를 절감시키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정책 결과 발표를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에 유감이라고 표시했다. 당사자가 반대하고 있는 안을 추진하려면 그럴 만한 사유가 분명히 있어야 하지만 개정 이유를 봐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당사자 설득은커녕 제3자인 누가 봐도 이 개정안이 왜 필요한지 의문투성이다. 심평원은 사전예고를 하면서 해외 7개국 약가를 환산한 조정가격 산출식이 오래되고 근거가 미흡해 투명성·명확성을 제고하고, 타당성을 보완하고자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산출식이 근거가 왜 부족한지, 호주와 캐나다를 추가로 포함시키면 투명성과 명확성, 타당성이 보완되는지 설명이 부족하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019년 가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외국약가 참조기준 개선방안'을 토대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연구에서도 기존 7개국에 캐나다, 호주 뿐만 아니라 대만을 추가했다. 추가한 이유를 보면 캐나다와 호주는 우리나라와 경제수준이 유사하고, 의약품 급여 결정과정에서 HTA(의료기술평가)가 중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만의 경우 경제수준과 건강보험체계가 유사하고, 지리적으로 근접했기에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중국을 의식해 대만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정도 설명으로는 많은 국가 중 캐나다와 호주가 참조국가에 추가돼야 하는 명분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또한 기존 7개 국가를 참조국가로 해서 약가를 매기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도 알 수가 없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제출 기간 동안 제약사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도 개정안 추진 당위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런 방식이라면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밀실,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2022-12-06 14:43:36이탁순 -
[데스크 시선] 성분명 처방과 국제일반명(INN)[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대한약사회 최광훈 집행부가 지난 9월 배포한 약사정책건의서를 보면, 성분명 처방이 빠져 있다. 약사회가 제시한 과제는 총 19개다. 이중 동일성분조제 활성화, 즉 대체조제 활성화와 특허 만료 의약품 제품명의 국제일반명(INN) 사용 원칙화가 포함돼 있지만 성분명 처방 도입은 없다. 약사회는 INN이 성분명 처방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INN은 쉽게 말해 의약품 이름 작명법이다. 타이레놀650mg서방정을 '얀센아세트아미노펜650mg'으로 이름을 바꾸자는 것이다. 그러나 약사들이 생각하는 것은 말 그대로 성분명 처방이다. 아세트아미노펜650mg으로 처방하면, 약사들이 약을 선택해 조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 개 성분에 수십 가지 제네릭을 재고로 보유하지 않아도 되고, 환자들은 어느 약국에서나 손쉽게 조제가 가능해진다는 게 약사들의 주장이다.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최광훈 집행부의 내로남불이다. 최광훈 회장은 후보자 시절인 지난해 11월 18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약사회 대선 정책제안서에 한약사 문제, 성분명처방, 불용재고 문제 등은 왜 빠져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최 후보는 "약사들 초미의 관심사인 한약사 문제, 성분명 처방, 동일성분조제 활성화, 불용재고의약품 반품 문제 등은 어디에 있냐"며 "현 집행부 관심사에서 완전히 멀어졌는지 아니면 완전히 포기를 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결국 최광훈 후보도 회장이 되고 보니 전임 집행부가 왜 성분명 처방을 넣지 않았는지 알았을 것이다. 국회, 정부, 지자체 정책 건의서로 활용될 자료집이기 때문에 직능 갈등이 첨예한 내용을 넣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특히 당장 성분명처방을 도입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은 약사회장이 돼보면 더 잘 알게 된다. 이렇게 약사회장 선거 공약만 남발됐을 뿐, 분업 이후 22년 동안 상표명 처방이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다르게 생각하면 INN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약사회가 INN 추진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2019년 라니티딘 사태였다. 당시 이슈는 약을 회수해야 하는데 라니티딘 복용환자 144만명이 자신이 복용하는 약 중에 라니티딘 성분약이 포함돼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결국 큐란을 '일동라니티딘'으로 처방했으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민 불편, 사회적 여론, 정치권의 지원 등 여건이 충분했지만 이를 이슈화하고 공론화하지 못했다. INN이라도 되면 대체조제가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동라니티딘'을 '00라니티딘'으로 대체하면, 환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2022-12-04 21:13:00강신국 -
[오늘약사] 임상시험 현장에서 본 경험과 연결의 가치경험의 차이가 지식을 이동시킨다 지식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지만 경험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특히 경험의 차이가 있을 때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임상시험은 2002년 12월 이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하여 현재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 약국에서 진행 중인 연구 수는 1100여 개이고, 누적 연구 수는 4000여 개이다. 진행한 연구 수 뿐 아니라 이 중 60% 정도는 다국가 임상시험으로 글로벌 임상시험의 경험도 풍부하다. 얼마 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이러한 앞선 경험을 배우고자 임상시험에 관련한 의사, 약사, 간호사들이 우리 병원 임상시험센터를 방문했다. 약국을 방문한 젊은 약사는 매우 활발하고 또 궁금한 것이 많았다. 2주간 매일 다른 색의 히잡을 머리에 쓰고 찾아오는 또래 약사에게 임상시험약국의 약사들이 돌아가며 관련 경험을 공유하고 20여년간 약국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SOP, 자료들을 전달했다. 비록 임상시험약국에서 4년 정도의 경력이었지만 약국에서 관리해온 지식 덕에 사우디 아라비아 약사에게 우리의 경험과 축적된 지식들을 잘 전달할 수 있었다. 문화가 많이 다르지만 또래 약사가 느낀 점은 어디서나 비슷하여 공감 가는 대화를 많이 나눈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다. 이렇듯 경험의 차이는 새로운 지식 습득의 좋은 계기가 된다. 이 때 지식의 차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바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청하지 않아도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라 전달은 주로 요구가 있을 때 한 방향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때로는 요청하지 않더라도 경험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을 전달하는 것 또한 전문가로서 해야 할 영역이다. 임상시험 분야에서 예를 들자면, 임상시험이 처음부터 효율적인 절차와 완벽한 제형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기관에서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조제와 투약을 하면서 경험한 부분을 토대로 이후 제형 개발이나 효율적인 절차 개선이 이루어지게끔 할 수 있다. 이는 연구의 질과 환자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전달의 가치가 있다. 1상 용량 증량 설계로 이루어진 연구에서는 정확한 용량 투여가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소량의 용량을 조제할 경우 오차 발생 시 주는 영향은 더 클 것이다. 진행했던 연구의 예를 들면, 1mL 미만의 투여 용량을 주사기로 취하여 불출해야 하고 병동에서 연구자가 직접 필요한 용량을 맞추기 위해 추가적인 조작이 필요한 연구였다. 하지만 한 차례 조제와 투약을 한 후 두 가지 오류의 위험성을 알게 되었다. 첫 번째는 현탁액의 특성상 주사기의 입구와 바늘에 조금이지만 투여되지 않고 남아 있는 부피(dead volume)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병동에서 환자에게 투약 직전에 조작하는 추가적인 절차는 거품이 쉽게 생기는 특성으로 인해 약액 손실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정리하여 약액 손실이 발생하지 않고 일관된 조제와 투약이 가능하도록 실무에 맞는 절차를 제안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포장 유사 의약품일 경우 조제 오류 위험이 증가하듯이 임상시험용 의약품 라벨의 기재사항이 실무에 맞지 않을 때 조제 및 투약 오류의 위험이 증가하고 비효율적인 관리를 가져온다. 임상시험용 의약품도 실무 상황을 고려하여 오류의 여지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점들도 실무에 있는 약사가 제약회사와 관계부서에게 전달하여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잇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약사가 실무에서의 경험을 전달하려는 시도가 있더라도 수용하는 입장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변화는 없을 것이다. 여러 연구를 수행하다 보면 임상시험 진행 경험이 많은 기관의 의견을 잘 반영하는 제약회사와 그렇지 않은 제약회사가 있는데 이로 인한 연구의 질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위에 언급한 라벨의 기재사항도 단순히 규정에만 맞추려는 제약회사의 태도와 관련 규정을 만드는 관계 부서의 의지도 함께 고려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개발단계에서부터 임상시험기관의 의견을 구하는 등 움직임이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CTTI(Clinical Trials Transformation Initiative)가 2030 임상시험의 비전에서 제시한 내용 중 “Clinical trials are designed with a quality approach” 이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세부 내용으로 제약회사 내부와 외부의 관계자들이 프로토콜 개발과 연구의 질적 측면에 관련한 논의에 참여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제약회사로부터 기존의 수직적인 프로세스를 줄이고 개발 단계에서부터 관계인들의 다양한 참여가 필요하다. 물론 약사도 환자, 제약회사, 외부 관계인들을 고려하여 사고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 재료가 만나 하나를 이루는 건축물에서 서로 다른 재료를 이어주는 이음매는 잘 보이지는 않지만 하나를 완성하고 튼튼한 결합물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이다. 의료진, 환자, 다양한 외부 관계인들과 접점을 이루는 약사가 이음매의 가치에 관심을 가질 때 조금 더 발전된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약사의 역량이 반드시 필요한데, 올바르게 문제를 파악하는 것, 그리고 지식의 관리와 지식을 열린 사고로 주고 받으려는 태도가 그것이다. 거창한 형식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자신의 경험을 알릴 기회는 있다. 각자의 영역에서 지금 하고 있는 경험들은 소중하다. 그리고 약의 전문가로서 굳이 요청하지 않더라도 이를 나누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약사 직능의 발전에 큰 보탬이 되리라 생각한다.2022-12-04 20:36:05데일리팜 -
[기자의 눈] 얼마나 남아있어야 품절인가요?[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만약 연간 유통량이 10만정이었던 의약품이 올해 1만정으로 줄었다면 품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는 전국 2만개 약국 중 2천개 약국이 조제를 할 수 있는 의약품이라면 품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감기약 뿐만 아니라 변비약과 멀미약 등 여러 제품군에서 의약품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약국가에서는 품절약 처방을 중단해 달라거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품절약의 생산량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모든 품절약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이처럼 정부가 공급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품절약을 분류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생산중단을 제외하고 어떤 약을 ‘품절’로 분류할 것인지 명확한 정의가 없는 상황이다. 제조사와 유통사는 재고가 있다는데 약국에선 오랜 품절이라고 말하거나, 약국에서 당장 조제는 하고 있지만 품절과 다름 없다는 약들도 있다. 모호한 기준 때문에 의약품 공급 채널별로 특정 의약품 수급과 품절에 대한 입장차가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제조와 유통, 약국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품절 범위부터 정의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 생산-유통량이 얼마나 감소돼야 품절인지, 몇 개 약국이 약을 얼마만큼 씩 가지고 있을 때 품절약이라고 정의할 것인지 기준이 필요하다. 그런 뒤 에야 기준에 해당하는 품절약은 처방변경 유도나 중단, 생산 지원을 할 수 있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논의를 시작해 볼 수 있다. 또 단기와 중기, 장기 품절은 어느 정도의 시기로 나눌 것인지 정해 단계별 조치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 글로벌 수급 불균형은 철강과 에너지, 곡물 등에서 모두 나타나고 있지만 의약품만큼 정부가 생산-유통량을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는 산업군은 없다. 의약품 공급이 공적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다른 산업군과 달리 품절 기준과 정의를 내리는 데 의미가 있고, 이를 통한 기대 이익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금의 품절 사태는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이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가 품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곧 사재기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감기약 약가인상으로 생산량 증대를 유도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수급 문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임기응변식 정책보단 근본적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품절약 정의부터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2022-12-04 13:20:34정흥준 -
[기자의 눈] 마그밀 품절, 대책 마련 필요하다[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독감 유행과 코로나 재유행을 앞두고 정부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등 감기약의 생산, 유통, 처방, 조제 과정을 전방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 해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는 있지만 당장 급한 불은 껐다는 게 약국가 반응이다. 하지만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시작된 품절약 사태는 변비약, 지사제, 멀미약, 관절약 등으로 번지면서 문제가 심각해 지고 있다. 오히려 아세트아미노펜에만 총력을 다하다 보니 빚어지는 풍선효과라는 의견도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품귀가 길을 찾아 가면서 가장 큰 고민은 마그밀이 됐다. 로봇이 진료를 보고, 드론이 처방약을 배송하는 21세기에 정당 18원짜리 변비약이 없어 약국은 물론 소비자가 약을 찾아 헤매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시작된 마그밀 품절이 수개월째 이어지는 표면상 이유는 원료다. 그렇다면 원료 공급만 원활해 진다면 문제가 해결될까? 2004년으로 돌아가 보자. 무려 18년 전인 2004년 데일리팜에 실린 기사 가운데 '약국가 'MgO' 품귀 현상…생산중단 탓'이라는 보도가 있다. 당시 기사 내용은 동부, 반도, 한서, 한국유나이티드, 풍림, 아남, 태극약품 등 국내 업체들의 제품 생산 중단으로 산화마그네슘 제제를 구하기 힘들어져 약국가가 골머리를 앓는다는 내용이었다. 산화마그네슘 제제를 생산하던 7개 제약사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대거 자진 취하 및 생산 중단에 나섰고, 단 1개 업체만 제품을 출하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골자였다. 20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약국가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자 제약사들이 약 생산을 포기하게 된 게 그때나 지금이나 품절의 가장 큰 이유다. 물론 마그밀의 경우 퇴장방지약으로 지정돼 일정량 이상의 생산관리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퇴장이 되지 않을 정도로만 생산이 되고 있다는 게 함정이다. 고작 원가 보전을 받고 퇴방약을 지속 생산하는 것이 제약사로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처방약 18품목의 상한가격을 인상한 것처럼 마그밀 제제 가격 인상 논의는 불가피한 수순이 될 수 있다. 신약과 고가약, 항암제, 디지털 치료제와 같은 미래형 약제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그밀처럼 저가이지만 필수적인 의약품에 대해서도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2022-12-01 17:11:01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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